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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변호사] 15
씬1. 옥탑방 옥상 (밤)
평상에 좀 거리두고 앉아있는 한민국, 우이경. 둘, 서로를 못 본다. (키스한 직후다)
헛기침, 머쓱하게 있다가
한민국 : (큼) 아 뭐 죄졌어? 왜케 떨어져 앉어??
우이경 : (큼) 저기, 옷, 좀 갈아입고 나오께요. (일어서 옥탑방으로)
한민국 : (들어가는거 보면서, 궁시렁,.중얼) 아 모처럼,. 어쩌다,. 드물게,..이쁘구만,.뭘 갈아 입어,입길?
아랑곳 않고, 들어가는 우이경.
한민국, 평상에 남아 기다리다, 여전히 올려져있는 우이경의 핸드폰, 보고있는데
나오는 우이경, 편한, (후줄근한) 추리닝 차림이다.
한민국 : (본다)
우이경 : (옆에 앉는다)
한민국 : 변호사님 신데렐라 같어.
우이경 : (싫지 않다) 내가?
한민국 : (시계 클로즈업. 12시 막 넘었다) 12시 넘으니까, 다시 재투성이 변호사 됬네?
우이경 : 뭐에여? (씨..)
한민국 : 씨는 무슨.
우이경 : (표정)
한민국 : 신데렐라 되고 싶긴 한가 부지? 신데렐라 만들어줘?
우이경 : 기대도 안 합니다.
한민국 : 왜?
우이경 : 돈에 그렇게 벌벌 떠는 왕자님이, 어딨어??
한민국 : (표정)
우이경 : 유리구둔 고사하고, 여기 이사까지 했는데, 유리 접시 하나 안 사주면서!?
한민국 : (점점)
우이경 : 먹어도 달랑 짜장면에, 상추쌈 먹으러 가서도 소고기도 아니고 돼지고기,
옷 한 벌을 사줘, 그 흔한 귀걸이 한짝을 사줘? (하) 꽃 한송이 못 받아 봤네.
한민국 : 은근히 그런거 바랬나 부지?
우이경 : 어디 알도 모다는데 버리고 가질 않나, 핸드폰 사달랠까봐 숨 넘어간다질 않나,
도시락을 싸줘도 죙일 셔터지도록 열어보도 않고.
한민국 : 그런 놈을 왜 좋아하냐, 근데?
우이경 : 그러게요. 히.
한민국 : (우이경 빤히 보다)
평상위 뒤로 양팔 베게 만들어 눕는다 한민국. 밤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한민국 : 행복하니까,.
우이경 : (표정)
한민국 : 불안하다.. (옆구리쪽에 ‘우이경의 핸드폰’ 깔려있다)
우이경 : (가만히 옆에 역시 밤하늘 보고 눕는다) ..나도.
한민국 : (하늘만 보고) ..
우이경 : 행복하니까,.
한민국 : (표정)
우이경 : 미안해진다..
한민국 : (하늘만 보고) 나도.
우이경 : (더 말 안해도 알것같다. 변변, 이애리가 떠오른다)
한민국 : (마찬가지) ,.졸리다.
우이경 : 졸리다 나도..
한민국, 고개 돌려 우이경의 이마위에 뽀뽀해준다. 소중하게 우이경의 이마를 쓸어준다.
한민국 : 끝까지 내 옆에 있어 주는거다 변호사님?
우이경 : 끝?
한민국 : 응. (한민국의 뒤로 놓여진 우이경의 핸드폰)
우이경 : 끝이 언젠데?
한민국 : (머리도 넘겨준다) 어딘지 알면 그게 끝인가?
우이경 : (꿈뻑꿈뻑 보는데서)
씬2. 오류동 변두리 전경 (새벽)
동창이 밝아올랑 말랑 한다.
새소리..
씬3. 오류동 빌라 옥상 전경 (새벽)
텅 비어 있는 옥상, 텅 비어있는 평상위.
비어있던 옥상위로 올라오는 한이,민이,국이. 아직 잠결이라 부스스들 하다.
옥탑방 문 여는데,
씬4. 동-옥탑방 안 (새벽)
셋, 순서대로 쪼로로 탑 쌓듯 머리 내민다.
오한 : (실망) ..
오민 : (좌절) ..
오국 : (얼굴 점점 울상되더니) 어엉엉엉엉 엉엉엉엉 (소리내 울기시작)
대자로 양 팔, 양 다리 벌리고, 방을 가득 차지하고 누워 자는 우이경 모습.
그 소리에 깨는 우이경.
우이경 : (잠결이다) 으,.으 왜? 왜 오국이? (일어나 앉는다) 왜 울어?! ,.왜, 뚝!
닭똥 같은 눈물 뚝 뚝 흘려가면서도 오국, 울음소리 참는다.
오한 : 갔어 그냥?
우이경 : 으?
오민 : 안자고?
우이경 : 응.
오국 : (울다말고) 안 자고 왜?
우이경 : (당연한 걸 묻는다. 잠시 호흡) 땍.
한,민,국 : (실망과 좌절이 크다. 식식) ! ! !
씬5. 대한운용 대표룸 (이른 아침)
회의 테이블. 한민국 자리에 앉아있고.
본부장을 비롯, 임원급들, 한 쪽 끝에 마스크의 시위자(마스크하고)도 앉아있다.
다들 조용하고, 하품 간신히 참는 분위기. 서있는 오류동도 마찬가지.
똥개, 각자의 앞에 코딱지 만한 종이컵들 놔준다. 시커먼 에스프레소 들었다.
한민국 : 자, 잔들 들어.
본부장 : 대표님, 이게 무슨 사약도 아니고,. (먹기 싫다) 새벽부터 이런 시커먼 쓴 커피, 빈속에 마시면 위장 빵꾸 납니다.
한민국 : 그래? 사약들 들자고 그럼. 잔들어들 빨리! (에스프레소 들어보이면)
일행 : (마지못해 소주잔 처럼 든다)
똥개 : (배달마치고 나가려는데)
한민국 : 자네, 바뻐? 바뻐도 앉어.
똥개 : (당황해 보는데),. (앉는다)
한민국 : (시선 어느새, 시위자 향해있다) 시간 많이 안 뺏어요. 내돈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으로 감시하듯이 앉아 계슈. 오케이?
시위자 : (침묵)
한민국 : 잔들 다 들었지? (일동 보며) 원 샷이다.
본부장 : 구호 선창 하십시오. 뭐 한민국 펀드의 부활을, 위하여! 라든지,.있잖습니까?
한민국 : (한심한듯 본다) 사약 먹으면서 구호는 무슨. 먹고 죽자고 다.
본부장,일동 : (예에?!)
한민국 : 먹고 죽을 각오로 일 하자고오. (못참고 보란듯 원샷. 진짜 쓰다) !!!. (완전 터프한 신음소리)
이때 요란하게 울리는 핸드폰 소리.
한민국 : 누구야? 회의중에 핸드폰 켜놓는 사람이?!!
일동 : (자기껀가 혹여들 확인해보지만, ..아무도 아니다)
오류동 : (도 자기껀가 확인해보다가)
의자뒤 한민국 쟈켓 주머니에서 소리의 근원지 찾아낸다. 꺼내 한민국에게 건낸다.
오류동 : 대표님 이건?
한민국 : 끙. (우이경 핸드폰이다. 시치미)
오류동 : 대표님 껏도 아닌데, 이게 (폴더 열어 받아보려고 하면)
한민국 : (단오하다) 내꺼야.
오류동 : (계속 핸드폰은 울려대고) 누구꺼지?
한민국 : (확 뺏어버린다)
씬6. 한마음 부동산 앞 (이른 아침)
한민국E : 내꺼다 이거!
