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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채널A, 시사·토론 프로그램의 ‘품위유지’ 위반 제재율 높아
언론연대 검증TF가 종편의 2012년도 편성과 기획, 제작계획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TV조선은 ‘보도’ 16.6%, ‘시사교양’ 51.6%, ‘오락’ 31.8%를 나타냈다. 채널A는 ‘보도’ 16.3%, ‘시사교양’ 49.7%, ‘오락’ 34%를 기록했다.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TV조선과 채널A는 시사·토크 프로그램을 ‘주력’ 프로그램으로 가져가면서 방송내용과 심의에서 유사한 것들이 많이 발견된다.
TV조선의 경우, 행정제재 ‘의견제시’ 2건, ‘권고’ 19건, ‘주의’(벌점1점) 6건, ‘경고’(벌점2점) 6건, ‘방송프로그램 수정 및 경고’(벌점4점) 2건을 보였다. 심의규정 위반 건수(복수 위반)는 57개로 그 가운데, <방송에 관한 심의규정> 제27조 ‘품위유지’가 19건(33.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제20조 ‘명예훼손 금지’ 8건, 제14조 ‘객관성’ 6건, 제9조 ‘공정성’과 제44조 ‘수용수준’이 4건으로 동일했으며 제38조 ‘범죄 및 약물묘사’ 3건 순이었다. TV조선의 37건의 제재 사례 중 12건이 <문갑식의 신통방통>, <장성민의 시사탱크>, <돌아온 저격수다> 등 시사프로그램이었다. 같은 기간 뉴스는 15건의 제재를 받았다.
채널A는 ‘권고’ 10건, ‘주의’ 5건, ‘경고’ 4건, ‘경고’ 4건, ‘관계자 징계 및 경고’ 4건, ‘방송프로그램 중지 및 경고’(벌점4점) 1건의 제재를 받았다. 심의규정 위반 건수는 37개로 제27조 ‘품위유지’ 12건(32.4%), 제14조 ‘객관성’ 5건, 제44조 ‘수용수준’과 제20조 ‘명예훼손 금지’ 각각 3건으로 나타났다. 채널A의 24건의 제재 중 13건이 <박종진의 쾌도난마>(8건), <김광현의 탕탕평평>(5건)이었다. 그 뒤로 장르는 뉴스보도였으며 4건 제재를 받았다.
특히, TV조선과 채널A는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북한군 개입설’ 유포로 방통심의위로부터 ‘관계자 징계 및 경고’ 제재를 동시에 받기도 했다. 또한 심의규정 제27조 ‘품위유지’ 위반 건수가 가장 많다는 점도 같다. 일례로 TV조선은 “개똥대가리 짓이다”, “한마디로 개자식이네요”, “(정치인들의 정쟁을) 개싸움”, “(차승원 씨 아들 사태에 대해)애가 애를 낳아서 교육을 못 시켰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에)사제복을 입은 선동가”라는 등의 표현으로 논란이 됐다.
채널A의 ‘막말’에 대해서는 타 종편보다 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채널A는 “걸레는 아무리 빨아도 행주가 될 수 없다(나꼼수)”, “안철수 의원은 히틀러를 닮았다”, “(역사다큐 <백년전쟁>을 두고) 꽃뱀이다”, “(김재연 국회의원은) 각선미가 아주 예쁘다”라고 표현들로 인해 ‘품위유지’ 제재를 받았다. 또한 가수 장윤정 씨 가족사를 시청률 장사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밖에도 아시아나 항공기 착륙사고와 관련해 ‘사망자가 중국인이어서 다행이다’라는 발언으로 국제적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굵직굵직한 ‘품위유지’ 논란은 모두 채널A에서 비롯된 셈이다.
▲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와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 518민주화 운동 왜곡 방송 캡처 | ||
JTBC, 유일 종합편성…MBN, 보도전문채널?
▲ (자료제공:언론연대) | ||
종편4사 중 JTBC는 그나마 ‘종합편성’ 같은 구성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언론연대 검증TF 전수조사에 따르면, JTBC는 장르별로 ‘보도’ 17.7%, ‘시사교양’ 31.6%, ‘오락’ 50.7%를 편성한 바 있다. 그만큼 방통심의위 제재에서도 TV조선·채널A와 차이가 나타났다.
