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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중 외교정상회담에서 사드에 관련된 부분은 어제 작성하였습니다.
https://cafe.daum.net/shogun/OCbn/470
일단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업데이트가 몇개 있었습니다.
일단 총정리된 좋은 기사가 드디어 나왔습니다. 아직도 초치당하지 않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입장도 나왔습니다.
https://news.v.daum.net/v/20220811205505281?x_trkm=t
//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이날 사드와 관련해 “양국이 이미 달성한 공통 인식과 양해를 견지하며 상호 정책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이 문제를 적절히 처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중국 정부의 주장을 거듭 강조했다 //
그리고 중국측이 '3불1한'을 한국정부가 선서했다는 표현을 선시했다는 표현으로 바꿨다고 합니다.
https://www.ajunews.com/view/20220811163940859
// 선서(宣誓)와 선시(宣示)는 중국어로는 발음과 성조가 똑같다. 선서는 공개적인 약속(맹세)이라는 뉘앙스가 강한 반면, 선시는 '공시하다', '입장을 표명하다'는 의미에 가깝다. 중국 외교부는 영문 발언록에서는 해당 대목을 공식적 발표라는 뜻의 'officially announced'라고 표기했다. //
참고로 어제 제가 글을 쓰면서 인용한 중국 외교부 영문 사이트에서는 이미 "officially announced its policy"으로 적혀있었습니다. 제 생각에 선서는 영어의 commitment이고 선시는 announcement으로 영역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사족을 더하자면 영어의 commitment는 약속의 일종이나 지키기 위해서라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다는 정도의 강한 뉘앙스라고 합니다. 정상회담이나 미국의 외교안보 발표문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표현입니다.
현재 미국은 한미방위조약에 의거하여 한국방어를 commit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뱀발을 지우고 다시 돌아가보자면 중국 외교부가 대변인이 했던 발언의 톤을 다운시킨 셈입니다. 중요한 디테일로 보이긴 하지만 지금 당장 뭔가가 전환될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측 외교부 장관은 중국측과 이미 사드문제에 대하여 합의를 본듯한 기표를 중국 대변인과 마찬가지로 스스로 발언했기 떄문입니다.
https://www.khan.co.kr/politics/defense-diplomacy/article/202208112037001
// 지난 9일 중국 칭타오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양측은 사드 문제가 양국 관계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인식일치를 이뤘다. 그러나 내용 면에서는 완전히 다른 입장이다. //
일부 언론에서도 박 장관과 왕 위원 사이에 일어난 기표와 기의의 미스매치를 감지한거 같습니다.
박진 : "양측은 THAAD가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걸림돌이 되어선 안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였습니다."
왕원빈 대변인 : "건강하고 지속적인 양자관계의 발전에 장애물(= 걸림돌. stumbling block)이 되지 않도록 이 문제를 적절히(properly) 관리하는 것에 양측이 동의하였다."
// 전직 관료출신의 안보 전문가는 “한·중은 양국 관계 관리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정면충돌을 피하려 할 것”이라며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합의한 외교 국방 ‘2+2’ 차관급 대화 등의 전략적 대화 채널을 적극 활용해 이 문제에 대해 중국과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일단 윤석열 행정부는 지금 당장 뭔가 조치를 취할 생각이 없어보입니다. 지금 당장 중국이 뭔가 공세를 가해올 생각이 없어보이니 차분하게 준비하다가 올해안으로 예정된 2+2 차관급 대화에서 담판을 짓든 뭘 하든 하겠다는 계산이 보입니다. 일단 겉으로 보기에는 정론으로 보이나, 제가 보기에는 이번 사건에 대한 분석이 아직도 온전히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대언론 답변으로도 보입니다.
https://www.donga.com/news/Politics/article/all/20220811/114916515/1
* 바로 어제 기사.
//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 정부에서 중국에 약속이나 협의한 것으로 판단하느냐’는 질문에 “중국 측 의도를 파악 중”이라면서도 //
한편 이번에는 전 주한미군 사령관의 입장이 나왔습니다. 특이하게도 현임 폴 러케머라 대장이 아닙니다. 아무래도 현임 사령관은 현재 집권중인 한국정권과 협업해야하기 때문에 전임이 대신 마이크를 잡은듯 합니다.
https://www.rfa.org/korean/in_focus/nk_nuclear_talks-08112022161326.html
//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11일 재임 중 사드를 운용하는데 한국 정부로부터 제한받은 적이 있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질의에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주한미군 사령관으로 한국에 있으면서 사드 체계는 다가오는 탄도미사일을 격퇴하고 한국인들과 기반시설을 보호하는 방어임무를 완전히 수행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
그리고 저의 설레발일 가능성이 높지만 매우 흥미로운 언급이 나옵니다. 미국은 한국어에 능통한 재원이 많은가 봅니다.
