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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13
씬1. 준희네 집 전경 (밤)
씬2. 준희네 거실
12부 엔딩 씬에서 이어지는.
준희 : (눈물 감고 맘아프게 앉아있다)
은수 : (눈물 닦으며, 맘아픈 야무지게) 내가 지치길 기다리는거야? 두사람 다 나한테 너무한다고 생각하지 않어?
준희 : 널 속일 마음은 없었어. 다치게 할 마음도 다만.
은수 : 다만 뭐, 나하곤 끝났으니까 헤어지자구? (버럭) 니가 뭔데 사랑을 끝내!
준희 : (담배 피운다)
은수 : (맘다잡고) 다시 한번 말할게. 이혼 못해줘. 세상이 그래. 결혼한 사람한테는 기득권이 있어.
나는 내 우선권, 기득권 모두다 행사할거야. 그 여자한테 이렇게 널 뺏앗기지는 않아.
준희 : (안타까운) 은수야.
은수 : 아무도 다치게하고 싶지 않다고? 니네 둘은 안다치겠지. 서로 좋아하는데 튼튼한 우방이 되겠지.
하지만 넌 날 다치게 했어. 그래도 이혼은 안돼. 난 하루도 널 떠나선 살 수 없으니까. (잠시) 살 수 있을 줄 알았어.
니가 날 떠났는데, 내가 날 못 떠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어. 근데 아니드라 널 떠나선 갈 곳이 없어.
토요일날 집에 있었어. 한숨도 못잤어. 그 시간에, 넌 그여자랑 잤겠지. 재밌었을거야.
준희 : (은수를 아프게 보는)
은수 : 어디까지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끝까지 갔어도 괜찮아. 하루밤이 무슨 대수야, 나랑은 천날을 더 자고도 헤어지잔 소리가
나오는데, 이 정도로 이혼해 줄거라고, 이 정도로 내가 널 포기할거라고 생각했다면 정말 오산이야. 더 참을 수 있어.
(소파에서 일어나 강아지한테로 간다) 개야, 이리 와. 엄마한테 와. (강아지 안고, 문 쾅 여닫고 방으로 들어간다)
준희 : (눈가 붉어져 맘아프고)
씬3. 방안
은수, 문뒤에 기대 서서 주저앉는다.
울음소리 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이를 앙다물었지만, 신음소리처럼 배어온다.
은수, 이를 앙다물고 눈물 독하게 참아내고, 숨 몰아쉬고 허하는 야무진.
씬4. 거실
준희 소파에 두 손을 모아 잡고 입으로 깨물면서 눈 부릅뜨고 있는데 눈물 그렁하다.
침실쪽으로 보면서 마음이 아프다.
씬5. 성우네 베란다
성우 커피 마시며 생각하고 있다.
인서트-회상. 12부 21씬 끝부분
준희 : (E) 더 이상 애쓰지 말아요. 이미 성우선배도 나도, 은수 조차도 우리들 마음대로 되는건 없어요.
그냥 버려둬요. 어디까지 가나.
성우, 답답한 얼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씬6. 편의점 안
동진, 굳은 얼굴로 전화 받고 있다.
동진 : 지금 뭐라 그랬어. 장어야, 장어야!
씬7. 공중전화 부스안
장어, 부스 벽에 기대, 울며 악에 받쳐 전화하고 있다.
장어 : 약 샀대요. 많이 먹으면 죽는 약샀대. 나 두구 죽을려구, 약샀대! 다 형 때문이야! 형 때문이야!
(하며, 전화기 팽겨치고 주저 앉아 우는)
동진 : (E) 장어야! 장어야!
씬8. 편의점 안-편의점 밖
동진, 장어야, 장어야 하고 부르다가는 전화기 거칠게 놓고, 웃옷 입는다.
점원 : 형, 왜 그래?
동진 : 아버님 찾으시면 취재때문에 나갔다 그래. (하고는 서둘러 밖으로 뛰어가나, 도로쪽으로 가서는) 택시!
씬9. 강남역 지하도 앞-지하도안
동진, 택시에서 내려 서둘러 지하도 안으로 뛰어들어간다.
그리고는 사방을 두리번 거리며 장어를 찾는다. 어디에도 장어는 없다.
동진, 건너편으로 가려고 뛰어가다가 뭔가 이상해, 뒤돌면 한쪽에 장어, 널부러져 기진해 앉아있다.
장어 : (고개 숙이고, 앉아있는 OL)
동진 : (다가와, 장어 어깨 잡으며 걱정스런) 장어야!
장어 : (눈물로 범벅이돼, 고개 든다)
동진 : (맘아픈) 장어야!
장어 : (애써 웃으려하지만 눈가 그렁해) 세미가 죽어, 형.
동진 : !
씬10. 약국 앞
장어, 허탈한 모습이다. 기진해 널브러져 앉아있다.
동진 : (E) 몇병이나 사갔어요!
씬11. 약국 안
동진 : (약사 노려보며) 몇 병이나 사갔어요?
약사 : (짜증나는) 이사람이, 어디 와서 행패야, 행패가. 당신이 기자면 다야! 내가 약을 팔든말든 당신이 무슨 상관이야 엉!
