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다룰 듯..대변인 "내달 각료회의 때도 가능"
WTO 규정 '실효성' 의문.."中, 경상흑자 감소 내세울 것"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 세계무역기구(WTO)가 브라질의 문제 제기를 토대로 위안 환율 문제를 처음으로 논의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앞으로 추이가 주목된다.
WTO의 위안 논의는 WTO 규정이 환율 '조작'을 규제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일부 통상 전문가가 분석해온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또 중국이 국제사회의 압박과 국내 경제의 필요성을 고려해 그간의 수출 주도형 경제에서 벗어나는 모습이 갈수록 완연하다는 분석과도 때를 같이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6일 '위안 환율 조작 논의가 WTO로 옮겨진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WTO 대변인을 인용해 WTO 회원국들이 위안 환율을 다루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저널은 이에 따라 아마도 내년 상반기 중 이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WTO 대변인은 WTO가 내달 회원국 각료회의 때도 위안 문제를 다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위안 환율 문제를 지난 9월 WTO에서 처음 거론한 브라질의 페르난도 피멘텔 통상장관은 이번주 기자들과 만나 "환율 변수들이 중남미 생산 구조에 큰 타격"이라고 강조했다고 저널은 전했다.
브라질은 당시 중국의 싼 수출품 때문에 브라질 산업 생산이 부분적으로 타격받고 있다며 저평가된 위안화가 브라질 산업 기반을 크게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통상 전문가는 WTO 규정이 환율 문제를 바로잡는데 효율적이냐에 의문을 제기했다.
워싱턴 소재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게리 후프바우어는 저널에 환율 조작을 막는데 WTO 규정이 아마도 효율적이지 못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WTO에서 위안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중국을 추가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WTO 대변인도 회원국이 환율 정책으로 시장 접근을 제한하지 못하도록 WTO 규정이 금지하고는 있으나 "실제 환율 분쟁에서 그런 규정이 효과 있는지는 검증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관련 규정이) 어떤 식으로 해석될지도 미묘한 문제"라고 그는 덧붙였다.
대변인은 따라서 내년에 위안 문제가 다뤄지면서 WTO가 관련 규정을 손질해야 할지 여부도 점검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저널은 16일 별도 기사에서 중국의 경상흑자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중국 경제가 갈수록 수출 의존에서 이탈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중국 당국이 전날 공개한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경상흑자가 지난 3분기 한해 전보다 43.5% 줄어 578억 달러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올 들어 3분기까지 3%로 낮아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저널은 분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비율은 5.1%였던 것으로 비교됐다.
베이징 소재 드래고닉스 리서치의 아서 크뢰버 대표는 저널에 "중국이 경상 및 무역 흑자를 나름 상당히 줄였다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따라서 `우리가 알아서 하고 있으니 가만히 놔두라'고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널은 이와 관련,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이 지난주 하와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동 때 존 브라이슨 미 상무장관 등과 만났을 때 중국의 무역흑자가 줄었음을 지적하면서 이는 "위안 가치가 기본적으로 공정함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의 이런 구조 변화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크뢰뵈는 중국의 경상흑자가 크게 줄었다고는 하나 핵심인 소비가 늘어나서라기보다는 인프라 투자가 증가한 것이 큰 원인임을 지적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중국 내부 경제 구조가 균형을 상실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저널도 지난해 중국의 소비가 GDP에서 차지한 비율이 47.4%로 2007년의 49.5%에서 줄어든 반면 투자는 41.7%에서 48.6%로 많이 늘어난 것이 현실이라고 중국 당국 통계를 인용해 지적했다.
원문보기: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1/11/16/0603000000AKR2011111606240000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