// 이와 관련해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중국 외교부는 한국에 배치된 사드와 같은 방어체계가 어떻게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침해하는지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면서 중국 측은 아직 이 주장을 정당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중국 외교부 언급이 한국 외교부의 언급과 일치하지 않은 것은 흥미로운 것이라며 국가 간 최고위급에서 의논된 중요한 국가문제에 대해선 보통 토의 및 합의 내용을 설명하는 공동성명이 나온다고 설명했습니다. //
// 하지만 사드가 배치된 2017년 이후 지금까지 이런 공동성명 없이 중국은 한국에 자위권을 포기하도록 계속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오히려 중국 동쪽에 한국을 겨냥해 설치한 중국의 새 레이더와 중국 북부 전구 사령부에 배치된 한국을 사정거리 안에 두고 있는 장거리미사일이 한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국에 대해 중국과 일본이 함께 외교적 공세를 가한 그림이 나왔습니다.
https://www.newsis.com/view/?id=NISX20220811_0001976067
// 최근 한일·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직후에 일본과 중국이 나란히 한국의 신경을 건드려 눈총을 받고 있다. //
// 주목할 부분은 왕 대변인 발언이 나온 시점이다. 이 발언은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이 한중 외교장관 회담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에 나왔다. //
// 한국 외교부가 외교장관 회담 직후에 뒤통수를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본 정부 역시 한일 외교장관 회담 직후에 독도 도발을 하면서 한국 외교부를 당황스럽게 했다.
박 장관은 지난달 18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19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차례로 만나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박 장관 편에 구두 메시지를 보내 한일 관계 개선을 촉구했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며칠 뒤인 지난달 22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 주재로 열린 각의에서 2022년 방위백서를 채택했다. 백서는 북방 영토와 독도 영토 문제가 미해결 상태라고 적었다. 백서는 또 자위대 주요 부대 위치를 표시한 지도에서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했다. //
서론이 생각보다 길어졌습니다. 또 갈길을 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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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三十而立 그리고 和而不同
일단 2022년 8월 9일 칭다오에서의 박진-왕이 외교 장관회담을 관통하는 큰 그림을 그릴 필요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뭐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양측이 내세운 사자성어가 좋을거 같았습니다. 중국과의 외교회담에서는 늘 뭔가 뜻을 담은 사자성어를 제시하는 것 같구요.
왕이 국무위원 및 외교부장은 삼십이립(三十而立)을 말했습니다.
박진 외교장관은 화이부동(和而不同)을 말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 두 장관이 의도했는지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여기는지가 반영된 말로 보였습니다.
일단 왕이의 삼십이립을 공개회담 전문을 보면서 다루겠습니다.
// 장관님께서 칭다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장관님의 이번 방문은 한국 신정부 외교장관으로서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것이고 또한 중한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공자님이 삼십이립三十而立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일단 30이라는 숫자가 보이고 三十이라는 한자가 보입니다. 기표는 다르지만 기의는 같아보이죠? ㅎㅎ.
일단 삼십이립이라는 말은 공자가 논어에서 자신의 삶을 회고하면서 쓴 말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뜻은 사람이 30살이 되면 자립한다는 뜻입니다. 일단 삼십이립이 들어간 문장 그 자체만 보면 중한관계가 30년 지속되었으니 관계가 자립에 이르렀다는 좋은 말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사실 삼십이립 뒤에는 네글자가 더 딸려옵니다. 사십불혹(四十不惑). 불혹은 말 그대로 혹하지 않고 정도(正道)만을 걷는다는 뜻이니까, 사람이 40살이 되면 혹하지 않는다는 말이 됩니다. 왕이 부장이 삼십이립을 중한관계에 대입시켰으니 사십불혹도 마찬가지로 중한관계에 대입될 수 있습니다. 특히 삼십이립 바로 다음 문장을 보면 말입니다.
// 공자님이 삼십이립三十而立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비바람에 시련을 겪어온 중한관계는 당연히 더 성숙하고 더 자주적이고 더 견고해져야합니다. //
일단 중한관계가 비바람에 시련을 겪어왔다는 건 다분히 사드배치와 그에 딸려온 한한령을 의식했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비바람"은 과연 한중관계내에서 유발된 내생변수일까요? 아니면 한중관계밖으로부터 유발된 외생변수일까요?
이 "비바람"이라는 기표가 지시하는 기의가 내생변수냐 외생변수냐라는 해석의 차이에 따라서 왕이 부장의 진정한 기의는 확 달라져버립니다.