동진 : 환각제로 사용해서 많이 먹으면 죽을 수 있다는 거 알아요, 몰라요?
약사 : 감기약으로 판 거 뿐이라잖아?!
동진 : 그래? (옆에 있는 전화기 잡아당겨 전화건다) 약물 단속반 정반장님 부탁 드립니다.
약사 : (놀라 동진을 본다)
동진 : 예 정반장님이십니까? 접니다, 이기잡니다. 환각제 유통건으로 전화했습니다. 장부없이, 개인한테 대량 판매를 했습니다.
사간 사람들 명단도 물론 알죠.
그때 놀라 약사, '이 사람이'하며 전화를 끊어버린다.
동진 : (약사 무섭게 노려보며) 언제 왔었어. (소리치며) 몇 시에 여기 왔었어?!
씬12. 약국 앞
유리창 안의 약사 답답한 얼굴로 타자를 탕치며 난감해 서있고. 동진 씩씩대며 나와서.
동진 : (장어 툭 치고) 가자, (성킁성큼 걸어가는)
장어 : (동진 뒤를 쫓아가고)
씬13. 길거리 공중 전화 안
동진 전화 걸고 있다.
동진 : 강남역 사거리 극장 방면 뒷골목쪽입니다. 상습이예요. 낼 청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조사해주십시오.
전화끊고 밖으로 나온다.
씬14. 공중전화 앞
장어 한쪽에 기대 길가를 바라다 보고 있다.
동진 장어 쪽으로 가서 말거는.
동진 : (장어모며) 잘데 있어?
장어 : 날 따뜻하니까 아무데서나 자면 되요.
동진 : (지갑에서 돈 꺼내 센다. 얼마되지 않는다. 카드까지 꺼내 준다) 여관에서 자. 비밀번호 없어두 쓰는 거야. 갈게 연락해라.
장어 : (받으며) 내말대로 아무대도 없죠. 약두 사구 진짜, 없어졌죠.
동진 : (답답한) 엄마한테 간 거 아닐까?
장어 : 합숙소 갔었는데 안 왔대요. 걔엄마도 없어요.
동진 : ....
장어 : 형 내가 귀찮게해서 기분 나쁘지?
동진 : 아니.
장어 : 난 내가 주섭스러운거 알어요. 세미도 하지만 난 그 말을 믿어요. 얻어 먹을수 있는 힘만 주신것도 주님의 은총이다.
근데요 사랑은 구걸이 안되겠죠? 구걸한다고 사랑해 주지는 않겠죠? 세미는 그걸 알고 간 걸거예요.
동진 : (장어의 얼굴 잡아 눈을 보며) 용기 잃지말어. 찾을 수 있을거야.
장어 : 알아요. 걘 돌아 올거예요. 나 때문이 아니고 형 때문에. (하고 돌아서서 걸어가고)
동진 : (그런 장어 보며 답답한 얼굴로 뒤돌아서 걸어간다)
씬15. 정류장
동진, 세미 생각하며 서 있다.
씬16. 성우네 전경 (아침)
씬17. 성우의 방
성우 장농 열고 옷가지 챙겨 출근 준비를 한다.
그때 문열리고 성우 돌아보면 영희 힘없이 침대맡에 앉는다.
성우 : (영희보고) 엄마 얼굴이 왜 그렇게 푸석푸석해, 어디 안좋아요?
영희 : (안보고) 패드 하나 줘. 약국에서 큰 거 달랬더니 애들 쓰는 손바닥만한걸 줬어.
성우 : (무심하게 입가에 웃음 번진 웃보며) 엄마는 건강한가봐 아직도 달거릴하고...
영희 : (조금 기분 상한) 있어 없어?
성우 : (옷입으며, 아무생각없이) 엄마 솔직히 말해 작은 거 산게 아니라, 엄마 돈 아낄라고 내꺼 쓰는 거지.
영희 : (화낸다, 일어나) 싫으면 말어. (하고 문 쾅닫고 나간다)
성우 : ?
영희 돋보기 쓰고, 책을 본다.
노크소리나고, 성우, 출근복 차림으로 조심스게 들어와, 영희 옆에 무릎 꿇고 앉으며.
성우 : 엄마 농담이었는데. 화났어요?
영희 : (책만 보며) 안났어.
성우 : (가방에서 패드 꺼내 옆에 놔주며, 눈치 살피며) 출근할게요,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화푸세요. 갈게요. (나간다)
영회 : (답답하다, 책을 집어던지고, 자신에게 화난) 염병할 누무거.. 이제 승질까지 별나지네.
출근하는 애한테 웬 쏘기지야. 도대체! (서러운)
씬19. 거실
영희, 전화받고 있다.
여자 : (E) 강의를 삼일 동안이나 안나오셨네요. 결석 세 번이상이면 자동으로 재적되거든요. 오늘은 나오실거죠?
영희 : (무뚝뚝하게) 안나가요. 재적시켜요.
여자 : (E) 등록된 수강료는 돌려..
영희 : (말꼬리 끊으며) 그 딴 돈 필요없어요. (하고 끊는다)
씬20. 신문사 공원 벤치
선주, 유란 앉아있다.
선주 껌씹으며 얘기한다.
