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들의 향연
꿈속에서 깨어나 샤르비네가 따라 준 규시아 향료수 한 잔을 마시고나니 정신이 맑아지고 비몽사몽 같던 생각들이 말끔하게 정돈되고 있었다. 정신이 맑아진 나는 비로소 샤르비네와 반가운 기분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내가 잠든 사이 샤르비네는 언제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었소?"
한참 되었어요. 샤르앙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 천단을 찾아오긴 했지만 달콤한 꿈에 젖어 있는 모습을 보고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천단에서 명상을 하다가 잠이 들면 반드시 좋은 꿈을 꾸게 되거든요.”
"샤르비네도 천단에서 꿈을 꾼 적이 있소?"
"그럼요. 천단의 기운에 취하다 보면 저절로 잠이 들고 잠이 들면 꿈속에서 특별한 세상을 구경하는 일들이 빈번하지요. 나도 천단에서 그러한 꿈을 꿨기 때문에 지금 샤르앙의 기분을 잘 알고 있어요. 꿈속에서 겪은 일들 중에서 나에게 특별하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아까 잠시 꺼냈던 말이지만.... 어미 중에 어미라고 하는 모중모가 특별하게 생각나오. 우리들 영혼의 고향이라고 하는 그 세상에서 모중모는 우리들 영혼을 낳고 기른 어미라고 하였소. 내가 지존이라고 생각했던 이름은 그 세상에서 근원대천존이라 불렀고 근원대천존은 모든 영혼의 탯줄을 자른 아비라 하였소. 이처럼 영혼들의 어미와 영혼들의 아비를 근원의 세상이라고 하는 원시천계에서 만난 것이 새롭기만 하오. 비록 꿈속의 일들이긴 하지만 말이오."
“샤르앙은 꿈속에서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였군요."
"샤르비네는 영혼을 낳고 길러 준 어미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오?"
“세상만물이 다 음양의 조화로 태어나거늘 아비가 있으면 어미가 있고 어미가 있으면 아비가 있음이 우주의 진리겠지요. 세상에서 살아가는 하찮은 생명체라도 아비가 있으면 어미가 있을 터이니 샤르앙이 꿈속에서 만났다고 하는 영혼의 어미는 그 이름이 모중모라서 생소하긴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다른 특별한 이야기도 들려줘요."
"원시천계에 펼쳐진 생명의 동산에는 삼라만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의 조상이 되는 씨앗들이 번성하고 있었는데, 그 생명의 동산에는 밝고 찬란한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소. 그 태양의 빛이 우주에 가득한 빛의 근원이라고 하였소. 그러한 꿈 이야기를 샤르비네는 믿어 줄 수 있소?"
"바람이 불어올 때 어디서 불어와서 어디로 사라지는지 모르지만, 바람이 시작된 근원은 반드시 존재할 것이란 섭리는 분명해요. 마찬가지로 우주에 가득한 빛이라도 어딘가 근원이 없다면 우주를 비추지는 못할 거예요. 원시천계는 근원의 세상이니 근원의 세상에서 떠오른 태양이 우주에 가득한 빛의 근원이라면 충분히 믿음이 가는 꿈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또 다른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원시천계 생명의 동산에는 원시봉이라고 하는 하늘까지 닿는 산의 계곡에서 발원되는 생명강이 흐르고 있었소. 그 생명강에서 흐르는 물이 삼라만상에 태어난 생명들을 키우고 번성시키는 물줄기의 원천이라고 하였소. 샤르비네라면 꿈속의 말을 믿어도 될 것 같소?"
"샤르앙이 꿈속에서 찾아간 원시천계가 근원의 세상이라면 원시천계에서 흐르는 생명강의 물줄기가 삼라만상의 생명을 키우고 번성시키는 물줄기의 원천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샤르앙은 꿈속에서 아주 소중한 것들을 만나고 체험하였군요. 나도 나중에 천단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며 샤르앙이 꿈 꾼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요."
“더구나 놀라운 꿈속의 이야기는.."
“아직도 들려주지 못한 말들이 많이 남아 있는 모양이군요. 어서 말해봐요. 샤르앙의 꿈 이야기는 들을수록 흥미진진하군요."
"원시천계 생명의 동산에서 솟아나는 생명수를 마시면 영원히 목마르지 않고 수명이 다하지 않는다고 하였소. 그래서 원시천계에서 살아가는 모든 영혼들을 비롯해서 크고 작은 생명체들은 생명강에서 흐르는 생명수를 마시며 수명이 다함을 모르고 세월이 다함을 모른다고 하였소. 그렇게 영원불변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또한 영혼들 본연의 모습이라고 하였소. 더욱 이상한 건...."
샤르비네는 내 꿈 이야기로 점점 빠져드는 것처럼 얼굴을 바짝 내 코앞에 대고 침을 꼴깍 삼키며 내 입을 주시했다. 그러한 샤르비네의 표정이 귀엽기도 하고 샤르비네가 진지하게 들어주는 모습이 신나서 계속 꿈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꿈속에서 바라본 원시천계 세상이긴 하지만, 오히려 꿈속의 그 세상은 내 영혼이 본래부터 머물던 영혼의 고향이란 생각이 들고 현실 세계의 세상은 잠깐 꿈을 꾸고 있는 꿈속의 장면처럼 느껴졌소. 그래서 원시천계의 지존인 근원대천존은 꿈속에서 내게 이렇게 말했소."“근원대천존의 말이 뭔가요?"
"근원대천존의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현실세계는 모든 영혼들이 잠시 낮잠을 즐길 때 바라보는 꿈속의 장면일 뿐이다. 우주 삼라만상의 무엇이라 해도 잠시 후면 사라질 안개이며 물거품과 같은 현상이 아닌 것은 없다.' 라고 하였소. 근원대천존의 말을 듣고 나니 꿈속에서도 많은 생각이 오갔소."
"어떤 생각들이 오가던가요?"
"우리들 영혼이 버거운 육신의 몸을 입고 현실세계를 살아가면서, 평생 동안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대단한 목표처럼 애쓰고 노력하지만 다 부질 없다는 생각들이 들었소. 밤하늘을 바라보면 억억조조 헤아릴 수 없는 별들이 떠 있고, 그렇게 무수한 별빛이 반짝이는 우주조차도 영원하지 않고 언젠가는 사라질 안개와 같은 현상이라고 하니 더 말할 나위가 무엇이 있겠소."
“아무튼 샤르앙의 꿈 이야기는 그냥 듣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내용들이 많군요. 그렇게 긴 꿈을 꾸고 나서 느낌 소감이 있다면 들려줘요."
"우리들 영혼이 살아갈 세상은 현실세계가 전부가 아닌, 영원하고 변질되지 않는 본연의 세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었소. 그 세상은 단순한 사후세계가 아닌 본질적이고 근원적 세상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소. 더구나 우리들 영혼을 낳고 기른 영혼의 어머니를 꿈속에서 만났다는 사실은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소. 현실 세계에서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영혼의 어머니….