그리고 싱겁게 답부터 빨리 말해버리자면, 왕이 부장에게 이 비바람은 바로 아직 덜 성숙한 한국을 미혹시켜 한중관계를 이간질하는 미국이라는 외생변수입니다.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중국이 한국의 부모인데 미국이라는 나쁜애가 한국을 꼬드겨 애를 베려놨다는 겁니다.
그래서 중국은 미국도 상대하긴 하지만 일단 한국에게도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한국아. 내가 너를 키운지 30년이 되었다. 너도 서른먹고 대가리가 많이 커지긴 했지만(삼십이립) 아직도 내가 보기엔 미혹에 잘 넘어가는구나. 부디 빨리 마흔까지 커서 미국의 충동질에 흔들리지 않는 그런 성인(사십불혹)이 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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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렇게 보면 제가 소설 쓰는 것으로 보이실 겁니다. 그래서 뒤에 따라온 문장들도 보여드리겠습니다.
// 우리는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해서 지금까지 성공을 이룩해 온 유일한 경험을 정리하고 양국관계의 큰 국면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미래 30년을 향하여 중한 양 측은 독립자조를 견지하고 외부의 장애와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선린우호를 견지하여 서로의 중대 관심사항을 배려해야 합니다. //
일단 "성공을 이룩해 온 유일한 경험". 뭐 우리나라와 중국은 무역량이 상당하니까 성공을 이룩해왔다고 해도 말이 안되진 않습니다. 하지만 "유일한 경험"이라고 합니다. 유일한 경험...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지금 누리고 있는 우리의 성공에는 수많은 나라들이 얽혀있습니다. 당장 미국의 무관세 정책과 원조도 그러하지만 한국전쟁에 UN으로써 참가한 수많은 나라들도 우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갤럭시 핸드폰과 하이닉스 D램을 사주고 있는 수많은 국가들도 마찬가지구요.
하지만 중국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겁니다.
'너는 수많은 국가 특히 미국과 관계를 맺고 있지만 그 중에서 성공한 관계는 누구와의 관계더냐? 우리와의 관계만이 유일하지 않느냐?'
"양국관계의 큰 국면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이 문장도 보시다시피 "유일한 경험"과 이어져 있습니다.
'너는 수많은 국가 특히 미국과 관계를 맺고 있으나 그 중에서 성공환 관계는 사실 우리와의 관계밖에 없다. 이 사실을 명심해라.'
"미래 30년을 향하여 중한 양 측은 독립자조를 견지하고 외부의 장애와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합니다." 위에서 언급된 삼십이립과 사십불혹을 다시 반복되었습니다(reiterate). 특히 이 문장에는 아예 대놓고 외생변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왕이 부장이 5시간이 넘는 그 기나긴 시간동안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 문장 하나였을 겁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야 한국. 앞으로도 30년간 우리의 도움받을 일 없이 스스로 먹고살되(삼십이립), 지난번처럼 미국 말 듣고 혹해서 사고치는 그런 일이 있어선 안돼(사십불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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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박진 장관의 화이부동(和而不同)을 다루겠습니다.
이 화이부동도 사실은 뒤에 네글자가 더 있습니다. 화이부동 동이불화和而不同 同而不和. 역시 공자의 논어에 쓰여있다는 말로 '군자는 화합하되 소신과 의로움까지 저버리진 않으나, 소인배는 이익을 쫓아 화합하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일단 박진 장관은 화이부동까지만 말했으니 관건은 누가 군자냐는 지점에 있습니다.
* 문단은 가독성을 위해 임의대로 나눔.
// 이제 수교 30주년을 맞아서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양국이 상호존중에 기반해서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협력적인 한중관계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우리는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써 국익과 원칙에 따라 화이부동의 정신으로 중국과의 협력을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한중양국이 인류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입각하여,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에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해 상생협력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오늘 왕위원님과 함께 한중관계의 미래발전을 위해서 양국이 공동으로 실천할 행동계획을 논의하고자 합니다. //
일단 보시기에 왕이 부장의 기의와 박진 장관의 기표들이 핀트가 안맞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니 왜 회담장에서 싸움박질이 안났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박진 장관은 중국과 한국의 관계가 대등함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호존중"과 "상생협력"이라는 표현을 봤을때 말입니다. 사실 외교관으로서는 당연히 취해야할 자세입니다. 나중에 보시겠지만 UN헌장에서도 국가간의 관계는 다른 조건들에 관계없이 대등하다고 씌어져 있습니다. 나중에 나오겠지만 중국이 자주 내세우는 논리도 국가와 국가간의 관계는 대등하다는 원칙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박진 장관이 발화한 주어는 "우리"이나 사실상 한국을 중국과 같은 "글로벌 중추국가"라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왕이 외교부장과의 공통분모도 찾을 수 있습니다.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협력적인 한중관계", "중국과의 협력". 여기에 더해서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에". 한중관계의 영향력을 미국이 주시하는 인도-태평양뿐만 아니라 세계까지 뻗쳐나가겠다는 이야기니까요. 하지만 이 부분은 그냥 정권에 상관없이 사용하는 외교적 형용사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게 맞을 겁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화이부동입니다. 화이부동이 있는 문장의 시작에 주목하시길 바랍니다. 주어가 "우리"입니다. 그리고 보어는 "화이부동의 정신으로"이며 동사는 "중국과 협력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입니다.