오류동E : 아 대표님. (툭 끊기는 소리)
변 혁, 핸드폰 들고있다가,
변 혁 : ! (한민국 목소리다)
다가오는 부동산.
부동산 : 505호 사겠다는 사람 확실하게 나섰는데?
변 혁 : 누굽니까?
부동산 : 아 한민국이 아니에요. 한민국이 말고.
변 혁 : (표정)
부동산 : 급매로 내놨다 그랬더니, 뭐 하자 있는 줄 알고 이것저것 묻는데,. 505호 뭐 그런거 아니죠?
변 혁 : 예. 미국 다시 들어가려구요.
부동산 : 같이?
변 혁 : 에,. 뭐 그,래야. 네.
부동산 : (좋아한다) 잘됬네?
씬7. 옥탑방 안 (아침)
옥탑방 안, 여기 저기 이 잡듯이 뭐 찾는 우이경.
씬8. 동-옥상 (아침)
평상 위, 한민국과 키스하던 장면 스치고.아래도 봤다가
우이경 : 그 담에 전화기는 어쨌지 내가?!!
씬9. 대한운용 대표룸 (아침)
한민국, 모니터 뚫어지게 보다가,
옆에 놓인 우이경의 그 핸드폰 빤히 들여다본다. 다 나가고 텅 빈 룸.
녹음 재생 누르면 음성 나온다.
변 혁E : (헤~) 진짜 왔네? (스톱 누른다)
한민국 : 아파트엔 언제 또 간거야?
변 혁E : 우이경 다 네꺼다.
이후 변 혁 목소리, 한민국의 표정위로 떠올리듯 나온다.
변 혁E : 아부지한테 간도 떼줬는데,.
한민국 : (표정) 효자구만?
변 혁E : 동생 학비까지 다 갚아주고 왔는데,
한민국 : 형제애도 있고 변호사님.
변 혁E : 그 빚더미에 너까지 끌고 들어가는거 죽기보다 싫어 그랬다.
한민국 : 그래야지 남자가.
변 혁E : 돈이 왜 싫어? 그게 얼마나 무서운 건데!
한민국 : 돈이 뭔지도 아는 놈이고.
변 혁E : 이경아, 나 이제, 너한테 심장도 떼줄수 잇다.
한민국 : (자기 심장 쓸어내린다) 나는 거까지는 못, 떼주는데,.(씨.. 일그러진다)
조용하다.
한민국, 핸드폰 빤히 들여다본다. 고민된다.
씬10. 대한운용 앞
택시 멈춰서고, 변 혁 내린다. 건물 올려다보고는 회전문으로.
씬11. 동-우이경 사무실
성큼 성큼 들어와 의자 돌려 책상 앞에 앉는 한민국.
우이경, 문서 작업하다가 한민국 본다.
우이경 : 잠 못 자서 어떻게요?
한민국 : (본다)
우이경 : 안 졸려?
한민국 : (입만 달싹) 궁금한 거 있는데.
우이경 : 뭐든.
한민국 : (딴데보고. 끔) 변 변호사하고는 왜 헤어졌어?
우이경 : ?
한민국 : (딴데보고) 변 변호사하고는 왜 6년전에 잘, 안된거냐니까?
우이경 : (본다) 갑자기 건 왜 물어요?
한민국 : 변호사님두 애리랑 나랑, 결혼생활, 이혼까지 다 알잖어. 그니까 나두 알, 권리 있다 뭐.
우이경 : (빤히 보다) 별 이유 없어요.
한민국 : (그럴 리가 없는데?!)
우이경 : 내가 지겹고, 시들해져서, 미국 간다고, 것도 공항서, 일방 통보하고 혼자 말없이 떠난거에요. 6년동안.
한민국 : (표정 심각해진다)
우이경 : (반응 본다)
한민국 : 그게 다야?
우이경 : (끄덕)
한민국 : (다 아닌데!)
우이경 : 내 핸드폰 혹시 못 봤어요?
한민국 : 어? (당황) (침 한번 꿀떡) 봤, 못 (옴싹거리고 있는데)
뒤에서 노크소리. 돌아보면 변 혁 서있다.
변 혁 : 핸드폰이 안되서. 바뻐?
한민국 : (일어선다) 나부터 봅시다 변호사님.
변 혁 : !
우이경 : (둘 보는 표정)
씬12. 동-옥상
옥상가 기대 서있는 변 혁, 한민국.
한민국 : (변 혁 본다)
변 혁 : 뭡니까 할말이?
한민국 : (변 혁의 아랫배 부분을 본다)
변 혁 : (그 시선 느낀다)
한민국 : (시선 거두고) 미국에서 일, 우변한테 왜 솔직하게 말 안해?
변 혁 : !!!
한민국 : 말해. 우변 당신 좋아하는 마음, 아직 있으니까.
변 혁 : 한민국씨.
한민국 : (본다)
변 혁 : 자신감이야?
한민국 : (표정) 어.
변 혁 : (팽팽하다)
한민국 : (팽팽하다)
둘의 시선에서.
씬13. 동-우이경 사무실
책상에서 작업중인 우이경.
변 혁, 들어온다. 부러 밝게 들어선다.
변 혁 : 아파트 살 사람 나타났다.
우이경 : 그래서?
변 혁 : 팔고, 같이 LA로 가자.
우이경 : (표정) 6년전엔 안 데려가던 LA를 왜 지금은 같이 가자는데?
변 혁 : (애틋하게 본다) 가자 그냥. 나 믿고.
우이경 : 변호사로서 자질 부족아냐? 상대측을 좀 감성적으로든, 핑계든, 변명이든, 이유, 구실 붙여가며 제대로 설득해봐.
꿈쩍도 안한다 나 지금.
변 혁 : (빤히 본다) 이유, 구실 없어. 그때 죽일놈이었던 거, 6년뒤에 살만한 놈으로 원상복귀 해보자 좀, 나도.
우이경 : 아니 혼자 떠날때도, 그냥, 같이 떠나잘때도, 그냥. ‘그냥’이 얼마나 좋은 단언데, 그렇게 함부로 쓰지마.
변 혁 : 생각해봐. (웃어보인다) 그냥!
우이경 : (표정에서) 하.
씬14. 동-사무실
한민국, 성큼 성큼 걸어 본부장책상으로 간다.
본부장, 일하다 말고 벌떡 일어나 선다.
본부장 : 부르시지 않고요?
한민국 : (서류 들고는 흥분해 있다) 1,2,3호 다 수탁액이 왜이래? 이애리 자금이 들어왔는데도 되려 떨어졌잖어?
본부장 : 이애리씨까지 참석한 터에, 언론에는 더 대대적으로 수익자총회가 보도되 펀드런이,.(눈치) 되려 더 심해진 상황입니다.
한민국 : 뭐야?!! (사색)
본부장 : 전만 같으면 호재가 됬을 이벤튼데도 이상하게,. 악재로, 호재도 악재로 자꾸,.(면목없다)
한민국 : !!!!
씬15. 대한운용 전경 (밤)
씬16. 동-1층 로비 (밤)
앨리베이터 기다리는 우이경.
앨리베이터 멈춰서고, 쳐져 나오는 한민국.
우이경 : (반갑다) 오!
한민국 : (쳐져있다가)
우이경 : 안그래도 올라가서 우리 대표님 저녁이나 드시게 하고 퇴근할라 그랬는데?
한민국 : (여전히 밝은 기색 보고는. 끔) 사줘 그럼.
우이경 : 저녁 사드리께, 그럼, 나 핸드폰 좀, 사주라.
한민국 : (표정)
우이경 : 없어 아무리 찾아도.
한민국 : (빤히 본다) 하는거 봐서.
우이경 : (하는거 봐서?)
한민국 : (끔)
나서는 둘.