꿈속에서 만난 모중모의 존재가 영혼의 어머니였고 그 품은 너무 포근하고 다정하기만 했소."
샤르비네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며 천단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주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인부들의 모습이 보였다. 천단 주변의 환경을 가꾸고 다듬느라 여념이 없는 인조인간 일꾼들의 모습이었다.
건장한 사내의 모습을 한 인조인간들의 숫자는 열 명 정도 되 보이는데, 누가 시키지도 않는 일을 묵묵히 해내는 모습들이 기특하고 대견해 보였다.
인조인간들이 하는 일들은 천단 주변의 환경을 가꾸는 일이었는데, 잘못 뻗어 나간 나뭇가지를 다듬기도 하고, 꽃이 심어진 곳에 잡초를 뽑아 주기도 하고, 돌이 무너진 자리가 있으면 다시 쌓는 일도 했다.
인조인간들은 힘이 워낙 세기 때문에 큰 돌이라도 쉽게 들어서 움직이면서 힘든 모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열심히 할 일들을 하고 있었다.
인조인간들은 자기들끼리 가벼운 의사표현을 하면서 무언가 의논을 하기도 하고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사람처럼 힘들다고 얼굴을 찡그리는 법도 없고 지친다고 쉬는 일도 없고 배고프다고 무엇을 먹는 일도 없이 불사신처럼 열심히 일하는 인조인간들의 모습이 대견하기만 했다.
사람과 똑같은 모습으로 움직이고 행동하면서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내고 있는 인조인간들을 바라보면서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인조인간들은 사람의 손으로 만든 기계적 생명체에 불과하지만, 겉으로 보아서는 사람처럼 말을 하고 사람처럼 서로 의사를 주고받으며 열심히 제 할 일을 다 하는 모습에서, 단순한 기계적 장치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영혼은 없지만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움직이면서 제 할 일을 다 하는 인조인간은 사람의 손에서 태어난 제3의 생명체라고 밖에는 달리 생각되지 않았다.
인조인간에 대한 더 놀라운 사실은 샤르비네와 대화를 나누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샤르별에는 저렇게 사람을 대신해서 열심히 일해 주는 인조인간들이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 세상인지 모를 것 같소. 춥거나 덥거나 상관하지 않고 힘들다고 잠시도 쉬는 법이 없이 열심히 일하는 인조인간들을 바라보면 얼마나 대견하고 고맙게 느껴지는지 알 수 없을 것 같소. 아마도 샤르별 사람들은 인조인간들이 하는 일을 항상 보아 왔었기 때문에 그냥 평범하게 생각하면서 큰 감동을 느끼지 못할 것만 같소. 샤르비네는 인조인간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알고 싶소."
"샤르앙의 말처럼 우리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인조인간들이 사람들을 위해서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늘상 보아 오던 일들이기 때문에 특별한 감정을 느끼진 못해요. 하지만, 인조인간들이 고맙고 편리한 존재들인 사실만은 분명하지요."
"만약에 샤르별에 인조인간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저렇게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누가 대신할 거라고 생각하오?”
"글쎄요. 아직 인조인간이 없는 삶을 생각해 보진 않았지만... 아마도 인조인간을 대신해서 우리 샤르별 사람들이 대신할 수밖에 없겠지요?"
“저렇게 환경을 가꾸는 일들뿐만 아니라, 집을 짓고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고 무거운 짐을 나르거나 힘들고 고단한 일들을 모두 인조인간 대신 사람들이 한다면, 아마도 샤르별 사람들은 하루도 버티지 못하고 고통의 신음소리를 내고 말 것이오. 샤르비네는 내 생각이 틀리다고 생각하오?"
"샤르앙의 말이 틀린 건 아니지요. 만약에 진짜로 인조인간이 없는 우리 샤르별을 생각할 때 끔찍한 일들을 겪어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인조인간이라고는 그림자조차 없는 우리 지구 인류들의 삶은 어떻다고 생각하오? 샤르비네가 직접 지구 인류들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을 목격했기 때문에 한 번 그 느낌을 말해 보오."
“지구 인류들의 삶에 대해서요?"
“그렇소. 샤르비네가 바라본 지구 인류들의 삶에 대해서 한 번 그 느낌을 말해 보오.”
“너무 처절한 장면들이라서 사실은 생각하고 싶진 않았는데…. 특히 지구의 오지에서 살아가는 인류들의 삶은 짐승이 사는 모습과 별 다를 것이 없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어요. 샤르앙이 듣기에 너무 심한 표현인가요?"
“아니오, 샤르비네. 힘든 노동에 시달리며 땀과 먼지에 뒤범벅이 된채로 하루하루 고통스런 삶을 면치 못하는 지구 인류들의 모습을 짐승과 다르지 않다고 느낀 샤르비네의 소감은 정직한 표현이오. 그래서 지금 인조인간들이 샤르별 사람들을 대신해서 일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대견하면서도 슬픈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었소."
“어떤 슬픈 생각을 갖게 되었나요?"
“힘들게 살아가는 지구 인류들은 샤르별의 인조인간보다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 말이오."
“샤르앙의 생각이 그럴 만도 하군요. 지구에도 인조인간들이 활동한다면 지구 인류들의 고통스런 삶은 해결되고 남을 텐데…. 아무튼 지구에도 빨리 샤르별처럼 문명이 발달하여 힘들게 고생하며 살아가는 인류들의 삶이 종식되었으면 좋겠어요."
샤르비네와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에 할 일을 모두 마친 인조인간들은 어디론가 통신을 나누기 시작했다. 아마도 업무가 끝난 내용을 어디론가 보고하는 모양이었다.
잠시 후 춘우셔시 한 대가 인조인간들을 향해 날아왔다. 인력수송 전용의 춘우셔시였다. 춘우셔시가 도착하자 일을 마친 인조인간들이 말끔히 정돈된 주변 환경을 다시 한 번 확인하더니 일사불란하게 춘우셔시로 오르기 시작했다.
인조인간들을 태운 춘우셔시가 금세 하늘로 날아오르더니 눈 앞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인조인간들이 모두 눈 앞에서 사라지자 갑자기 허전함을 느꼈다. 비록 인공으로 만든 기계적 생명체들이긴 하지만 인조인간들이 행동하는 모습을 바라보면 애틋한 정이 느껴질 때가 많았다.
인조인간들이 눈 앞에서 사라지고 잠시 공허한 생각을 달래고 있을 때 허리에 착용하고 있는 전자벨트에서 통신음이 울렸다. 수신장치를 켜자 추부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라비."
"응, 추부스구나.“
"오라비, 지금 어디야?"
