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경 시인의 '혼자 가는 먼 집' ...
쬐그만 그미가 생각을 무겁게 이끌고
하행선을 내려가던 '혼자 가는 먼 집' ... 다시 생각 난다.
그미가 한양에 있을 때에는 - '혼자 가는 먼 집' 을 생각하고
타국 멀리 유학을 가서는 – '돌아오지 못하는 먼 집'을 생각했는지,,,
지금은 쉽게 돌아올 수 없는 ... 영영 멀어진 집이 되어 버렸는지 ...
不醉不歸 인지… 夢生醉死 하는지 ...
나 울었던가, 울기를 그만두고 다시 걸었던가
나 마음을 놓아 보낸 기억만 없다
마음들끼리는 서로 마주보았던가 아니었는가
정말, 무엇이라도 서로 마주 보았던 것이 있었는가 ?
다음의 시를 두 번씩만 읽은 후
가슴에 손을 얹고
두 눈을 감고 ...
-------< 不醉不歸(불취불귀) >--------------
-------------------------- 허수경
어느 해 봄 그늘 술자리였던가
그때 햇살이 쏟아졌던가
와르르 무너지며 햇살 아래 헝클어져 있었던가 아닌가
다만 마음을 놓아 보낸 기억은 없다
마음들끼리는 서로 마주보았던가 아니었는가
팔 없이 안을 수 있는 것이 있어
너를 안았던가
너는 경계 없는 봄 그늘이었는가
마음은 길을 잃고
저 혼자
몽생취사하길 바랐으나
가는 것이 문제였던가, 그래서
갔던 길마저 헝클어뜨리며 왔는가 마음아
나 마음을 보내지 않았다
더는 취하지 않아
갈 수도 올 수도 없는 길이
날 묶어
더 이상 안녕하기를 원하지도 않았으나
더 이상 안녕하지도 않았다
봄 그늘 아래 얼굴을 묻고
나 울었던가
울기를 그만두고 다시 걸었던가
나 마음을 놓아 보낸 기억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