씬17. 여의도 공원 벤치 (밤)
우이경E : 하는거 봐서?
앞에 대한운용 보이는.
한민국, 우이경, 나란히 앉아있다.
한민국 : 응. 하는거 봐서.
우이경 : 어떻게 해야 통과인건데요?
한민국 : 내 주문대로 다 하는거지.
우이경 : 주문?
한민국 : 응.
우이경 : 주문 몇 개요?
한민국 : 다섯개.
우이경 : 다섯 개? 너무 많다.
한민국 : 그럼 열 개.
우이경 : (참는다) OK. 다섯 개. 예를들면?
한민국 : 예를 들긴 뭐 예를 들어? 바로 시작하는거지.
우이경 : (표정)
한민국 : 싫음 말고. (갈 기세)
우이경 : 알써여. 주문1.
한민국 : 펀드런 좀 막아 줘.
우이경 : (꿈뻑꿈벅)
한민국 : 시간 초과.
우이경 : (버럭) 아니 그렇게 어려운 걸 내가 어떻게 들어줘? 것두 여기서 당장?!
한민국 : (꿈쩍않고) 주문2. 돈 필요해.
우이경 : 이쒸. 순 일, 돈생각 뿐이지. 통과. 내선에서.
한민국 : 통과는 나만 할 수 있다. 다섯 개 주문중에서 그럼 나머지 세 개는 무조건 통과 해야되 변호사님. 기회 더 없어. 계속 해?
우이경 : (어깃장) 해봐 어디?!
한민국 : 주문3.
우이경 : (식 식)
한민국 : 쉽다 이거. 한민국 좀 믿어줘.
우이경 : (본다) .. (표정. 갑자기 한민국이 안되보인다)
한민국 : 나한테 한 푼이라도 돈 맡긴 사람치고, 나 믿는 사람 요즘 한명도 없다. 대한민국에.
우이경 : 주문4.
한민국 : 뭐 해볼 생각도 안코 바로 포기야? 쳇. 주문4. 도망가지 말고.
우이경 : 주문5.
한민국 : 내 옆에 있으라고.
우이경 : (표정)
한민국 : 힘좀 나게. 기운 좀 나게.
우이경 : (본다) 3,4,5는 쉽다.
한민국 : 쉽다고 했다 분명?
우이경 : 네.
한민국 : 번호만 대면 언제든 해주기다?
우이경 : 네.
한민국 : (빤히 보다가) 자. (우이경 핸드폰 건낸다)
우이경 : (보고. 어? 어떻게 묻기 직전)
한민국 : 거기 보물 들었더라. 잘 찾아봐.
우이경 : ?!!
한민국 : (표정에서)
씬18. 대한운용 지상 주차장 (밤)
혼자 천천히 걸어 들어오는 한민국. 몇 개 계단 오르다, 중간에 걸터 앉는다.
건물 조각 사이로 밤하늘에 걸린 달.
씬19. 여의도 공원 벤치 (밤)
그 달빛 아래, 그 벤치에 우이경도 앉아있다.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변 혁의 마지막 음성.
변 혁E : 동생들 학비까지 다 갚아주고 왔는데, 그깟 아파트하나 못 갚겠냐. 그 빚더미에 너까지 끌고 들어가는거
죽기보다 싫어 그랬다. 이경아, 나 이제, 너한테 심장도 떼줄수 잇다. 나 이제 그런거 하나도 안 무서워 이제.
너 없이 많이 힘들었어.
우이경, 눈가에 눈물이 가득 고여 흔들린다.
씬20. 우이경아파트 전경 (밤)
씬21. 우이경 아파트 현관 밖 (밤)
우이경, 마지막 계단을 올라와 현관 문 연다.
씬22. 동-안 (밤)
텅 비어있는 거실. 샤워 물소리 들린다.
화장실 앞에 멈춰서는 우이경.
플래시백
# 동-화장실
세수하고 있는 화장실을 우이경이 벌컥 열자, 화들짝 놀래 상체 돌리고 숨겼던 변 혁 모습.
볼것도 없구만 투덜대던 우이경 모습.
노크하려는 우이경의 손이 떨고있다.
순간, 마침 나오는 변 혁.
역시 상반신 셔츠 아직 단추 하나도 잠그지 않은 상태라, 선명하게 배에 난 십자수술 자국.. 놓치지 않는 우이경.
변 혁 : (단추 성급히 잠가가며, 눈치챈지 모른다) 언제왔어?
우이경 : (돌아선다. 어쩔수 없이 떨리는 목소리) ,.어? 지,지금 막.
(하면서도 자기도 화장실 안으로 들어간다) 비켜봐 급하다 나두.
닫히는 화장실 문. 변 혁, 남아있고.
씬23. 동-화장실 안, 밖 (밤)
안에서 우이경, 고였던 눈물이 툭 떨어진다.
놀란데다 자꾸 설움이 북받쳐 올라와, 세면대 물 세게 틀어놓고, 거울보며 서있다.
한 대 맞은듯, 충격받은 그녀 모습.
변 혁E : 우변. 왜 왔어?
우이경 : ,.그냥. (여전히 떨리는 목소리)
변 혁E : ?,. 그냥?
우이경 : 어,. 그냥.
변 혁 : (표정)
씬24. 대한운용 지상주차장 (밤)
아까 그 계단은 텅 비어있다.
얼마 떨어져 움직이는 카메라.
조금 높은 곳에, 여전히 올라 앉아있는 한민국 모습.
아무도 없는 텅 빈 지상주차장..
씬25. 서재 (밤)
부분 조명 되있고.
책들 뒤로 하고, 캔 맥주 하나씩 두고 나란히 앉은 우이경, 변 혁.
우이경 : 변 똥.
변 혁 : 응.
우이경 : 변 똥 참 못됬다.
변 혁 : (웃는다) 무슨 말이야?
우이경 : 변 똥 참 안됬다.
변 혁 : ?
우이경 : 못됬다가, 안됬다가, 열두번도 더한다. 바쁘겠다?
변 혁 : 뭐?
우이경 : 내 맘속에서 바뿌시다고.
변 혁 : 뭐 영 맘에 없는거 보다야 낫다.
우이경 : (애잔하다) 칫.
변 혁 : 한민국씨가 무슨 말 해?
우이경 : (맥주 한모금) 아니. (하는데 눈물 한방울이 툭 떨어진다)
변 혁 : ! (보면)
우이경 : (눈물 보이기 싫다. 얼른 휴지 뽑아 눈물 닦는다)
변 혁 : 괜찮어?
우이경 : (울먹해서는) 그러는 변똥이나 걱정하셔? 내가 고만한 여자로 밖에 안 보였냐? 자존심 상해 그랬냐? 독하다 참 변 변.
변 혁 : (말 했구나!)
우이경 : 그 뿐이야? 돌아와서도 말 한마디 않고, 유들유들 잘난척만. 쭉!!
변 혁 : (고개 숙인다)
우이경 : 그게 사랑이야? 그게 변똥 방식의 배려야? 그래?!
변 혁 : 그랬다고 이제껏은 믿었는데,. 잘 모르겠다 지금은.
우이경 : 나를 정말 사랑했다면, 정말 배려했다면, 모든 것을 알고, 내가 선택하게 했어야지?!
변 혁 : 그래.
우이경 : 다시 변 똥 따라 미국을 간다 해도, 그냥 따라와 주길 바랄게 아니라 다 알고 내가 선택하게 해야지??
나는 이제껏 말 못하고 끙끙 너를 생각해 온 놈이니까, 어련히 좀 알아줘, 이해해줘잖어?
변 혁 : 응.
우이경 : 이런 대화를 6년전에 나누고, 아니 돌아와서만도 다 터놓고 나눴어도, (눈물 범벅,) 한민국씨 안 좋아하잖어?!!
