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자(diakonos) 뵈뵈
로마서 16:1-2

오늘은 한남교회 여신도회 4-50대 모임인 ‘뵈뵈회’ 헌신예배로 모였습니다. 뵈뵈회가 생긴이래 헌신예배를 드리면서 오늘의 본문이 설교의 본문이 된 적이 많을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뵈뵈’라는 이름이 나오는 곳은 성경 전체에서 단 한 곳, 로마서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이름일 수도 있는데, ‘뵈뵈’라는 이름은 기억되고 있으며, 한남교회에는 ‘뵈뵈회’까지 있으니 우리가 본받을 만한 인물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지난주에는 조남주 작사의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우울했습니다. 그 책의 줄거리는 아래와 같습니다.

‘김지영씨는 30대 중반. 결혼해서 딸 하나가 있고 서울거주, 전세로 사는 평범한 가정주부이다. 김지영씨는 홍보대행사를 다니다가 출산을 하면서 퇴사를 했고 남편 정대현씨도 IT 업종이다보니 늦는 일이 많았다. 이런 내용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김지영 씨에게 이상 증상이 찾아온다. 이것은 치매도 아니고 해리증상도 아닌 출산후유증에서 육아후유증으로 넘어온 케이스. 김지영씨는 갑자기 남편의 대학교 여자친구가 되었다가 시부모님 앞에서 장모님이 되기도 한다. 자신이 다른 사람이 되어 이야기한다는 것도 모른채 가끔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자주 다른 사람으로 빙의돼 맺힌 말을 하는 김지영씨를 보고 남편 정대현씨는 정신과 상담을 권유했고, 이 책은 정신과 의사가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리포트처럼, 혹은 인간극장처럼 김지영 씨의 출생부터 현재까지를 옮겨낸 책이다.’
결론은, 대한민국에서는 여자로 태어난 것 자체가 ‘저주’입니다. 저의 다 큰 두 딸이 오버랩 되면서 우울했습니다. 아직 한국사회가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남녀평등의 사회로 가려면 멀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객관적으로 여성분들에게 전성기는 언제일까요?

4-50대입니다. 평일 낮에 식당에 가보십시오. 대부분 4-50대 아줌마들입니다. 간혹 30대도 있지만, 그분들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4-50대 아줌마들은 남편이 들어오기 전에만 들어가도 되고, 남편은 당연히 들어오기 전에 신고하고 들어와야 합니다. 남성들은 4-50대가 되면 여성호르몬이 증가하면서 여성화되는 반면에, 여성들은 씩씩해집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나이므로 두려울 것도 별로 없습니다. 웬만해서 아이들은 다 엄마 편입니다. 자신만을 위해서 살아가도 밉지 않은 나이, 그때가 4-50대, 그래서 모든 때가 전성기지만 객관적으로 4-50대 이후야말로 인생의 전성기라 할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교회에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예외 없이 4-50대요, 여신도들입니다. 교회에서만 그럴까요? 교회에서 4-50대 여성들이 가장 많은 활동을 한다는 것은 사회 전반에서도 이 연령대의 여성들이 가장 많은 활동을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교회를 변화시키는 중심에 서 있는 연령대가 바로 오늘 헌신예배를 드리는 ‘뵈뵈회’에 속해있는 분들이십니다. 저마다 주어진 삶의 전성기를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오늘의 본문은 아주 간단합니다.

“내가(사도 바울) 겐그레아 교회의 일꾼으로 있는 우리 자매 뵈뵈를 너희에게(로마교회) 추천하노니, 너희는(로마교회)는 주 안에서 성도들의 합당한 예절로 그(뵈뵈)를 영접하고, 무엇이든지 그에게 소용되는 바를 도와줄지니 이는 그가 여러 사람과(초대 교회 전도자)과 나의(바울) 보호자가 되었음이라.”(롬 16:1-2)
Diakonos 뵈뵈& Messenger 뵈뵈’

본문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뵈뵈는 겐그레야 교회의 일꾼(집사)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바울은 그의 편지를 로마교회에 전달하는 메신저로 ‘뵈뵈’를 보낸다는 말씀입니다. 겐그레아교회는 고린도에 있는 항구도시로 바울이 고린도에 머무는 동안 세웠던 교회입니다. 그리고 뵈뵈는 겐그레이 교회의 일꾼(집사)였습니다. 그는 교회에서 봉사자(diakonos)로 있으면서, 고린도지역을 거쳐 선교여행을 떠나는 그리스도인 여행자들의 후견인이었습니다. 바울도 2차 전도여행 당시에 뵈뵈의 집에서 오랫동안 체류했습니다.
Diakonos 뵈뵈, 그녀는 세상 풍파에 시달린 사도와 교회를 도와주었습니다. 사도들에게는 ‘쉼’을 통해 ‘새 힘’을 얻게 했으며, 교회에는 후견인이 되어 재정적인 어려움 없이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도록 했습니다. 겐그레야는 지금의 그리스의 ‘케흐리에스’입니다. 항구도시였던 그곳에서 그는 많은 재물을 얻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교회의 후견인도 될 수 없었을 것이고, 여성이 존중받지 못하던 사회에서 수천 리 길이나 되는 로마까지 혼자 여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므로 여성이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것은 상당한 재력과 용기가 없으면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입니다. Diakonos 뵈뵈는 동시에 ‘Messenger 뵈뵈’였던 것입니다.
메신저의 역할을 무엇입니까?

