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허선사 몰매도
경허 스님이 산고개를 넘고 있었습니다.
그때 동네 아이들이 산에서 땔감을 구해서 한 짐 짊어진 채 내려왔습니다.
경허 스님이 그 아이들을 불러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너희가 나를 알겠느냐?"
아이들은 눈이 동그래졌습니다.
처음 보는 스님이 "나를 아느냐?"고 물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스님을 알지 못합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경허 스님이 이렇게 또 물었습니다.
"너희가 나를 보느냐?"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네, 지금 스님을 보고 있잖아요."
그러자 경허 스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가 나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나를 볼 수가 있느냐?"
그 말끝에 경허 스님은 말했습니다.
"너희가 들고 있는 지게 작대기로 나를 한번 때려 보아라. 만약 너희가 나를 제대로 때린다면, 엿을 사 먹을 수 있도록 돈을 주겠다."
"정말이죠, 스님? 돈을 주셔야 돼요."
지게 작대기를 든 아이가 정말로 경허 스님을 때렸습니다.
'탁!'
한 대 맞은 경허 스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맞지 않았다. 어디 다시 때려 보아라."
아이들이 말했습니다.
"저희는 분명히 스님을 때렸습니다."
"나는 맞은 적이 없다."
그러자 아이들이 다시 경허 스님을 작대기로 세게 때렸습니다.
"이번에는 맞았지요?"
"아니, 나는 맞지 않았다. 다시 때려 보아라."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아무리 작대기로 스님을 세게 때려도 경허 스님은 맞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결국 아이들이 따졌습니다.
"스님, 엿 사 먹을 돈을 안 주려고 그러시는 거죠?"
경허 스님은 바랑에서 돈을 꺼내 아이들에게 주면서 말했습니다.
"내가 돈은 주마. 그런데 나는 맞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아이들이 분명히 때렸는데도 경허 스님은 맞지 않았다고 하니 말입니다.
경허 스님은 충남 서산의 천장사에 주석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천장사 법당 벽에는 경허 스님이 몰매를 맞고 있는 '경허 몰매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경허의 몰매'에 담긴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요?
#경허성우선사 #중앙일보 #경허몰매도
첫댓글 _()()()_
옴 아비라 훔 캄 스바하()()()
고맙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