변 혁 : !! (표정)
우이경 : 지금은 한민국씨가 내 맘속에 전분데, 이제 그걸 밀어내라 그럼 어쩌라고 나한테-?? 엉?!! ..
변 혁, 가까이 다가가 어깨 안아준다.
우이경 : 내가 지금 변똥이 못됬다 안됬다 해야하냐고-?! 이해도 됬다가, 화도 났다가, 가슴 아팠다, 쓰렸다를 해야되냐고-?!!!
변 혁, 더 힘주어 어깨 안아준다.
변 혁 : (촉촉해진 눈가) 니가 한민국씨 좋아할 줄은 나두, 애리씨두 정말 예상 못 했던 일이야. 너는, 다른 사람도 아닌 너는,
한민국씨 같은 상황, 처지, 성격의 사람한테 절대로 맘주지 않을거라고 우리가 그냥,. 무시했는지도 모르고.
우이경 : (표정)
변 혁 : 그사람 점점 궁지에 몰릴거야. 너 더 힘들어져.
우이경 : 그래서?
변 혁 : 기다려 줄게 내가 이번엔. 몸만 가자 같이. 마음은 가서 천천히 접어두 되. 알았지?
우이경 : (자꾸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 어깨위에 올려진 변혁의 손 치운다. 고개 묻는다)
변 혁 : (표정에서)
씬26. 도시의 아침
활기차게 열린다.
씬27. 대한운용 빌딩사이길 (아침)
서둘러 출근해 들어오는 옥희의 뒤를 아들, 차가득이 밟고있는 중이다.
씬28. 대한운용 전경, 지상주차장 (아침)
한쪽에서 출근해 들어오는 옥희.
오류동, 옥희 보고는 반가운 인사, 건낸다.
새침하게 들어가는 옥희.
옥희, 뒤를 밟아오던 가득, 인사 나눈 오류동을 유심히 보다가 차 제대로 세우고, 닦고잇는 곁으로 다가와 선다.
차가득 : (옆에 선채 빤히 보다가)
오류동 : (일하다 말고 시선 같이 준다) ?
차가득 : 혼자 사세요?
오류동 : 누구,.신
차가득 : 사무장님 아들요.
오류동 : (반색) 아, 당연히 마누라 없고, 애 셋 딸린 홀애비지.
차가득 : (끙) 그럼 돈벌이는요?
오류동 : 응? 건,. 오류동 반지하에 전세사는 운전기사고.
차가득 : (점점) 하아..(한숨)
오류동 : 고민할 거 없다. 나도 내 처지를 고민 안하는데, 니가 왜 하니?
차가득 : 아저씨는 아저씨 처지가 고민이 안된단말에요?!
오류동 : 끙 (머쓱하다)
차가득 : 근데, 애들 중에 여자애 있어요?
오류동 : 응? 아,.아니. 다 사내애들이다.
차가득 : (허! 어쩜 한가지도!! 이씨) 이왕이면 여동생이 좋은데.
오류동 : ..여동생에 관해서는 말이다,.
차가득 : (본다) ?
오류동 : 이왕이면 느이 엄마 닮은, 이뿐 아이로, 하나 낳고 싶은데.
차가득 : (어이없다) !!
오류동 : (혼자 좋아 배배꼰다)
씬29. 대한운용 1층 로비 (아침)
한민국, 앞서 우이경 모습 발견하고, 우이경 옆으로 다가선다.
한민국 : 외박했대 변호사님?
우이경 : (기운이 하나도 없다)
한민국 : 보물찾기 잘 했어?
우이경 : (시선도 안준다)
한민국 : 보물 뭐 찾았는데?
우이경 : (굳어있다) 왜 남의 핸드폰은 마구 뒤지고 그래요?
한민국 : ,.남에(의)?
우이경 : 한민국씨껀 아니잖아.
한민국 : 새핸드폰 안 사준다고 화난거야 변호사님?
우이경 : (굳은 표정) 보물이든 뭐든 내꺼잖아요.
한민국 : (표정)
우이경 : (식. 비상구로 방향 틀어 가버린다)
한민국 : (마찬가지 굳은 표정)
씬30. 동-비상계단 (아침)
우이경, 혼자 터벅 터벅 계단을 내려가다, 멈춰선다. 계단 중간에 고개 묻고 쪼그려 앉는다.
혼란스러운 우이경 표정, 심경,,
얼마후 비상계단문이 열리고, 한민국 선다. 쪼그려 앉은 우이경 본다.
편치 않은 한민국 표정. 성큼성큼 내려와 우이경 옆에 앉는다.
우이경 : (한민국인거 보고는) !
한민국 : 두 남자 다 좋으면 두 남자 다 데리고 살어?
우이경 : 뭐에여-?
한민국 : (버럭) 뭐야 그럼 지금?!! 그래 나두 사연 그거 들어보니, 고민 할 만 하겠드라. 좋은 남자 인정!
나보다, 좋은 남자 인정!!
우이경 : 둘 다, 좋은 남자, 아니거든요?!!
한민국 : 됬네 그럼. 고민 더 할 것도 없구만 뭐!!
우이경 : 하. (벌떡 일어나 내려가고)
한민국 : !! (식. 벌떡 일어나 올라간다)
텅 비는 계단.
심상치 않은 분위기의 음악, 선행하고.
씬31. 대한운용 앞+커피트럭
똥개, 경제신문들을 이것저것 보고 있다.
대한운용 ‘한민국 펀드’ 위기! / 한민국, 1인 체제 펀드 운용 문제없나! ‘한민국 펀드’의 적은 바로 한민국 대표!
우석호 : (슬쩍 보다가) 설마 한민국이 망하겠어?
똥개, 심각하게 대한운용 건물을 올려다본다.
씬32. 한민국 대표룸.
심각하게 TV 모니터로 증권 상황을 보고 있는 한민국.
오류동, 급히 들어선다. 안절부절한다.
기자 : (TV화면) 대한운용은 한민국 대표 ‘1인체제’의 회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펀드매니저이자 최고경영자인 한민국 대표의 펀드운영 방향이 대한운용의 다른 펀드들까지 영향을 주게 됐고,
결국 동반 하락이라는 타격을 입게 된 것이죠.
한민국 : (뚫어지게 본다)
MC : (TV화면) 그럼 사주의 입김이 대한운용 전체를 흔들고 있다는 말이군요.
한민국 : (굳어진 표정)
본부장 : (뛰어 들어와, 다급하게) 큰일 났습니다. 00은행에서 한민국 펀드 판매를 중지하겠다고 통보해왔습니다.
오류동 : (겁먹은 채) 00은행이라면 우리 회사 최대판매처인데...
한민국 : !!!
본부장 : 다른 은행들도 지금 우리 나머지 펀드들까지 판매 중지를 검토 중이라고
한민국 : (번쩍 긴장해서) 전부 다?
본부장 : (울상이다) 예.
한민국, 올 것이 왔구나 싶다. 생각에 잠기더니, 결심한 듯 급히 나간다.
따라나서는 오류동과 본부장.
씬33. 00은행 본점 전경
위압적으로 보이는 은행빌딩 모습.
씬34. 동-은행장실 안
은행장, 한민국펀드 수익자대표들(수익자1,2)과 심각하게 회의중이다.
노크소리, 한민국이 들어선다.
사람들, 한민국 얼굴 보고 불편한 표정으로 외면해버린다.
한민국, 정중하게 인사하고 앉는다.
한민국 : 판매 중지. 철회해 주십시요.
은행장 : 같이 죽을 수는 없잖습니까.
한민국 : (이 악물고) 저 아직 안 죽었습니다.
수익자1 : 죽을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그럼?!!
