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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시대 mebow
글출처-82쿡
밑에는 번역본인데 미국에서 산타를 만났다고 주장한 남자
처음엔 정신이상자 취급을 받았는데 심리학자들과 정신과의사들이 계속해서 유도심문을 해도
상황묘사, 감정선, 탐지기 동원까지 이건 정말로 겪은걸로밖에 볼 수 없다며
영화로 만들려고 했다가 스토리 자체는 단조로와서 투자를 받지 못했다 함
진짜 존잼이야 ㅋㅋ
이따금씩 자면서도 몸이 마음처럼 움직여지지 않는다고 생각할때가 있다.
그날도 마치 가위에 눌린것처럼 몸은 바닥에 눌러붙어 있고 여기가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혼미한 정신에서 반쯤 깨어났던것 같다.
나를 부르는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내가 이런 몽롱한 상태에서 왜 깨어났는지는 뿌연 시야에 들어오는 광경으로 알 수 있었다.
귀를 쫑긋 세우고 날씬하고 야무진 용모를 갖고 있는 사슴들이 내 종아리며 손이며 볼살 등을 혀로 핥고 있는 것이었다.
마치 내 몸이 시원한 샘물인냥 그것들은 또랑또랑한 눈과 여유로운 숨소리로 나를 핥아주고 있었다.
이게 꿈인가 싶어 꿈에서나마 이 아름다운 사슴들을 안아봐야지 했지만 역시 내 몸은 마음대로 일으켜지진 않았다.
자꾸 손끝에 힘을 주어 팔을 움직여보려 했지만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내 몸을 납작하게 누르고 있는듯 난 눈만 꿈뻑꿈뻑할 뿐이었다.
분명 내 방이 맞는데 자꾸 열려있지 않은 창문사이로 무수히 많은 안개가 들어왔다.
평소의 축축미지근한 안개와는 다른 내 몸을 뭉굴뭉글 포근히 감싸주는 아기솜털같은 안개였다.
그 안개는 회오리처럼 뱅뱅 돌더니만 곧 두개로 쪼개져 길을 만들어냈다.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 저 멀리 어딘가까지 만들어지더니 그 사이로 누군가가 나에게로 가까워져 오고 있었다.
내 나이 스물아홉, 산타에 대한 환상에서 깨어난지는 언제인지 가물할 정도의 세상의 찌든때가 묻을대로 묻어버린 나이였다.
하지만 내 눈앞에서 포실포실한 수염을 한손으로 만지며 다른 한손을 내밀어 날 잡아주는 존재는 분명 어릴적 만화책에서도, tv에서도, 편지봉투 안에서 볼 수 있던 산타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내 의지대로는 움직이지 않던 몸이 산타가 손을 잡아주자 물기빠진 솜처럼 너무나 가뿐해졌다.
내가 일어서자마자 내 팔목을 핥고 있던 사슴의 꼬랑지 뒤에는 산타가 타고왔던 썰매바구니보다는 조금더 작은 바구니가 만들어졌다.
사슴은 내게 엉덩이를 내밀고는 자신의 썰매 위에 빨리 타라 재촉하며 웃기 시작했다.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천사같은 사슴의 웃음소리에 정신을 놓고 있다가 천천히 그 바구니 안으로 들어갔다.
바구니 속으로 들어가자 사람이 가장 평온할 수 있는 온도의 거대한 물방울 속에 쌓여있는 느낌이 났다.
산타가 날 태운 사슴에게 눈을 찡긋하는 신호를 보내자 썰매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그 환상적인 웃음소리를 계속 흘리며 달리기 시작했다.
산타가 타고있는 사슴과 내가 타고 있는 사슴은 곧 나란히 달리기 시작하더니 알수 없는 언어의 대화를 쉴새없이 속삭이기 시작했다.
무슨 말인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그것은 내 몸을 나른하게 만들어줄 정도의 나긋나긋한 하모니카 소리처럼 정겨웠다.