선주 : 아유, 불쌍한 기집애. 걔두 잘난 척만 했지, 인생을 몰라. 사람이 젊을 때 있으면 늙는게 당연하지.
(유란보며) 나 오 년 전만해도 너처럼 날씬했다. 디룩디룩찌고, 그 때 니들 비웃었지? 방구석에 앉아 밥만 처먹냐고,
사람속 모르고 긁었지? 이제 모르긴 몰라도 영희 걔 지금보다 더 망가질거다.
난 낙천적이니까 살찌는 걸로 떼우지만 걘 아냐. 금새 얼굴에 검버섯이 뭉실뭉실.
유란 : (말꼬리자르며, 어이없다) 그러길 바라고하는 소리니, 아니면 걱정되서 하는 소리니?
선주 : 반반이지. (웃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손흔들며) 오빠!
시간 경과
선주, 캔커피 뽑아들고 온다.
현철, 답답하게 담배피우며 앉아있다.
유란, 현철을 걱정스럽게 보고 있다.
선주 캔커피 나눠주고 앉아 캔따며.
선주 : 신경쓰지 말아요. 여자를 뻑하면 만난다, 안만난다 그러는게 장기니까.
유란 : (선주 눈치보고)
선주 : 난 사람들 마음이 별다르다고 생각 안해요. 다 내 맘같으니려니하지. 그렇다면 영희는 요즘같은 때 이런 생각이 들거예요.
오빠가 와줬으면 좋겠다. 안와주면 열받지.
현철 : 한 번 가기는 했었습니다. 근데 워낙 단호해서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유란 : 이런 부탁드리는게 저희가 할 도리는 아닌 줄 알지만 영희가 너무 힘들어 하는 거 같아서요.
어찌보면 주선생님이 저희보다 가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릴 때부터 보셨다니까.
선주 : 우리보다 더 친하다는 건 말이 안되지, 애. (현철 보며) 여자한텐 남자가 약이다 그런 의도죠, 우린.
현철 : 생각 좀 해 보겠습니다. 상대방 마음도 모르고 제가 자꾸 다가서는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말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 좀 바빠서, 이만 가보겠스니다. (하고 일어나 간다)
유란 : 조심해 가세요. (하고 선주에게) 선생님두 마음이 안좋으신가보다. 둘이 잘 됐으면 좋겠는데...
선주 : 유란아, 난 두사람 안될거 같다. 난 저 오빠랑 나랑 될거 같애.
유란 : 뭐?
선주 : 일단 우린 등치가 맞지않니? 빵빵 해가지고 영희하고 주선생님은 뭐랄까, 땅콩하고 찐빵처럼 언바란스 하잖니?
율나 : 그걸 제정신으로 하는 말이니?
선주 : (힘 빠지는듯) 내가 제 정신이겠니? 이 좋은 날, 허벅지나 찌르며 사는 주제에... 가자, 우리 며느리감이나 볼란다.
(갑자기 웃으며) 야, 야, 나 요즘 우리 며느리감 잡는 재미로 산다. 시어머니 노릇 할만 하드라, 예.
유란 : (심란한) 증말 제정신은 아니다.
씬21. 현철의 사무실
현철, 책상에 앉아 담배피우며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 주머니에서 쪽지를 하나 꺼낸다.
유란 : (E) 영희 딸, 성우 전화번호예요. 성우랑 의논을 해 보세요.
현철, 전화한다. 신호음이 가면.
영희 : (E) 여보세요?
현철 : 나다. 현철이..
영희 : (E) 왜 걸었어. 아직도 할 얘기 남았어?
현철 : 만나서 밥 먹자. 딸내미도 불러. 셋이 같이 만나자.
영희 : (E) 우리 딸 바뻐. 나도 무릎이 시어서 나가기 싫고. (하고 툭 끊는다)
현철 : (답답하다. 그 때 노크 소리나고 여사원 서류 들고 들어온다) 무슨 일이야?
사원 : (조심스럽다) 정리 해고 명단 나왔어요.
현철 : (조심스레) 내 이름있냐?
사원 : 없는데요, 내일 또 발표한대요.
현철 : 놔. 두고 나가라. (사원 나가고 한숨 쉬는)
씬22. 성우 전시실 전경
하숙 : (E) 사표 얘긴 다시 꺼내지마.
씬23. 전시실 안
성우, 하숙 얘기하고 있다.
성우 : (답답하게 하숙 보는)
하숙 : 끝난 얘기야. 두번다시 말마. 정 쉬고 싶으면 휴가가.
성우 : 그렇게 언니 마음대로 결정내리지마. 내가 말 쉽게 하는 사람이야? 고민 많이 했다고 했잖아. 다시 검토해.
하숙 : 검토할거 없어. 니가 나더러 생각하랬지? 그래서 생각했어. 안했으면 니맘대로 해라, 그랬을 거야. 생각해서 결론 내린거야.
성우 : (단호하게) 여기 있기 싫어.
하숙 : 투정부리지 마. 부산 민실장이랑 통화했다. 너 오는 거 달갑지 않다더라.
성우 : (착잡한)
하숙 : 너 가면, 니맘대로 그쪽일 좌지우지할텐데, 그 사람이라고 좋을 거 같애?