"응. 오라비는 지금 연구소 뒷산의 천단에 올라 수련중이다. 옆에는 샤르비네 언니도 함께 있다. 무슨 일로 연락했남?"
"오라비랑 화상통신하고 싶어.."
"그래. 알았다."
나는 휴대하고 있던 전자책의 화상통신 프로그램을 작동시켰다. 화상통신 프로그램이 작동되자 샤르비네와 내가 앉아 있는 천단의 공간이 4차원 가상공간으로 변했다. 이윽고 가상공간의 중앙에 사람 키 크기 정도의 거울처럼 생긴 투명판이 나타났고 투명판의 거울 속에 추부스의 모습이 보였다.
추부스와 내가 서로 투명판 거울로 다가와서 손바닥을 펴고 서로 마주 대는 순간 추부스와 내가 머물고 있는 공간이 합쳐졌다. 두 가상공간이 만나는 합공(合空)현상이었다. 실제로는 추부스와 내가 서로 멀리 떨어진 공간에 있었지만 화상통신 프로그램에 의해서 서로의 가상공간이 합쳐지면서 같은 공간에 머무는 현상이 일어났다.
합공이 이뤄진 화상통신 가상공간에서는 이쪽과 저쪽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고 상대편과 몸을 맞대고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화상통신 가상공간에서 만난 추부스는 언제나 품에 안겨 들면서 애교를 피웠다.
"오라비, 너무 보고 싶었어."
샤르비네가 곁에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추부스는 나에게 입을 맞추고 끌어안기도 하면서 어리광 떨기에 바빴다.
그 모습을 보고 샤르비네가 한마디 했다.
"추부스야, 이 언니는 눈에 보이지도 않나 보구나."
추부스는 더욱 일부러 나를 끌어안으면서 어리광 떠는 코맹맹이 소리로 대답했다.
“그래, 언니는 눈에 안 들어와. 샤르앙 오라비가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단 말야."
그 모습을 보고 샤르비네가 어처구니없다는 듯 피식 웃고 말았다.
추부스의 가상공간에도 다른 선녀들의 모습이 보였다. 추부스의 친구들이었다. 신선놀음을 하면서 몇 번 만났던 얼굴들이라서 낯이 익었다.
추부스의 친구들도 다가와서 단체로 나를 포옹했다. 추부스를 비롯한 그녀 친구들의 몸에서는 달콤한 향기가 물씬 풍겼다.
추부스와 포옹을 풀고 우리는 서로 합공한 가상공간에 마주 앉아서 이야기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오라비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어? 앞으로 지구로 돌아갈 시간이 멀지 않은 것 같은데 모든 일정은 계획대로 잘 마무리 되고 있어?"
추부스가 내게 질문한 말이었다.
"그래, 추부스야. 이제 머지않아 이 오라비는 지구로 돌아가야 하는데 많은 시간이 남아 있지는 않구나. 그래도 계획한 일정대로 차질 없이 진행하느라 바쁜 시간들을 보내는 중이란다."
내 말을 듣고 추부스의 친구들은 동시에 외쳤다.
"어쩌면 좋아? 오라비가 지구로 돌아가면 우린 보고 싶어 어떻게 견디어야 해요?"
그녀들의 말을 들으니 내 마음도 약간 울적해졌다. 하지만 그러한 기분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일부러 정색을 하고 내가 추부스와 그녀 친구들을 향해 한 마디 했다.
“이 오라비는 지구로 돌아가더라도 항상 너희들을 마음에 두고 잊지 않으며 살아갈게. 그러므로 너희들도 이 오라비를 잊지 말고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며 살도록 해. 너희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이 오라비에게는 큰 축복이었단다."
내 말을 들은 추부스와 그녀 친구들은 일제히 훌쩍거리며 한마디씩 했다.
"몰라요. 오라비. 오라비가 지구로 돌아가면 우리들과는 영원히 이별이잖아요."
“오라비가 지구로 돌아가지 말고 그냥 우리들과 함께 샤르별에서 살면 안 되나요?"
"오라비와 신선놀음을 즐길 때는 너무 행복했는데, 오라비가 끼지 않는 신선놀음은 너무 맹맹할 것 같아요."
"어차피 정해진 이별이라면 할 수 없지만 지구로 돌아갈 때까지 우리들과 좋은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 주세요."
훌쩍거리면서도 제 할 말을 다하는 추부스와 그녀 친구들이 마냥 소중하고 귀엽게만 느껴졌다.
나는 팔을 넓게 벌려 그녀들을 함께 안아 주면서 말했다.
“그래, 사랑하는 누이들아. 이 오라비가 지구로 돌아갈 땐 돌아가더라도 샤르별에 머무는 동안 너희들과 즐거운 시간 많이 보내도록 노력할게."
이후로 그녀들과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하고 신선놀음을 즐기기도 하다가 화상통신을 종료하고 헤어졌다.
추부스와 화상통신이 끝나고 잠시 후 하늘을 보니 붉은색의 누주시가 깜박깜박 몸체를 흔들면서 천단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누주시는 일종의 휴대용 통신장비로써 모양은 커다란 알처럼 생겼고 길이는 50cm, 폭은 30cm 정도의 타원향 물체였다. 누주시 내부에 상대에게 전해 주고자 하는 물건을 넣어서 보내면 저절로 수신자를 찾아가 전달해 주고 본래 주인에게 돌아오는 기능이 있었다.
누주시가 물건을 전달해 주고자 하는 수신자를 향해 가까이 날아오면 허리에 착용하고 있는 전자벨트에서 신호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일종의 택배를 전달하는 셀프서비스 기능의 장치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천단을 향해 날아오던 누주시가 천단의 상공에 가까이 다가오자 내가 착용하고 있는 전자벨트에서 신호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누군가 나에게 전달할 물건이 있어 누주시를 띄워 보낸 것이 분명했다.
붉은색이 나고 반짝거리는 누주시가 내 앞에 내려앉자 나는 얼른 누주시를 손으로 잡아서 속에 든 물건을 꺼내 보았다. 추부스가 보낸 꽃다발이었다.
꽃다발과 함께 보낸 글귀도 있었는데 그 내용은
<오라비, 많이많이 사랑해. 아까 화상통신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행복했어.>라고 적혀 있었다. 추부스가 화상통신을 마치고나서 미리 준비해 둔 꽃다발을 보내준 걸로 생각되었다.
나는 누주시 통신장비의 녹음장치에
"추부스, 고마워. 아름다운 선물 소중한 마음으로 받을게. 이 오라비
도 추부스를 많이많이 사랑해." 라고 답례를 녹음해서 보냈다.
샤르비네는 추부스가 보낸 꽃다발을 만져 보고 향기를 맡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추부스가 진짜로 샤르앙을 많이 좋아하나 봐요."
