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0년 창설되어 올해로 150년째를 맞는 세계 최고의 골프 대회 중 하나인 디 오픈 챔피언십이 이번 주 골프의 발상지인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류스 올드 코스(파72, 7305야드)에서 개최된다. 디 오프 대회는 매년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에 있는 9개의 링크스 코스에서 번갈아 개최되지만 예외적으로 세인트 앤드류스 올드 코스는 골프의 고향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매 5년마다 개최한다. 세인트 앤드류스 올드 코스에서 가장 최근에 열렸던 2000년과 2005년 디 오픈에서는 타이거 우즈가 모두 우승한 바 있다.
2010년 디 오픈 개최지인 골프의 고향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류스 올드 코스 전경
한편 디 오픈 우승자에게는 클라레 저그(Claret Jug)라고 불리우는 우승 트로피가 수여된다. 클라레 저그란 원래 프랑스 보르도산 적포도주를 뜻하는 "클라레"와 술주전자의 한 종류인 "저그"의 합성어로 이름 그대로 19세기 인기를 끌었던 프랑스 보르도산 적포도주를 담아먹던 유리와 은을 소재로 만든 작은 술병을 부르던 말이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디 오픈의 우승 트로피를 일컫는 말로 더 유명하다. 제록스나 스카치 테이프처럼 제품명인 고유명사가 보통명사화된 것과는 달리 보통명사가 고유명사가 된 매우 특이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골프계에서 디 오픈이 차지하는 권위와 상징성을 잘 대변해주는 사례라 하겠다.
디 오픈 우승 트로피 클라레 저그.
컵 하단에 우승자들의 이름이 빼곡히 새겨져 있다.
그러나 디 오픈 우승자에게 처음부터 클라레 저그가 수여되었던 것은 아니다. 디 오픈 우승자에게 원래는 아래 사진처럼 "챌린지 벨트(Challenge Belt)"라 불리던 붉은 최고급 염소가죽과 은제 버클로 제작된 벨트가 주어졌다. 1870년까지 모두 11차례의 우승자에게 수여되었던 챌린지 벨트는 3년 연속 우승자에게 영구 지급된다는 규정에 따라 1870년 3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영 탐 모리스가 가져가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영 탐 모리스의 3연속 우승으로 갑자기 우승자에게 수여되던 트로피가 없어진 주최 측은 당황한 끝에 새로운 트로피 준비 문제로 우왕좌왕하다 그만 다음 해인 1871년 대회를 열지 못하고 말았다. 결국 우승 트로피로 클라레 저그를 제작하기로 결정하고 우여곡절 끝에 1872년 대회가 열렸으나 이번에는 트로피 제작 주문이 늦어져 정작 우승자인 영 탐 모리스에게 우승 트로피를 수여하지 못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말았다. 따라서 역사상 최초의 클라레 저그의 주인공이 되었던 골퍼는 1873년 우승자인 탐 키드다.
초기 디 오픈 우승자에게 트로피로 지급되었던 챌린지 벨트
우승자에게 직접 지급되었던 클라레 저그는 1927년부터는 영국 R&A에 보관되고 있으며, 매년 우승자에게는 복제품이 지급되었다가 다음 해 디 오픈 개최 때 주최 측에 반납하게 된다. 클라레 저그에는 우승자들의 이름이 직접 새겨지는데, 매년 대회 때마다 디 오픈 주관 방송사인 BBC는 우승자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 시점에 직접 금속 장인이 현장에서 클라레 저그에 매우 작은 글씨로 정교하게 이름을 새기는 모습을 생중계로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기도 한다. 이 때문에 1989년 우승자였던 그리스계 미국인으로 길고 독특한 이름을 갖고 있는 마크 칼키베키아(Mark Calcavecchia)는 당시 농담으로 "정말 내 이름을 저기에 새길 수 있긴 인능겨?"(How's my name going to fit on that thing?)라고 해 많은 사람들을 웃기기도 했다.
참고로 올해 디 오픈에는 모두 9명의 한국 혹은 한국계 선수가 출전한다. PGA투어의 최경주, 양용은, 케빈 나은 물론 김경태, 노승열, 박재범 등 국내 투어 프로선수와 유에스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자인 안병훈, 브리티시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자 정연진, 그리고 지역 예선을 통해 출전권을 획득한 전재한 등이 그들이다. 올해 처음으로 클라레 저그에 이름을 새길 수 있도록 한국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출처] 디 오픈 챔피언십의 상징 "클라레 저그"의 탄생 비화 - 클럽메이커스 포럼) |작성자 쿠바시가
첫댓글 골프를 치기는 커녕 아는 것도로 없는데, 어쩌다가 이번 대회를 보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이것저것 얻어 듣게 되었고, 관련 정보도 검색해보게 되었네요. 이번 클라레 저그는 우스투이젠 (Louis Oosthuizen) 이라는 남아공 선수에게 갔지만, 한국의 어린 선수인 정연진이 14위로 실버메을 받았더군요. 실력도 실력이지만 최경주나 양용은 등 시커먼 () 아저씨들보다는 일단 보기에 좋더라는.
골프를 치지 않는 저이기에 골프에 관심이로 없는데 이 글이 비교적 짧은 글이라 찬찬히 읽어 보았네요. 그런데 골프대회 우승자에게도 예전엔 트로피가 아니라 챔피온 벨트를 주었다는 건 참 재밌는 사실인데요. 그리고 The Open에 한국계 선수가 무려 9명이나 출전하다고라 우리나라 선수의 이름이 클라레 저그에 꼭 새겨지길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British Open'을 'The Open' 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영국인들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오픈대회라는 자존심의 표현이라고 하네요.
테니스: 전영,전불,전미,전호→ 4대 메이져 대회
골프 : 마스터스, U.S오픈, 디오픈, PGA → 4대 메이져 대회
골프건 테니스건 한해에 4개 메이져 대회를 전부 석권할때, 그랜드슬램이라 칭하지요..
골프의 경우, 4개중 마스터스를 최고로 쳐줍니다. 누가 정하거나 말한 적은 없어도, 갤러리나 시청자나 선수들이나 다 그렇게 알고 있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