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쇼'에 갇혀있는 대중의 삶
며칠 전 라디오서 "안녕하세요." 최화정 파워타임 최화정이에요!"하는 익숙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수 백 번도 더들어 이젠 일상이 돼버린 소리다. 순간 갑자기 머리속에 영화 '트루먼쇼'가 떠올랐다. '트루먼쇼'는 태어나서부터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트루먼쇼'라는 리얼리티 TV쇼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던 청년이 어느 날 이것이 쇼라는 것을 깨닫고 스튜디오를 탈출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른 영화 현대인의 관음증 현대인의 삶의 갇혀진 형태 등을 꼬집은 작품이다.
하여간 이 영화처럼 우리나라 도시인들의 삶은 너무나 반복적이고 전형적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북적이는 교통 지옥을 건너 바쁜 오전 일과를 치르고 점심 식사와 커피 한 잔 그리고 오후 업무 저녁 술자리 내지는 야근 다시 이른 아침 기상 주말도 별반 다르지 않다. 등산 낚시 골프 축구 야구 등의 운동및 레저를 즐거나 영화를 보거나 하는 것이 흔한 모양새다. 더 불어 맛집 한 두 개 방문 해주는 것도 필수다.
마치 이런 것들 중 하나를 하지 않으면 뭔가 뒤쳐지는 삶이라는 듯 SNS에는 천편일률적인 장면들이 올라온다. 이런 현상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대중이 거대한 '트류먼쇼'에 갖혀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종종든다. 필자가 며칠 전 라디오의 음성을 듣고 느낀 바로 그 장면처럼 말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실제 '트류먼쇼'가 반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그것 이다. 참가자들은 본인의 '자유 의지'라고 굳게 믿으며 진심을 다해 도전을 지속한다. 그러나 정해진 과정과 미션 연출자의 의도의 틀을 벗어날 수 없다. 적당한 시점에 한번씩 울어야 하고 '음악의 진정성'을 외쳐야 하며 또한 본인의 간절함을 호소해야 한다. 본인의 못느낄 뿐 대략 큰틀이 정해진 꼭두각시 노름인 셈이다. 무슨 조작설이니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공정한 경쟁이라고 하지만 결국은 정형된 상자 안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일종의 '트루먼쇼'라는 뜻이다.
최근 한 음악 방송에서는 '프로듀스 101'이라고 하는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아이돌 연습생 101명을 모아 놓고 시청자들이 온라인 투표를 통해 최종 10명의 멤버를 구성하는 '아이돌 그룹 메이킹 쇼'이다. 10대의 어린 소녀들을 1위 부터 101위까지 '줄' 세우고 일종의 계급을 부여하며 그 과정에서 소녀들은 무관심과 탈락의 아픔을 맛보게 된다. 이에 이 프로드램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은데 덕분에 그만큼 대중의 관심도 올라가서 시청률이 상당하다. 똑같은 의상 똑같은 화장 똑같은 표정 때문에 누가 누군지 좀 혼한스러워 보이지만 말이다.
하여간 하루는 '프로듀스101' 재 방송을 별 생각 없이 들여다 보게 된적이 있었다. '애들이 왜 이렇게 툭하면 울어?하는 생각을 하면서 프로그램 말미 즈음 한 무리의 아이들이 경쟁미션에서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를 불렀다. 그중 한 명의 호소력짙은 가창이 필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자다가 뒤퉁수를 맞은것 처럼 그녀의 노래에눈물이 나는 거다. 아! 궁시렁 거리며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다가 가슴 감동이라니 ... 이건 진짜 무슨 코미디 쇼의 한 장면같지 않은거다! 그러고 보니 필자의 이 반응 역시 누군가에 의해 미리 계획된 것이 아닌가 싶다. 욕하면서 보다가 기습적으로 감동 받아라! 뭐 이런 현대 대중의 삶은 어쩔 수 없이 '트루먼쇼'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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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靑泉 池古瓮
첫댓글 창의적이지 않은 프로그램들이 일상으로 우리를 가두는 일이 점점 두려워 지는 세상되어 갑는군요... 자신의 단조로운 일상을 생각해 봅니다. 감사
조직적인 사회 속에서는 필연의 장난 아니유 수많은 시청자들이 같은 내용을 보고 있는데 어찌 다른 생각을 하리 전부 공분하지유 노 서거때 모든 TV가 다 그런짓 했어유
TV를 왜 바보상자라고 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김사
개인이든, 사회든 어떤 틀속에서 짜여진 각본이나, 밋션을 부여 받아 움직이는 거대한 로봇들의 경연장이 돼가는 느낌이죠!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