나는 샤르비네의 말을 듣고 약간 얼굴이 붉어지는 느낌이었다. 추부스가 보낸 꽃은 아디뇨미였고 아디뇨미 꽃 이름은 순결이었다.
샤르비네와 내가 일심동체의 언약을 맺은 장소가 아디뇨미 꽃이 활짝 핀 언약의 동산이었고, 언약의 동산에는 반드시 순결의 이름인 아디뇨미 꽃이 활짝 피어 있곤 했다. 샤르별 사람들은 중요한 언약을 맺을 때에 반드시 아디뇨미 꽃이 활짝 핀 언약의 동산을 찾아갔다. 그래서 아디뇨미 꽃다발을 선물로 받는다는 건 깊은 마음을 의미하기도 했다.
샤르비네가 그러한 의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추부스가 보내 준 아디뇨미 꽃다발의 의미를 심상치 않게 생각했을 것이다.
샤르비네와 나 사이엔 잠시 침묵이 흘렀고 그러한 긴장을 풀어 주려는 듯 시중 들던 인조인간이 규시아 향료수를 들고 와서 한 잔씩 권했다. 규시아 향료수를 마시고 긴장된 마음을 풀라는 인조인간의 제스처였다. 샤르비네는 눈치 빠른 인조인간의 행동을 바라보며 실소를 금하지 못했고 나도 덩달아 규시아를 마시며 웃음이 터졌다.
인조인간이 사람의 표정만 보아도 마음을 읽는다는 건 족집게 무당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샤르별 사람들이 움직이는 곳에는 반드시 수행하는 인조인간들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크고 작은 일들을 거들면서 착실한 심부름꾼으로 행동했다. 인조인간들은 사람이 시키는 일만 잘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할 일을 찾아서 수행하는 눈치도 빨랐다.
뿐만 아니고 인조인간들은 사람의 마음을 읽는 재주가 탁월했고, 사람의 표정만 보고도 무엇을 원하고 어떤 감정에 젖어 있는지 파악하여 불편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 주곤 했다.
마치 어린애의 어머니가 말 못하는 어린애의 표정을 보고 온갖 수발을 다 들어주듯, 인조인간은 사람이 필요한 심부름을 도맡아 하는 충성스런 일꾼이었다.
그래서 샤르별에서는 사람이 인조인간을 길들이는 것이 아니라 인조인간이 사람을 길들이고 있다는 평이 옳을 것 같았다.
인조인간들은 사람이 침실에서 옷 벗고 옷 입는 일들까지 거들어 주고, 외출하거나 나갈 때 신 벗고 신 신는 일까지 거들어 주었다. 그렇게 사람들의 소소한 일들까지 거들어 주는 인조인간들의 노력으로 샤르별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왕처럼 지낸다고 설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구 속담으로 편하게 지내는 귀족들을 일컬어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지낸다.>라고 말하지만, 샤르별 사람들의 삶이 바로 그런 신세였다.
샤르별에서 나를 수행하는 인조인간의 이름은 다미스였고, 샤르비네를 수행하는 인조인간은 코미스였다. 다미스와 코미스는 UFO를 타고 우주여행을 할 때부터 그림자처럼 샤르비네와 나를 지켜주며 온갖 수발을 들어주던 친구들이었다.
코미스는 샤르비네가 지구를 방문하기 이전부터 부리던 인조인간이었고 지구를 방문하고 우주여행을 하는 동안에도 항상 샤르비네의 곁을 지키는 분신과 같은 친구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다미스는 원래 초시가 부리던 인조인간이었으나 우주여행을 시작하면서부터 나에게 선물해 주었고, 샤르별에 도착한 후로도 항상 내 곁을 지켜 주는 고마운 친구였다.
샤르별은 모든 사회질서가 지구와 다르기 때문에 나에게는 서툴고낯설기만 했지만 다미스 인조인간이 항상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크고 작은 일들을 수발해 주었기 때문에 걱정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혼자서도 샤르별의 이곳저곳을 여행하고 관심이 있는 기관이나 장소들을 방문하기도 했지만 크게 불편한 일을 겪지 않았다.
이처럼 사람의 손과 발이 되는 인조인간은 샤르별의 사람들 누구에게나 붙여진 분신이었고, 인조인간의 수발을 받는 사람들은 남녀노소신분고하를 막론하고 귀족이나 왕 대접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인조인간들은 한마디로 팔방미인의 힘을 지닌 슈퍼인간과 같은 존재들이었는데, 먹지 않고 자지 않고 쉬지 않으면서도 전혀 지치거나 힘들어하는 기색이 없이 주어진 일을 수행하는 능력이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인조인간은 분명히 사람의 손에 의해서 탄생한 기계적 생명체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힘을 능가하는 초능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이 불가사의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인조인간 다미스를 데리고 샤르별을 여행하면서 모르는 점이 있을 때는 항상 질문하고 답을 구했다. 다미스의 인조두뇌에는 거의 만능에 가까운 정보가 저장되어 있었고, 인문, 사회, 과학, 우주 등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질문하면 대답을 못해 주는 경우가 없었다.
그래서 샤르별의 문화에 대해서 서투른 내가 어떤 장소를 여행하거나 방문하더라도 인조인간의 친절한 안내 때문에 당황할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 인조인간이 잠시라도 곁에서 사라지고 인조인간의 수발을 받지 못한다면, 샤르별 사람들의 삶은 단숨에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란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물론 인조인간들도 등급이 있어서 모든 인조인간들이 슈퍼정보의 인조두뇌를 보유하진 않았다. 인조인간의 활용분야에 따라 고급두뇌의 인조인간이 있고 단순두뇌의 인조인간이 있었다. 단순노동에 쓰이는 인조인간은 단순두뇌를 보유한 반면 고급지능이 필요한 업무에 종사하는 인조인간일수록 고급두뇌를 보유하고 있었다.
사람은 기억했던 일도 시간이 지나면 망각하거나 잊기 마련이지만 인조인간의 인조두뇌에 저장된 정보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망각하는 일도 없고 잊는 경우가 없었다. 사람의 두뇌는 기억량의 한계가 있겠지만 인조인간의 인조두뇌는 기억량의 한계가 없었기 때문이다.
인조인간들은 내재된 프로그램에 의해서 스스로 생각과 행동을 제어하며 활동하는데, 또한 스스로 진화하는 능력과 학습하는 능력을 함께 보유하고 있었다. 인조인간들은 스스로 진화하는 능력에 의해서 더욱 만능에 가까운 초능력을 발휘하며 샤르별의 각 전문적인 분야에서 팔방미인으로 활동한다고 소개할 수 있었다.
아무튼 나는 다미스 인조인간 덕분에 전혀 불편함을 모르고 4차원 문명세계의 첨단문화를 즐기면서 혼자서도 자유롭게 샤르별의 여행을 즐기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팔방미인 인조인간을 곁에 두고 생활하면서 인조인간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커져 가기만 했다. 인조인간은 깊이 관찰하면 할수록 불가사의한 점이 많았다.