박진 장관은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군자는 화합하되 소신과 의로움까지 저버리진 않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순수하게 그냥 우리 같이 페어플레이 하면서 멋있게 잘 지내자는 의미로 말입니다. 말 그대로 기표와 기의가 일치하는 문장입니다.
여태껏 위에서 우리는 왕이 위원이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고있는지를 공개회담 전문을 가지고 알아보았습니다. 비록 문장들은 긍정적 뉘앙스들을 주고 있으나, 문장의 맥락을 파헤쳐보면 왕이 위원은 우리나라를 대등한 존재가 아니라 덜 성숙되어 외부의 미혹에 휘둘리는 그런 아이같은 존재로 여기고 있음을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 지점은 이미 우리가 미래를 알고 있기에 할 수 있는 말이나, 중국 외교부는 우리 외교장관과 외교부를 기표와 기의의 불일치를 이용해 기만했습니다. 군자는 커녕 소인배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동이불화).
왕원빈 대변인 : 건강하고 지속적인 양자관계의 발전에 장애물(= 걸림돌. stumbling block)이 되지 않도록 이 문제를 적절히(properly) 관리하는 것에 양측이 동의하였다.
박진 : 양측은 THAAD가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걸림돌이 되어선 안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였습니다.
재구성 문장 : 양측은 THAAD에 상관없이 양국관계를 지속해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기만적인 소인배 행위가 나쁜걸까요? 물론 당연히 비도덕적이고 비열한 짓입니다.
하지만 전쟁을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참호에 틀어박혀있는데 적이 참호를 향해 달려오고 있습니다. 만약 운이 좋다면 머리에 총안맞고 몇명 사살할 수 있겠죠. 그런데 어쩌나. 총알을 다 쐈습니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총검을 꽂든 손에 쥐든해서 달려들어야합니다. 그리고 총검으로 싸우다 밀린다 싶으면 흙을 눈에 뿌리든, 눈부터 먼저 찌르든, 부랄을 걷어차서 마비시키든지 해서 적의 심장에 칼을 꽂아넣어야 합니다.
뭐 살면서 아무 상관도 없고 그냥 인터넷에 글이나 끄적여본게 다입니다만, 제가 생각하기에 외교도 똑같습니다. 오늘 사자성어가 나왔으니 저도 써보겠습니다. 구밀복검(口蜜腹劍). 양복입은 신사들이 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 칼을 감춘채 언제든지 상대를 찌를 태세로 라운드테이블에 앉아있는 직업. 그게 외교라고 생각합니다.
외교를 하면서 오롯이 군자스러움만 유지해낸다면 그 사람은 정말 신적인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인류의 죄를 다 떠안고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고 알려진 그 양반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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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언어적 의사소통
제가 받아적은 전문을 보시면 장관들이 한 말뿐만 아니라 제스처나 눈짓 같은 것들을 "비언어적 의사소통"이라고 적어 놓은 것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제스처들이 중요한 것을 지시할 수도 있으니까 그것들을 잡아낼 수도 있지만, 또한 현장에서 마주본 두 장관이 어떠한 상태속에서 일을 했는지 볼 수 있는 징후들을 볼수도 있습니다.
본래 이 부분은 원래 다루려 하지 않았는데 글의 흐름상 적을 수 밖에 없을듯 합니다.
혹시 지난번 글에서 영상을 주의깊게 보신 분들이라면 이런 인상을 받으셨을 겁니다. 처음에 두 사람이 입장하면서 악수할때는 왕이도 웃음을 지었는데, 라운드테이블에서의 공개회담에서 왕이가 자신의 차례에서 발표문을 읽을땐 매우 철저하게 사무적 태도로 발표문만 빠르게 읽고 자기 차례를 끝내버린 것을요.
반면에 박진 장관은 상반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왕이의 차례에서 고개짓을 하고 눈짓도 보내면서 경청하는 자세를 일부러 보여주었고, 특히 현장에서 즉석으로 통역관과 협의하여 발표문을 통채로 빠르게 번역하는 대신 한문장씩 번역해서 전달하였고, 자신의 발표때는 눈짓과 손짓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왕이에게 발표문 내용을 어필하려는(소위 들이댄다고 하죠) 모습도 보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박진 장관이 상기된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저의 추측일 뿐이지만 그 이유도 전문속에 있습니다.
