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너무 심하게 즐긴다고
강바람님과 만나기로한 약속을 잊어 버렸다.
집에서 나설때는 먼저 만나 뵙고 내 일을 볼 생각이었는데
워낙 호박의 용량이 그런지라....
강바람님....
죽을 죄를 지었습니더.
한번만 살리 주이소. 얼마나 노는데 미쳤는지 강바람님과의 약속,
알바 가는것도 이자 뿌고......
용서해 주이소. 다시는 이런일 없도록 하겠심니더.
어제는 한달여 만에 로스 안데스가 부산에 왔다.
로스 안데스란 남미 에콰도르 원주민으로 구성된 그들의 전통 음악을 연주하는 그룹이다.
수년전 작은 체구에 피부가 까만 네 남자가 연주하는 모습에 혼이 빠져 지금도
자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전통 음이 궁상각치우 오음계 듯이
이들도 스펜의 침략을 받기 전에는 오음계였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그들의 연주는 첨 부터 그렇게 나설지가 안았던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정모때 초청 해서 안데스 음악말고도
롯데 자이언트의 응원가 부산 갈매기와 Dont cry 홍도를 들려 드리고 싶다.
이들은 거의 타고났다해도 과언이 아닌 구전 음악을 한다.
악보? 콩나물도 없는 나라에 뭔 악보. 악보 보고 연주 하는걸 이들은 웃읍게 안다.
(사실 교육을 안받아 볼줄 모르거던.. ㅋ)
오늘은 어제 피곤을 핑계로 Re 꽃밭에...를 못 올렸다.
그래서 오늘 글이 인터넷을 타고 세상에 퍼지면 내가 얼굴 못 드는건 문제가 아니지만
우리집 이쁜 걸 잘난 뽀이의 앞으로 나아갈 길에 씰데없는 방호벽이 될까봐
매우 염려 스럽지만......
어릴적 병치레가 잦았던 관계로 나는 성장발육도 또래들 보다 많이 늦은 편이었다.
키는 물론이지만 신체의 발달도 늦어 여고 시절 친구들과 주말에 기차 여행이라도 갈라치면
말을 안해도 내 표는 반표(어린이 할인)였고 친구들이랑 완행열차에 나란히 앉아 게임이라도 하면
옆에서 구경 하시던 어른들이 "아이고~ 동생이 더 잘하네.에서 고놈 작아도 참 야무네(똑똑하네)" 였다.
근데 그건 정말 새발에 피고 모기발에 워카였다.
내 평생에서 최고의 치욕을 들라면 바로 지금 하고자 하는 이 이야기인데
세월이 지나니 그 상처도 나름대로 잊어지고 아물어진 관계로 고백을 한다.
앞에서 서술(많이 건방져 졌다. ㅋ)했지만
나만 그랬는지 그 시절 우리는 대학을 위해 머리 싸맨 기억이 별로없다.
여고 2학년 여름 방학이 가까워 오자 우리 일당 일곱명은 캠핑이란걸 가기로 했다.
내년이 고 3이니 대학준비 때문에 힘들거라 마지막으로 우리끼리 떠나 보자고.....
요즘은 여자 아이들이 베낭만 매고 해외도 쉽게 가는 세상이지만 우리의 그 시절은
계집아이들이 집 밖에서 밤을 지낸다는건 흉 중에도 아주 큰 흉으로 생각하였다.
다른 엄마들 보다 훨씬 개방적이고 우리 엄마도 여행이란 말에
텍(턱)도 없는 방송 말라고 일언지하에... ㅠㅠㅠ
담날 똑 같거나 비슷한 수준의 닭대가리 일곱개가 중국집 다다미 방에서
작전을 짰다.
집집마다 다니면서 설겆이며 빨래며 엄마들 일을 거들고 신임을 얻은 다음에 다시
허락을 얻기로...
(우리들의 엄마들은 딸들의 미모가 그 시절 트로이카 불리던 김자옥, 장미희나 정윤희과 정도로 생각 하셨던지)
맨날 매레이 새끼 (매미 새끼)처럼 이집 저 집 어울려 다니며 기타나 치고 멧돼지 멱따는
소리로 혀도 돌아 가지 않는 팝송을 불러대던 우리가
노동의 가치를 알고 서서히 캠핑을 포기 할 즈음에 허락이 떨어졌다.
그때 부터 우린 장소 선정부터 물놀이 용품 특 이쁜 수영복 사러 다니느라
아예 우리의 신분을 망각하고 살았다.
떠날날은 점점 다가 오고 수영복을 먼저 준비한 친구는 책가방에 몰래 숨겨와 쉬는 시간에
자랑을 하는데 나는 수영복이 맘에 드는게 없어 속이 탈대로 타 들어 가고 있었다.
그 시절도 여고 2학년쯤 되면 가슴도 이쁘게 봉긋 솓아 있고 허리 선도 생기고 힙도
제법 여성스럽게 보일때다.
근데 나는.....
