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로 터득한 글이라서 여러모로 부족함이 많습니다. 먼저 절름발이의 절에 대한 양해를 간구합니다. 일흔 한 살 되던 해인 2001년에 사별을 계기로 학생이 되었습니다. 도서관을 학교로 삼아서 공부를 지속하던 중, 여든 네 살에 ‘성동호 역해 자문’을 만났습니다. 그러므로 2014년도 천자문 시 강좌가 열린 한수풀도서관이 이 책의 산실입니다...... (중략) ......... 무식한 촌로에게 이 같은 힘과 용기를 길러주신 자연 앞에 머리가 절로 숙습니다. 또한 스스로 도움이 된 한수풀도서관과 천자문을 전해주신 고정국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오계아 시인의 ‘서문’에서
*********
작품 파일을 열어보니 ‘천자문 시조’는 ‘천지(天地)’ ‘현황(玄黃)’처럼 천자문 사자성어의 두 글자씩을 따 제목으로 삼고 그에 조응하는 단시조 500편을 창작한 형태였는데, 각 작품별로 천자문 순서에 따라 일련번호가 매겨져 있었다. 한 편 한 편 읽어가는 동안 어떻게 이런 방식의 시조 창작을 구상했을까 하는 발상에 대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중략)...... 오 시인의 ‘천자문 시조’에서 볼 수 있는 창작상의 또하나의 특징은 다수의 연작시편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두 개의 사자성어가 합쳐져 의미를 완성하는 천자문 글자 구성의 특징을 살려 이를 관통하는 소재나 주제를 먼저 추출하고 관련 시상을 확장해 시리즈로 쓰는 방식이다. 다양한 관점의 시상을 뽑아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연작시편이 결코 쉬운 것만은 아니다.....
- 권갑하(문화콘텐츠학박사,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회장) 발문 ‘천자문에서 건져 올린 성찰과 통찰의 시조미학’에서 발췌
*********
조관(鳥官)- 도서관에서∙2/ 오계아
도서관 별관에서 노래하는 참새들
빛나는 눈동자로 바라보는 한림읍
왁새도 왁왁거리며 도서관을 찾아오네
*****
시제(始制)- 명심보감∙1/ 오계아
제정 된 도서관을 굴러든 명심보감
비로소 만나보는 신비의 평생교육실에서
번역한 선생님들께 센 고개가 숙는다
*******
문자(文字)- 천자문∙1- 오계아
도서관 교육실이 넘치게 찾아오신
천자문 손목잡고 노래하는 이 겨울
허공도 큰손을 들고 힘찬 박수 치신다
*********
출척(黜陟)- 시험∙1/ 오계아
문예촌 오르려다 떨어진 부끄러움
발판으로 재수하는 반년의 피땀에서
깨닫고 경험한 일들 시험만큼 값지다
***********
한처(閑處)- 그대의 처소/ 오계아
세상 시름 다 놓은 한가한 그의 처소
꽃도 새도 바람도 즐기는 청정도량
평화의 청풍명월도 다소곳이 내려온 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