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12. 8. 주일예배설교
(전도서) 사람의 본분을 다하자(전도서 12:13)
지난주까지는 잠언을 살펴보았고, 오늘부터는 <전도서>를 살펴보며 은혜를 나누자.
A. 명칭
본서의 히브리어 성경의 명칭은 ‘코헬렛’이고, 헬라어 성경의 명칭은 ‘에클레시아테스’인데, 그 뜻은 ‘회중에게 말하는 자’ 또는 ‘설교자’를 의미한다. 우리말 성경인 개역성경에서는 ‘전도서’라고 이름 붙여졌는데, 이것은 전도자가 인생에 대해서 회중에게 하고자 하는 말을 기록한 책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B. 구조 및 주제
그러면 본서를 통해서 전도자가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그것을 다음과 같은 본서의 구조를 통해 알 수 있다.
서론(1:1~11) ☞ 세상만사의 허무
본론(1:12~12:8) ☞ 해 아래서의 인생의 허무에 대한 발견과 그에 따른 충고
결론(12:9~14) ☞ 허무를 극복하고 기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충고
특히 본론 부분에는 공통적인 주제 두 가지가 반복되어 나타나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해 아래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니 하나님을 경외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주제가 여러 구절에 나타난다(3:14, 5:7, 8:13, 12:1).
둘째는 ‘할 수 있는 한 하나님의 복을 누리고 즐기라’는 것이다. 이러한 주제가 여러 구절에 나타난다(2:24~26, 3:12~15, 5:18~20, 8:15~17).
그리고 본서의 마지막 부분에서 인생의 허무함을 다시 진술(12:8)한 후, 그 허무함을 극복하고 기쁘고 행복하게 사는 삶의 비결을 가르쳐준다. 그것은 전도서 12:13에 나타난 것처럼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사람의 본분이니라”라는 말씀이다.
이처럼 전도서에는극히 상반되는 듯한 두 가지 인생관이 나타나는데, 허무주의와 쾌락주의가 그것이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도서 1:2)라고 시작하는 전도자는 인간의 지혜와 부와 재물, 수고와 노력과 명예, 장수와 성공 모두가 헛되다고 함으로써, 일견 허무주의를 주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도자는 결코 비관주의자가 아니다. 전도서에 나오는 허무주의는 하나님이 없는 인생의 허무를 말하는 것이다. 전도자는 사려 깊은 종교적 인물이었다. 그러므로 전도자는 하나님이 없는 인생의 무의미를 주장한 것이지 결코 인생 그 자체의 허무성을 주장하지는 않는다.
전도자는 또한 여러 부분에서 인생을 즐길 것을 말한다(2:24, 3:22, 8:15). 그러나 그가 그렇게 말하는 것은 죽으면 인생이 끝나므로 유한한 인생이 끝나기 전에 마음껏 쾌락을 즐기라는 의미가 아니다. 현세적인 즐거움이나 쾌락 그 자체가 인생의 목적으로 추구될 때, 오히려 절망과 공허만이 더해진다. 그가 인생을 즐기라고 하는 것은 인생이 하나님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주님 없는 해 아래서 사물을 바라볼 때 모든 것이 비관적으로 보이지만, 주님이 계신 해 아래서 인생을 바라볼 때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선물이다.
이런 점에서 전도서에 나타난 두 인생관, 즉 허무주의와 쾌락주의, 비관주의와 낙관주의를 연결하는 중요한 고리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앙이다.
신앙인의 눈으로 볼 때, 해 아래서의 인생(=물질적이고 세속적인 목적을 추구하는 삶)은 허무하고, 주님 아래서의 인생(=오직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키는 삶)은 참으로 가치 있고 기쁨이 넘치는 삶으로 하나님의 선물이 된다.
·Life under the sun(해 아래 인생) → vanity(허무) ·Life under the Son(주님 아래 인생) → joy(기쁨) |
그러므로 전도자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키는 것이 사람의 본분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사람의 본분이니라”(전도서 12:13)
C. 적용
본서의 12:13은 하나님을 떠나 인생에서 온갖 것을 다 경험해 본 솔로몬의 뼈아픈 고백이요, 충고이다. 따라서 우리가 인생에서공허한 삶이 아니라 행복한 삶을 살기 원한다면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키며 인생을 즐겁게 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