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홍콩말고 다른 국가에서 MBA를 땄습니다.
폴스타님 글을 보면 매우 ambitious하신 분 같습니다.
저도 어릴때 그랬었고, 그런 젊은분들 보면 저도 뿌듯합니다. (저도 그닥 늙진 않았지만..)
그런데 한국분들 보시면 MBA를 보통 석사처럼 생각하시고 너무나도 쉽게 가시려는 경향이 있어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일단은 MBA를 따는 목적이죠.. MBA를 그냥 자격증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MBA는 자신이 직장생활, 혹은 경영을 하면서 느꼈던 자신의 과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지식,
그리고 앞으로의 커리어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어느정도 사회생활에 대한 input이 없으면 학교생활에서의 output도 비례하게 적어지죠.
입장을 바꿔서 자신이 어느 회사에서 10년간 일해서 어느정도 그 업계에 대한 지식도 있고,
사회적 지위도 있는 상태에서 MBA를 공부하러 학교에 왔는데,
바로 옆에 아무것도 모르는 대학 갓 졸업한 아이가 앉아있으면 그 아이는 자신의 커리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수업에서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업에 공헌할 수 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정말 접하기 까다로운 존재로 느껴질 겁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그런 커리어 있는 분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얻는 부분은 많을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경험 (입학 전의 input)이 어느정도 있으면 그런 분들과의 만남을 더욱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졸업 후 취직을 해도 학부+MBA보다는 학부+직장+MBA가 훨씬 유리하구요..
그러기에 어딜 가나 Top MBA라는 곳들에 가면 최소한의 리콰이어먼트로 사회생활 2-3년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홍콩 과기대나 홍콩대 MBA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한번 확인해보시길..
사회생활 2-3년은 MBA에 참여하기 위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솔직히 2-3년도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더군다나 일을 하며 MBA를 따는 경우는 Part-time MBA가 대부분인데, 일반적으로 그런 분들의 입학 조건은 더 오랜 직장경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Part-time이 Full-time보다 아무래도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정도가 떨어지거든요..
회사생활 해 보시면 알게되시겠지만.. 더군다나 폴스타님이 원하시는 IB쪽은 더더욱..
회사가 그냥 월급주는게 아니죠.. 돈 많이 줄수록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님에게서 뽑아먹는게 회사의 원칙이자 자본주의의 룰입니다.
학교측에서도 그걸 알기에 수업에 집중할 수 없는 Part-time들은 아무래도 직장경력이 많으신 분들이 수업 내용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그런 분들을 선호하게 되죠.. 아마 입학 리콰이어먼트도 다를겁니다. 한번 확인해보세요..
홍콩 과기대냐 홍콩대냐의 선택은 저는 홍콩학교 랭킹도 잘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말씀드리기가 뭐하네요..
이제 학부를 졸업하시는 폴스타님에게 제가 권해드리고 싶은 것은
정말 IB쪽에서 일하기를 원하신다면 금융쪽으로 인턴쉽에 도전해 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홍콩이든 한국이든 상관없는데.. 아마 한국에서 인턴쉽하는게 여러모로 편할 거 같긴 하네요.. 생활비라든가.. 언어문제라든가..
이 업계가 한번 발을 들여 놓기가 워낙 힘들어서.. 어떤 방식으로든 일단 발을 담그는 것이 필요하죠..
일단 그 업계에 들어가게 되면 그 뒤로는 의외로 쉽게 풀리는 것이 이 업계입니다.
한국에 파이낸스 커리어 바비블이라는 책이 있는데.. 아마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네요..
(무슨 책 광고 같은 느낌이.. 제가 저자분하고 친분이 있긴하지만.. 그렇다고 꼭 사실 필요는 없구요...)
MBA에 도전 하는 것은 3-5년 후도 충분하리라 생각됩니다.
운이 좋으면 회사에서 보내주는 경우도 있구요.. 집이 그닥 넉넉하지 않다고 하셨죠?
MBA학비 무지 비쌉니다. 저도 직장생활하면서 벌어놓은 돈으로 다녔는데.. 학비+생활비+기회비용=$$$$$$$$$$$$
한국회사들 보면 월급까지 주면서 보내주는 경우 많더라구요.. 많이 부러웠음..
꿈이 크신만큼 많이 서두르시는 것도 이해합니다만..
몇년만 참고 일해보시는 것은 어떠실런지..
급할수록 돌아가라.. 이런 말도 있잖아요..
재밌는게.. 몇년 일하다보면 MBA에 대한 필요성도 그닥 절실히 느껴지지 않고..
그런 경험도 하게 되는데.. 그 때는 바로 몇년 전의 자신의 플랜을 다시 떠올리면서
과감히 MBA에 도전하는 용기도 필요하지요.. 맘대로 되는 일은 아니지만..
어쨌든 굿럭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맞아요 누가 이렇게 진심어린 충고를 해주겠습니까 ..
그냥 얼마전(?)의 저를 보는 거같아서..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그러고 보면 우리 홍한 카페의 회원님들은 여러모로 지식인들이 많으셔~~~ 어떤류의 질문에도 턱턱 답변이 나오고 네이버 지식인보다 나을때도 있으셔~~~이 카페의 보라돌이라 자랑스러우셔~~~~
님 진심어린 충고 정말 감사드립니다. 한마디 한마디 정말 너무 와닿네요~ㅠ 저도 인턴쉽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일단 2,3년 먼저 일을 하고 다시 고려해보는게 더 낳을것 같네요. 앞으로의 제 미래가 너무 막막햇는데 진심어린 충고 다시한번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__) 혹시 괜찮으시면 메일주소 알려주실수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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