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brunch.co.kr/@ultrahyunmin/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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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을수록 느끼는 건 남자는 결국 능력이라는 거다. 전문직에 종사하거나 사업을 크게 하거나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많다면, 그 외에 어떤 방식으로건 돈이 많다면 여자의 마음을 얻는 데에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사실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얘기긴 하다. 부모님도, 학교 선생님들도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고, 지금 여자한테 빠져서 공부 등한시하는 놈들 나중에 어른 되어서 후회할 거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내 피부에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나는 공부를 잘했다. 전교 1등도 해봤다. 반에서 3등 밖을 벗어난 적은 거의 없었고, 5등 밖은 세상에 없는 줄 알고 살았다. 하지만 나는 인기가 없었다. 인기가 있던 건 오히려 공부를 못 하는 아이들이었다. 술과 담배를 하고, 숙제나 준비물을 챙기지 않고, 말과 행동을 거칠게 할수록 인기가 많았다. 그때 나는 의심했다. 정말인가? 어른들은 공부 잘하면 나중에 예쁜 여자 만난다는데 왜 공부 잘 하는 나는 인기가 없고, 못 하는 저들이 더 인기가 있지?
그리고, 설령 어른들의 말이 맞더라도 그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설령 어떤 여자가 나를 사랑하더라도 그게 나라는 사람 자체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내 조건을 사랑하는 거라면 그 사랑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나중에 혹시라도 내가 가진 걸 잃거나 더 많은 걸 가진 놈이 나타난다면 그리로 갈아탈 것 아닌가? 드라마를 보면 늘 가난한 남자 주인공은 진심어린 사랑과 배려로 여자를 지켜주려 하고, 속물적인 악당은 돈과 권력으로 여자를 굴복시키려고 하던데, 나더러 그들처럼 되라는 것 아닌가? 돈과 권력으로 사람의 마음을 얻어내는 거라면 조건 만남이나 매춘과 다를 게 뭐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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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어른들이 했던 말이 다 맞았다. 돈이 많으면 정말 사랑하게 된다. 감정이란 우리의 본능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사람은 밥을 먹고 잠을 자야 살 수 있기 때문에 밥을 배불리 먹고 잠을 푹 자면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고, 썩은 열매나 고기를 먹으면 병에 걸리거나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음식 썩는 냄새를 맡으면 불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랑이란 감정은 어떤 본능을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가. 번식이다. 사랑에 빠져야 섹스를 하고, 섹스를 해야 아이를 낳아서 내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번식을 하는 데에 있어서 남자의 사회적 지위는 매우 중요하다. 돈이 많고 권력이 있어야 여자가 아이를 낳고 기르는 동안 물질적, 정신적 지원을 해줄 수 있다. 그래서 여자는 남자의 사회적 지위에 이끌린다. 남자들이 외제차를 사거나 명품을 들고 다니는 이유도,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행동하라고 하는 이유도 다 그런 것들이다. 그런 것들을 통해서 내가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진 남자라는 걸 보여줘야 여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 결혼 적령기의 여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사춘기 여학생들도 똑같다. 학창 시절 나는 공부를 잘했지만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지는 않았다. 그녀들은 학업 성적이나 집안 환경보다는 큰 키나 잘 생긴 얼굴, 남자다워보이는 행동 같은, 보다 본능적인 것들에 이끌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춘기 여학생들은 순수하고, 결혼적령기 여성들은 속물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사회적 지위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에는 싸움 잘하고 거칠게 행동하는 남학생들이 일진으로서 높은 사회적 지위를 차지하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돈 잘 버는 남자들이 높은 사회적 지위를 차지한다. 그래서 여자들은 학창 시절에는 일진 오빠를, 어른이 되어서는 전문직 남성을 좋아한다. 그건 여자가 바뀐 게 아니다. 사회적 지위의 기준이 바뀐 것 뿐이다. 그녀들이 원하는 건 언제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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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조건 만남도 아니고 매춘 같은 것도 아니다. 진짜 사랑 맞다. 남자가 여자에게 선택받기 위해 사회적 지위를 높여야 한다면, 여자는 무엇을 해야할까? 예뻐져야 한다. 어리고, 날씬하고, 잡티없이 맑은 피부와 건강미있는 몸매를 가져야 한다. 그런 지표들을 통해 남자들은 이 여자가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겠구나, 이 여자와 결합해서 태어난 내 아이가 오래 살아남아서 내 유전자의 절반을 후대에 전달할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신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남자들은 예쁜 여자에게 끌린다.