// 저는 산동성과 개인적으로 오랜 인연이 있습니다. 과거 5년간 산동대학 명예교수로 지내면서 중국의 훌륭한 교수님들 또 젊은이들과 한중관계의 미래에 대해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번에 다시 찾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한손을 뻗으며 비언어적 의사소통). 저는 이번이 마흔 여섯번째 중국방문입니다(* 이 때 박진은 소리내어 웃으며 왕이와 눈을 마주쳐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하였고, 웃음과 함께 고개를 숙이며 “하오”라는 대답을 주고받음) //
저는 돌려서 말하는 재주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직설적으로 쓰겠습니다. 물론 저 개인이 추론한 내용입니다.
박진 장관은 과거에 중국을 수없이 많이 드나들었고 명예교수로써 중국학계까지 몸을 담았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이 위원의 기의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습니다. 제 생각엔 방심했었다고 밖에 쓰지 못하겠습니다. 사전에 한국에서 외교부 직원들과 협의한 시나리오와 포인트들을 장관 본인이 잘 알고 있는 중국에 적합한 격식들에 맞추어 왕이 국장에게 전달하고, 왕이 측의 반응을 잘 보면서 역시 미리 준비해둔 컨텐전시 플랜들을 실행하면 문제 없을것이라 생각했다는게 저의 추론입니다.
그렇다고 박진 장관이 외교부 장관으로써 부적격한 커리어를 가지고 었었느냐? 절대 아닙니다.
https://www.mofa.go.kr/minister/wpge/m_20035/contents.do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1977년에 외무고시에 합격했는데 특이하게도 4개월간 외무부에서 근무하다가, 하버드와 옥스퍼드에서 행정학과 정치학 석사와 박사를 취득하였고, 일본과 영국 학계에서 연구원과 조교수를 거쳤습니다. 그러다가 김영삼 정권때 대통령비서실 해외담당 공보비서관과 정무비서관으로 일했습니다. 그 뒤로 정치권에 입문하여 외교관련 직책들을 두루 맡아왔습니다.
특히 2004년 8월에는 제17대 국회 중국의 고구려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위원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이러한 화려한 커리어가 오히려 외교부 장관 박진을 방심시켰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외교장관으로서는 첫 중국방문을 통해서 다섯시간동안 마라톤 회담을 했습니다. // - 기자간담회 발언.
발표 마지막에는 왕이 부장이 올해내로 방한하면 등산도 가고 짜장면도 먹었으면 한다는 애드립까지 발언하는 여유를 보였습니다.
// 아울러 연내 왕이 위원꼐서도 한국에 방문하실 것을 기대합니다(* 이때 왕이측에서 “짜장면을 먹으러 가겠다” 대답하자 장내인원들은 웃었음).
한국을 방문하시면 저와 같이 북한산내 등산도 하시고 제일 맛있는 짜장면도 드시면 좋겠습니다. //
그리고 회담관련 기사들을 보면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화기애애했다고 합니다. 그 말인 즉슨 왕이 위원의 구밀(口蜜)이 다음날에 튀어나올 복검(腹劍)을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박진 장관으로부터 잘 숨겨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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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공급망
사실 제가 사드니 뭐니 하는 것들보다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바로 이 공급망(Supply Chain)에 관련된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저의 전문분야도 아니고 전후사정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수준이하의 글이 될 겁니다. 그러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읽으시는 분들께서 더 찾아보시거나 의견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공급망하면 떠오르는 이슈는 '칩4 동맹'입니다. 그리고 중국과의 공급망 문제하면 떠오르는 사건은 바로 '요소수 사태'입니다. 일단 이 두가지 키워드를 알아야 뭔가 제대로 된 분석이 나올겁니다.
일단 요소수 사태는 여러분과 저희 집도 겪은 문제이기 때문에 잘 아실 겁니다. 그리고 요소수 사태에 관련해서도 steam reforming를 언급하면서 제가 예전에 쓴 글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소수 사태에 대한 설명은 아래 링크로 갈음하겠습니다.
