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여객 / 김연성

[안병석]

 강원여객 / 김연성

그때 속초는 살 곳이 아니었다
기억 속 완행버스는 먼 곳에서 온다
온몸 덜컹거리며 *물치비행장 지나
가쁜 숨 몰아쉬며
해안도로를 파도처럼 따라온다

검은 언덕 위
스크린도어가 없는 길 위에서
배고픈 엄마는
나를 업고 강원여객을 기다렸지만
버스는 푸른 바다로 간다
두 개의 빈 가슴을 달고 출렁거리며

더 먼 허기 속
뽀얀 흙먼지 뒤집어쓰고
다음 버스는 뛰어왔지
비포장도로를 친절하게 달려와 발치에
멈추었지만 모자는 타지 않았지

사는 동안 위험한 사연이 너무 많았네
멀리 7번 국도처럼 꼬부라져 있었네
아무도 푸른 바다에 닿지 못했네

가는 손가락으로 오래 잠긴 기억을 더 더듬어
누가 스크린 도어를 열 것인가
내 안 어딘가 먼저 간 동생이 웅크리고 앉아
아직도 오지 않는
강원여객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모든 길은 아직 어둡고 양양은 너무 멀다

*물치비행장-속초비행장의 옛 명칭

<발령 났다> / 천년의 시작 에서 옮김

[김학성]

가슴 아프게 다가와요

[안병석]

고향과 어머니는 늘 기억 속에 머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