어디로 온건지 어떻게 온건지 얼마나 걸린건지, 그 곳에서는 아마 시공간의 개념이란 것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듯 했다.
무언가 떠올려 생각을 하고싶어도 마치 내 머릿속 기억저장소 속에서는 담배처럼 가는 연기만 폴폴 새어나오는듯 했다.
눈이 시릴정도로 하이얀 눈밭을 달리다 한 집앞에서 사슴들은 멈춰섰다.
산타가 내 손을 잡고 썰매에서 내리자 사슴이 끌고왔던 바구니는 금새 내 눈앞에서 없어져 버렸다.
사슴들은 약속이나 한듯 정원에 넓게 패인 반짝이는 호수로 달려가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산타가 한번 가보라고 손짓을 하여 나도 달려가 보았는데 호수 안을 들여다보니 사슴들의 모습만 비춰질뿐 내 얼굴은 보이질 않았다.
웃음을 멈출줄 모르고 너무도 맛있게 먹는 사슴들의 표정을 보고 나도 손에 물을 담아 꺼냈더니 그것은 물보다는 더 쫀득한 젤리수준의 액체였다.
접해보지 못한 생소함에 살짝 입만 대보기만 했는데도 입안 가득 퍼지는 그 달콤함에 난 바로 자리에서 무릎을 꿇어버릴 정도였다.
집앞에 서있던 꼬마산타들의 안내를 받으며 한걸음 한걸음 디디는데 정말 고운 보석가루같은 것들이 발바닥에 밟혔다.
쭈그려앉아 그 색색가지의 보석가루들을 만져보고 향이 너무 좋아 그것을 먹어보려 했는데 어린산타가 마구 웃어대며 그것은 이곳에서 '흙'이라 부른다며 맛은 분명 없을것이라 장담했다.
산타할아버지와 어린산타들, 그리고 여러마리의 사슴들이 함께하는 만찬이 시작되었다.
웬 사과만한 포도가 껍질채 벗겨져 있어 그 통통한 알을 두손으로 집어 한입 물어보았는데 다른 음식들을 먹을때에도 입안에서 계속 침이 고일정도로 새큼했다.
이름모를 나뭇잎들과 꽃잎들을 섞어 아까 호수에서 먹었던 그 젤리를 소스로 뿌려 만든 샐러드와 구수한 나무향내가 너무도 진하게 풍겨져 나왔던 황토색 쿠키, 보슬보슬한 눈위에 고소한 우유시럽을 뿌린 빙수...
그 행복이 너무도 황홀해 이 시간이 1초가 지나면 깨질까, 5분이 지나면 없어져버릴까 두렵기조차 했다.
산타는 나를 데리고 은반으로 되어있는 미끄럼틀 앞에 세워놓았다.
그 앞에서 멈칫했던 이유는 미끄럼틀이 아래가 아닌 위를 향해져 얹혀져 있었던 것이었다.
내가 산타를 한번 갸우뚱 바라보자 산타는 걱정하지 말라는 표정으로 나를 앉혔다.
산타가 바로 내 뒤에 앉아 날 끌어안고 몸을 움직이니 미끄럼틀에선 무지개색으로 광선이 나오며 우리를 이끌었다.
생각보다 너무 높이 위로 올라가는것같아 눈을 언젠가부터 꽉 감았는데 곧 산타는 내 눈가에 손을 대주었다.
난 천천히 눈을 떠 아래를 보았는데 세상이 통째로 잠들어버린듯 고요하고 어두운 가운데 집을 지키고 있는 몇몇 강아지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위로 도착하자 셀 수 없을만큼의 수많은 이름표가 각각 크기가 다른 서랍 앞에 붙여져 있었다.
산타가 곧 그 서랍장을 하나하나씩 모두 빼내기 시작했다.
나도 가만히 있을수만은 없어 산타를 도왔는데 아마 그 이름들의 주인공에게 나눠줄 선물인듯 싶었다.
