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시작 시간인 오후 1시에 딱 맞추기 위해
10시 20분쯤 집을 나서 인천버스터미널에 도착해 보니 11시 버스표가 매진되었다네요.
아, 사람 일은 알 수가 없어요. 왜 나는 버스표가 없을 거라는 예측을 안 했을까요?
할 수 없이 11시 30분 표를 예매해놓고 남은 시간 50분을 처리하기 위해
터미널 바로 옆에 있는 신세계백화점으로 내려갔습니다.
가벼운 티셔츠 하나를 사고(추울까 봐 목폴라를 입고 갔는데 너무 더운 거 있죠?)
그리고는 버거킹에 들어가 좋아하는 햄버거를 사먹었어요.
11시 30분 버스는 정확하게 떠났지만 엄청나게 막혀 2시간이나 걸려 드디어 천안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거기서 상록리조트까지는 좌석버스를 타면 40~50분이나 걸린다고 하여
할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쌩 달렸습니다.
친절한 기사아저씨는 제가 자꾸만 시계를 보는 걸 보고 자신도 안타까운 듯
시골길을 열심히 달려주었습니다.
나중에는 제가 "아저씨, 어차피 늦었으니 천천히 가세요.'하고 말릴 정도였답니다.
2007 가을 세미나는 한창 진행되고 있는 중이었어요.
다행히도 강의 시작 전에 회원 소개를 하고 있더군요.
참석한 회원이 대충 어림잡아 봐도 150명은 되는 것 같으니 자기 소개를 다 끝마치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이 날 강의의 주제는 '유머'였습니다.
이를 의식한 듯...자기 소개를 할 때 각자 유머러스하게 하시더군요.
가장 기억에 남는 그 날의 유머는 "세 살때부터 유모가 없었다"는 심상우 선생님...
많은 분들이 그 유머를 못 알아들으셨지만, 몇몇은 깔깔 웃었답니다.
충청도 부자였다는 심상우 선생님은 실제로 유모가 둘이나 되었다는군요.
유머와 유모....
또 한 분...박정식 선생님의 소개.
선생님이 가르치는 아이의 일기를 소개하면서 유머러스하게 자신을 소개하셨습니다.
"오늘 엄마아빠와 외식을 했다.
메뉴는 정식이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어떻게 우리 선생님을 먹지?"
아무리 둘러보아도 우리 선생님은 없었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손연자(동화) 선생님이 자기 소개를 하고 회원들은 열심히 듣고...
내 차례가 돌아오면 뭐라고 얘기할까, 아마 그런 생각들 하고 계시겠죠.
저는 사람들 관찰하는 것을 무척 좋아해요.
늘 느끼는 것인데 왜 어른들은 그렇게 얼굴이 굳어 있을까요?
긴 소개가 끝나고 유머 강의가 시작되기 전
이상교(동시) 선생님과 옥순원(동화) 선생님.
옥순원 선생님은 얼굴 뵌 것이 처음이에요.
옛날에는 활동을 많이 하신 것 같은데 한동안 뜸했었거든요.
우리 회원들이 먹고 마시고 이야기나누고 있을 동안에도 집행부 간사들은 잠시도 쉴 틈이 없답니다.
회원들 회비 받으랴, 이것저것 처리하느라 잠시도 짬이 없지요.
제가 3년 동안 해본 결과, 이 일은 정말 봉사정신 없이는 할 수가 없는 일이에요.
내 시간을 온전히 빼내어 수백명 회원들을 관리하고 소식지 만들고, 행사 치루고...
그 3년이 지나니, 참으로 시간이 많더군요.
회원들의 자기 소개가 모두 끝나고 맨 마지막에 간사들 소개가 있었어요.
왼쪽부터 김경옥(동화), 정 진(동화, 평론), 고수산나(동화)...
그 옆 오른쪽 팔만 보이는 분은 부산에 사시는 김춘남(동시)선생님....