지난해까지도 가족들과 해수욕이랍시고 가면 초딩들 수영복 말고는 맞는게 없었다.
몸이야 우찌 작은 싸이즈 하믄 되는데 그느무 가슴이 나바론 절벽에 압정 신세를 겨우 면한터라
숙녀용 수영복을 입고 물에 들어가면 가만 있던가 앞으로 도드라져 보여야 할 가슴의 스펀지가
되려 거꾸로 들어가는 통에 맨날 가슴을 싸안고 혼자 놀던지 아님 태양이 이글거리는 모래밭에
땀을 뻘뻘 흘리며... ㅠㅠㅠ
나의 이런 고민을 친구가 눈치를 챘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죽어도 짹이라고 온갖 묘책을 다 구하던 나에게 여럿이 흩어져 내게 맞는
수영복을 찿아 보기로 했다.
하물며 쉬는 시간 칠판에 내가 캠핑을 떠날수 있게 대안을 내 놓는 친구에게
부산역 앞의 화교 골목의 군만두 공갈빵을 배가 터지게 사 준다는 글까지 올렸다.
지성이면 감천이랬던가
시내쪽에 살고 있던 친구가 내게 꼭 맞는 물건을 보아둔게 있다고 연락이 왔다.
학교가 파하기 무섭게 닭대가리 일곱개와 시내 동무 그리고 긴가 민가하며 따라 나선 동지들까지
국제 시장옆에 자리한 케네디 시장, 일명 깡통 시장(밀수품이나 미군 부대에서 나온 물건, 구호 물자 들을 팔던..)
으로 몰려 갔다.
나는 그 물건을 보는 순간 너무 감격 스러워 눈물을 흘리고 왕서방 다다미 방에서 배가 터져 죽을지도 모를
내 동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 날 나는 잠들어 있는 엄마의 손가락에서 금반지를 빼다 왕서방 집에 갖다 줄 만큼이나 과용을 했다.
(실제 빼지 않았고...)
더뎌 우린 일광으로 시외 버스를 타고 룰루랄라 캠핑을 떠났다.
오빠가 무서워 집에선 입지도 못하던 울 엄마 말씀대로 겨우 똥구멍(표현이 좀 그렇나?)만 가려지는
핫 팬츠도 입어 보고 가슴이 봉긋한 숙녀더러 언니따라 소풍 왔냐고 할 사람도 없는 그 유토피아로.....
우린 민박할 방을 구했는데 워낙 철이 철인지라 옳은 방은 없고 방 가운데 크다란 기둥이
두개나 서 있는 이상한 방을 잡아 짐을 풀었다.
다른 친구들이 식사 준비 어쩌구 하는데 나는 오로지 수영복 입고 똥폼 잡을 꿈에 젖어
바닷물에 발이라도 좀 담그자고 애들을 꼬드겼다.
차칸 내 동무들...
모두 방에서 수영복으로 갈아 입게 한 다음 나는 거금을 투자해 준비한 나의 인조 가슴을 수영복 앞 가슴에
넣고 너무도 거만스럽게 모래를 밟으며 걸었다.
얼마 나가지 않아 한떼거리 남정네가 같이 놀자며 추근덕 대자 나는 다시 한번 내 가슴을 내려다 보며
그 위력에 감탄에 또 감탄을 했다.
닭대가리 일곱과 상대 남자 애들은 서로 커플을 정해서 놀기로 했는데 천우신존지
내 짝꿍은 키도 크고 인물도 준수한 편이었다.
남자 아이들은 수영을 가르쳐 준다며 우릴 바다물속으로 데리고 갔다.
그날따라 물은 왜 그리도 차고 파도까지 치던지....
난 메너 좋고 인물 좋은 짝꿍한테 홀랑 빠져서 입술이 시퍼래지도록 물에서 나가질 않았다.
그런데 그때 모래밭에 앉아 있던 친구가 벌떡 일어 나더니 뭔가를 가르치며 고래 고래 소리를 치는게 아닌가
나는 입술 시퍼런건 뒷전이고 이젠 위, 아랫니가 딱딱 소리를 내는것도 참고 열씨미 노는데....
그때 나랑 놀던 남학생이 폼나게 헤엄쳐 가더니 뭔가를 건져서 내게 내밀었다.
세상에.....
내 손엔 수영복에 꼭꼭 감춰져 있어야 할 나의 숙녀가 나의 인조 가슴이.....
(그때 친구가 손가락으로 가르치며 소리 지른건 젖, 젖, 젖...이었다.)ㅠ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 친구들이 불러도 모른체 마구 뛰어 들어와
텅 빈 방에서 한참을 울다가 잠이 들었다.
문제는 그기서 끝이 아니었다.
저녘을 대강 챙겨 먹고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 우리방 창으로 후래쉬 불빛이 비치는게 아닌가?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벌떡 일어나 앉았다.
다시 닭대가리 일곱개를 붙이고 앉아 궁리를 했다.
방에 사람이 없는것 처럼 빛의 반대 방향으로 숨자는 그였다.
