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조 인조 임금이 이괄의 난으로 공주로 피난을 갔을 때의 일입니다.
워낙 급하게 쫓겨오는 임금은, 이틀 동안이 쫄쫄 굶다가 공주에 도착하여서야 수라상을 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잡은 민물고기를 반찬으로 시식하게 되었는데, 너무 시장했기 때문에 무척 맛이 있었습니다.
"참 맛있는 생선이구나. 이 이름이 무엇인고?"
"예, 묵이라고 하옵니다."
"뭐? 묵이라니? 아주 천한 이름이구나. 이처럼 맛있는 물고기에 그런 이름은 맞지 않다. 이제부터 이 생선의 이름을 은어라고 부르라고 하라."
"네이..."
이렇게 해서, 묵은 은어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난이 평정된 후 다시 서울로 올라온 임금은 언젠가 먹었던 그 별미 생선인 은어의 맛을 잊지 못해 다시 그것을 수라상에 올리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은어가 수라상에 오르긴 했지만 왕이 먹어보니 어쩐지 맛이 너무 없었죠. 그도 그럴 듯이, 이때는 다시 한양 궁궐로 돌아와 좋은 음식만 먹던 차였으니...
"어째 너무 맛이 없다. 이게 정말 은어냐?"
"그러하옵니다."
"엥이, 이름이 아깝다. 도루 묵이라고 해라."
이렇게 해서, 그 생선 이름은 도루묵이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같은 생선인데, 생선 맛이 변했겠나요? 왕 자신의 처지가 바뀐 탓에 입맛이 달라져서 맛없게 느껴진 거죠. .
여러분 이 교훈에서 무언가를 느끼십니까?
혹시 자신의 처지를 알지 못하고 타인을 함부로 평가하는 위와같은 어리석은 왕의 모습으로 살고 계시지는 않나요?
우리모두 한번쯤 깊이 새겨볼만한 고사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