성우 : (작게 한숨 쉬고) 민실장한테 내가 말할께. 나, 그 사람 위에 군림하잖거, 아니야. 가두 밑으로 갈거야.
하숙 : (단호한) 얘가 몇번을 말해! (일어나며) 박스 회사간다. 주성우, 나가고 싶으면 분명한 이유를 대.
피곤해서, 쉬고 싶다는 둥 그런 시답잖은 말말고, 내가 보기 싫다든가하는 분명한 이유, 알았어! (나가고)
성우 : (답답하고)
씬24. 화랑 계단
성우, 생각 많은 얼굴로 계단 올라가다, 느낌이 이상해 올려다 보면 준희, 계단 위에 서 있다.
성우, 그냥 스쳐지나가려하면, 준희 성우의 팔을 잡는다.
성우, 준희 보지 않고 외면하는데 답답하다.
씬25. 비상구 계단
두사람 계단에 나란히 앉아있다.
성우 : (안보고, 허탈한 웃음진 채) 난 너랑 이 이상은 아무런 기대도, 희망도 없어. 사람이란 참 단순해서 앞으로 나갈
희망이나 기대가 없어지면 금방 지쳐, 목표가 없는데, 함들게 가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지, 우리는 올만큼 온거야.
첨 만나 좋은 느낌 받고, 설레고, 사랑하고, 입맞추고, 그리고... (사이) 아무것도 없어. (준희 보며, 서글픈 웃음지으며,
강하지 않게 버리는 투로) 사람들은 사랑하면 결혼해. 불륜은 이혼하지. 이혼할거니? (서글픈 웃음) 아니, 넌 안해.
우리 아버지처럼.
준희 : (맘아픈, 믿지 않는게 슬프다) 하면요.
성우 : (서글프게 웃는) 다른 사람들도 처음엔 다 너처럼 말해.
준희 : (조금 화난, 가라앉는) 다른 사람들 얘기 그만할 수 없어요.
성우 : (서글프게 준희 보는)
준희 : 난 서준희지, 박정민도 이교수도 선배가 만났던 그 누구도 아니예요.
성우 : (준희 보는, 눈가가 그렇하다. 서글프게) 준희야, 넌 왜 날 보고 웃지 않니?
준희 : ?
성우 : (안 보고, 서글프게 웃으며) 넌 웃음이 많은 사람이야. 크게 웃진 않았지만, 입가에 언제나 작은 웃음이 떠나질 않았어.
지금도 기억이나, 니가 니 부인을 보면서 환하게 웃던 (쓰다. 사이) 우리가 서로 좋아한다고 생각되던 그 순간부터,
넌 웃지 않아. (준희 보며) 힘들어서(그렇)지?
준희 : (외면하는)
성우 : (서운한, 서글픈) 넌 나한테 그런 모습 들키지 말았어야 했어. 니가 힘들어 하는데, 내가 어떻게 욕심을 내.
(일어나 뒤돌아 간다)
준희 : (맘 아프고)
씬26. 복도
현주, 재석 사무실에서 나와 걸어온다.
재석, 나와서 기분 좋아하는 현주의 손을 잡으려 한다.
현주, 짜증스레 손 빼며.
현주 : 그만 만져 닳어
재석 : 난 니가 넘 좋다. 그렇게 꼬시는데로 안 넘어오는 니가 지조 있어 보여서 넘 좋아.
현주 : 맛이 가두 한참 갔어, 이 남자 증말.
하는데, 비상구쪽에서 문소리 난다.
현주, 재석 멈춰서면, 성우 걸어오고 있다.
재석 : 실장님씨 어디갔다와요?
성우, 그 말 듣지 않고 사무실로 걸어 들어간다.
재석 : (현주에게) 왜 저래, 운 것 같다.
현주 : ?
재석 : 운 거 같은데...
이때 다시 문소리 난다.
재석, 현주 보면 준희 고개 숙이고 걸어오고 있다. 두 사람을 스쳐지나간다.
두사람 그런 준희 눈으로 쫓는다.
준희, 사무실로 들어가고
재석 : 야, 둘이 왜 저기서 나오냐?
현주 : 아이구 남일에 신경 그만 써. 전시실에서 사장님 기다리셔.
하고는 재석 등밀고 간다
현주, 그러다, 문득 이상하단 생각 들어, 다시 뒤돌아 보고.
씬27. 작업실 안
은수, 작업복차림으로 전화하고 있다.
은수 : 내 얘기 그만하고 언니 얘기하자. 형부는 어때?
언니 : (E, 가라앉은) 니 얘기해.
은수 : (짐짓 대수롭지 않게) 다했어. 남자들 다 그렇잖아. 준희도 어쩔 수 없나 봐. 걔라고 별다르겠어. 똑같은 남자지.
언니 : (E) 빠리 올래? 여기 와서 살어. 나도 준희씨 성격 잘 알어. 쉽게 돌아설 사람이 아냐. 여기 사람들이 이혼하고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이유가 뭔지 아니? 싸우지 않고 간단명료하게 헤어지기 때문이야. 두 사람 더 나빠지기 전에 결론 빨리 내려.
