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찾아 삼만리 저자소개
에드몬도 데 아미치스
저자 에드몬드 데 아미치스는 1846년 이탈리아의 오네글리아에서 태어났습니다. 모데나 육군사관학교에서 교육받고 포병대에 배속되어 이탈리아 독립 전쟁에 참가했습니다. 1868년에 「군대 생활」을 발표해서 좋은 평가를 받은 뒤 1870년부터 본격적으로 작가로서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 후, 시문 기자 생활을 하면서 세계 여러 곳을 여행했고, 또 많은 여행기를 썼습니다. 1886년 교육적인 내용을 담은 「쿠오레(사랑의 학교)」를 발표했는데, 오늘날까지도 온 세계 어린이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습니다. 언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담아 발표한 「고상한 말」을 발표하고, 1908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엄마 찾아 삼만리 줄거리
아마도 19세기말이나 20세기초의 유럽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배경이다. 당시 유럽의 상황은 극심한 경제 불황으로 일부 부유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살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특히 산업기반이 열악했던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같은 남부유럽이나 폴란드 체코 헝가리 동 유럽같은 경우는 더욱 살기가 힘들었다. 당시 살기가 힘들어진 유럽사람들은 그나마 치안이 안정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나라들 중 주로 아르헨티나와 미국을 선호했다.
1847년에 일어난 유럽의 기근으로 아일랜드같은 경우 전 국민의 절반이 죽거나 고향을 버리고 이민을 떠났다. 특히 남자의 경우는 주로 미국을 선호했고 여자의 경우는 아르헨티나를 많이 선호했다. 아르헨티나는 당시 유럽에 떠돌던 반유대주의와 함께 여러 정치적 경제적 박해를 피해 떠나온 유럽인 부자들이 있었고, 그들을 따라서 그들의 수발을 들어야하는 인력들도 당연히 필요하게 되었던 것이다. 나중에는 패전 독일에 부역한 독일인을 비롯한 그밖의 수많은 유럽인 망명객들 또한 아르헨티나로 많이 몰려들었다. 오늘날 남미 국가 중에 유독 클래식 음악가들이 아르헨티나에 많은 이유도 사실 이런 이유에서이다. 유럽에서도 유대인이나 독일인들의 경우 유난히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게 된 것은 매우 우울한 역사의 이면이다. 비록 위험하지만 남자들이 해야할 일자리들이 많았던 곳은 단연 미국이었고 가정부나 요리사와 같은 여자들이 해야 할 일자리는 아르헨티나에 그나마 있었던 것이다.
마르코의 엄마도 먹고살기 힘든 이탈리아를 떠나 가족들을 부양할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아르헨티나로 떠났다. 사실 어린 시절에는 만화를 보면서 마르코의 아버지나 형들은 뭘하길래 엄마가 여자의 몸으로 저 멀리까지 돈을 벌러 가야하나 궁금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르헨티나에는 마르코의 형이나 나이든 아버지가 할 일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으로 가려면 전 가족이 다 짐을 싸들고 가야하기에, 이 또한 결심이 그리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식을 가진 부모의 마음으로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는 처지라 결국 마르코의 엄마가 어렵게 결정을 했었을 것이다.
만화<엄마 찾아 삼만리>에 나오는 마르코 로쉬의 어른스러움은 사실 이런 가정환경을 토양으로 자라나기 시작했다. 어디를 돌아 보아도 희망적인 구석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엄마 없는 삭막한 집안에서 마르코는 언제나 웃음과 명랑함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원숭이 아메디오를 어깨에 얹고 마르코는 시장과 항구, 병원 사무장으로 일하시는 아버지가 계신 병원을 언제나 신나게 뛰어다닌다. 동네의 아픈 사람들을 무료로 도와주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 착한 아버지 탓에 가정 형편은 더욱 어려워졌다. 그러나 마르코는 그런 아버지를 한번도 원망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아버지를 안타깝게 생각하는 그의 무거운 왕진 가방을 낑낑대며 들고 간다. 비록 가난하고 희망이 없어 보이는 상황이지만 마르코는 언제나 그런 상황을 불평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속에 있는 아픔은 오로지 엄마의 부재였다. 그리고 엄마로부터 오는 편지가 마르코의 기쁨이었다.