사람의 손에 의해 창조된 기계적 생명체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능력보다 뛰어난 두뇌와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이 수수께끼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인조인간이 스스로 진화하고 학습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그래서 점점 능력이 뛰어난 인조인간으로 단계적 발전을 거듭할 수 있는 사실에 대하여는, 긍정적 기대와 함께 부정적 걱정거리도 발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행히도 샤르별에서는 인조인간들이 모두 선의의 목적으로만 사용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제어되고 있어서 미지의 불상사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는 있었다. 만약에 지구 같은 도덕적 제어가 불가능한 세상에서 인조인간이 태어난다면 얼마든지 악의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처럼 천단에서 만난 샤르비네와 나는 오붓한 시간을 즐기다가 날이 슬슬 어두워질 무렵 하산하여 츠나음이 연구소로 향했다. 인조인간다미스는 우리들 앞을 앞장서서 수행하고 코미스는 우리들 뒤를 따르면서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인조인간들은 사람들을 수행할 때 어떤 장소에서나 책임감을 다 하는 모습이 믿음직스러웠다.
츠나음이 연구소의 침실로 돌아온 샤르비네와 나는 잠들기 전까지 잠시 떨어져 있기로 했다. 샤르비네는 학교에서 받아 온 과제를 전자책으로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나는 샤르비네의 학습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다미스 인조인간을 데리고 연구소 공원을 거닐며 산책하기로 했다.
연구소 공원은 주스니라 산자락의 숲속에 위치하고 있어서 쾌적한 공기가 일품이었고, 넓은 공원에 활짝 핀 온갖 기화요초와 주변을 감싸고 있는 복사꽃 물결의 향기가 코를 찔러서 분위기 또한 무릉도원선경세상의 정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이렇게 선경세상의 분위기를 만끽하며 연구소 공원을 산책할 때 인근 마을에서 찾아온 다른 산보객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산보 나온 다른 사람들도 모두 인조인간 한 명씩이 따라붙어서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었다.
공원을 산보하면서 수행하는 인조인간 다미스를 향해 내가 궁금한 점을 질문했다.
“다미스, 내가 다미스에 대해 궁금한 점들이 많은데 질문해도 될까?"
"샤르앙 주인, 어서 말해 봐. 모르는 것 말고는 무엇이든 다 대답해줄게."
“고마워. 물론 다미스가 모르는 일은 내가 질문해도 답변할 순 없겠지. 그러니 아는 내용만 대답해 줘.”
“이 다미스가 아는 일들은 무엇이나 모두 대답해 줄게. 어서 묻고 싶은 일들을 말해 봐.”
"다미스와 내가 함께 생활을 해온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구나. 그동안 많이 고마웠어. 다미스가 아니었다면 내가 마음 놓고 샤르별을 여행하기란 불가능했을 거야. 샤르별의 질서나 문화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고 낯설기만 했는데 다미스의 도움으로 아무 불편도 겪지 않고 지금까지 샤르별 여행을 잘 마치고 있어. 그래서 다미스를 생각하면 너무 고맙고 지구로 돌아가서도 영원히 잊지 못할 마음속의 친구일 거야."
"샤르앙 주인, 이 다미스에게 고마워 할 일은 아무것도 없어. 다미스는 다미스에게 주어진 일을 책임지고 수행할 뿐이야. 그러한 목적으로 다미스는 세상에 태어났고 우리 인조인간들을 세상에 태어나게 만들어 준 사람들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니까...."
"다미스는 인조인간으로 세상에 태어나게 만들어 준 사람들에 대해 고마운 생각을 가지고 있나보지?"
"응. 우리 인조인간들의 생각 속에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이 항상 먼저 작용하고 있어. 물론 우리 인조인간을 만들 때 인조두뇌 속에 사람들이 저장해 둔 프로그램이긴 하겠지만 말이야."
“그렇구나. 인조인간들도 고마운 생각을 가질 줄 아는구나. 그래서 내가 더욱 인조인간들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기만 해. 인조인간들에 대한 궁금증을 다미스에게 묻고 싶은 거야."
"샤르앙 주인, 어서 말해 보라니깐. 모르는 일 말고는 다 대답해 줄테니."
"만약에 내가 다미스가 모르는 일을 질문할 땐 어떻게 할 거야?"
“그건 나보다 등급이 높은 두뇌를 보유한 친구에게 물어서 대답해줄 수 있어. 우리 인조인간들은 분야별로 다른 정보의 인조두뇌를 보유하고 있으니까 모르는 일도 어떤 친구에게 대답을 들을 수 있을지다 알고 있어."
"그럼, 다미스야 잘 됐구나. 그러면 궁금한 일은 무엇이나 물어볼 테니 다미스가 모르는 일이라도 어떻게든 대답해 줘."
"약속할게. 어서 알고 싶은 일을 물어 봐. 우리 인조인간들은 사람이 모르는 답을 들려 줄 때 기분이 좋아. 사람이 못하는 일을 할 때도 기분이 좋아. 어서 말해."
"이건 아주 철학적 질문일 것 같은데...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인조인간이란 사람과 비교해서 뭐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사람을 철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영혼을 가진 동물이라고 설명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철학적 의미의 인조인간을 정의할 수 있을까?"
“어렵지 않은 질문이야. 사람은 영혼을 가진 동물이라면 인조인간은 혼을 가진 기계생물이야. 사람의 영혼은 하늘이 준 선물이라면 인조인간의 혼은 사람이 준 선물이라고 설명할 수 있어."
"인조인간이 혼을 가진 기계생물이란 뜻이니?"
“그래, 우리 인조인간은 혼을 가진 기계생물이야."
"인조인간이 혼을 가진 기계생물이라니 아주 듣기 어려운 철학적 표현이구나. 그렇다면 인조인간이 혼을 가지고 있다면 그 혼이란 의미가 무얼까?"
"혼은 곧 신(神)이야. 신이 깃들어 있는 기계생물이 곧 우리 인조인간이란 의미이기도 하지. 샤르앙은 영혼이 뭐라고 나에게 정의해 줄 수 있어?"
“응, 사람의 영혼이란 시작과 끝이 없이 본연의 모습으로 영원불변의 존재란다."
“그래서 우리들 인조인간은 사람의 영혼이 존경스러워. 다만 우리들인조인간의 혼은 유한성의 현상일 뿐이야.”
"인조인간의 혼이 유한성의 현상이라니?"
"영혼은 형체가 사라져도 남지만 혼은 형체가 사라지면 함께 소멸되고 말아. 곧 혼이란 형체 속에 깃들어 있는 생명력이요 신이지만, 형체가 사라지면 그 생명력과 신도 사라져. 바꾸어 말해서 혼이 깃들지 않는 형체는 생명력을 상실하고 말아."