은수 : (눈가 그렁한) 끝낼꺼면 벌써 끝냈어. 자꾸 그렇게 말하며 언니한테 전화 안할지도 몰라.
언니 : (E) 니가 잘못 될까봐 하는 소리야.
은수 : 내가 잘못되는 건 준희랑 헤어지는거야. 준희랑 헤어지지 않으면 난 잘못 될거 하나도 없어. 전화 끊어.
언니 : (E) 은수야, 은수야...
하는데 은수 전화 끊는다.
은수, 눈물 닦아내고, 답답해져 손에 잡히는 거 아무거나 집어던진다, 그래도 답답한은 여전하다.
씬28. 병워 약국 창구+대기실
창구에서 동진 약 받는다.
창구 : 두달칩니다.
동진 : 고맙습니다.
하고 약 받고 대시석으로 간다.
장어, 얼굴에 핏기없이 앉아있다.
동진, 장어 옆에 앉아 밝은 목소리로
동진 : 두달치야, 당분간은 괜찮을거야. 월급 타면 더 사 줄게.
장어 : (동진이 주는 약을 받아 가만히 본다. 그러다 약 하나를 뜯는다)
동진 : 물 줄까?
장어 : 없어도 먹을 수 있어요.
동진 : 물이랑 먹는게 좋아, 가져올게. (하고 일어나려 하면)
장어 : (잡으며) 물이 없는 곳에서도 약을 먹을수 있기때문에 이렇게도 먹어봐야 해요. 나중에 감호소같은데 가면 물 안줘요. (먹고)
동진 : (장어 보다가 고개 돌려 세미 생각한다)
씬29. 화장터 실내 몽타쥬성
세미 복도에 널부러져 앉아있다. 오래동안 많이 운, 지친 얼굴이다.
옆에서 '아이구, 아이구'하는 곡소리 들린다.
세미, 힘들고 넋나간 모습으로 비틀비틀 일어나 분향소 있는 곳으로 간다.
텅빈 분향소에 엄마사진 걸려있다.
세미 분향소 안에서 불타는 화구 보다 눈가에 눈물이 주룩 흐른다.
씬30. 번화한 거리(강남역으로 가는 거리)
몽타쥬성
세미 뼈가루 상자를 목에 걸고 비틀비틀거리며 걸어간다. 사람들이 쳐다봐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세미 옆으로 동진의 차. (장어도 같이 타고 있는) 비껴지나 가는데 서로 보지 못한다.
씬31. 강남역 앞 몽타쥬성
동진의 차 멈춰선다.
장어, 내려 역 앞에 쭈그려 앉는다.
동진, 차에서 내려 장어 보다가 장어 옆에 서서 담배를 피운다.
카메라 둘을 보여주고 계단 밑으로 따라 내려가면 꺾어지는 길목에 세미 상자 들고 앉아 있다.
씬31-1. 역 앞 몽타쥬성
동진 장어 보여준다.
씬32. 지하도 안
앉아있는 세미.
지나가다 이상한 눈으로 세미를 보며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씬33. 은수의 갤러리 전경
씬34. 갤러리 안
은수 서류보고 있다.
인정 퇴근준비 차림으로 와서는.
인정 : 선생님 저 선호 들렀나 그냥 가도 되죠?
은수 : (편하게) 그래. (그리고는 밖에 있는 남자 가리키며) 누구야?
인정 : 제 남자 친구요.
은수 : 동진이, 끝난거야?
인정 : 난 나 싫다는 남자 나도 싫어요.
은수 : 편리하다. 그게 그렇게 맘대로 되니?
인정 : 신세대는 다 그래요.
은수 : 난 구닥다리라 이해가 안간다. (어이없다는 듯 인정을 보며) 가.
인정 : 갈께요. (나가고)
은수 서류보다 뭔가 드는 생각이 있다.
은수 맘을 먹었는지, 심호흡하고, 전화기를 들어 전화를 한다. 신호가고 떨어지면.
하숙 : (E) 네 이메지 김하숙입니다.
은수 : (말을 못하겠다)
씬35. 하숙의 사무실
하숙, 서류보며 전화 받고 있다.
하숙 : 여보세요? 말씀을 하세요?
은수 : (E. 어렵게) 안녕하세요. 저, 은수예요.
하숙 : 어머 은수씨 어쩐 일이야, 반가워요.
은수 : (E) 저 오늘 시간 좀 내주실 수 있어요?
하숙 : ?
씬36. 은수의 갤러리안
은수 : 그쪽에 갈일이 있는데 봤으면 싶은데, 상의 드릴 것도 있고.
하숙 : (E) 상의? 그래 합시다. 어디서 만날까? (장난) 준희씬 일하는 중이라 같이 갈수 없을텐데. 퇴근전에 마무리할게 있거든.
은수 : 아뇨. 사장님만 봤으면 좋겠는데...주실장님 일로 그러는데.
씬37. 하숙의 사무실
하숙 : 주실장? (웃으며) 왜 그럴까, 둘이 거리하면서 나모르는 문제가 있나. 좋아요. 보자구.
(사이) 그래. 거기서 다섯시 반, 오케이 네, 그때 봅시다. (하고 끊고 이상하고)
씬38. 은수의 갤러리
은수, 서서 창가보며 생각하는 차분한.