하지만 그걸 두고 사랑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남자에게 아내 혹은 여자친구가 왜 좋냐고 물었을 때, "예뻐서요." 라고 답하는 건 자연스러운 답변이지만 여자에게 남자를 왜 택했냐 물었을 때 "돈 많아서요."라고 답하는 건 썩 좋게 들리지 않는다. 결혼식에서 신부가 입장할 때 사회자가 "봄날의 꽃처럼 아름다운 신부가 입장하고 있습니다."라고는 하지만 신랑이 입장할 때 "돈 많고 잘 나가는 신랑이 입장하고 있습니다."라고는 하지 않는다.
아름다움은 그 사람 자체에 속한 것이지만, 돈은 그 사람 자체가 아닌 배경이라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일견 맞는 말이다. 신체적 아름다움을 누군가에게 양도할 수는 없지만 돈은 얼마든지 양도할 수 있다. 내가 죽으면 나의 외형은 나와 함께 사라지지만 돈은 사라지지 않는다. 유산이라는 형식으로 친척이나 가족들에게 배분된다. 어린 시절 내가 남자의 돈과 권력, 직업에 이끌리는 게 순수한 사랑이 아니라 생각했던 건 그래서일 것이다.
하지만 둘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모든 생명 가진 것들은 본능적으로 번식을 추구한다. 연어는 목숨을 걸고 강물을 거슬러 오르고, 새들은 바다를 건넌다. 인간도 다르지 않다. 짝을 만나고 가족을 이루려고 공부하고, 돈 벌고, 경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것들이 필요하다. 남자는 여자의 아름다움과 젊음이 필요하고, 여자에겐 남자의 물질과 권력이 필요하다. 결국 입장 차이일 뿐이다. 남자가 더 순수한 것도, 여자가 더 속물적인 것도 아니다.
내가 그걸 순수한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건 내가 남자라서일 뿐이다. 나는 남자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지위로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데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걸 달가워하지 않는다. 쉬운 길을 두고 고되고 위험한 길을 가려 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여자들 욕을 한다. 돈만 밝히는 김치녀라고. 하지만 그렇게 말하려면 자기들도 여자 외모를 따지지 말아야 한다. 못생기고 뚱뚱한 여자라도 있는 그대로, 내면의 아름다움만으로 사랑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남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러니 여자들에게 속물, 김치녀라며 욕할 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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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건, 돌이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나는 좋은 대학을 나왔고, 대기업에 다니고 있다. 사회적 지위로 적어도 20%에는 들 것이다. 이정도면 나쁘지는 않은 조건이다. 하지만 더 위로 올라갈 방법은 사실상 없다. 내 인생은 아마 이대로 흘러갈 것이다. 1년 뒤에는 2백만 원 더 받고, 2년 뒤에는 4백만 원 더 받고, 5년 뒤에는 1천만 원 더 받을 것이다. 크게 달라질 게 없을 것이다.
물론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 나는 앞으로도 부지런히 글을 찍어낼 것이고, 그걸 모아 책을 낼 것이고, 내 이름을 알릴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건 돈을 벌기에 좋은 방법이 아니다. 재테크나 부업을 하는 게 노력 대비 훨씬 효율적인 방법이다. 이 방법으로 내가 크게 성공할 가능성은 썩 높지 않다.
어른들 말씀을 더 잘 들었어야 했다. 정말로 공부 열심히 해서 돈 많이 벌면 여자에게 인기가 많아지는지, 그렇게 해서 여자를 얻은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따위의 것들을 묻지 말았어야 했다. 그냥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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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예쁜거만 존나 따져댈거면 이렇게 생각하는게 맞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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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마인드야 애초에 기대한 적도 없고, 굉장히 편협한 글인 것도 맞지만.. 그쪽 감성쪽에서는 나름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해ㅋㅋ 어차피 나는 이미 탈출한 시장이라 상관 없기도 하고.. 멀리서 보니까 재밌네
맞는말인데
능력 말고 매력이란 방법도 있는데… 그리고 불특정 다수의 이성을 대상으로 내가 인기가 없다 한탄하는 거 그게 더 순수하지 않은 것 같음 누군갈 좋아하는 게 선행되고, 그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 노력해야하는게 맞는 거 아냐? 그냥 저 글은 베타남의 알파남 되고싶은 한탄 그 이상 이하도 아닌듯
ㅉㅉ 니 사회적 지위 그딴거 필요없고 걍 내가 존나 잘나가길 바란단다^^^
삶의 목표가 여자, 번식인가 정말 인간 안같고 짐승같다(말 그대로)
얘 페미니스트 혐오 책까지낸 애임
진짜…얕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