그런데 편지가 끊겼다. 늘 그 편지만을 목을 빼고 기다려온 마르코에게 이런 상황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어떤 비루함이나 고단함에도 명랑함을 잃지 않았던 마르코도 엄마의 연락 두절에는 감당하기 힘들었다.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 정서적으로 의지해야할 형은 늘 입에 불평을 달고 살고, 아버지는 비록 존경받지만 가정 경제에 보탬이 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르코는 어느덧 이 가정의 가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먼 길을 떠난 엄마의 연락 두절에 아직도 소년밖에 안된 마르코는 안절부절 못한다. 엄마 품을 떠난 응석받이 어린아이의 안절부절이 아닌 한 가정의 가장과 같은 걱정스러움의 그것 말이다.
만화의 전개는 결국 마르코를 그의 절친인 원숭이 아메디오와 함께 아르헨티나로 보냄으로서 그의 순수한 어름스럼움의 절정을 보게해준다. 아르헨티나에 도착한 마르코는 가는 곳마다 함께 있던 어른들을 감동시킨다. 어린시절 누구나 소중히 간직했었던 순수한 것들에 대한 회상과 지금은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이 만화 마지막까지 내내 가득하다.
마르코(Marco)는 결국 마지막에 어느 마음씨 착한 부자의 호의아래 치료를 받고 있는 엄마를 다시 만난다. 어린 시절 마르코가 왜그리 울까 생각했었지만 이제 와서 생각하면 그가 운 이유는 엄마를 보고 싶었다기보다는 엄마의 무사평안을 보고 이제는 안심해도 된다는 인간으로서의 안도와 신에 대한 감사였다. 만화 줄거리 내내 요즘 만화에서 보이는 어떠한 휘발성있는 장면이나 선정적인 묘사는 찾을 수 없다. 그렇다고 재미있다거나 흥미를 불러일으킬 소재도 전무하다. 오로지 우리가 익히 아는 도덕책같은 이야기에 미술책같은 전경뿐이다. 그런데 왜 이 도덕책과 미술책이 우리가 어린시절 배웠던 학교에서는 그저 무감각한 것이었는데 만화에서는 진정성있게 느껴졌을까.
마르코가 겪은 생활이 당시엔 누구나 겪었을 법한 너무나 현실에 근거한 이야기이며 우리 누구나 마음속으로 옳다고 느꼈던 가치를 그가 입밖으로 이야기하고 몸으로 행했기 때문이다.인격자란 누구나 옳다고하는 생각을 실제 몸으로 행할 수 있는 사람이고 이런 사람이 바로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그야말로 '실전형인재'의 최고단계인 것이다. 어른스러움이란 영악함이나 약삭빠름이 아니다. 오히려 사려 깊음과 진실함이다. 즉 '어른스러움'이란 어린 시절 누구나 가직해온 순수함을 나이가 들어서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고 또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마르코가 겪은 고난은 사실 어린 아이에게는 매우 곤혹스러운 것이다. 그리고 통상 대부분 어린시절 그런 고난을 겪은 사람들은 영악함과 약삭빠름을 남들보다 빨리 터득해서 사회에서 남을 짓밟고 성공한다는 생각을 가지기 십상이다. 사실 이런 우울한 성공의 사래가 우리 사회에서 미덕이었던 것이 최근까지였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진짜 성공은 그러한 고난을 통해서 오히려 자신의 순수함을 더욱 강화시키고 단련시키는 것이 인생이다. <펌글>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엄마찾아 삼만리'는 주인공이 어린이라서 동화로 취급하지만 모험소설의 반열에 들어간다는 설명을 읽은 일이 있습니다. '엄마찾아 삼만리'라는 말은 우리의 평소 대화에도 많이 인용하여 사용하는 언어가 아닙니까? 수고했습니다.
고샘 잙었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한일이 즐비하기를 바랍니다.^*^
좋은 글을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엄마 찾아 삼만리'는 교사 시절에 아이들에게 필독도서로 권했던 소설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