씬39. 성우의 사무실 안+복도
모두 일하는 분위기다.
열린 문 틈으로 하숙 성우하고 준희를 보다가 뭔가 있나싶은 얼굴이다. 문 닫고 가고.
씬40. 카페 전경
하숙 커피를 마시고 있다. 생각이 많은 얼굴이다.
은수, 그때 카페로 들어서고.
씬41. 카페
은수 하숙 커피를 마시고 있다.
하숙 : 준희씨가 주실장 때문에 힘들대?
은수 : (어렵게 말꺼내는) 언니처럼, 언니라고 생각하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건방지게 생각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어요.
하숙 : 물론 (떠보듯) 일로 둘이 싸웠대?
은수 : 그게....
하숙 : (말꼬리 끊으며, 다 안다는듯 답답한) 뭔일이 있긴 있었구만. 그래서 주실장이 사푤 썼구만 그래.
은수 : ?!
하숙 : 주실장 지금 사표 내놓고, 수리해달라고 난리야. 걔두 입이 무거워서 말을 안해 몰랐지, 서준희씨랑 싸웠구만.
은수 : (도대체 뭔가 싶다 차마시는)
하숙 : 은수씨 회사 일아란게 그래. 남들이 만나서 내맘처럼 움직이는게 그게 쉽지 않아.
주실장. 책임자로서 남자 사원들 이끌려면 못된 성질 욕할수만은 없는거야. 은수씨가 준희씨 좀 달래주면 안되?
은수 : ....
하숙 : 나, 오래 못있어요. 은수씨말 충분히 알았으니까, 준희씨 좀 도와줄께.
그리고 은수씨도 이왕나온김에 준희씨랑 데이트하면서 주실장편에 서서 얘기좀 해줘요.
주실장도 서준희씨도 나한테 다 필요한 사람들이야. 흩어지게 하고 싶지 않아. 퇴근할때 됐으니까 내가 전화해줄께.
은수 : (난감한) 아니예요.
하숙 : (애 야단치듯) 으른이 그러라면 그러는거야. (하고 핸드폰으로 전화 하는)
은수 : (이게 아닌데 싶다)
씬42. 성우의 사무실
성우, 전화받고 있다.
성우 : (어색한 웃음) 네. 어머니께 말씀 많이 들었어요.
현철 : (E, 웃음띤) 어떻게 말해요? 나쁘게 말해요?
성우 : 전혀요.
현철 : (E) 일단 만납시다. 만나서 저녁 먹고 얘기합시다.
성우 : 네.
씬43. 카페
하숙, 전화 끊으며, 혼잣말
하숙 : 왜 이리 통화중이야. (차 마시며) 좀 있다 다시 해보자구.
은수 : (난감해선 차 마시고)
씬44. 성우의 사무실
성우 : 그럼 거기서 뵙겠습니다. 네.
전화 끊고, 느낌 이상해 고개 들면, 준희 서있다.
성우 : 왜 아직 안갔어?
준희 : 얘기해요.
성우 : 약속 있어. (하고는 가방 챙긴다)
그때, 전화오고
성우 : (가방 챙기며, 무심히) 전화 좀 받아줘.
준희, 마지못해 전화 받고
준희 : 여보세요?
성우, 그 사이에 가방 들고 사무실 나가고.
준희, 그런 성우 보고.
씬45. 카페
준희(화난 듯한), 은수 앉아있고, 하숙 일어나며
하숙 : (준희에게 웃으며) 주실장 성질 별난거, 준희씨가 이해해라. 한살이라도 어린 사람이 참어.
준희 : ...
은수 : (준희 보고)
하숙 : 계산은 내가 하고 갈께.
은수 : (일어나며) 그냥 가세요.
하숙 : (은수, 어깨 잡아 앉히며) 앉아 있어요. (계산대로 가고)
준희 : (은수 보며, 가라앉은 화난) 너, 무슨 짓한거야?
씬46. 카페 밖
하숙, 차문을 여는데, 누군가 툭친다.
뒤돌아 보면, 현주다.
하숙 : 아우, 놀래라.
현주 : (웃으며) 여기서 뭐하세요. 아까 퇴근하시는 거 같더니?
하숙 : 넌?
현주 : 전시실에 있다, 작품 받고.. 김대리님, (손으로 길건너편 가리키며) 저기서 친구 만나 술마신다고해서, 가는 길이예요.
사장님은요?
하숙 : (무심히) 서준희씨, 부인 좀 만났어. (하며, 턱으로 카페 안을 가리킨다)
현주 : (카페 안, 보고, 심란한 표정짓고, 하숙에게) 사장님, 서준희씨랑, 실장님이랑요..
하숙 : ?
현주 : (앗차 싶어 얼버무리며) 아, 아니예요.
하숙 : (이상하다, 단호한) 뭔말이야?
현주 : (걱정스런) 두사람, 낮에, 운거 같더라구요. 걱정돼요.
하숙 : ? (다시 카페안 보고, 현주에게) 가라.
현주 : 네. (인사하고 가고)
하숙 : (찜찜한 얼굴로 차에 타서는, 시동 걸고, 어두운 표정으로 차 몰아가고)
씬47. 카페 안
은수 : (찻잔 내려놓고, 준희 보며, 서글픈 비웃음) 겁나니?