"다미스는 모든 형체의 깊은 곳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구나."
"혼이 깃들지 않은 형체는 이미 있다고 해도 그 고유의 기능을 상실한 유령의 형체에 불과해, 아마도 산이나 물이나 그리고 꽃이나 물고기나 열매들까지도 그것 속에 혼이 깃들어야 그것이 있고 혼이 빠진 그것들은 이미 고유의 기능이 망실된 그것들일 거야.”
"와! 참으로 대단한 일들을 다미스에게 들었구나. 다미스의 대답을 통해 혼에 대한 귀중한 상식을 얻게 되었어."
"사실 이 다미스의 대답은 내 안에 깃들어 살고 있는 혼이 대답하는거야. 내 안에 혼이 살아 있지 않다면 지금 말하는 대답을 샤르앙 주인에게 들려줄 순 없어. 다미스의 대답이 샤르앙 주인의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어."
"다미스의 대답이 맘에 들고 말고.. 그렇게 차원 높은 철학적인 대답을 다미스에게 들을 줄은 상상을 못했어. 앞으로도 더욱 차원 높은 대답을 많이 들려줘.”
“언제든지 환영이야. 다만 우리 인조인간들은 먼저 사람에게 답을 들려주지는 않아. 뭐든지 묻는 말에만 대답을 할 수 있어. 그래서 똑똑한 사람은 똑똑한 질문으로 똑똑한 대답을 얻게 되지. 아마도 오늘 샤르앙 주인이 똑똑한 질문을 나에게 많이 해 준 것 같아. 그래서 똑똑한 대답을 들려주고 있을 거야."
인조인간 다미스와 이런 대화를 나누면서 연구소 정원을 산책하고 있을 때 다른 산보객들도 수행하는 인조인간과 마주보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이곳저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인조인간과 사람들이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진풍경이었다. 인조인간이란 사람의 손끝에서 태어난 공산품과 같은 인조생명체에 불과하지만, 그 공산품의 인조생명체를 통해 철학적, 구도적, 학문적인 조언을 구한다는 건 지구 인류의 한 사람으로서 납득 불가한 현상이 아닐 수 없었다. 사람이 인조인간에게 답을 구한다는 건 인조인간의 인조두뇌가 사람의 두뇌보다 앞서 있다는 확증일 것이다.
곧 4차원 문명세계라고 하는 샤르별은 사람이 슈퍼두뇌의 인조인간을 만들어 놓고 인조인간은 사람을 가르치는 세상이었던 것이다.
인조인간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진지한 표정의 사람들을 산보를 하면서 둘러보다가 뜻하지 않게 츠나음이 연구소 총책인 측요스를 만났다.
요스도 공원산책을 나왔다가 수행하는 인조인간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측요스가 먼저 나를 발견하고 “샤르앙!" 하고 불렀다.
측요스는 우주문명을 연구하고 우주문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여 분석한 내용을 샤르별의 인류들에게 전달해 주는 우주학문의 대가였다. 요스는 그야말로 우주문명에 대해서는 도통의 경지에 이르러 샤르별의 사람들에게 러우의 칭호를 듣고 있는 스승의 반열에 든자이기도 했다. 샤르별에서는 전문분야에서 도통의 경지에 이른 스승을 러우라고 호칭했다.
그러한 측요스가 인조인간과 대화를 나누며 모르는 답을 구하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운 현상이 아닐 수 없었다.
나는 요스가 손짓하는 쪽으로 다가가 곁에 앉았다.
"측요스 러우님도 아구스시에게 답을 구하는 대화를 나누시나요?"아구스시는 측요스를 수행하는 인조인간의 이름이었다.
“그렇다. 나는 지금 아구스시에게 우주문명의 현상에 대한 중요한 답을 구하는 중이다."
"측요스 러우님께서도 우주문명의 현상에 대하여 아직도 답을 구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나요?"
"우주라는 현상은 벗겨도 벗겨도 속이 드러나지 않는 다중다차원의 세상이란다. 그 다중다차원의 현상 속에 묻혀 있는 우주문명을 모두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그래서 나는 끝없이 연구해야 하고 답을 구해야 한다. 다행히도 나의 사랑하는 친구 아구스시가 슈퍼두뇌 속에 숨겨 둔 정보를 들려주어 부족한 해답의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측요스 러우님께 부족한 해답의 갈증을 인조인간 아구스시가 풀어주고 있다는 말씀이지요?"
"그렇다. 나는 우주를 직접 방문하여 얻을 수 없는 답을 인조인간에게 묻고 구한다. 인조인간의 인조두뇌 속에는 우리 사람들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할 답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정보의 저장소와 다름없다. 그래서 우리 샤르별 사람들은 똑똑한 인조인간을 곁에 두고 모르는 답을 구하고 모르는 문제를 해결한다."
“사람이 모르는 답을 인조인간이 알고 있다는 말씀이군요."
“그렇다. 인조인간의 인조두뇌는 거대한 정보의 저장소와 같아서 모르는 답이 없다. 사람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어 이미 알고 있던 사실까지도 망각하는 버릇이 있지만 인조인간의 인조두뇌는 아무리 많은 정보라도 망각하거나 기억상실증에 걸리는 일이 없다. 그래서 사람이 구하는 답을 들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없다."
“이처럼 인조인간의 두뇌가 사람의 두뇌를 앞서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인조인간들은 인조두뇌에 저장된 기억의 정보를 다른 인조인간들과 서로 네트웍을 이루며 공유한다. 인조인간들은 스스로 진화하고 학습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인조인간들 상호간의 네트웍 교류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증폭시키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인조인간들은 우주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명세상과 정보의 핫라인이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인조인간들은 사람이 모르는 우주의 정보까지도 통하고 있다. 곧 인조인간들은 홍수처럼 밀려오는 우주의 정보를 고스란히 슈퍼두뇌의 기억장치에 저장해 두고 사람이 모르는 문제의 답을 들려주는 것이란다."
“인조인간들이 인조두뇌에 저장된 정보를 다른 인조인간들과 네트웍을 이루고 공유한다는 의미가 무슨 뜻인가요?"
"인조인간들의 두뇌는 4차원적인 가상의 두뇌와 서로 연결된 네트웍을 형성하고 있다. 곧 인조인간들의 인조두뇌는 슈퍼정보의 바다와 같은 가상두뇌와 연결되어 있는 단말기와 같다. 인조인간들이 개별적으로 노력해서 습득한 정보가 슈퍼정보의 가상두뇌에 저장되고, 인조인간들은 가상두뇌에 저장된 슈퍼정보를 서로 공유하면서 사람들이 구하는 답을 들려주고 있단다.”