수익자2 : (은행장 보며) 펀드를 아예 해지하는 쪽도 생각해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한민국 : 지,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해지라뇨?!!!
은행장 : 다른 판매처들도 한민국 펀드 판매중지 움직임이 있는데 이거 이거.. 유지가 되겠습니까?
한민국 : (맘 다급해진다) 한민국 펀드에서 손 떼겠습니다. 한민국 펀드라는 ‘명칭’도 바꾸고 ‘펀드매니저’도 변경하겠습니다.
수익자1 : (코웃음) 이름만 바꾸면 뭐하나. 한민국이 곧 대한운용인데. 한민국을 못 믿는데 대한운용을 어떻게 믿겠냐고!
한민국 : 한민국 펀드가 무너지면 회사까지 위험해집니다. 이 고비만 넘길 수 있게 도와주십시요.
수익자2 : (수익률 분석표가 적혀있는 서류, 들고 흔들며) 이거 보여? 대한운용 모든 펀드들이 죄다 마이너스야!
이게 누구 탓인가? 어! (하며 서류들을 한민국 얼굴에 뿌린다)
한민국 : (눈 질끈 감는다)
씬35. 은행장실 문앞.
블라인드 틈으로 보고 있던 오류동과 본부장.
수익자대표들 한민국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있다.
한민국이 꿈쩍 않고 당하고 있는 모습에 오류동, 뛰쳐 들어가려는데
본부장, 오류동 팔을 잡으며 겨우 말린다.
씬36. 은행장실 안.
은행장 : 이미 결정 했습니다. 대한운용 펀드는 앞으로 단 한개도 우리 은행에서 판매하지 않을 겁니다.
한민국 : (믿기지 않는다) 이렇게 끝낼 수는 없습니다.
수익자1 : (일어서며) 끝낼 수 없으면 우리가 끝내주지. 더 들을 필요도 없습니다!
수익자2 : (따라 일어선다)
은행장 : (일어서서) 그만 나가주십시요.
한민국 : (눈빛 흔들린다. 넋 빠진 채) 제가,. 나가면 되겠습니까?
사람들 : (본다)
한민국 : 그럼 저희 회사. 살려주시겠습니까?
여전히 못마땅하게 외면하는 사람들.
한민국, 소파에서 내려와 결연한 표정으로 무릎을 꿇는다.
사람들, 한민국의 모습 의아하게 본다.
한민국 : 제가 떠나겠습니다.
사람들 : (표정)
한민국 : 회사만. 우리 직원들만. 살려주십시요. (간절한 마음을 담아 고개를 숙인다)
사람들 : (헛기침만 할뿐 말이 없다)
씬37. 은행장실 문 앞.
은행장, 수익자대표들 문을 나선다.
뛰어 들어가는 오류동, 본부장.
무릎 꿇은 채로 꼼짝 않는 한민국. 얼굴 표정이며 무릎위의 주먹까지.... 돌처럼 굳어버린 듯 하다.
본부장 : (옆에 같이 무릎 꿇고, 울먹울먹) 대표님!
오류동 : (같이 무릎 꿇으며, 눈은 이미 울고 있다) 대표님...우리 대표님.. (참았던 울음이 끝내 터지며)
우리 대표님을.. 누가 이렇게,. 어쩌다,. 대표님...
한민국 : (울지 않으려.. 겨우 버티고 있다)
씬38. 불빛들이 명멸하는 아름다운 빌딩 숲들 (밤)
씬39. 대한운용 사무실 (밤)
모든 직원들 퇴근도 않고, 삼삼오오 앉거나, 서거나, 무리지어 웅성댄다.
아까 한 대표의 거취를 두고 수군수군 대는 것. 불안이 감돈다.
씬40. 동-대표룸 (밤)
한민국도 혼자 여의도 야경을 내려다본다. 정신 바짝 긴장한 듯 보인다.
쟈켓 들고, 나간다.
씬41. 동-1층 앨리베이터 앞. 라운드로비 (밤)
앨리베이터에서 나와 라운드로비에 서는 한민국. 지구를 본다.
지구 아래 대자로 눕는다. 천천히 눈을 감는다.
한민국E : 주문3. 한민국 좀 믿어줘.
한민국E : 주문4. 도망가지 말고.
한민국E : 주문5. 내 옆에 있으라고.
우이경E : 3,4,5는 쉽다.
한민국 : (눈뜬다. 빈정) 말로만,. 하긴,.변호사님도 나를 안 믿어주는데, 누가, 나를 믿고, 기다려주냐?! (차라리 웃는다)
씬42. 똥개트럭 앞 (밤)
짱개가 가져온 자장면 절반 넘게 먹고있는 우석호.
그 옆에 아직 비비지도 않은 똥개 몫의 자장면이 있다.
짱개 : (애타서) 얘 왜 안내려온대?
우석호 : (후룩후룩 맛나게 먹으며) 그러게. 아무래도 올라간 김에 외상값 수금하는 것 같어.
거 받을 수 있을 때 받아놔야지! 고럼!!
짱개 : (자장 굳을까 걱정. 지가 비비기 시작한다) 근데, 한민국이 진짜 어떻게 되는 거예요? 우리 변호사님은요...?
우석호 : 부자 망해도 3년 간다 그랬어. 저런 높은데 사는 넘들은 죄다 지들 살구멍은 만들어 놓구 사고쳐.
똥개(E) : 한민국은 그 살구멍 안만든것 같아요.
우석,짱개 : (뒤돌아 보는)
똥개 : (털썩 와서 앉는다. 짱개가 비벼놓은 자장면 끌어다 먹기 시작한다)
우석호 : 왜? 안에서 뭔 소리 들었어?
똥개 : (묵묵히 자장면만 먹는)
짱개 : (팔짱끼며 뱁새눈) 전, 둘이 사귀는거 반대예요!
우석호 : (짱개 뒤통수 때리며) 임마, 이경이 애비는 난데 니가 뭐라구 반대야!
짱개 : (하이고! 애비노릇이나 변변히 하면서 저런 말을 하면!!)
우석호 : (이해가 안되는) !! 아니, 한민국이 (설마!!) 증말 쫄딱?! 쫄딱 증말?!!!
똥개 : 대표자리도 쫓겨났습니다.
우석,짱개 : (믿기지 않는다. 놀래) 에-!!!
우석호 : 돈만 아는 한민국이 돈없이, 어뜨케 살라고?!!!
E : 툭 뭔가 떨어지는 소리.
셋, 짜장면 묻힌채 동시에 또 돌아본다. !!!
가장 놀래 서있는 우이경 모습.
우이경 : 그,.그게 정말이에요?
씬43. 동-1층 로비 (밤)
서둘러 회전문으로 통과해 들어오는 우이경. 핸드폰 번호 누른다.
신호 가는데, 받지 않는다. 라운드로비도 텅 비어있다.
씬44. 동-대표룸 (밤)
우이경, 들어서는데, 텅 비어있다.
불이나케 울려대는 책상위 전화기. 그 위로.
한민국E : 행복하니까..
한민국E : 불안하다..
우이경E : ,.나도.
우이경E : 행복하니까..
우이경E : 미안해진다..
한민국E : ,.나도.
씬45. 이애리레지던스 (밤)
핸드폰 들고있는 이애리의 표정에도 걱정과 긴장이 흐른다. 받지않아 초조해 한다.
씬46. 고수부지 (밤)
반짝이는 강물.
한민국, 혼자 앉아있는 뒷모습. 이경과 나누었던 대화를 곱씹는다.
그의 등뒤로 아기 동반한 행복한 가족들, 연인들 수도없이 지나간다.
지나가는 가족들, 연인들로 화면 메워지면서,.
보일락말락하던 한민국의 뒷모습..마저 보이지 않는다.