이성자(동시, 동화) 선생님의 환한 미소를 보니 긴장했던 마음이 스르르 녹아내려요.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 가면 웬지 어색하고 쑥스럽고 그렇잖아요.
이성자 선생님은 참말로 부지런하시고, 글도 잘 쓰시고, 남도 잘 챙기는 분이라서
그 뒤를 따라가려면 아마 한참 달려야할 것 같아요.
제가 참 좋아하는 동화작가 이규희 선생님이에요.
아동문학 패션계의 지존...
오늘은 빨강 톤입니다.
글도 잘 쓰면서 그렇게 옷 잘 입는 비결, 전수받고 싶어요.
부산 아동문학계의 대부 배익천(동화) 선생님.
통 큰 분이시죠. 의리 짱, 능력 짱, 얼굴 짱, 노래 짱. 모든 면에서 짱이신 배익천 선생님의 뒤를 따를 분이 계신가요?
아마 앞으로 오랫동안, 아니 영원히 찾기 힘들 것 같아요.
그 옆 서석규(동화) 선생님....
관심 분야가 너무 많으시고, 아시는 게 너무나 많으신 선생님.
새들과 물고기 그리고 나무에 대해 모르는 게 하나도 없으실 정도랍니다.
영원한 소녀 정두리(동시) 선생님..
어쩜 저리 우아하신가요?
이 아름다운 가을에 가장 어울리시는
동화작가 이가을 선생님...
잠깐 차도 마시고 얘기한 후,
유머 강사의 '살맛나는 유머'란 주제로 강의가 있었어요.
저는 그 시간 내내 배꼽을 쥐고 웃었답니다.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듯했지요.
강의가 끝난 후엔 조별로 토론을 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우리 조의 주제는 '전업작가와 직업작가의 하소연'이었지요.
조장은 소중애 선생님이었고요.
전업작가인 심상우(동화)와 이미애(동시,동화), 유효진(동화)의 진지한 하소연...
창작을 해야 하는데 생활을 위해서 기획동화와 그림동화 등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
직업작가는 직업작가들대로, 취재의 어려움, 시간의 압박 등을 얘기했고요.
직업작가들의 또다른 고민과 하소연을 들으며 저는 어떤 위치에 있든지간에
치열하게 글을 써야한다는 다짐을 하였지요.
그리고 우리는 오늘 모인 이 사람들 중 누군가라도 노벨문학상을 받을만한 작품을 꼭 내놓자고 약속(?)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였답니다.
맨 왼쪽부터 은이정(동화), 심상우(동화), 위정현(동화, 계수나무 대표)
이미애(동시,동화), 선안나(동화), 유효진(동화), 소중애(동화), 안선모(동화)
좀 늦게 도착한 원유순(동화)선생과 강지인(동시)선생과 함께....
우리는 부천인천아동문학인들의 모임 '보동보동'에서 가끔 만나지요.
조별 토론이 끝난 후, 저녁 시간을 기다리며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어요.
이번 천안 가을세미나를 준비하시느라 엄청 애쓰셨을 소중애 선생님...
초등학교 교사라는 직업과 동화작가라는 직업을 훌륭히 소화해내시고 있는 그 모습에 존경을 표합니다.
이상교 선생님(동시, 동화)과 유효진 선생(동화)
드디어 저녁 시간이 되었어요. 저녁식사를 마친 후 전문기타리스트와 최규순(동화) 선생님의 지도 아래 다함께 노래부르기를 하였어요.
원래는 캠프파이어를 할 예정이었는데 날씨가 너무 추워 취소하고 실내에서 싱어롱을 하게 된 것이랍니다.
배가 부른데....소곡주와 천안 호두과자와 천안 병천 순대가 또 나왔어요.
천안이 고향이신 홍종의 선생님이 내신 병천 순대는 정말 맛있었어요.
다 먹지 못한 순대를 싸오지 못한 게 한입니다.
