(시인 이상 자화상 2)
烏瞰圖 帖 최길하
1.
거울 속을 훔쳐보던 까마귀가 있었오
그때 거울 속 여인이 문을 닫아버렸오
"젠장! 덫이었오"
가까스로 나는 몸만 빠져나오고
의식은 거울 속에 갇혀버렸오
의식은 희뿌연 입김으로 경면에 서리오
숫자의 상이 뒤집힌 오감도 4호는
빠져나온 나의 눈에 비친 거울의 도어록이오
오감도는 거울 속에 갇힌 나의 의식을
구출하려는 15편의 염탐 기록이오
거울은 항상 좌우를 바꾸고
앞뒤를 뒤집어 생각하오
거울 속 나와 거울 밖 내가 합치려 하면
항상 의견이 반대로 엉키오
도어록 비밀번호는
벌집 속에 애벌레를 키우는 인큐베이터요
암호를 풀고 밖으로 나올 의지가
도무지 없는 것 같오
거울 밖 나는 거울 속에 갇힌 나의 용태를
매일매일 진찰하기로 했오
표지는 심플하게 "烏瞰圖"라 하였오
'까마귀가 바라 본 거울 속 풍경'
그러고보니 진찰 챠트가 너무 은유시가 되었오
닥터 이상 선생께서 차트를 번역해 주신다하오
이상 선생은 물리학자를 꿈꾸던 화가였오
내 눈에 수열이 뒤집혀 보이는 것인지
거울 속 내 의식이 상을 뒤집어 보는 것인지
DNA 쪽인지 뇌의 시냅스 변조인지
로드를 풀어 갇힌 내 의식을 구출하려 하오
2.
닥터 이상 선생이
시첩 15편을 다 넘겨 보시고
오감도 4호를 다시 펴
투명 셀로판지에 카피하시더니
원기둥을 말아 세우는구려
다시 원기둥을 눕히고
닫힌 원형구를 만들어 보이는구려
아, 풀렸오 풀렸오
도어록 비밀번호가 풀렸오
평면 속의 位相空間
수열이 일열로 재구성 되었오
뒤집혔던 수열이 바로섰소
경계면의 정보 패턴은
내부가 反影된 미러 像이었오
날자 날자
거울 속에 갇힌 나의 날개여
내 영혼의 진동이여
오, 오감도여.
<시작노트>
(시인 이상의 자화상) 건축무한육면각체의 오감도(No 459 번)에 대하여
외부에서 많은 검색 흔적이 있기에
오감도를 시로 다시 풀어 썼다.
까마귀 눈에 비친 오감도는
거울 속에 비친 모습처럼 한 차원 더하여 비치는 모습이며,
진동은 인간의 가청 밖 주파수인 초음파로 진동한다.
그래서 인간의 차원으로는 이해가 어렵고
기하학적 관점과 초음파의 신경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나는 달력을 거울에 직접 비쳐보았다
오감도 4호 시처럼 좌우가 반대로 비쳤다.
또 숫자가 모두 뒤집어져 비쳤다.
오감도 4호의 수열은 거울에 비친 모습이었다.
거울에 비치는 것은 현실이지만 그 거울에 있는 것은 현실이 아니다.
거울은 충실히 현실을 반영하지만 좌우앞뒤가 뒤바뀌어 있다.
그러나 거울을 보는 사람은 그것을 깨닿지 못한다.
거울을 보는 사람은 거울 속 나는 나고, 뒤바뀐 현실의 반영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까마귀(오감도) 이상은 거울에 비친 반영 속 반영의 다른 차원을 본 것이다.
현실과 의식, 몸과 영혼의 갈등으로 이를 암시한다.
서양의 실험적 증명 물리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오감도 시 재4호를 보면 "환자의 용태에 관한 문제" "책임 의사 이상"이라고
처음과 끝에 기록되어 있다. 오감도 15편의 핵심 열쇠로 보았다.
이상은 1934 7.24 부터 30편을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하려 했다.
그러나 절반을 발표하고 문단의 항의에 의해 접는다.
연작 시 제목 오감도 = 까마귀가 본 풍경이다.
나는 이상이 발표한 15편의 시 중에 제 4호를 핵심 열쇠로 보았다.
그래서 내가 쓴 시 <오감도 첩>은 이상의 오감도 제4호를 풀어 스토리텔링한 것이다.
(까마귀(이상)가 거울 속을 엿보다가 거울 속 여인이 문을 닫는 바람에 몸은 빠져 나오고 의식은
미처 못 빠져 나와 갇히게 된다. 의식은 거울 속에, 몸은 밖에 분리되면서 밖의 내가 거울 속 나
를 구출하려 하는데. 거울을 잠근 도어록 수열은 뒤집히고 좌우가 바뀐다. 거울에 수열을 비추면
실제 그렇게 나타났다.
그래서 거울 속에 갇힌 나와 거울 밖의 나는 풀려는 수열이 항상 엉키게 된다. 거울 속 나의 의식
세계와 거울 밖 나의 현실의 부조화다.
오감도 4호를 보면 "환자의 용태에 관한 문제" "책임 의사 이상"이라고 처음과 끝에 기록되어
있다. 이에 착안하여 이 시를 풀었고, 닥터 이상 선생에게 뒤집힌 수열을 문진 했을 때 기하학의 도
형으로 변형시켜 보여준다.
실제 수열을 투명하게 비춰 원기둥과 닫힌 원기둥을 만들면 수열은 바르게 재배열 된다는 것을
얼마 전 물리과 학생이 밝혔다.
"경계면의 정보상태는 내부가 反影된 미러 像이었다"
오감도 15편은 거울 속에 갇힌 의식과 거울 밖 나(이상)의 괴리였다. "오감도"라는 절묘한 조어도
이를 반증하는 제목이다.)
이 시는 새로운 기법을 시도했다.
설명을 이미지로
이상 시를 연구하는 사람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100년 전 '이상'의 理想 아방가르드를 아직 문단은 깨지 못하고 있다.
이상이 화가가 되었다면 빛의 진동을 선의 깨달음으로 표현한 박서보가 되었을 것이다.
첫댓글 선생님의 해설로 이상의 오감도를 어렴풋이, 아주 조금 이해(?)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