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EBS수능완성 실전편 A형][실전 모의고사 3회] - ‘연필과 지우개의 원리’

[구렛나루]

[28~3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누구나 연필로 종이에 글씨를 쓰고 지우개로 지워 본 경험은 있지만, 그 과학적 원리를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이를 이해하려면 연필과 종이, 지우개의 성분이나 제조 과정을 살펴보아야 한다. 연필심의 원료는 점토와 흑연인데, 흑연은 ‘먹’의 역할을, 점토는 흑연을 붙들고 있는 ‘몸’의 역할을 한다. 제조 공장에서는 이들 원료에 물을 넣고 잘 섞어 심의 굵기에 맞추어 길게 뽑아낸다. 이것을 약 1,000℃에서 구워 굳힌 다음 기름에 담그면 연필심이 완성된다. 고온으로 원료를 구워 내면서 점토가 흑연을 감싸 안은 형태로 굳으며, 기름에 담그는 과정을 거치면서 흑연과 점토 입자 사이에 기름이 스며들기 때문에 글씨가 부드럽게 써진다.

한편 종이의 원료인 펄프는 나뭇조각을 수산화나트륨 같은 약품과 함께 고온 고압에서 끓인 다음에, 목재에 ㉠들어 있는 착색 성분이나 리그닌✽ 등을 제거하여 얻는다. 이 펄프를 기계적으로 두드리고 분해해 섬유의 보풀을 ㉡일으킨 후 다른 섬유나 안료, 약품과 함께 물속에서 휘저은 것을 망 위에 얇게 펴서 건조시키면 종이가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친 종이는 가느다란 나무 섬유가 서로 얽힌 모양이 된다.

연필로 종이에 글씨를 쓴다는 것은 연필심을 종이에 마찰시켜 들러붙게 하는 것이다. 종이의 표면은 매끄러워 보이지만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울퉁불퉁하기 때문에, 글씨를 쓰면 연필심 안의 흑연이 점토와 함께 깎여 종이의 섬유 틈으로 들어간다. 즉 연필로 쓴 글씨는 종이의 섬유 속에 얽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손으로 글씨를 문질러도 점토나 흑연이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남는 것이다.

그럼 지우개는 어떤 원리로 글씨를 지우는 것일까? 단순히 종 이에 얽힌 흑연을 털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지우개의 주된 기능은 좀 더 복잡하다. 일반적인 플라스틱 지우개의 원료는 염화비닐수지와, 디옥틸프탈레이트나 디부틸프탈레이트 같은 가소제✽, 그리고 세라믹스 분말을 1 : 1.5 : 0.5의 비율로 혼합한 것이다. 이 혼합물을 120~130℃에서 한 시간 정도 가열하여 고체로 만든다. 이렇게 가열하는 것은 염화비닐수지 분자의 결합력을 약화시켜 그 사이에 가소제가 흘러들어가기 쉽게 하려는 것이다. 이때 너무 오래 가열하면 비닐 호스처럼 단단해져 버리므로 주의해야 한다.

완성된 지우개는 염화비닐수지가 가소제와 세라믹스 분말을 감싸 안은 구조로, 글씨를 지우는 일은 가소제가 ㉢맡고 있다. 만약 가소제 없이 염화비닐수지만으로 지우개를 만들면 연필 글씨를 지울 수 없다. 가소제는 분자에 탄소의 이중 결합을 갖고 있는데, 이러한 분자 구조는 연필심의 흑연과 비슷하다. 그 때문에 가소제와 흑연은 친화성이 강해 서로 끌어당긴다. 즉 가소제와 흑연이 접촉하면 마치 자석처럼 물리적으로 서로 달라붙어, 종이의 섬유 틈에 들어 있던 흑연이 ㉣없어지는 것이다. 한편 지우개에 혼합되어 있는 적정 비율의 세라믹스 분말은 종이가 훼손되지 않을 정도로 종이를 깎아 내어 섬유 속의 흑연을 가소제와 접촉하기 ㉤쉽게 해 준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연필과 지우개에도 이처럼 흥미로운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다.

✽리그닌(lignin): 셀룰로오스 및 헤미셀룰로오스와 함께 목재의 실질(實質)을 이루고 있는 성분.