JTBC는 같은 기간 ‘권고’ 7건, ‘주의’ 10건, ‘경고’ 6건, ‘관계자 징계 및 경고’(벌점4점) 3건의 제재를 받았다. 심의규정 위반 건수는 46개로 제44조 ‘수용수준’ 12건(26.0%)으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제27조 ‘품위유지’ 5건, 제35조 ‘성표현’, 제36조 ‘폭력묘사’, 제37조 ‘충격·혐오감’, 제46조 ‘광고효과의 제한’ 및 <협찬고지에 관한 규칙> 제7조 ‘방송의 공정성 및 공공성 유지’ 4건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JTBC의 연예오락·드라마에서 많이 드러났다. 실제 JTBC는 총 26건의 제재 방송프로그램 중 23건이 <김국진의 현장박치기>, <쇼킹70억>, <궁중잔혹사, 꽃들의 전쟁> 등 교양·연예오락과 드라마(4건) 프로그램이었다. JTBC 연예오락 프로그램에 성인 애로가요 전문 가수가 출연해 신음소리를 내보냈다. 또, 부부간의 성관계에 대해 노골적인 방송, 욕설최강자를 가리는 프로그램 등으로 제재를 받았다. 선정적인 방송프로그램이 많았다는 의미이다.
언론연대 검증TF 전수조사에 따르면, MBN은 ‘보도’ 48.8%, ‘시사교양’ 29.8, ‘오락’ 21.4%를 나타냈다. MBN의 편성에 대해서는 지나친 ‘보도’ 편중과 오락 프로그램에 대한 재방율이 문제가 됐다. MBN은 지난 대선이 치러진 12월에는 보도 편성 비중이 61.7%를 기록하는 등 “종합편성채널이 됐지만 여전히 보도 위주의 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MBN의 이 같은 평가는 심의 제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21건의 제재 중 10건이 뉴스였다는 점이 그것이다.
MBN은 ‘의견제시’ 1건, ‘권고’ 9건, ‘주의’ 5건, ‘경고’ 4건, ‘관계자 징계 및 경고’ 2건으로 나타났다. 심의규정 위반 건수는 29개로 제27조 ‘품위유지’ 9건(31.0%), 제44조 ‘수용수준’과 제46조 ‘광고효과의 제한’ 및 <협찬고지에 관한 규칙> 제7조 ‘방송의 공정성 및 공공성 유지’ 각각 2건으로 나타났다. 방통위는 2011년 MBN에 승인장을 교부하면서 “시청자가 보도를 편성할 수 있는 채널로 오인하게 해선 안된다”는 점을 조건으로 부과했으나 따지고 보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셈이다.
특히, MBN 뉴스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문 사건과 관련해 자택 안에서 문틈으로 새어나오는 윤 전 대변인의 아내 울음소리를 녹음해 방송해 제재를 받았다. 또한 뉴스에 출연한 대중문화 전문기자가 낸 책을 자세히 소개하는 등 광고효과를 줬으며, 이정희 대선 후보에 대해 “처음부터 돈을 횡령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나온 사람”이라는 막말로 논란을 일으켰다.
▲ MBN ‘윤창중 아내 하염없이 통곡’ 리포트(5월 13일) 캡처 | ||
종편4사, 어디쯤 있나?
언론개혁시민연대 추혜선 사무총장은 종편 개국 2년과 관련해 “미디어의 하향평준화를 가져왔다”며 “막말 방송, 역사왜곡, 선정성 등에서 일종의 사회적 합의 체계를 무너뜨리는 행위들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기에 세대간·지역간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모든 사안을 이데올로기로 사회를 반으로 가르는 것에서 생존을 모색해 왔다는 것도 문제”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종편 중 JTBC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썰전>, <히든싱어>, <마녀사냥> 콘텐츠들은 20~30대 사이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특히, JTBC <뉴스9>는 손석희 앵커로 교체되면서 타 종편과의 차별성을 드러내고 있다. JTBC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의 위법성,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미사중계는 물론, 지상파에서는 암묵적으로 ‘블랙리스트’ 인사들의 노출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JTBC 뉴스의 위상 변화는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방통심의위의 심의에 대해서는 더 이상 ‘종편 봐주기’라는 말을 통용하긴 어려워졌다. 방송심의소위는 27일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부의 정당해산심판청구 JTBC <뉴스9>에 대해 “정부에 불리한 보도를 했다”며 중징계를 예고했다. 심의규정 위반 조항 역시 ‘공정성’이다. ‘종편4사’라는 집합명사 해체는 JTBC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나머지 종편들은 여전히 ‘출구전략’을 모색보다는 ‘채널유지’에 목표를 둔 모습이 역력하다.
이와 관련해 추혜선 사무총장은 “JTBC가 현재 저널리즘의 본영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것이 생존전략으로 나온 것인지 진정한 공론의 장을 만들어 가는 과정인지에 대한 판단은 성급히 내릴 부분은 아니다. 응원은 하되 더 지켜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 11월 5일 JTBC '뉴스9'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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