씬47. 옥상, 옥탑방 (이른 아침)
이른 아침이 찾아온 옥상 모습.
평상 한쪽에 쪼그리고 누운 우이경, 드러난다. 밤새 기다린 듯.
부스스 눈뜨자, 잽싸게 정신 들면서, 혹시 한민국이 왔나 둘러본다.
맨발로 옥탑방 들어가 한민국이 왔나 살피지만,. 없다.
우이경 등 바로 뒤에서
한민국E : 누구? 나 기다려?
우이경 : !! (홱 돌아보는데,)
아무도 없다. 핸드폰 벨 울린다.
씬48. 숯불갈비집 (아침)
한,민,국, 나란히 앉아 볼이 터져라 고기 먹고있다.
그 앞에, 상추에 고기 여러점씩 올려 애들한테 건내는, 한민국 보인다.
우이경, 기가 막히다.
한민국, 들어선 우이경 발견.
한민국 : (건방진 손짓)
우이경 : (다가간다)
한민국과 기역자로 앉는 우이경.
한민국 : 거기 말고, (자기 옆자리 톡 톡 두드린다) 5번.
우이경 : ?!
한민국 : 주문번호 5번.
우이경 : (한민국 얼굴 빤히 본다. 그 위로 들리는)
우이경E : 주문5.
한민국E : 내 옆에 있으라고.
우이경 : 끔. (꿈쩍않고)
한민국 : (어느새 싸서) 자 변호사님도 아-
우이경 : 사람 걱정 시키고 뭐하자는거에요 아침부터?
한민국 : 그러니까 아-
우이경 : (아, 일단 입 벌려 받아 먹고)
한민국 : 나도 변호사님이 하나 싸줘.
우이경 : (퉁 불어 씹기만)
한민국 : (버럭) 나도 싸 줘-
우이경 : 에잇 정말. (거칠게 턱 턱 싸서, 한민국 입에 쑤셔넣듯이 넣어준다)
한민국 : (간신히 입에 넣고는, 좋-단다)
우이경 : 아 그니까!!?
한민국 : (한참 씹고는,.) 우리 꼭 가족같다. 그지 변호사님?
우이경 : (표정)
한민국 : (한이,민이,국이) 토끼같은 내 자식들. 그리고 (우이경) 여우같은 내! 마누라. 으흐.
우이경 : 망하고 돈거 아냐?
한민국 : 딸도 하나 있어야지 참. 우리 딸 이름은 (궁리, 음..) 민경이. 민경이 좋다?
오민 : 민경이?
오국 : 왜에?
한민국 : 민국이에 민 이랑, 이경이의 경 이랑.
우이경 : (속 터져 버럭) 뭐하자는 거냐고 지금-?
한민국 : 김칫국 마시고 있다 왜?
우이경 : 하.
한민국 : (애들 챙기며) 돈 없는 놈 싫냐 이제?
우이경 : (표정)
한민국 : 나두 뭐 이렇게, 내가 태어나서 이렇게 제일 초라한 순간에, 태어나서 내가 제일 좋아한 여자한테,
증말 말두 안되게 한민경이 프로로즈 할 줄 몰랐다 씨.
오한 : (먹다 말고) 우리 나가있으까?
한민국 : 왜 나가있어?
오민 : 눈치껏.
한민국 : 아냐. 니들이 증인이야. 이건 미성년자 관람 가다. 가!
오국 : (나갈 생각없다) 나는 더 먹을래.
한민국 : 응. 그래. 그래. (서둘러 또 상추 한 장 싸가며) 아무튼 나는 남자가 여자 사랑할 때 할짓, 못할짓,
변호사님 말대로 벨짓까지 다했으니까 이 담은 변호사님 맘대로야. 아- 오국이.
오국 : (아- 벌려 입 터져라 받아먹고)
우이경 : (기막혀) 차!
한민국 : 왜 하필 지금 이러냐고? 눈껍도 안떼고 아침부터 고기먹으면서 장난같이 툭 던지냐고?
우이경 : (버럭) 그래요-?
한민국 : 지금 이왕 고민할 때 변변호사 거기에 나도 슬쩍 껴서 고민하라고. 변 변호사도 훌륭한 놈이니까,
뭐 오늘부로 나보다 훨 나은 놈 됬지만, 아니 어제부로.
우이경 : 고민하긴 누가 고민하는데-?
한민국 : 왜 고민을 안 해?
우이경 : (식식)
한민국 : 고민 해야지 왜 안해 고민을? 충분히 고민할 상황이구만 지금??
우이경 : 내꺼야 고민도. 그니까 건드리지마.
한민국 : 변호사님 평생이 걸린 일이야. 제대로 해 고민. 내 마음은 이렇다 이거지, 강요 절대 아니니까
반드시 하라고 고민! 알았어?!!!
우이경 : !!
한민국 : (꿈쩍않는다) 이번엔 50초도 길어. 돈만 없는게 아니라, 인내심도 바닥이니까 5초내로 대답해줘 이번엔.
한민경이 싫어?
우이경 : (득달같이) 싫어.
한민국 : 호. 빠르다 진짜.
한이,민이,국이, 먹다말고 일제히 무서운 눈으로 짝!!!!! 우이경 노려본다.
우이경 : 고민하기 싫다고-. 고민 안 한다고! 내 빨랫줄에 애리, 변변, 당신까지 널어논 걱정들이 주렁주렁이니까,
시간 좀 달라고 나한테-!!?!
고깃집 주인, 종업원들까지 일제히 시선!
한민국 : (꿈뻑꿈뻑)
한,민,국 : (꿈뻑꿈뻑)
한민국 : 시간 얼마나?
우이경 : (식 식. 모르겠다)
한민국 : 글쎄, 얼마나 시간?
우이경 : (모르겠다)
한민국 : (기다린다)
한,민,국 : (기다린다)
우이경 : 한 (크게 쓴다) 5,.
한민국 : (빤히 본다) 5년?
우이경 : (승질 급한데,.눈치본다) 5일.
한민국 : 알았어. 5일이면 변호사님 그 빨래들 걷을지 안 걷을지 결정난다 이거지?
우이경 : (대답 잘 한건가?)
한민국 : (본다) 아, 앉어?
우이경 : (미적,. 앉는다)
한민국 : 으이그 (쌈 싸가며) 나같으믄 한민국이는 고려 대상도 안 되겠구만 5일씩이나 우좌지간 생각 해 준다고?
고맙네. 고마워. 또 아-
우이경 : 아 그니까 (입 막듯이 들어오는 쌍추쌈. 받아먹고)
한민국 : (입 막아놓고는, 의미심장하게 우이경 본다)
아랑곳 않고, 우적 볼 미어져라 먹는 한,민,국.
우이경에게서 시선 떼지 못하는 한민국.
씬49. 숯불갈비 집 앞
삼형제, 앞서 걸어나와 가고.
우이경, 기다리고 있고. 한민국, 계산하고 나온다.
한민국 : 애들 데리고, 들어가 변호사님.
우이경 : 어디 가는데?
한민국 : 고민중에 눈 앞에서 얼쩡대면 괜히 부담되잖어.
우이경 : (이상하다!)
한민국 : 변호사님.
우이경 : (표정)
한민국 : 이기적인 선택을 해.
우이경 : (빤히 본다) 그럴라고. (이 앙다문다)
어색하게 흐르는 긴장.
한민국 : (우이경의 얼굴 천천히 뜯어본다. 오래 기억하려는 사람모냥..)
우이경 : (마주본다) ..
한민국 : 간다.
우이경 : (어렵게, 손 높이도 못 들고, 낮게 들어준다) 응.
한민국 : (돌아서고)
우이경 : (남아서)
멀어져가는 한민국의 뒷모습..