✽가소제(可塑劑): 합성수지나 합성 고무 따위의 고체에 첨가하여 가공성을 향상시키거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하여 쓰는 물질.

28 윗글을 통해 알 수 있는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원료 혼합물을 너무 오래 가열한 지우개는 유연성이 떨어진다.

② 지우개로 종이를 누르는 행위만으로도 연필 글씨는 어느 정도 지워질 수 있다.

③ 사용할 때 유난히 종이가 잘 찢어지는 지우개는 원료 배합 비율에 문제가 있었을 수 있다.

④ 연필심 흑연과 지우개 가소제 간에는 분자 구조의 이질성으로 인해 서로 밀어내는 힘이 발생한다.

⑤ 플라스틱판처럼 매끄러운 표면에 연필로 쓴 글씨를 손으로 문지르면 종이에 연필로 쓴 글씨를 문지를 때보다 쉽게 지워진다.

29 윗글을 읽은 학생이 <보기>에 대해 보인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① (가)-(3)을 거치며 연필심은 ⓐ가 ⓑ를 감싸 안은 구조로 굳는군.

② (가)-(4)를 생략하면 글씨를 쓸 때 종이의 섬유 속에 ⓑ가 들어가지 않겠군.

③ (나)-(1)에서 ⓓ를 넣지 않은 지우개로는 글씨를 지울 수 없겠군.

④ (나)-(1)에서 ⓔ를 넣는 이유는 ⓓ와 종이 섬유 속 ⓑ의 접촉을 도우려는 것이군.

⑤ (나)-(4)의 목적은 ⓒ의 분자 사이에 ⓓ가 잘 흘러들어가게 하려는 것이군.

30 문맥상 ㉠~㉤과 바꿔 쓰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함유(含有)된

② ㉡: 발발(勃發)시킨

③ ㉢: 담당(擔當)하고

④ ㉣: 제거(除去)되는

⑤ ㉤: 용이(容易)하게

28 ④ 29 ② 30 ②

기술 [28 ~30 ]

해제

이 글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연필과 지우개의 원리를 다루고 있다. 연필심과 종이의 원료 및 제조 과정, 연필심이 종이에 마찰되어 글씨가 써지는 원리, 지우개의 원료와 제조 과정, 지우개의 가소제와 흑연 간의 친화성으로 인해 연필 글씨가 지워지는 과학적 원리 등에 관해 차례로 설명하고 있다.

주제 연필과 지우개의 과학적 원리

•1문단: 연필심의 원료와 제조 방법

•2문단: 종이의 원료와 제조 방법

‘연필과 지우개의 원리’

•3문단: 종이에 연필 글씨가 써지는 원리

•4문단: 지우개의 원료와 제조 방법

•5문단: 종이에 써진 연필 글씨가 지우개로 지워지는 원리

28 _ 세부 정보, 핵심 정보 파악 답 ④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④ 분자 구조의 이질성, 서로 밀어내는 힘

마지막 문단에서, 지우개의 가소제는 분자에 탄소의 이중 결합을 갖고 있고, 이 분자 구조가 연필심의 흑연과 비슷하기 때문에 가소제와 흑연은 친화성이 강해 서로 끌어당긴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연필심 흑연과 지우개 가소제 간에 분자 구조의 이질성으로 인해 서로 밀어내는 힘이 발생한다는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너무 오래 가열, 유연성

4문단 끝부분에서, 지우개 원료 혼합물을 너무 오래 가열하면 비닐 호스처럼 단단해져 버리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② 지우개로 종이를 누르는 행위

마지막 문단에서, 가소제와 흑연이 접촉하면 마치 자석처럼 물리적으로 서로 달라붙어, 종이의 섬유 틈에 들어 있던 흑연이 없어지게 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지우개로 종이를 누르는 행위만으로도 연필 글씨는 어느 정도 지워질 수 있으리라고 추론할 수 있다.

③ 원료 배합 비율

마지막 문단에서, 지우개에 혼합되어 있는 적정 비율의 세라믹스 분말은 종이가 훼손되지 않을 정도로 종이를 깎아 내어 섬유 속의 흑연을 가소제와 접촉하기 쉽게 해 준다고 하였다. 따라서 세라믹스 분말의 비율이 과도하면 지우개가 종이를 심하게 깎아 내어 종이가 잘 찢어질 것이라고 추론할 수있다.