https://cafe.daum.net/shogun/TAp/96538
// 중국은 올해 석탄부족에 시달리기 이전인 2014년 기준으로 전세계 암모니아 생산량의 32.6%를 석탄으로 생산해왔습니다. 이러한 배경속에서 우리나라는 중국산 요소(2 암모니아 + 이산화탄소 => CO(NH2)2)을 2번째로 가장 많이 수입해온 나라였습니다. //
* 보충설명 : 중국의 2021년 말 석탄부족사태는 호주와의 관계악화에 따라 호주산 석탄의 수입을 중국이 스스로 차단한 것에서 기인하였음. 중국은 발전과 난방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다른 분야에 투입되던 석탄의 비중을 줄였고, 석탄으로 생산하던 자국산 요소 및 암모니아와 그 2차 생산품들의 수출을 제한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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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문제의 '칩4 동맹'입니다. 사실 이 '칩4 동맹'이라는 단어는 언론에서 만든것이고 정식명칭은 '동아시아 반도체 공급망 네트워크'라고 합니다. 그런데 신기한걸 발견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칩4", "칩4", "이거 해야되냐 말아야 되냐?"를 말하고 있는데 막상 이게 구체적으로 뭘하는 것이고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나마 친절한 곳들은 뭐라고 막 설명해주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정일 뿐이고 공식적인 설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번 "칩4 동맹"이나 "동아시아 반도체 공급망 네트워크"를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막 이거 해야되냐 말아야되냐 소리지르는 사람들은 많은데 막상 이게 뭔지 구체적으로 정의하거나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백악관 홈페이지에서는 이걸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렇게 중요해보이는 구상에 대한 기자회견문이라던지 팩트시트라던지 그런게 하나도 없습니다(물론 관련된 것들은 있으니 곧 써내려갑니다).
그래서 이것에 대해 알아보려면 결국 '칩4 동맹'에 관련되어 보이는 간접자료들을 뒤져보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 간접자료들을 뒤져보고, 다시 한중 외교장관회담 전문으로 돌아가서 해당되는 부분들을 둘러보며 뭔가 생산적인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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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칩4 동맹'은 최근 야기되고 있는 반도체 공급부족에 의해 필요성이 촉발되어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는 말들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봐야할 자료들은 미국 정부에서 비롯된 자료들일겁니다.
그래서 여차저차해서 뒤져봤고 저의 피로도와 의욕을 고려해봤을때 3개의 자료를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사실 자료는 3개인데 테마는 2개입니다.
하나의 테마는 바로 지난주에 바이든 태통령이 서명해 낸 <CHIPS and Science Act of 2022>입니다.
또 하나의 테마는 바이든 집권 5개월째인 2021년 6월에 행정명령 14017에 따라 행정부 여러부서들이 합동으로 100일동안 작성된 보고서인 <BUILDING RESILIENT SUPPLY CHAINS, REVITALIZING AMERICAN MANUFACTURING, AND FOSTERING BROAD-BASED GROWTH>입니다. 딱 봐도 바이든 대통령이 이 보고서를 통해 미국을 둘러싼 공급망 문제를 쭉- 한번 둘러봤다는 인상이 느껴집니다.
또다른 기나긴 여정이 시작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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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쨰. CHIPS and Science Act of 2022 법안이 통과된 것을 축하하기 위해 바로 오늘 8월 12일에 바이든이 화상연설한 내용입니다.
아직도 코로나 양성일까요? 아무튼 필요한 부분만 옮기겠습니다.
Every single Democrat and two Republicans voted to get the CHIPS and Science Act to my desk. It really matters.
모든 민주당 의원들과 두 명의 공화당 의원이 CHIPS and Science Act(* 아래부터는 CHIPS로 줄여서 표기)를 내 책상에 올려놓는데 동의했습니다. CHIPS는 정말 중요해요.
As we meet to celebrate this bill, I’m — I’m reminded of what we did more than a decade ago when we rescued the American auto industry in the wake of the Great Recession.
우리는 이 법안을 기념하기 위해 모였는데, 나는 우리가 대공황의 물결 속에서 미국 자동차 산업을 구해내었던 100년도 더 되었던 때에 우리가 했던 것을 상기합니다.
* 자신의 CHIPS를 루즈벨트의 뉴딜 정책에 비견되는 굉장히 중요한 법안이라고 표현.
It was about the auto industry’s legacy. It was about the future — it was about America’s future.
그것(* 뉴딜 정책)은 자동차 산업의 유산에 관한 사항이었고, 그것은 미래에 관한 사항. 그것은 미국의 미래에 관한 사항이었습니다.
And one of the reasons why I’m so excited about the CHIPS and Science Bill is that it seizes that future for decades to come.
그리고 내가 그토록 CHIPS에 대해 흥분하는 이유는 CHIP가 앞으로 다가올 10년간의 미래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The bill will supercharge our efforts to make semiconductors here in America. And, you know, these tiny little computer chips, the size of a — of a fingertip that are building the — are the building blocks for the modern economy. They power everything from smartphones, to dishwashers, automobiles, and so much more.