우이경, 한동안 자리 뜨지 못하고 지켜보는데서.
씬50. 대보 전경
씬51. 동-대표룸 문 앞
각자의 일로 분주한 대보 로펌 직원들.
오영탁, 방에서 나와, 직원들 인사 대충 받아주며, 대표룸으로 걸어온다.
변혁이 먼저 들어가려고 문 손잡이를 잡는데 낚아채는 오영탁.
먼저 들어가시라고 손짓하는 변혁.
쌩하니 들어가는 오영탁, 어이없이 보다가 뒤따라 들어가는 변혁,
씬52. 동-대표룸 안
최대표 앉아 있고,
들어서는 변혁과 오영탁에게.
최대표 : 앉지.
오영탁 : (앉는다. 변혁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변혁 : (앉는다)
최대표 : 변 변이 온 이후로 이혼사건 문의가 많아지고 있어서 말야. 전담팀을 꾸릴까 하는데.
오 변이 데리고 있는 김변하고 이변. 변 변팀에 보내지.
오영탁 : (뜨악) 아...아니. 그럼 저는 누구랑 일을 합니까?
최대표 : 자네 놀잖아 요즘. 직접 하면 되겠구만.
오영탁 : (씨. 불만가득)
변혁 : 죄송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말씀 드리려고 했는데..(사직서를 꺼내 놓는다)
오영탁 : 사직서? (갑자기 화색이 돈다) 왜?! 그만 두려고?
최대표 : (오영탁 째려본다. 변 변 달래려) 내가 뭐 서운하게 한 거 있나?
변혁 : 아닙니다. LA로 돌아가려구요.
최대표 : 스카웃 제의가 온 모양인데,. 회사 배당금 10% 인상해주지.
오영탁 : (화들짝) 아니 대표님! 그럼 저보다 더 많은 건데.
변혁 : 돈 때문이 아니라. 더 늦기 전에 찾고 싶은 게 있어서요.
최대표 : 찾고 싶은 거?
오영탁 : 혹시 아파트, 그거 뺏길까봐 내빼는 거 아냐?
최대표 : (설마...)
변혁 : (어이없다)
오영탁 : 소송에서 질 꺼 같으니까 도망가는 거 맞는데 뭘...변호사가 자기변호도 못한다고 소문나봐. 누가 소송을 맡기겠어?
변혁 : (헛웃음) 그러게요. 다른 사람 변호하는 건 자신 있는데. 제 자신을 변호하는 게 더 힘드네요.
최대표 : (영문을 모르겠다)
변혁 : (최대표 보며) 남은 일은 잘 마무리 하겠습니다. (일어서며) 그럼 저는 이만. (꾸벅 인사하고 나간다)
최대표 : (아쉽게 본다)
오영탁 : (어쨌든 꼴 안보니 신난다)
씬53. 옥상 옥탑방 (밤)
다시 짐을 싸는 우이경. 옥희, 부지런히 거들어 준다.
우이경, 얼마 안 묵었던 방이지만,. 쭉 둘러보고 있는데 열린 문으로 오류동 들어온다.
오류동 : 서운하네요 나가신다니까 또.
옥희 : 서운하기는, 아니 그럼 우리 변호사님이 이런 곰팡내 나는 옥탑방에서 내내 살았야겠어요?
오류동 : (주눅)
옥희 : 한민국씨가 우리 변호사님 인생에 들온 그순간부터 뭐하나 제대로 잘 된게 없어 어뜨케?
우이경 : (눈치준다) 사무장님,. 신세만 지고, 고마웠습니다.
오류동 : 제가 모셔다 드리께요. (가방 끌다가, 생각 못했다) 아 참,.차,가 없지. 새 대표님한테 차도 인계되서,.(머리 긁적)
옥희 : (에잇. 오류동에게) 아 비켜요. (먼저 나가고)
둘 : (머쓱)
씬54. 우이경아파트 505호 현관앞 (밤)
계단에서 힘겹게 올라서는 우이경, (가방2개) 505호 현관문패를 감회에 젖어 바라본다.
열쇠 찾아, 구멍에 넣고 있는데 열리는 문.
변 혁 : (환한 표정) 왔어?
우이경 : 응.
변 혁 : (나와 가방 두 개 다 챙겨 들어간다)
닫히는 현관문. 505호.
씬55. 동-서재 (밤)
둘 편안한 자세로 앉아있다.
우이경 : 끝까지 재판해서, 제대로 이기고 들왔어야 하는데?
변 혁 : (미소) 갈수록 무서워진다 우변?
우이경 : 어쨌든, (진심이다) 고마워.
변 혁 : 처음부터 이 집 뺏을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어.
우이경 : (표정)
변 혁 : 이경아.
우이경 : (본다),. 응?
변 혁 : (본다) 예전엔 말 잘 듣드니, 참 말 안듣는다 이제.
우이경 : (피싯, 웃는다) 변 변. 이리 가까이 와 봐.
변 혁 : 왜?
우이경 : 그냥 가까이 와 봐. 싫어?
변 혁 : (왜이래? 싶으면서도 가까이)
우이경 : (변 혁의 셔츠위, 수술자국 부위에 천천히 손을 올린다)
변 혁 : !!!
우이경 : 고생했어 변 변.
변 혁 : (의외인 듯 본다)
우이경 : 6년간, 나는 나만 맘고생 한 줄 알았는데, 변 변은 몸까지 고생한 거잖어. (수술부위를 따듯하게 보듬어 준다)
기특해. 더 멋진 남자 돼서 돌아와준거,.고마워.
변 혁 : ,.이 경아..
우이경 : (손떼고 제대로 돌아 앉으며 거리 두고 앉으려는 걸)
변 혁 : (척 잡아당겨 친구에게 하듯, 한쪽 팔 올린다) 나두 고마워.
우이경 : (본다)
변 혁 : 나 없는새, 더 멋진 여자 되있어서.
우이경 : (본다) 건 그래.
변 혁 : 건 그래?
우이경 : 응. 건 그래.
변 혁 : 응. 건 그래.
씬56. 공항 전경
상공에서 내려다 본 공항전경.
씬57. 동-출국장. 게이트.
커다란 두 개의 가방 바퀴 열심히 굴러간다.
변 혁도 끌고있고, 우이경도 한 개씩 끌고있다.
들어가는 출국게이트 앞. 멈춰선다 둘.
변 혁 : (우이경이 끌고 있는 가방을 자기쪽으로 당긴다)
우이경 : (표정)
변 혁 : 간다.
우이경 : 음.
변 혁 : 혼자 돌아가는거 싫다 참.
우이경 : (천천히 다가가서 친구처럼 안아준다)
변 혁 : (힘주어 꼬옥 안는다) ..
우이경 : (안긴채) ..
변 혁 : (안은채) 한민국이 니가 아직 나 좋아하는 맘이 남아있다고 말해주더라. 니 입에서도 그런 소리 안나왔는데..돌아와선.
니 성격에 니가 그런말을 그사람한테 했을리는 없고. 한민국 눈에 보였나봐. 보였겠지. 아니 봤겠지.
둘 떨어진다.
변 혁 : 그걸 봐줄수 있는 남자라면, 내가,. 혼자 돌아가도 되겠다 싶고.
우이경 : (표정)
변 혁 : 물론 더 큰 이유는, 니 선택을 존중하기 때문이야. 내 진심 만큼이나.
우이경 : (손내민다)
변 혁 : (악수 하려다, 관둔다) 안그래도 발길 안 떨어지는데, (에이) 더 이상의 스킨쉽, 사절.
우이경 : (피싯) 칫.
변 혁 : 5일인지 시간 채우지 말고, 니가 먼저 말해. 원래 기다리는 사람은 시간이 더디 가는 법이니까.