⑤ 매끄러운 표면

3문단의 끝 부분에서, 연필로 쓴 글씨는 종이의 섬유 속에 얽혀 들어가 있기 때문에 마찰이 일어나도 점토나 흑연이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남는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플라스틱판처럼 매끄러운 표면에 연필로 쓴 글씨를 손으로 문지르면 종이에 연필로 쓴 글씨를 문지를 때보다 쉽게 지워질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29 _ 반응의 적절성 평가 답 ②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② 종이의 섬유 속에 ⓑ가 들어가지 않겠군

연필심을 제조할 때, 구워 굳힌 심을 기름에 담그는 목적은 흑연과 점토 입자 사이에 기름이 스며들게 하여 글씨가 더 부드럽게 써지게 하려는 것이다. 한편 글씨를 쓸 때 흑연이 점토와 함께 깎여 종이 섬유의 틈으로 들어가는 것은 종이 섬유의 표면이 울퉁불퉁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연필심을 기름에 담그는 과정을 생략한다고 해서 글씨를 쓸 때 종이의 섬유 안에 흑연이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가 ⓑ를 감싸 안은 구조

1문단에서, 연필심 원료를 약 1,000℃로 구워 굳히면 점토가 흑연을 감싸 안은 형태로 굳는다고 하였다.

③ ⓓ를 넣지 않은 지우개

마지막 문단에 의하면, 글씨를 지우는 일은 가소제가 담당한다. 따라서 지우개의 원료 혼합 과정에서 가소제를 제외하고 만든 지우개로는 글씨를 지울 수 없을 것이다.

④ ⓓ와 종이 섬유 속 ⓑ의 접촉

마지막 문단에 의하면, 지우개에 혼합되어 있는 적정 비율의 세라믹스 분말은 종이가 훼손되지 않을 정도로 종이를 깎아내어 섬유 속의 흑연을 가소제와 접촉하기 쉽게 해 준다.

⑤ ⓒ의 분자 사이에 ⓓ가 잘 흘러들어가게

4문단에 의하면, 플라스틱 지우개 원료의 혼합물을 120~130℃에서 한 시간 정도 가열하는 이유는 염화비닐수지 분자의 결합력을 약화시켜 그 사이에 가소제가 흘러들어가기 쉽게 하기 위해서이다.

30 _ 어휘의 문맥적 의미 파악 답 ②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② 발발(勃發): 전쟁이나 큰 사건 따위가 갑자기 일어남.

‘발발(勃發)’은 ‘전쟁이나 큰 사건 따위가 갑자기 일어남.’이라는 뜻이므로, ㉡을 ‘발발시킨’으로 고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은 보풀이 생겨나게 한다는 것이므로 ‘어떤 일이나 사물이 생겨나게 한’이라는 의미의 ‘발생(發生)시킨’으로 바꿔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함유(含有): 물질이 어떤 성분을 포함하고 있음.

‘함유(含有)’는 ‘물질이 어떤 성분을 포함하고 있음.’이라는 뜻이다. ㉠은 착색 성분이나 리그닌 등이 목재에 포함되어 있다는 내용이므로 ‘함유된’으로 바꿀 수 있다.

③ 담당(擔當): 어떤 일을 맡음.

‘담당(擔當)’은 ‘어떤 일을 맡음.’이라는 뜻이다. ㉢은 지우개의 성분 중에서 가소제가 글씨 지우는 일을 맡는다는 내용이므로 ‘담당하고’로 바꿔 쓸 수 있다.

④ 제거(除去): 없애 버림.

‘제거(除去)’는 ‘없애 버림.’이라는 뜻이다. ㉣은 흑연이 지우개의 가소제에 의해 종이의 섬유 틈에서 없어지는 것이므로 ‘제거되는’으로 바꿔 쓸 수 있다.

⑤ 용이(容易): 어렵지 아니하고 매우 쉬움.

‘용이(容易)’는 ‘어렵지 아니하고 매우 쉬움.’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의 ‘쉽게’는 ‘용이하게’로 바꿔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