CHIPS는 반도체를 국내에서 만들려는 우리의 노력을 정말 많이 북돋아줄 겁니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알겠지만, 이 정말 작은 컴퓨터 칩들 말입니다. 이 손톱만한 것들이 현대 경제에 있어선 벽돌과 같아요. 컴퓨터 칩들이 스마트폰에 식기세척기에 자동차에 그리고 수많은 것들을 작동시킨단 말이에요.
In fact, the vehicles that the UAW makes in Michigan use as many as — the vehicles use as many as 3,000 semiconductors per vehicle. And as elec- — and electric vehicle sales continue to climb, there were double this year than there — than there were last year. Automakers are going to need even more of these semiconductors.
사실, 자동차 노조원들(UAW, United Auto Workers)이 미시건에서 만드는 차들 말이에요. 차 한대에 최대 3000개의 반도체가 들어갑니다. 그리고 전기차 말이에요. 전기차 판매율은 계속 상승해요. 작년에 비해 두배로 늘어났어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훨씬 더 많은 반도체들을 필요로 할거란 말이에요.
America invented the semiconductor. But over the years, we’ve let manufacturing of these semiconductors go over — get overseas.
미국은 반도체를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수년간 우리는 이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밖으로, 해외로 나가도록 그냥 냅둬왔어요.
And as we saw during the pandemic, when the factories overseas that make these chips shut down, the global economy comes at a screeching halt, driving up costs for families in — in a big way.
그리고 우리가 판데믹때 보았듯이, 해외의 공장들이 반도체 생산을 멈췄을때 글로벌 경제는 끔찍하게 멈춰버렸고, 가정에게는 (* 상품) 가격을 엄청나게 끌어올려 버렸습니다.
Now, a third of the core inflation last year in America was due to the high price of automobiles, which was driven by the shortage of semiconductors.
이제는 바로 그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촉발된 자동차의 높은 가격때문에 지난해 미국에선 세번째 주요 인플레이션이 있었을 지경입니다.
For the sake of our economy and jobs and costs and our national security, we have to make these semiconductors in America once again.
우리의 경제와 일자리와 상품가격와 우리의 국가안보를 위하여, 우리는 다시 한번 미국에서 이 반도체들을 만들어야 합니다.
* 개인적으로 다음까페 에디터에 돼지꼬리 땡떙 기능이 있었다면 여기에 마구 넣었을 겁니다.
And, folks — for the folks at home, there’s a broader supply chain that makes these semiconductors that connect to — to countless other small businesses and manufacturers.
그리고, 여러분(* 이 folk는 매우 강조가 필요한 folk인데 적당한 번역어를 모르겠습니다), 집에 계신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셀 수 없이 작은 사업체들과 제조사들이 이 반도체들을 만들기 위해 엮여있는 드넓은 공급망이 있습니다.
This bill funds the entire semiconductor supply chain, from research and development to key inputs in polysilicon manufactured at Hemlock.
이 CHIPS는 반도체 공급망 전체에 투자합니다. 연구와 개발에서부터 헴록에서 제조된 폴리실리콘의 중요 원료들까지 말입니다.
And finally, too often entrepreneurs and start-ups, you know, invent their technologies in America only to go overseas to commercialize them — the items they invented. This bill makes it clear the world’s leading innovation will happen in America. We will both invent in America and make it in America.
그리고, 너무 많은 기업가들과 스타트업들들 말이에요.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미국에서는 기술만 개발하고 막상 개발한 물건들은 상품화하려고 해외로 가버려요. 이 법안은 세계를 선도하는 혁신은 미국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분명히 할겁니다. 우리는 미국에서 개발하고 미국에서 만들겁니다.
There’s nothing beyond the capacity of the United States to get done — nothing — when we decide to do it together. And that’s what happened this time around.
우리가 함꼐 하기로 결심했을때 미국의 역량을 넘어서는 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존재하지 않아요. 그리고 이게 요즘 우리를 둘러싸고 일어난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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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분량이 길어졌습니다. 우리가 언론을 통해 접하는 이미지에 비해서 바이든은 굉장한 야심가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중요한 것만 정리해야겠지요.
1) 자동차 제조현황으로만 봐도 점점 미국의 반도체 수요량은 증가하는데, 미국은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해외로 나가도록 그냥 냅둬왔다. 업체들이 개발만 미국에서하고 상품화(생산+유통)은 해외로 도망가버리곤 했다.
2) 그런데 업체들이 해외로 도망가버리면 생산이 중단될 수 있는 정도의 리스크가 발생하는 반면, 그 리스크를 미 정부차원에서 통제할 수가 없다. 우리는 코로나19 판데믹을 통해 이 사항을 꺠달았다.
3) 반도체 생산이 중단되는 리스크는 일단 발생하면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이 파급된다. 그것도 상당하게.