우이경 : 어딨는지 통화도 안되. (전화) 하겠지 뭐.
변 혁 : (표정) 간다.
우이경 : 응.
변 혁 : 굿바이.
우이경 : 응.
들어가는 변 혁.
우이경, 들어가는 변혁의 뒷모습을 지켜준다.
씬58. 동-청사 안.
또각 또각 바쁘게 청사로 들어서는 구두. 이애리다.
급하게 시선으로 청사안을 둘러본다.
씬59. 동-청사 일각
이애리가 또각또각 걸어와 멈춰서는 곳. 정장 차림에 소파에 느긋이 앉은 한민국이다. 눈 감고 있다.
한민국 : (멈춰선 구두소리에, 반쯤 눈 뜬다) 왔어?
이애리 : (거칠게 숨 내쉬고는) 뭐해 여기서?
한민국 : 당신, 기다리잖어?
이애리 : 어머니, 사람들, 다 당신 찾고 난린데,. 지금 여기서, 왜(이러), 뭐(하),
한민국 : 당신,. 흥분하니까, 이뿌다.
이애리 : 미쳣냐고?
한민국 : 이뿌대니까 더 열내내?
이애리 : (화누른다. 걱정이 섞인)
한민국 : 대한민국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보고싶은 여자,. 당신이라서 전화한건데.. 왜케 열을 내고 그래?
이애리 : (기가 막히다) 모..?
한민국 : 앉어. 천장 안 무너져.
‘나란히’ 앉은 둘. 차분하게 대화 나누는 둘.
한민국 : 나 이제 당신이 친구같어.
이애리 : 일단 어머니한테 전화부터 하고.
한민국 : (말린다) 아 엄마랑 언제부터 그렇게 걱정하고 챙기는 사이였다고 갑자기 이래? 냅둬. 내가 쫌있다 직접 할거니까?
이애리 : 해 꼭?
한민국 : 것 도 이뿌다 당신. 해 꼭? (빤히 본다)
이애리 : 숨넘어가시니까. 미운건 미운거고. 건강은 건강이고.
한민국 : 췻. (웃는다)
이애리 : 모야? (기다리다 답답) 왜-?
한민국 : 아 왜케 승질도 급해졌어 당신? 나 닮어가?
이애리 : 같이 살면서 닮지 그럼?
한민국 : 당신 돈 걱정되서 이래?
이애리 : 내 돈이기만 해? 당신돈은 어쩌고?
한민국 : 그래서 야반도주 한다. 나.
이애리 : 야, 반, 도주?
한민국 : 어. 야 반 도 주.
이애리 : 낮이야 지금.
한민국 : 밤에 타 비행기는.
이애리 : 남에 눈까지 피해가며 한밤중에, 도망가는 이유는? 남에 눈 누구?
한민국 : (대답 않고)
이애리 : 여기까지 불러냈으니 나는 아니고,.
한민국 : 있어.
이애리 : (본다)
한민국 : 한 둘 아니야. 대한민국 다 감옥이었잖어 나한테.
이애리 : 이경이?
한민국 : 끔.
이애리 : (빤히 본다) 왜?
한민국 : 중국 간다. 누가봐도 썩은 동아줄 같지만, 그거라도 잡을라고. 여기선 아무도 내게 기회 안줄꺼잖아. 몇년간은.
이애리 : (표정) 그래서,
한민국 : 지난번 당신한테 말한대로 3년 꾹 일만 하려고. 운이 아주 좋거나, 반대로 운이 아주 나쁘거나 하면,
그 3분에 1 기간 안에 승부가 나는거고.
이애리 : 말, 하고 가지 그래?
한민국 : 말했어. 프로포즈도 하고, 나 포기도 하라고. 두가지 다 했다.
이애리 : (뭔소린가?)
한민국 : 이기적으로 선택하라고 했으니까, 제대로 알아들었다면 변변호사랑 떠날꺼야.
이애리 : (본다)
한민국 : 두가지 다 내 진심이니까, 후회없다.
이애리 : (표정)
일어선다 한민국. 애리도 일어선다.
한민국 : (손 내민다)
이애리 : (잡는다)
한민국 : 당신 돈 뿔려가지고 금의환향 해야 할텐데.
이애리 : (애틋하게 본다)
한민국 : (어렵지만 웃어보인다)
마주선 두사람 모습.
씬60. 창공 (낮)
으로 날아가는 비행기.
씬61. 밤하늘
로 날아가는 ‘또 다른’ 비행기.
씬62. 광화문 사거리 / 옥외전광판 (밤)
자막 '1년 후'
옥외전광판에 연예뉴스가 방송되고 있다.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 옥상위의 전광판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배수진 : 영화 4각 관계가 드디어 관객 500만을 넘어섰습니다! 주연배우 이애리씨는 1년 전 이혼의 아픔을 딛고
영화계로 화려하게 컴백했는데요. 이후 여배우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영화 '사랑을 향해 쏴라'의 촬영을 끝내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2009년 한국 영화계 초대형 프로젝트! '사랑을 향해 쏴라'에서 이애리씨는...
씬63. 창에서 노랗게 불빛이 새어나오는 비행기 전신이 화면을 가득 메운다.
씬64. 비행기 아래로 (밤)
멋들어진 도시 밤야경이 펼쳐진다.
씬65. 인천공항 전경(밤)
가까워지는 공항.
씬66. 동-입국 게이트 (밤)
게이트 문 열리고,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
마지막으로 행색, 차림새 남루하지만, 오만,불손 인상의 썬글라스남 한명 걸어 나온다. 문 닫힌다.
풍선껌 씹는 놈치고 이보다 더 껄렁하게 씹는 놈은 없을듯. 마중 나온 이 한명 없다.
나오다 툭 가방의 바퀴가 망가진다.
썬글라스남 : 에,.이 증말!!! (바퀴 잘 해보려다 포기하고는, 가오떨어진다 투덜대가며 덜 덜 절뚝이는 가방 끌고 덜덜 대며 간다)
앞에가는 초미니 쭉빵녀 눈에 들어오고. 입이 귀까지 간다. 서둘러 옆으로 붙는다.
행색은 별루여도, 매너있고 자신감있다 썬글라스남.
썬글라스남 : 맘에 들어 당신. 이뿌다.
이쁜여자 : (본다) ?!
썬글라스남 : 돈 없어 그러는데, 천원만 나한테 투자하면 안될까?
이쁜여자 : (개무시 눈빛으로 위 아래 훑는다) 칫.. (웃끼지도 않는다는 투. 가버리고)
썬글라스남 : (특유의 그) 무어야!!? 나두 췻.
포기하지 않는다.
다음, 아줌마로 보이는 통통녀에게 다가간다.
썬글라스남 : 아줌마.
통통녀 : 저 아줌마 아닌데요.
썬글라스남 : 에이 아줌마 맞는데..?
통통녀 : 아줌마 아니라니까요.
썬글라스남 : 알았고, 나한테 천원만 투자해봐.
통통녀 : 투자하면요?
썬글라스남 : 천억으로 불려주께.
통통녀 : (빤히 보다, 찰삭 가볍게 따귀 한 대) 미친 눔.
썬글라스남 : 아,.아 백만년 지나면 천억 된다니까?! 펀드는 묵히면 오른다니까?!
통통녀 : (식 식 가버리고)
썬글라스남 : 1년 밖에 안됬는데 왜케 각박해졌어 사람들이?! 아,. 씨. 라면 먹고싶은데,.
대한민국 컵라면 먹고싶어 죽겠는데, 돈은 없구. (미칠라 그런다).. (뭔가 좋은 생각이 난듯) 아!!!
가방 덜 덜, 절뚝 걸어나온다.
썬글라스 올린다. 한민국이다. 한민국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