준희 : (무섭게, 가라앉은) 무슨말 했어?
은수 : 넌 니가 비겁한 거 알아? 감히 두려워서 내앞에선, 날 떠난다고, 그 여잘 사랑한다고 말 못하고,
끼것 그 여자한테만 찾아가, 귓속말로 어쩌구 저쩌구. 단언하는데, 니들은 만나는 동안내내 그렇게 밖에 못할거야,
아무한테도 말 못하고, 인정받지 못하고 니들끼리만.
준희 : (화가나, 외면한다)
은수 : 피하는 거니?
준희 : (은수 바로 보며) 아니. 난 지금껏 널 한번도 피한적없어. 다만, 고민하는 거야. 난 니가 싫어져서 성우 선밸 만난게 아니야.
하지만, 이러면, 니가 싫어질 수도 있어.
은수 : (눈물 그렁해지는, 여전히 서글픈 비웃음 도는) 협박치곤 대단하다. 미안한데, 난 널 잡을수만 있다면, 어떤짓도 할 수 있어.
하숙선배한테 무슨 말했냐구? 너랑 주실장이랑 바람났다구 했어.
준희 : !
은수 : (서글픈 비웃음) 놀랬니? 다음번에, 이럴까 해. 성우, 그 여자 만나, 머릿채를,
순간, 준희 은수를 뺨을 친다.
은수, 눈 감는다. 마음이 한없이 가라 앉는다.
준희 : (창가로 고갤 돌리고, 있는데 눈가가 붉다)
은수 : (천천히 눈떠 준희를 본다. 화나지 않는다)
준희 : (맘 아프다, 어렵게) 니가, 이렇게 된게 내 잘못인줄은 알어. 하지만, 이러는 건 아니야.
(맘아픈, 그렁해) 니가 미워질까 두렵다. (일어나며) 길진이 만나고 갈게. (나간다)
은수 : (눈물 주룩 흐르고, 닦아내고, 차마신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나 싶다, 어이없는 웃음이 난다)
씬48. 레스토랑, 밤
현철 앉아있다.
그때 종업원, '손님 중에 주현철씨'하는 소리 들린다.
현철 고개 돌리면, 계산대 옆에 성우 서있다.
씬49. 성우의 베란다
영희, 걸레로 꽃잎 닦아주고 있다.
씬50. 레스토랑
현철, 성우 차 마신다.
현철 : (어색하게 웃으며) 말하기가 면죽스럽네. 난, 성우, 성우씨 봤어요.
성우 : (어색하게 웃으며, 보면)
현철 : 갓난장이일 때 어머니가 친정에 데려온 적이 있어요. 그때 봤어요. 어릴 적 모습이 남아있네.
성우 : (약간 웃으며) 그래요?
현철 : 어머니가 나 만난 거 기분 나빠요?
성우 : 아니예요. 저, 그리고 말씀 놓으세요.
현철 : 그럴까?
성우 : (엄마 생각하는) 참 죄송한데, 몰랐어요, 어머니가 안좋으신지. 그냥 기분이 안좋으시구나 그렇게만 알았어요.
현철 : 자식들이 그렇더라구. 나도 우리 부모한테 그랬고 내 자식들도 나한테 그래.
성우 : ....
현철 : (한쉼쉬고, 결심하고) 오늘 내가 만나자 그런건, 어머니한테 프로포즈했다가 거절당했는데,
부모도 늙으면 자식에게 기대더라고, 어머니한테는 보호자가 성울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원조 좀 받을라고...
(웃으며) 미안, 내가 원채는 터프한데, 오늘 좀 비벼대대.
성우 : (작게 웃는)
현철 : 나이 이 만큼 먹어서 누구를 사랑한다는 거 쉽지는 않아. 사실, 누가 정확하게 쿡 찔러서 그 사람하고 사랑하며 평생 살
자신있냐, 그러면, 대답못해, 다만 의지가 되고 싶다. 나는 성우 엄마한테, 성우 엄마는 나한테, 그렇게는 말할 수가 있겠지.
성우 : (아주 어렵게) 네, (마음이 아프다)
현철 : 부모란 말이야, 자식한테 약해진 모습을 보이고 싶지가 않아. 엄마 우는거 본적있어?
성우 : 아니요.
현철 : 나도 내 자식들 앞에서 약한 모습 보인 적이 없어. 그런데 살다보니까 울고싶을 때가 있더라구.
마누라 있을 땐 많이 울었어. 나 같은 사람이니까, 내 약점을 잡아 혼내지를 않지.
성우 : (조심스레) 자녀분들한테는 말씀하셨어요?
현철 : 우리 자식들은 애저녁부터 진심인지는 모르지만 나보고 재혼하라 그랬어. 지들도 버겨웠겠지.
걔들을 위해서도 엄마랑 살고 싶어.
성우 : 주선생님이 (웃는데 눈가 붉다) 좋아요.
씬51. 레스토랑 앞
성우, 차 앞에 두사람 서 있다.
성우 : 모셔다드릴게요.
현철 : 차가 있으면 내가 성우를 바래다주고 싶은데 (자기 다리 가리키며) 두 발 자전거뿐이네.
