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2
여름 휴가때
경북 청송과 접한
산골짝의 영덕면 옥계 계곡 옆의 민박집을 구한 후
점심을 먹고 홀로 청송 얼음골(10분 거리)을 들렸다가
외딴 오솔길을 걸어 가는 중에
좁은길 가운데에 있는 땅벌의 집을 건드렸던 모양입니다,
길이 막혀 뒤돌아 오다가,
앙심먹고 대기하던 큼지막한 20-30마리의 땅벌의 습격으로
엉덩이가 빠지라고 도망치다 볼기짝을 물렸답니다.
차량으로 돌아가려면 반드시 땅벌의 집을 거쳐야 하기에
다시 접근했다 도망치기를 여러 번 반복하다
결국은 가파른 길 사면으로 우회하기로 했답니다.
손수건 끝에 돌맹이를 묶어 수건의 회전력과 파워를 높이는 대비를 하고
숨도 죽인 채 간신히 빠져 나왔다며 안심하고 능선으로 올라오는 순간,
갑자기 쌕쌕이의 비행음이 들리며 뒷대갈통이 화끈해집디다.
아이고야!!!
여기서 내 생을 마감 하는구나.
이 사태를 어이 해결할 거이거나이...
엉덩이야 그렇다치고, 가뜩이나 머리도 나쁜 놈이........
온몸이 땀으로 범벅된 채로 뒤통수를 주무르며 동내로 내려와
약국이나 의원을 찾아 보니 차로 30분 이상을 나가야 있답니다.
마을 어른들에게 자문을 구하려 해도
“신경통 있는 사람은 일부러 벌침을 맞는다나...?”하며 딴청을 부립디다.
내 主治醫? '전 경호'가 생각나 전화를 거니 전문적인 용어는 나오는 데
이곳에선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다행히 보건소 간판이 보여 들어가 사정을 이야기 하니
엉덩이에 주사 두방(그것도 얼떨결에 벌침 쏘인 쪽에)을 쎄리고
2일치 약(가격 단 900원)을 제조해 줍디다.
졸지에 침 4방(벌침 2, 주사침 2) 쏘인 후
숙소에 돌아 와서 아무에게 하소연도 못하고 형님에게만
“내가 만일 혼수상태에 빠지면 땅벌침에 찍혔다고 119에 연락해 주쇼..”
온몸이 땀에 젖고,
머리가 띵띵한 상태에서 증거물을 남긴다고 찍은 사진이 이 꼴입니다...
그래도 시커먼 벌집이 보이고
그 앞쪽에 내 발자국도 있읍니다.
8/23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뒤통수를 만져보니 멀쩡한 게
워낙 머릿속의 내용물이 硬化했기 때문인지....
봉침 효과나 볼려나?
스파이더맨처럼 초능력이 생기면, 말 많은 정치인들 주둥이에 한방씩...
숙소에서 1시간가량 서쪽으로 달려 도착한 주왕산은 주차장도 한산합니다.
주왕산 입구의 本寺인 대전사에서 바라본 암봉입니다.
언제 보아도, 아니 요즈음 들어 더 더욱 부러운 남성의 상징입니다.
사람들이 지나치는 산 중간에 위치한 연화굴입니다.
절경인 1폭포 옆에
마치 노숙자나 비정규직 노동자처럼
우리 식구가 통행로를 막고 바람을 쏘이며 농성 중입니다.
관광객이 없다는 이야기랍니다.
가족들을 물가에 쉬게하고 제2, 제3폭포까지 들려봅니다.
주왕굴쪽에서 바라 본 전망입니다.
저 바위 꼭대기에서 두레박을 내려 계곡물을 퍼 올렸대나?
맑은 물에는 제법 큼직한 물고기들이 사람들에게 재롱을 피웁니다.
입구에서 좌측으로 장군봉 표시가 있길레 혼자서 터덜거리고 올라가니
‘光岩寺’라는 문을 굳게 닫은 망한 듯한? 절이 있고
암봉의 생김세가 더욱 부러워 다시 한장!
점심으론 달기 약수 백숙(30분)을 먹어야 한답니다.
토종닭과 특히나 수수를 섞은 닭죽이 일품입니다.
영화로 유명해진 주산지는 강한 햇빛아래 1km를 걸어야 합니다.
물이 말라 왕버들 물 수염뿌리가 노출된 것이 아쉽습니다.
주산지 옆에 있는 절골이라는 계곡입니다.
관리 사무소 입구에 상가들이 없고, 계곡도 오염 없이 아주 조용해
시간 여유 있으면 반드시 권해 드립니다.(입장료 무료)
개인적으론 주산지보다 낫습니다.
오는 길에 들린 얼음골인데,
산쪽에 설치한 큼지막한 조경석들 사이로 나오는 시원한 바람과 약수로 관광객을 유혹합니다.
사진은 그 옆에 설치한 70m짜리 인공 폭포랍니다.
자세히 보니 중앙에 주인 잘못 만나 생고생중인 내 고물 승합차도 보이네...
숙소에서 30분 정도 동쪽으로 나가면 강구항에 닿습니다.
다라이 노천 막회,,...
속초쪽보다 훨씬 푸짐하고 신선합니다..
준비한 소주가 부족함을 탓 하지 말고 미리 대책을..!!!
첫댓글 사진으로만 봐도 참 좋은데 갔다 왔네.! 아직 주왕산을 못 가본 터라...옛 만화 라이파이의 태백산속 요새가 주왕산에서 따온 것으로 아는데 사람 머리같이 생긴 바위도 사진들 중에 있는 것 같으네.
마당바위의 여행기에 반해서 금년에 꼭 한번 가야겠네! 하여간 주왕산 등산 한번 잘했네!!!!!!
주왕산.. 사진빨에 속지 마시고... 달랑 주왕산만의 목표라면 너무 거리가 멀어서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