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에세이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돌베개, 2023)를 읽고
[무안공항 항공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고인님들의 명복을 빌며, 생존자와 유가족 분들의 치유를 기원합니다. 이 커다란 슬픔을 함께 합니다]
유시민 작가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국회와 정부에서 잠시 일했고 비평가로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지금은 책을 읽고 여행을 하고 글을 쓰며 산다. 주요 저서로는 『청춘의 독서』, 『어떻게 살 것인가』, 『나의 한국현대사』, 『역사의 역사』, 『거꾸로 읽는 세계사』,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유럽 도시 기행』 등이 있다. - 작가 소개에서
과학적 현상을 인문학으로 풀어보고, 인문학적 용어를 과학적 사실과 연결 짓기? 유시민 작가는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인 중의 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토론의 달인, 모르는 게 없는 사람. 항상 상대방을 인정해 주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면서도 자신의 탄탄한 지식과 언변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사람이다.
『청춘의 독서』, 『역사의 역사』,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읽었는데, 모두 큰 감명을 주었던 책이다. 특히, 『어떻게 살 것인가』는 작가의 말에 공감이 많이 갔으며, 삶의 자세와 방향을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는 수없이 많은 과학 원리와 철학 용어와 철학자들이 등장한다. 유시민 작가는 언제 그 많은 책을 읽었을까? 정치를 그만두고 작가로 사는 게 너무도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는 다독가로도 유명한 작가다.
학교 다닐 때 배웠던 원리나 과학자들 이름이 나오면 조금 집중이 되었다. 그나마도 아니면, 그냥 눈으로만 읽고 넘어갔다. 찬찬히 설명하듯이 들려주는 작가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과학과 인문학을 이어 보는 시간이었다.
「우리 집과 우리 엄마의 진실」에서 (p39)
“과학을 전혀 몰랐을 때 나는 세계를 일부밖에 보지 못했다. 타인은 물론이고 나 자신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도 전체를 보지는 못하며 인간을 다 이해하는 것 역시 아니다. 하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많은 것을 더 다양한 관점에서 살핀다.”
「측은지심과 거울신경세포」에서 (p86)“
우리는 남을 모방하며 남에게 공감한다. 남을 배려하고 남과 협동한다. 악한 행동을 삼가며 옳은 일을 하려고 한다. 때로는 공동체를 위해 죽을 위협을 떠안는다. 우리가 그런 존재임을 안다.”
「바보를 겨우 면한 자의 무모한 도전」(p292)
“인문학 이론은 진리인지 오류인지 객관적으로 판정할 수 없다. 그게 인문학의 가치이고 한계다. 한계를 넓히려면 과학의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고, 가치를 키우려면 사실의 토대 위에서 과학이 대답하지 못하는 질문에 대해 더 그럴법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우리 자신을 이해하려면 과학과 인문학을 다 공부해야 한다.”
편식하는 아이처럼 독서도 그런 경향이 있었다. 감성을 자극하는 책 위주의 독서는 생각의 넓이와 깊이를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읽고 있는 책들이 문학과 글쓰기에 관한 책이 대부분이라서 다른 분야의 책을 찾게 되었다. 나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싶거든 과학 관련 서적을 읽어 보자.
내가 누구이고, 무엇이고, 어디서 왔느냐는 철학적 질문을 해결하려면 과학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인문학은 삶에서 필요한 분야지만, 과학과 통합하고 과학적 사유를 한다면 더 깊이 있는 성찰의 과정을 밟아갈 수 있다는 것도 알겠다.
세상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 특히, 학문도 종횡무진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기의 학문분야만이 최고라는 생각을 버리고 통합적인 생각으로 받아들여야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첫댓글 유시민 작가의 에세이를 소개해 줘서 잘 읽었어요. 고마워요.
해박한 지식과 언변과 통찰력과 혜안을 가진 유시민 작가는 이 시대 최고 작가라고 존경한 사람인데 이렇게 좋은 작품을 소개해 줘서 잘 읽었어요. 암울하고 어두운 시대에 한 줄기 희망을 주는 작가라고 생각하거든요.
논리적 인문학적 과학적 차원에서 자기 의사를 피력하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감탄이 저절로 나오는데 바쁜 중에도 독서의 폭을 넓힌 민선생님의 부지런함에 감동입니다.
변명처럼 단순히 감성 차원의 문학 작품이나 아동문학 서적마저 다 읽지 못해 가능한 범위 안에서 독서 기회를 붙잡기 위해 나름 노력하는 자신이 부끄럽네요. 좋은 책 소개로 반갑고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유시민 작가님의 모든 책을 읽고 싶은 목표가 생겼습니다. 유려한 말솜씨처럼 차근차근 설명을 참 잘하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 어디서나 막힘없이 이야기하는 지식박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회장님께서도 열심히 책 읽으시고, 글쓰시고 박학다식한 모습이 유시민 작가님과 비슷하시지요. 저도 독서의 폭을 더 넓혀 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