그런데 미치고 환장할 노릇인것이 후래쉬 불빛은 동서남북 골고루 비추고
그것도 해가 떠오를 즈음 되어서야 끝이났다.
우린 밤새도록 두팀으로 나뉘어져 오리 걸음으로 기둥 뒤로 숨어 다니느라 기진 맥진 하였고....
날이 밝자 성인이 되기 전에는 다시 캠핑은 꿈도 꾸지 말자며 3박 4일 일정을 접고 짐을 꾸렸다.
종아리 허벅지 한 군데 안 아픈데도 없고 나는 전날 너무 울어서 앞이 안 보일 정도였다.
민박집 문을 나서니 어제의 그 남학생들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며칠 더 있는다더니 왜 가냐고 묻길래
어젯밤 교외 지도반 선생들의 후래쉬 불빛 때문에 도저히 불안해서 있을수 없노라고했더니
박장대소를 하다 못해 눈물까지 흘리며 웃었다.
나중에 설명을 들으니 그 불빛은 근처 해안 초소에서 간첩선의 침투가 있을까봐 비추는 불빛이라고 했다.
그래도 우린 지옥 같은 첫 캠핑을 접고 부산의 명문 B 고교 학생이라는 신상을 알고 전화 번호를 교환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후 몇번 그들과 만나 야구장도 가고 팥빙수도 먹으며 진케리(짐 케리 말고..)가 주연했던 삼총사를
지금은 없어진 대청동 현대 극장에서 보고 용두산 공원을 거닐며 대학 생활에 관해 꿈을 꾸었다.
그 들과는 대학 진학과 함께 연락이 끊어졌다.
핫팬츠 차림으로 콩나물 사러 갔다 동네 할아버지 지게 작대기에 맞아
제비 신세될뻔한 기억도 스티로폼으로 만들어진 이쁜 가슴 만큼이나 아름다웠던 그때.
다시 돌아 올수 없는 아련한 추억속으로 오늘밤은 여행을 떠나고 싶다.
에고~ 이런 오늘도 꽃밭 사연 이야기 할 찬스를 놓쳤다.
이러니 내가 이러고 살지.....
첫댓글 흠~ ! ... 보고만 있자니...혼날것 같구...웃자니...또 혼날것같구...흠 !
웃음 참지 마시고 실컷 웃으세요. ㅋ ㅋ
뭘~ 나의 무기들아 안녕도 잘 아시면서... ㅋㅋ
읽는 내내 웃어서 수술자리 터지는줄 알았네요. ㅎ ㅎ 어쩜 그리도 재미있는지~~~ ㅎ ㅎ ㅎ
아직 스타트 라인 정도인데요. ㅎㅎㅎ
아침에 봤는데 댓글 안믄 Re 더이상 없을까봐 얼른...바람되어님 우리 이 글들로 영업 함 해 볼까요 " 다음"에 올려서 구독료받고충분할 것 같은데요...오늘하루 덕분에 웃으며 시작했는데 바람되어님도 많이 웃으시는 오늘되세요^ ^^ ^
내 평생에 사업운이란 없다디만 연이사랑님처럼 수월한 사람과 동업이라.... 혹 다음에 뉘가 연이사랑님 귀에 대고 조금만 속삭이면...우쩨 자꾸 불길한 생각이... ㅋㅋㅋ
감질나게 하지 말고 물 준 사연을 후딱 올리소. 글을 쓸라해도 철자법과 띄어 쓰기가 헷갈려서 길게 글 쓰기가 여간 어렵지 않는데~~ 글도 재미있고...영화감독 아는 사람있는데 대본 한번 씁시다...
아마 정신병동에서만 상영하는 영화가 만들어지겠지요. ㅎㅎ
자꾸 옆길로 세다가 물준 사연은 언제 들려준담??...얼라들 땀시 거시기한 날, 글 읽고 한바탕 웃었습니다...ㅎㅎ
이상하게 이편으로 끝낼라던 이야기가 자꾸만 옆길로... 이러다가 올 누드 신세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심더. ㅠㅠㅠ
아 배 아포라~~~~~~~ 월요일 아침부터 뒤지게 웃고 갑니다 젖, 젖, 젖... 젖 어찌 분실 하셨나요 ㅋㅋㅋ
그노무 파도가 가슴을 향해 포효를 할때 피해야는데 잘생긴 남자 얼굴 보고 웃어 주니라.... ㅠㅠㅠ
ㅎㅎㅎ 글만으로도 한 편의 영상이 돌아가는데... 어찌나 재미있는지.. 많이 웃었습니다~~
담은 나의 남자들 편인데 글이 길어져서 통사공 도배하는건 아니지 ....
히히.. 귀여우세요.. 꽃에 물은 제가 줄테니 글 작업에 전념하시업셔서... ㅋㅋ
무신 다 늘근 할매보고.... 곧 나의 남자들하고 꽃밭에 물.. 사연 마무리 하고 다른 얘기 전해 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