4) 나 바이든은 원한다. 미국 경제, 미국 일자리, 전세계 상품가격,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해서 미국은 반도체를 다시 국내에서 생산해야만 한다.
5) 현재 반도체 공급망은 병장이 바둑돌 뿌리듯이 전세계에 광범위하게 흩어져버렸다. CHIPS 법안은 이러한 반도체 공급망 전체에 투자한다.
--> 투자에는 대가가 따른다. 그걸 명심해야한다. 그런데 바이든의 발언으로는 CHIPS법안의 투자범위가 불분명하다. 앞으로 확장될 미국내 반도체 공급망인지 아니면 현존하는 국제 반도체 공급망인지,
새로운 궁금증이 발생했습니다. CHIPS가 투자한다는 반도체 공급망이 앞으로 확장될 미국내 반도체 공급망인지 아니면 현존하는 흩뿌려져있는 국제 반도체 공급망인지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궁금증은 오히려 반갑습니다. 왜냐하면 다음 자료는 훨씬 긴데 어느정도 필터링 할 수 있는 기준이 생겼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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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이번에도 CHIPS관련 자료입니다. Fact Sheet라고해서 말 그대로 사실관계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은 겁니다.
수많은 정보들이 있는데 제가 원하는 정보는 바로 위에서 상술한 지점입니다. 그것만 뺴서 보겠습니다.
Micron is announcing a $40 billion investment in memory chip manufacturing, critical for computers and electronic devices (중략) This investment alone will bring the U.S. market share of memory chip production from less than 2 percent to up to 10 percent over the next decade.
마이크론이 CHIPS에 의해 미 정부로부터 400억불을 투자받는 대신, 그동안 자사의 칩을 미국시장에 2% 풀어온것을 앞으로 10년간 10%까지 그 비중을 끌어올린다고 합니다.
Qualcomm and GlobalFoundries are announcing a new partnership that includes $4.2 billion to manufacture chips in an expansion of GlobalFoundries’ upstate New York facility. Qualcomm, the leading fabless semiconductor company in the world, announced plans to increase semiconductor production in the U.S. by up to 50 percent over the next five years.
퀄컴과 글로벌파운더리는 미 정부와 새로운 파트너쉽을 맺는 대신 42억불의 투자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 대신 투자조건이 있습니다. 글로벌파운더리의 대가는 뉴욕시설을 확장하는 겁니다. 펩리스인 퀄컴은 다음 5년간 미국에서의 반도체 생산을 50%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그 외의 것은 제가 알고 싶은 것과는 딱히 상관이 없어보입니다. 결국 막상 '칩4 동맹'에 대해서는 별다른 것을 얻지 못할 것이란 예감이 듭니다. 하지만 별 수 없네요. 가던길 가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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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세번째 자료는 이미 말씀드렸듯이 바이든 집권 5개월째인 2021년 6월에 행정명령 14017에 따라 행정부 여러부서들이 합동으로 100일동안 작성된 보고서입니다.
웹으로는 첨부가 안되는거 같아 pdf파일을 그냥 올립니다.
The 100-day reports make clear: more secure and resilient supply chains are essential to our national security, our economic security, and our technological leadership. The work of strengthening America’s critical supply chains will require sustained focus and investment. Building manufacturing capacity, increasing job quality and worker readiness, inventing and commercializing new products, and strengthening relations with America’s allies and partners will not be done overnight. We are committed to carrying this work forward across your Administration to ensure that America’s critical supply chains are resilient and secure for the years to come.
어느샌가 눈에 익어버린 이름이 보입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 문장에서는 commit을 쓰면서 뭔가 비장함마저 느껴지네요.
pp.7
The Department of Commerce notes that large-scale public investment in semiconductor fabrication has allowed Korean and Taiwanese firms to outpace U.S.- based firms.
상무부는 반도체 분야에 대한 대규모 공공투자가 한국과 대만회사들이 미국회사들을 추월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시간도 너무 늦었고 저도 이젠 피곤합니다. 아무래도 이 뒤는 내일 이어서 작업해야 할 거 같습니다.
특히 이 보고서는 분량도 꽤 되는 바람에 더이상은 무리네요.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루면 끝낼 수 있을거 같았는데 생각보다 오래걸리네요...
첫댓글 잘봤습니다
중국의 대한국외교 모습을 보면 어린애로 보고 살살 꼬드긴 후 언제나 잡아먹으려고하는 간특한 모습을 항상 보이는것 같습니다
이번 분석해주신 발언에서도 그러한 발언들이 보이는 느낌입니다 한국을 좀 바보취급한다고할까. 적을 잘만드는 외교라고할까. 저것이 그 유명한 전랑외교 ㅎ
다음편도 정독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