소중애 선생님이 내신 천안명물 호두과자도 끝내줬지요.
계림닷컴 강명옥 팀장과 임정진(동화) 선생.
작가의 입장에서 작가를 이해하고 도와주려 노력하는 강팀장...
그리고 늘 톡톡 튀는 글로 우리 작가들조차도 놀라게 하는 임정진...
그녀의 무한한 상상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박종현(아동문예 대표, 동시)선생님에게 공손히 명함을 건네고 있는 섬아이 출판사 대표 하헌성님.
그리고 찹쌀로 빚어 뒤끝이 아주 깨끗하다는 소곡주로 얼굴이 벌개진 회장님 회장님, 강정규(동화) 선생님...
오늘의 유머상을 부여잡은 심상우(동화) 선생님...
저에게
"선생님 같이 재밌는 분이 가시면 어떡해요?" 하셨던 김재원 선생님....
선생님, 저는 그렇게 재밌는 사람이 못 되는데 어쩌죠?
다음 세미나 때는 중간에 가지 않고 끝까지 남아 있을게요...죄송합니다.
제가 참 궁금해하는 분, 박윤규(동화) 선생님, 얼굴만 봐도 순수소년 같아서 참 좋아요!
대구 교육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계신 심후섭 교장 선생님(동화)
늘 붙어 다니시는 두 분,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지니고 계신 두 분...
아동문학계에서 가장 키가 크시고 싱거우신 두 분...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두 분...
이상교 (동시, 동화) 선생님과 송재찬(동화) 선생님이 다정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어요.
이렇게 시작된 여흥 시간은 밤 10시 반까지 이어졌답니다.
각자 방으로 돌아가기가 못내 아쉬운 분들은 어디 포장마차, 또는 생맥주집에서 모이셔서
밤새 문학 얘기 하셨겠죠?
저희는(원유순, 최규순, 강명옥)은 강지인 선생이 모는 편안한 승용차에 몸을 싣고 부천으로 향했답니다.
아쉬움을 뒤로 남기고...
추억을 가슴에 안고....
자, 이제부턴 만남의 에너지를 바탕으로 열심히 글을 써야겠습니다!
첫댓글 저도 지난 월요일에 천안 상록리조트에 다녀왔어요. 그리고 병천 순대도 먹고 왔답니다. 친구의 소개로 원조집을 찾아갔는데 자리가 없어 옆가게에서 먹었어요. 그래도 참 맛있었답니다...^^
순대를 많이 못먹고 온 게 한입니다. 너무 배가 불러서...
책에서 작품을 통해 제 기억에 남아있는 분들이 거의 모이셨군요. 아동문학을 하셔서 그런지 모두 소년소녀 같아요^^
저를 빼놓고 보동보동 팀이 사진을 찍다니(살짝 삐짐ㅋㅋ) 순대 많이 남아서 정말 아까웠어요. ㅠ.ㅠ
집행부는 너무 바빠서...말을 걸기가 미안할 정도였답니다.
순대도 아쉽고ㅡㅡ소곡주는 더욱 아쉬워요,,,
저는 그 순대가.....홍종의 선생님에게 여쭈어보아서 다음에 내려가면 꼭 그 순대를 사먹어야겠어요.
저는 천안이 시댁인데도 병천순대를 한번도 못 먹어봤어요. 같이 사는 누구누구가 순대는 입에도 안 대는 사람이라 그런 쪽엔 길잡이 역할을 못해주었거든요. 바람숲님, 언제 우리끼리 병천순대 먹으러 가요.^^
누구누구가 혹시 은하수는 아닐 테고..병천순대는 우리가 여기서 사먹는 순대랑 질적으로 완전히 다르던걸요?
언제 산모퉁이팀 날만 잡으세요. 길잡이는 제가 합니다.
번개팅을 천안에서 해야겠네요.
와.. 미부정님! ^^
이 멋진 가을이 가기 전에 병천순대를 먹어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