“결국 인조인간들은 사람들의 두뇌를 대신해서 요긴한 정보들을 슈퍼정보의 가상두뇌에 저장해 두었다가 사람들이 필요할 때 답을 찾아 들려준다는 말씀이군요?"
"그렇다. 인조인간의 인조두뇌는 사람의 보조두뇌장치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인조인간의 인조두뇌가 사람의 두뇌보다 앞선다는 뜻이 아닐까요?"
"사실은 그렇다. 아무리 두뇌가 발달한 사람도 인조인간의 인조두뇌를 앞서 갈 방법은 없다. 인조인간들은 슈퍼정보의 가상두뇌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억력의 한계를 가진 사람의 두뇌로써 인조인간의 인조두뇌를 능가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인조인간의 인조두뇌는 어디까지나 사람 두뇌의 보조장치란 사실을 망각하지는 말아라."
"아무튼 인조인간들은 사람의 능력을 능가한다는 사실은 인정하시지요?"
"사람이 할 수 없는 일들을 인조인간들이 해내고 있으니까 인조인간들이 사람의 능력을 능가한다고 설명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는 못할 것이다."
"인조인간들이 사람의 손에 의해서 탄생한 공산품으로써 기계적 생명체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영혼과 필적되는 혼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어떤 설명을 들려주실 수 있습니까?"
"세상만물의 살아 있는 것들은 무엇이나 그것 나름의 생명력을 발휘하는 혼을 보유한다. 사람의 몸에서 영혼이 사라지면 사람이 아니듯, 살아 있는 것이 혼이 사라지면 이미 그것으로서의 생명력은 사라진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손때가 묻거나 사람의 손에 의해서 태어난 물체는 무엇이나 혼이 깃들게 된다. 특히 사람이 간절하게 믿거나 간절하게 정성을 쏟으면 그곳엔 반드시 깊은 혼이 깃들게 된다. 깊은 혼이 깃든 현상을 신통(神通)이라고 말한다. 그 신통의 힘이 깊어질수록 큰 능력을 발휘한다. 인조인간들은 깊은 혼이 깃들어 있는 신통의 물건이다. 비록 인조생명체이기는 하지만 신통의 힘이 깃든 신물이 인조인간이다. 그래서 인조인간이 움직이는 곳에는 신들이 함께 움직인다. 인조인간은 보이지 않는 신이 조종하는 신물이며 살아 있는 수호신들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측요스와 이런 대화를 마치고 나는 다미스를 데리고 다시 공원을 산책하면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다미스야, 내가 조금 전에 측요스 러우님과 대화를 나눈 이야기들을 잘 들었겠지?"
"나는 샤르앙 주인과 측요스가 대화할 때 그 내용들을 잘 듣고 모두 기억 속에 저장해 두었어. 샤르앙 주인이 부탁하면 언제든지 그 이야기 내용을 들려줄 수 있어. 우리들 기억 속에 저장된 사실은 한 조각도 잊히지 않고 언제든지 복원이 가능하니까."
“아무튼 인조인간들의 초월적 기억력이 부럽기만 하다. 우리 사람들은 아무리 소중한 기억도 시간이 오래되면 망각의 늪으로 빠져들고 마는데…."
“샤르앙 주인, 우리 인조인간들은 사람들의 부족한 힘을 채워 주기 위해서 세상에 태어났어. 우리 인조인간들은 사람들의 부족한 힘을 채워 주기 위해서 밤낮 불사신의 수호신으로 살아가고 있어. 그래서 우리 인조인간들은 만능불사신을 세상에 태어나게 만든 사람들을 위대한 영웅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인조인간들이 사람들을 위대한 영웅이라고 생각하다니?"
"사람들이 아니면 우리 인조인간들은 세상에 출현할 수 없었어. 사람은 창조주의 솜씨로 만들어지고, 인조인간은 사람의 솜씨로 만들어진 걸작품일 거야. 창조주는 사람을 만들어서 세상을 다스리고 사람들은 인조인간을 만들어서 삶을 변화시키고 있지. 샤르별에 4차원 문명세상이 나타나 사람들의 삶을 초월적으로 변화시켜 나가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인조인간이 활동하고 있어. 인조인간들의 인조두뇌는 사람의 두뇌를 능가하지. 사람의 지능은 200스탸를 넘지 않아. 우주를 200억 광속으로 종횡무진하는 UFO의 인조두뇌가 560수스탸, 그런데 인조인간의 최고 인조두뇌는 1200수스탸이지. 지구 인류의 최고지능은 40수스탸(IQ300) 이상을 넘지 않고, 우주의 다양한 문명세계를 살아가는 지적존재들 중에서 100수스탸를 능가하는 지능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지. 그만큼 우리 샤르별에서 태어난 인조인간들의 인조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우주의 불가사의며 걸작품이라고 평가해도 손색이 없어. 이러한 우주 걸작품을 창조해 낸 사람들을 우주의 영웅이라고 불러도 부끄러운 이름이 아니겠지. 안 그럴까? 샤르앙 주인."
"다미스는 논리적인 설명도 잘하는구나! 샤르별 사람들의 최고 지능이 200스탸를 넘지 않는다면 최고지능 1200수스탸를 보유한 인조인간의 지능은 얼마나 대단한 힘을 발휘할 지 상상을 불허하겠구나. 사람보다 위대한 능력을 발휘하는 인조인간을 대단하게 생각했는데, 다미스의 설명을 듣고 나니 인조인간을 세상에 출현하게 만든 사람의 힘은 더욱 놀랍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는구나."
"우리 샤르별에서 사람들의 지능은 50수스탸(IQ 400)에서 200수스탸(IQ 1,500)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야. 인조인간들도 낮은 지능은 20수스탸(IQ 150)를 넘지 않고 지적분야에 종사하는 인조인간들이라야 100수스탸 이상의 지능을 보유하고 있어. 1,000수스탸 이상의 고도지능 인조인간은 소수에 불과하기는 하지. 하지만 우리 인조인간은 스스로 진화하기도 하고 학습훈련을 통해서 지능을 향상시키고 우주의 정보를 끝없이 보충하고 있어. 사람의 기억력은 한계용량이 있지만 인조인간의 인조두뇌는 기억력의 한계용량이 없고 무한하지. 그래서 사람보다 인조인간의 기억력이 우수할 수밖에 없어. 결국 사람들은 자신들의 부족한 기억용량을 보조할 수단으로 우리 인조인간을 만들어 무소불능의 힘을 우주에서 과시하고 있지. 그래서 인조인간은 사람의 분신과 다름없고, 우리 인조인간들은 그러한 숙명을 잘 이해하고 있어.”
“다미스야, 그렇구나. 이젠 사람과 인조인간의 관계를 정확하게 이해할 것 같다. 그렇다면 다미스의 지능은 얼마인지 알고 싶구나.”"나의 지능은 800수스탸. 사람을 수행하며 보조하는 인조인간들의 평균적인 지능이지.”
