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말이 없고 / 황금찬
얼음이 풀린 논둑길에
소리쟁이가 두 치나 솟아올랐다.
이런 봄
어머님은 소녀였던 내 누님을 데리고
냉이랑 꽃다지
그리고 소리쟁이를 캐며
봄 이야기를 하셨다.
논갈이의 물이 오른 이웃집
건아 애비는
산골 물소리보다도 더 맑은 음성으로
메나리를 부르고
산수유가 꽃잎 여는 양지 자락엔
산꿩이
3월을 줍고 있었다.
흰 연기를 뿜어 울리며 방금
서울행 기차가 지나가고
대문 앞에서 서성이며
도시에서 올 편지를 기다리는
정순이의 마음은
3월 아지랑이처럼 타고 있었다.
이 3월이
두고온 고향에도
찾아왔을까
천년 잠이 드신 어머님의 뜰에도
이제 곧 고향 3월을
뜸북새가 울겠구나.
고향을 잃어버리면
봄도 잊고 마느니
우리들 마음의 봄을 더 잃기 전
고향 3월로 돌아가리라.
고향의 봄은 나를 기다리고 있다.
강혜정의 남촌
https://youtu.be/hepBkWQN0ko
와
덥다
봄인가
여름인가?
오늘은 치과와 신경외과 예약일
일찍 나가 오전에 두군데 병원을 다녀 오면 좋겠다
집사람이 운전해 주겠다고
내가 치과에 갈 때 큰 처형 집을 들러봐야겠다며 반찬 몇가지를 챙긴다
요즘 큰 처형이 입맛 없어 식사를 잘 못하신다고
좀이라도 입맛나게 깍두기 물김치 파김치등을 챙긴다
그래 그게 정이지
치과에 가니 내가 가장 먼저
30여분 기다려 임플란트 본을 떴다
오늘은 본 만뜨고 10여일 후에 임프란트를 끼운다며 20일 날 오란다
치료받지 않아 바로 끝났다
집사람에게 전화하여 치료 끝닜으니 오라고
난 처형집으로 갔는데 집사람은 치과로 왔다
길이 어긋나 다시 치과로 가서 만났다
말을 했어도 나이드니 자기 생각대로만 믿고 행동하는 것같다
작은애에게 전화
오늘 광주 나왔으니 이따가 병원 들리겠다고
신경외과 치료 끝난 뒤 작은애가 입원하고 있으니 들러 봐야겠다
진월동 신경외과로
도착하니 10시 30분인데 기다리는 사람이 많지 않다
30여분 기다려 어깨를 치료 받았다
찢어진 근육 사이에 물이 찼단다
아하 그래서 요즘 어깨가 아팠구나
물을 빼내고 나니 어깨가 좀 시원하다
찢어진 근육이 붙어야하니 어깨를 될 수 있는 한 쓰지 마라고
어깨를 전혀 쓰지 않을 수 없고
어쩐 담
근육이 붙지 않으면 더 강한 약을 써야겠단다
아이구 잘 붙었으면 좋겠다
작은애 전화
작은며느리가 와서 점심 먹자 했다며 언제 오시냐고
치료 끝나서 병원으로 가고 있으니 기다리라고
내가 점심이라도 사주어야겠다
작은애 입원한 병원에 가니 며느리도 와 있다
네가 간호하면서 아이들 돌보느라 고생 많다며 위로
작은애나 며느리가 많이 야위었다
아프다 보니 서로 신경을 많이 쓰는 가보다
우리들이 어떻게 도와 줄 수 없고
마음만 안타까울 뿐
작은애가 초밥을 먹고 싶다기에 병원 옆 초밥식당으로
점심 시간이라 사람들이 많다
다행히 먹고 일어서는 사람 있어 바로 자릴 잡아 초밥을 시켰다
먹어보니 괜찮다
이렇게 점심 한끼 먹어도 좋겠다
젊으니까 힘내서 빨리 나으라고
애들이 아프다면 내가 아픈 것보다 더 신경 쓰인다
마트에 들러 손주들 먹을 걸 사 주었다
손주들도 지 아빠 아프다니 걱정 많겠다
할애비가 맛있는 거라도 사주면 좋겠지
집에 오니 어느새 두시가 다 되간다
바둑 모임 단톡방에 김회장이 두시까지 나온다고
그럼 나도 나가서 한수 두어야지
바둑휴게실에 가니 이미 나와 있다
내가 백으로
중반 전투에서 헛수를 하나
보고 있던 종원형님이 뭔 그런 떡수를 두느냐고
어허 왜 그러나
상대가 젖힌 돌을 되 젖히며 그만 바둑이 삐뚤빠뚤
그래도 상대의 곤마를 하나 몰 수 있어 희망
그런데 모는 방향이 잘못되어 패를 만들어 주며 팻감 없어 투석
왜 이렇게 바둑을 두지
내가 일방적으로 당할 바둑이 아닌데...
종원 형님과 한판
두점 접바둑
초반 잘못 둔 수를 추궁해 대마를 잡아 승부 끝
이건 상대가 잘못 두어 이긴거라 큰 의미가 없다
재봉동생이 와서 한판
어? 이 판도 중반 전투에서 헛수
그걸 뒤집지 못하고 투석
바둑 참 못둔다
다시 한판
이 판도 끝내기에서 요처를 놓쳐 덤에 걸려 버렸다
왜 김회장과 재봉동생에게 연거푸 지고 있나?
참으로 알 수 없다
내 승률이 월등히 좋았는데 올들어 그 두사람과 두기만 하면 연거푸 지고 있다
왜 갑자기 바둑이 난조를 보일까?
모두들 막걸리 한잔 하자고
곰탕에 한잔하며 주담
김회장이 수담과 주담을 나눌 수 있어 노령바둑 모임이 즐겁단다
읍내 바둑 모임은 내기바둑만 두고 술 한잔 나눌 사람이 없단다
나도 마찬가지 매주 금요일이 기다려 지는건
즐겁게 수담과 주담을 나눌 수 있기 때문
항상 이렇게 서로 어울리며 즐겁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팀바둑 한판
또 재봉동생과
내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왜 마무리를 못할까?
이 판도 곤마 두 개를 몰다 모두 살려주며 투석
곤마가 한 개만 떠도 유리한 바둑인데 두 개나 떴는데 엮지 못해 져 버렸다
다시 한판
이번에도 마찬가지
내 바둑이 이러진 않는데
또 곤마를 살려주며 투석
왜 그러는지 생각을 못하겠다
내가 둔 바둑을 보통 50여수는 다시 놓아 볼 수 있는데 요즘엔 기억이 안된다
생각에 문제가 있나?
평범히 두어가며 상대를 엮을 수 있어야하는데 오히려 역으로 엮인다
모르겠다
더 이상 생각하기 싫어 먼저 일어 섰다
집사람은 서울 아짐집에서 놀고 있다고 전화
오면서 집사람 만나 같이 왔다
집에 와 하루일과 정리하고 나니 11시가 다 돼간다
넘 늦게까지 놀았나?
구름 한점 없는 하늘
노적봉 위가 불그레 물들며
여명이 밝아 온다
님이여!
노란 산수유 꽃이 활짝 피었네요
오늘부터 섬진강 가 구례에서 산수유 축제 열린답니다
즐거운 봄나들이로 힐링하는 날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