인형, 공책, 연필, 살아있는 고슴도치, 가방, 어떤 아이는 우유를 그렇게 좋아하는지
초코우유, 바나나우유, 딸기우유, 메론우유 등등의 갖가지 종류의 우유가 들어있는 서랍장도 있었고
어떤 아이는 심장이 많이 아픈지 팔딱팔딱 뛰고 있는 심장이 들어있는 서랍장도 볼 수 있었다.
그 선물을 계속해서 넣어도 산타가 들고있는 선물주머니에 부피는 커지지 않았다.
이 많은 것을 어깨에 지고 가려면 힘들겠다 미리 생각해 산타의 어깨를 안마해주었던 내 손이 민망해지는 순간이었다.
작업을 다 마치고 나도 산타가 건내주는 자그마한 선물주머니 하나를 들자 언제 올라와 있었는지 호수에서 함께 물을 마셨던 사슴들이 웃으며 등위에 다시 바구니를 만들고 대기하고 있었다.
산타는 아이들의 머리맡에, 양말주머니에, 돌돌 말린 수건에, 텅 빈 책가방안에 선물을 하나하나씩 놓아주기 시작했다.
산타는 선물 하나를 놓은뒤, 꼭 아이들의 이마에 짧은 키스를 해주었는데 신기했던것은 그 키스를 받고난 후면 잠자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에 환한 미소가 지어진다는 것이었다.
어느새 산타가 들고있던 선물주머니는 산타의 손에서 없어져 있었다.
산타는 한집에 멈춰서 내가 들고있는 선물을 전해주고 오라는 손짓을 했다.
이번에야말로 내가 아이들에게 직접 선물을 전해줄 수 있겠구나 들뜬 마음으로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가만가만 아무것도 모르고 천사같이 잠들고 있는 요녀석들이 선물을 받고싶어 이렇게 거대한 양말을 걸어놓다니, 아이들의 귀여운 욕심에 웃음이 났다.
양말 안에 선물을 넣어놓고 밖으로 나오려는 순간 안방에 꼭 껴안고 잠이 든 젊은 부부가 보였다.
그중 부인으로 보이는 한 아리따운 여인이 내가 있는 쪽으로 자세를 돌리고 잠을 자고 있었는데 그 아름다움에 취해 난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한참동안 멍하니 그 자리에 멈춰서 있었다.
그러다 그 여인과 꼭 껴안고 있는 남자는 몸을 뒤척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금 뒤척이다 다시 잘듯 했지만 점점 동작이 커지기 시작했고 눈을 떠 여인의 볼에 사랑스러운듯 입을 맞추고 몸을 일으켰다.
나가야 하는데, 들키면 안되는데 마음이 급했지만 발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산타, 제발 절 도와주세요!" 크게 외치고 싶었지만 벙어리가 된듯 말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점점 그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난 바보같이 움직이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서 다가오는 그 남자의 큰 흉터가 진 발등만 지켜보고 있었다.
다가온다..
다가온다....
다가온다...........
곧 그 발은 내 눈 바로 앞에서 멈춰섰다.
그 이후로의 상황은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눈을 떠보니 난 무사히 내 집 내 침대 위에 누워있었고 변한것이 있다면
난 그 다음해 크리스마스날인 오늘 내가 선물을 놓고왔던 집에서 잠을 자고 있던 그 여인과 똑같이 생긴 부인을 맞이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 하나, 결혼식을 하며 서약의 키스를 하는 순간 문뜩 떠올린 것은 결혼식 전날이었던 어제 아내에게 저녁을 먹고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주기 위해 물을 끓이다 발등을 데였다는 것,
그리고 나의 데인 왼쪽 발등과 지난해 크리스마스 내 앞에 멈춰섰던 그 흉터난 왼쪽 발등이 일치한다는 것이었다.
첫댓글 와 ,,,, 동심이 살아나는 기분이야 ,,
영화한편 본 기분
이런거 너무 좋아ㅠㅠㅠ
와 진짜?우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