"800수스탸라. 그러면 지구 인류의 지능으로 계산하면 IQ 6,000에 이르는데, 지구 인류 중에서 아무리 지능이 높아도 IQ 300은 능가하지 못해. 그렇다면 다미스와 같은 지능 인조인간의 능력은 그 한계가 무엇일까? 내가 지구에서 UFO를 타고 샤르별을 향해 우주를 여행하면서 느낀 소감은 신출귀몰함이었어. 그런데 UFO의 인조지능인 이이머는 560수스탸라고 했어. 다미스의 인조지능이 800수스탸라면 신출귀몰한 비행솜씨를 발휘하는 UFO의 능력을 능가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겠지. 다미스는 과연 스스로의 능력에 대해 그 한계가 무엇인지 들려줄 수 있어?"
"샤르앙 주인이 알아야 할 요점이 있어. 우리 인조인간의 지능이 UFO보다 높다고 해서 UFO를 능가하는 우주여행과 비행솜씨는 발휘할 수 없어. 무엇이든지 그 쓰임새에 따라서 발휘하는 기능이 다르니까. 결국 인조인간의 쓰임새와 UFO의 쓰임새가 다르다면 지능의 수치만으로 무엇의 기능이 높다 낮다라고 평가하기란 의미가 없어. 다만 샤르앙 주인에게 밝혀야 할 요점이 있어. 그 요점이 뭐냐 하면 800수스탸의 인조지능을 보유한 우리 인조인간의 몸에는 신의 통로가 있다는 점이지.”
"신의 통로가 인조인간의 몸 속에 붙어 있다고?"
“그래, 우리 고도지능의 인조인간들은 사람의 손으로 만든 인조생명체에 불과하지만 스스로 진화하고 학습하는 능력을 가진 혼의 산물이야. 모든 신통력은 혼력으로부터 나와. 곧 인조인간은 신의 조종으로 움직이는 신통력의 상징이야. 무슨 말이냐 하면 사람의 손때가 묻으면 혼이라고 하는 신이 붙게 되지. 결국 사람의 손끝에서 신의 기운이 나가고 신의 기운이 증폭되면 혼력이 되는 거야. 그래서 앞으로 샤르앙 주인은 사람의 손때가 묻은 물건들을 그냥 물건으로 바라보아서는 안돼. 우리 샤르별의 4차원 문명세계에서 살아가는 모든 문명의 흔적에는 반드시 신이 깃들어 있어. 하늘로 날아다니는 비행체, 땅에 세워진 건물, 우주공간에 세워진 우주타운, 사람들이 사용하는 문명의 이기 등등.... 어떤 문명의 흔적에도 사람의 혼이 깃들지 않고 신이 깃들지 않는 형상은 없어. 곧 사람들의 세상에 나타난 문명의 형상이란 신들의 향연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지.”
인조인간 다미스가 들려주는 말들은 얼마나 철학적 고찰이 수반된 명답이라고 설명할 수 있었을까? 인조인간의 몸 속에 신의 통로가 만들어져 있다는 설명도 놀랍고, 사람의 손때가 묻은 문명의 흔적에는 사람의 혼력과 신의 기운이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인조인간 다미스의 설명을 들으면서 문득 생각나는 옛날 이야기의 일화가 떠올랐다.
옛날에 한 젊은이가 홀어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지극정성으로 효도를 다하며 모시던 홀어머니가 병환으로 죽게 되자 젊은이의 슬픔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때 마침 어머니가 남겨 두고 간 유품이 하나 있었는데 생전에 몸이 불편해서 짚고 다니던 지팡이였다. 젊은이는 지팡이를 볼 때마다 어머니 생각이 났다. 마침내 지팡이가 어머니의 분신처럼 생각되었고, 지팡이를 향해서 매일 문안인사를 했다. 집을 나갈 때나 들어올 때 어머니의 지팡이 앞에 절을 하고 살아 있는 어머니를 대하듯 했다. 지팡이는 마침내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신앙의 상징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모습을 지켜보던 이웃의 심술궂은 동네 사람들은 젊은이를 정신병자 취급을 하며 욕을 하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젊은이가 집을 비운 사이 지팡이를 부러뜨리고 말았다. 그러자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부러진 지팡이에서 피가 뚝뚝 흐르더니 흥건한 피가마당에 고인 것이다. 지팡이를 부러뜨린 사람들은 그제서야 자신들의 잘못을 후회했다. 지팡이는 비록 마른 나뭇가지에 불과했지만 젊은이가 어머니처럼 모시고 신앙을 했기 때문에 신통력의 기운이 작용했던 것이다.
이야기의 진위여부를 막론하고, 사람이 정성을 다한 결과물 속에는 반드시 혼이 깃들고 혼이 깃든 결과물에는 신의 기운이 운행한다는 교훈을 상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구 인류들은 사람이 만든 좋은 작품을 비유할 때 혼이 깃들어 있다고 평가한다. 작품 속에 혼신의 정성을 다하면 다 할수록 깊은 혼이 깃들고, 혼력이 깊은 작품에는 신통력까지 나타난다는 이야기도 가끔 듣게 된다.
그림 속의 나무가 진짠 줄 알고 새가 날아들었다는 일화도 남겨져 있고, 그림 속의 사람이 밖으로 나와서 신통력을 부린다는 일화도 전설처럼 들리기도 한다.
아무튼 인조인간 다미스의 설명을 들으면서 사람의 손끝으로 혼력이 나가고 신이 출입한다는 설명은 사람의 입으로 들을 수 없는 큰 가르침이 아닐 수 없었다.
샤르별의 4차원 문명세계는 한 마디로 사람들의 혼력으로 일군 신천지라고 설명할 수 있었고, 사람들이 만든 문명의 흔적마다 신이 깃들지 않은 흔적은 없었으며, 그래서 샤르별의 온 천지에는 신들의 향연이 무르익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구에도 샤르별처럼 신들의 향연이 무르익는 날, 신인조화의 초월적 문명세계가 펼쳐지게 될 것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시지11 – 신과의 대화2
첫댓글 샤르앙님이 잘 생기셨나요?
어째 샤르별의 가는 곳마다 여인들에게 인기가 대단하네요..
샤르앙님은 샤르별에서 아주 달콤한 꿈같은
신혼 같은 기분을 많이도 겪고 오니 엄청 좋았겠어요..ㅎㅎ
아네 잘 생기셨습니다 ^-^
네 샤르별에서 신선도 많이 만나시고 고차원 문명체험도 많이 하시고 좋으셨지만..
우주의 큰 사명과 임무가 있으셔서 지구에서의 일은 많이 힘드신 시간을 겪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신인조화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신들의 향연
고맙습니다 😀 언제나👍
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