‘말’을 전하는 사람입니다. 누구의 말을 전합니까? 자기의 말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말’입니다. 뵈뵈는 자기의 말을 전한 것이 아니라 ‘사도 바울’의 말(편지)을 전했으며,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이곳에 계신 모든 분도 ‘메신저’입니다. 누구의 말을 전하는 ‘메신저’입니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메신저입니다.
목사는 성경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메신저이고, 여러분은 삶을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메신저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메신저일까요, 메시지일까요? 메시지입니다. 오늘날 교회가 타락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교인들이 메시지를 보지 않고 메신저를 보기 때문이요, 메신저 스스로도 메시지보다 자기 인기관리에 치중한 까닭입니다. 여러분은 삶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메신저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하면 종교적인 것만 생각하시는 분이 있는데, ‘삶’이라는 말이 포함되면, 종교적인 언어 없이 일상적인 언어로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그래서 신앙생활이 힘든 것입니다. 이곳에 계신 분들은 ‘내가 예수 믿는 사람이야!’ 하지 않아도 ‘알고 보니 예수 믿는 사람이었네!’ 감탄을 자아내는 삶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긍정적인 뉘앙스의 “어쩐지 달라!”라는 말을 듣고 살아야 합니다. 그런 분들 되시기 바랍니다.
이름대로 살아갑시다.

‘뵈뵈’는 ‘맑고 개끗하다, 빛난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여러분, 맑고 깨끗하게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세상은 어두워도 어두울수록 더 빛나는 별처럼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별’에 대한 이런 시가 있습니다.
어둠이 와야 어둠조차 가릴 수 없었던
참 빛이 드러나리라
별이 빛나는 그날 밤 나는 가장 위대한 우주의 서사시,
신의 시를 보았던 것이다(정재찬 – <시를 잊은 그대에게> 중에서).
별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법입니다.
언행에서 맑고 깨끗한 삶을 살아가십시오. 매일매일 반복되는 삶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나이 들어간다고 습관처럼 살아가지 마시고, 이제부터 전성기라 생각하시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겁내지 마십시오. 그리고 불쌍한 남편들 넓은 마음으로 잘 품어주십시오. 그래서 가정을 평안하게 만들어가 가십시오.
미련한 여인은 늘 자기 남편이 장동건이나 송중기처럼 멋지지 않다고 불만입니다. 그들은 모르는 것이 있습니다. 자기가 고소영이 아니고, 송혜교가 아니라는 사실을.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10년 20년 살다 보니 어느새 ‘원수’가 되어버린 남편, 그 남편이 한때는 별이 빛나던 밤잠 못 이루게 하던 ‘백마 탄 왕자님’이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물론, 남편 되시는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남교회는 뵈뵈와 같은 일꾼이 필요합니다. 뵈뵈회 여러분이 한남교회의 봉사자가 되어주십시오. 교회를 위해서 봉사하실 때에 하나님께서 기꺼이 그 헌신을 받으시고, 여러분의 삶을 별처럼 빛나게 해주실 것입니다.
또한, 한남교회의 메신저가 되어주십시오.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한남교회’를 자랑하십시오. 교회마다 안 좋은 모습도 있고, 좋은 모습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부흥하는 교회는 교인들로부터 교회에 대한 좋은 입소문이 나는 교회라는 점입니다. 우리가 어디 좋은 음식점에 가서 맛난 음식을 먹으면, 참지 못하고 음식점 소개를 하고, 심지어 친한 친구는 데려가서 사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교회는?
잘 살펴보십시오.
우리 한남교회가 가진 장점이 있고, 김민수 목사가 이모저모 뜯어보면 제법 자랑할 것도 있습니다. 좋은 말,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하십시오. 말이란 것이 신기한 게 ‘말하는 대로 살아진다’는 것입니다. 뵈뵈 같은 디아코노스, 뵈봐 같은 메신저로 헌신하시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주시는 큰 은혜를 가득 누리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