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7월06일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예수님께서 요한의
제자들에게 말씀을 하고 계실 때,
한 회당장이 와서
예수님께 엎드려 절하며,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러나 가셔서 아이에게
손을 얹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일어나시어
제자들과 함께 그를 따라가셨다.
그때에 열두 해 동안 혈루증을 앓는
여자가 예수님 뒤로 다가가,
그분의 옷자락 술에 손을 대었다. 그는 속으로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 하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예수님께서 돌아서시어 그 여자를 보시며 이르셨다.
“딸아, 용기를 내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바로 그때에 그 부인은 구원을 받았다.
예수님께서 회당장의 집에 이르시어 피리를 부는 이들과 소란을 피우는 군중을 보시고,
“물러들 가거라. 저 소녀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예수님을 비웃었다. 군중이 쫓겨난 뒤에 예수님께서 안으로 들어가시어 소녀의 손을
잡으셨다. 그러자 소녀가 일어났다. 그 소문이 그 지방에 두루 퍼졌다.
오늘의 묵상
새로운 한 주간이 시작되었습니다.
기쁨과 희망을 간직하며 힘차게 부지런하게
생활하시는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야이로는 유다교의 회당장입니다.
예배를 주관하고 행정 업무를 책임진 사람입니다.
그러한 그가 체면을 버리고 예수님 앞에 엎드립니다.
딸을 잃은 아버지였기에 애절하기 짝이 없었을 것입니다.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러나 가셔서 아이에게 손을 얹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아마 그는 울고 있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없이 그를 일으키십니다.
그의 겸손과 열정을 보시고 방문을 결심하신 겁니다.
그때의 장면을 우리는 상상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하혈하는 병에 걸린 여자도 예수님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녀 역시 부끄러운 병으로 고생하고 있었습니다.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해도 병이 나을 테지.’
이론이 필요 없는 순간입니다.
믿음만이 힘을 발휘하는 순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에게 당신의 능력을 드러내셨습니다.
그분의 따뜻함입니다. 그녀는 평생 감사하며 살았을 것입니다.
죽은 소녀를 지키던 사람들은 예수님의 출현을
달가워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처음부터 회당장을 만류했을 것입니다.
이미 끝났는데 무엇 때문에 예수님께 가느냐며 붙잡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적은 일어났습니다.
끝났다고 믿지 않은 사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끝났다고 체념하면 기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장경선 수사-
우리가 어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경우, 특히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을 때
지푸라기 하나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그 절망에서 빠져나오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아주 실낱같은 희망에도 큰 기대를 겁니다.
수치심을 자극해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의 딸을 살려달라고 담대하게 외치던
가나안 여인과는 다르게, 오늘 복음의 이 여인은 용기없고 가냘픈 심정으로
군중 사이에서 떼밀려가시던 예수님의 옷깃 한 자락이라도 잡고자 했습니다.
그 여린 믿음을 알아채신 예수님께서는 “꺼져가는 심지처럼 깜박인 듯한
그 작은 믿음을 알아보겠다”라는 듯 여인에게 용기를 내라고 하십니다.
남에게 드러내기조차 부끄럽고 변변찮은 믿음. 마치 어느 깊은 산골 바위틈
사이에 피여 있는 이름모를 작은 야생초이지만 그를 외면하지 않으신
주님의 눈길로 인하여 한 생명이 살아 있고 또한 살 수 있다는 용기를 주십니다.
주위에 수많은 군중이 있었지만 그들 눈에 드러나 보이지 않던 그 여인에게
예수님은 속삭여줍니다. “너 안에 담긴 그 작은 희망의 불씨, 그 믿음이
너를 살렸다. 나에겐 그것도 소중하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