성우 : (웃음)
현철 : 옆에 바로 버스있어. 난 어린 사람 운전하는 거, 못 미더워, 안 타.
성우 : 조심해 가세요.
현철 : 그럽시다. (하고 간다)
성우 : (가는 현철 보는)
씬52. 성우의 차안
성우, 운전해 간다. 눈가 그렁하다. 서글픈 웃음 진. 엄마 생각한다.
성우 : (혼잣말) 성우야, 엄마까지 보내고 나 혼자, 어떻게 살래?...
씬53. 미술학원 전경
씬54. 학원 교실 텅빈
이젤 널려있는.
길진 (작업하다만 차림). 준희, 앉아 얘기하고 있다.
준희 : 개업했다 소리 듣고, 한번 와 보고는 싶었는데, 늦었다. 미안하다.
길진 : (쓰다) 유학까지하고 와서 기껏, 학원선생이라니, 내 꼴 우습지?
준희 : (쓴 웃음) 아니.
길진 : (걱정) 손, 재수술 안 받냐?
준희 : (쓰다) 안돼.
길진 : (안된맘든다) 참, 재영이한테 연락 받았냐? 너 찾던데?
준희 : 그 놈 뉴욕있잖아. 조교 생활 한다며, 왔어?
길진 : 그게 아니라, 그쪽에서 페인팅 쪽 조교를 찾나봐. 니 의향 묻는다고 전화왔더라. 손 그래도 페인팅은 할 수 있잖아.
나야, 밥먹을라고 한국 나왔지만, 넌 아니잖아. 부인 능력도 있고, 갈 맘 없니? 재영이가 너 너무 아깝다고,
같이 아틀리에 쓰면서 작업했으면 좋겠다고 하든데.. 조교하면서, 공부도 더하고...
준희 : (작심한 듯한) 재영이 전화번호 있니?
씬55. 빵집 안
성우, 빵을 구경하고 있다.
주인 : 무슨 빵 찾으세요?
성우 : (웃음) 엄마가 좋아하는 빵이요.
주인 : ?
성우 : (빵을 고른다)
씬56. 영희의 집, 거실
영희,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는데 초인종 소리나, '성우니'하고 문을 열면.
현철, 꽃한다발(장미 신문지에 둘둘만)을 들고 불쑥 들어온다.
영희 : (놀라, 뒤로 주춤하고) !.
현철 : (현관에만 들어섯, 꽃다발을 영희에게 떠넘기듯 주며, 웃음 띤) 받어라.
영희 : (받으며, 놀란 가슴이 진정이 안된) 어, 어쩐 일이야?
현철 : 꽃 이쁘지?
영희 : (얼결에, 꽃보는) ?
현철 : 오늘, 니딸 만났다. 우리 둘이 얘기 끝냈다. 난 몸만 오면 된다. 안올 생각마. 니딸이 너, 나 준댔어.
영희 : 뭐, 뭐?
현철 : 니딸두 곧 올거야. 내가, 그전에 너 만날려고, 총알 타고 왔어, 나 가봐야돼, 나오지마라. 다음엔 차먹고, 밥먹고,
그리고 갈거니까, 이렇게 가는거 너무 서운해 말고. 간다. (하고, 나간다)
영희 :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
씬57. 성우의 아파트 앞
성우의 차, 멈춰서고 성우(빵봉지 들고) 내려, 뒤돌아서면 준희 서 있다.
성우 : !
씬58. 공원 벤치
성우, 준희 나란히 앉아있다.
준희 : (어렵게 얘하는, 고개숙이고) 세 시간 기다렸어요.
성우 : (외면하고) 서른 시간을 기다렸어도 대답은 똑같애.
준희 : (성우의 손 잡는다) 이러지 말아요.
성우 : (이 앙다물고 외면한다)
준희 : 나 봐요.
성우 : ....
준희 : 봐요, 제발.
성우 : (이 앙다물고 준희 보는)
준희 : (가만 보다가 어렵게)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은 입에서 나오는 게 아니에요.
아주 많이 생각하고, 더는 생각할 수 없어서, 하는 말이예요.
성우 : ?
준희 : 성우 선벨... 사랑해요. (음악 흐르는)
성우 : (준희 보다가, 눈물 그렁해져, 고개숙이는)
준희 : (단호하게) 나 봐요.
성우 : (안보는)
준희 : (자기 손으로 성우 얼굴 돌려) 내 말 들었어요? 다시 말해 봐요, 나한테서 갈 수 있다고.
성우 : (눈물 주룩 흐르면 고개 돌린다)
준희 : 말할 수 없죠. 그런데 왜 그랬어요. 그러면서 왜 그렇게 자신있게 얘기 했어요.
성우 : (울면서 준희 본다)
준희 : (성우 보고 있다)
성우 : (울며, 웃으며) 준희야, 나 어떡하니?
준희 : (보면)
성우 : (입술 떨리는) 이 욕심을 어떡하니.
준희 : (눈가 그렁해, 마음 아프게) 말해요.
성우 : (숨 크게 들이키고, 토해내듯) 나랑... 살고 싶어.
하고, 차마 더는 말못하고 고개 드는데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