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7월하고도 19일이다. “무정한 세월아, 나를 두고 가지마라”는 말이 자연스레 나온다. 어제 미카는 여느 신앙인처럼 지나온 여정 속에 함께 한 야훼를 되새기며 살아가야할 태도에 대해 말한다.
“공정을 실천하고 신의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느님과 함께 걷는 것“ 이라고! 구약성경
“정의를 실천하는 일, 기꺼이 은덕에 보답하는 일 조심스레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일, 그 일밖에 무엇이 더 있겠느냐?” 공동번역
“Only to do the right, and to love goodness, and to walk humbly with your God.” New American Bible.
“To do what is right, to love loyalty, and to walk humbly with your God.” Jerusalem Bible.
파킨슨 진단을 받은 지도 벌써 8년이 되어간다. 일선 사목일 에서는 벌써 은퇴한 셈이다. 무엇에 쫓기듯 하는 생활에선 벗어났으므로 이론상으로는 이웃들을 위해 기도할 시간이 많은 것 같으나 실제는 다르다. 일정하게 하는 일이 없으니, 백수가 과로사(過勞死)했다는 말이 실감난다. 맹자의 무항산(無恒産) 이면 무항심(無恒心)이란 말씀은 여기도 해당된다. 일정한 일이 없으면 한결같은 마음도 없다. 수도자들은 가성비와 능률을 숭상하는 사회에선 쓸모가 없는 것이기에 버려진 존재로서, 역설적으로 무위의 가치를 발견하고 진작하려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수도생활은 아주 쉽게 사회에서 추구하는 바를 말만 바꿔 추구하기 십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