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리의 용산 땅이름 순례 (8)
목월공원과 함석헌 공원
공로를 기려 원효로-산천동에 공원을 세우다
서울 용산구 원효2동 일대에는 유명 인사를 기리는 2개의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하나는 박목월 시인을 기리는 목월공원이고 다른 하나는 함석헌 선생을 기리는 공원이다.
목월공원은 원효로3가 옛 전차 종점 부근이다. 성심여고 근처에 있는 이 공원은 목월 선생을 기리기 위한 공원인데 근처 주민들의 좋은 쉼터가 되고 있다. 이 공원에는 목월 선생의 시가 적힌 여러 개의 표목이 붙어 있다. <나그네>, <청노루>, <윤사월> 등 주옥같은 시가 공원 가장자리 벽에 붙어 있는데 찾는 이로 하여금 그의 시상(詩想)에 젖게 만든다.
목월 선생은 본명이 영종(泳鐘)이다. 1915년 경주에서 난 그는 고향에서 1946년 서울로 올라와 이듬해인 1947년 원효로4가 옛 전차종점 부근에 터를 잡고 작품 활동을 하였다. 세상을 떠나던 1978년까지 이곳에 머물며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많은 서정적 시를 남긴 그는 1939년 문단에 등단했고 조지훈, 박두진과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활동하며 시집 <청록집>을 발간하였다. 그 공적으로 아시아 자유문학상과 서울시문화상,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수상하였다. 세상을 떠나자 용산구에서는 1998년 그가 살던 집 근처에 그를 기념하는 이 공원을 마련하였다.
그가 살던 집은 성심여고 바로 아래쪽에 있는데, 그가 작품 활동을 하던 옛집은 헐리고 그 자리에 청노루빌라라는 5층 건물이 들어섰다.
목월공원 근처는 일제 때는 일상 ‘전차종점’이라는 이름으로 불러 왔다. 근처의 만초천 양쪽으로 ‘뚝방길’이라 불리는 둑이 길게 형성되어 있었고 건너쪽 철도국(철도공작창)으로 건너는 다리가 4개 있었다. 그 중 1개는 나무판으로 임시로 놓은 쪽다리였지만 철도국과 이촌동쪽으로 직접 건너는 다리여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였다.
함석헌 선생을 기리는 공원은 여기서 조금 떨어져 있다. 원효2동 주민센터 부근인데 법정동으로는 산천동이다. 이 공원에는 그의 어록과 일대기를 적은 표석 등이 서 있어 그의 거룩한 행적에 마음을 숙연케 한다. 그가 살던 집은 이 공원 근처였으나 옛집은 헐리고 빌라 건물이 들어셨다.
함석헌 선생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사상가이자 독립운동가이다. 민주화 운동의 산파 역할을 한 그는 1901년 평북 용천 태생으로 1956년 용산구 원효로4가 70번지에서 1982년까지 26년 동안 거주하였다.
4.19혁명 10돌을 맞은 1970년 4월 19일 자택에서 <씨알의 소리>를 창간하였고 폭력에 대한 거부, 권위에 대한 저항 등 평생 일관된 사상과 신념을 바탕으로 항일 민족 계몽운동에 앞장섰다. 1989년 2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생전의 공로로 2002년 건국훈장을 수상했고, 독립유공자로 선정되었으며 2006년 세상을 뜨자 대전 국립현충원 독립 유공자 묘역에 안장되었다
공원 앞으로 효창원로가 지나는데, 근처는 옛날 비변사 우물이 있어서 ‘비변사우물길’이라고 불러 왔다. 심원정, 용산문화원, 성심여고(후문) 등이 근처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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