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 나의 길 – 제8편]
## 국회의원 홍미영, UN에서 국회 대표 연설
“여론조사 결과 1위잖아요, 그런데 국회의원 경선을 포기한다고요?”
아마 그런 사람은 저 말고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경선이 앞당겨지면서 3일안에 수천만원의 기탁금을 접수해야 했습니다. 지지해주시는 분들에게 송구한 마음이었지만 결국 경선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민들의 인정이 바로 나의 큰 힘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선출직으로 당선되고 싶었지만, 마음을 바꾸어 주위 사람들의 격려 속에서 비례대표에 지원했습니다.
비례 순위 확정일, 떨리는 마음 속에 의연하게 후보연설을 마쳤습니다. 결과는 예상보다도 훨씬 좋았습니다! 미리 비례순위를 받은 3명의 전략후보를 제외한 17명 여성후보 중 2위, 총 비례순번 7위였습니다. 그렇게 인천 최초의 여성 국회의원, 전국 최초의 기초·광역의원 출신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
11년 동안 지방의회에서 경험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생활정치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지방자치를 다루는 행정자치위원회에서 4년간 밤늦도록 회의하고 서류를 만들고 검토했습니다. 준비가 철저해서 피감기관이 가장 어려워하고 두려워하는 의원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홍의원은 야당도 못 하는 지적을 다 한다”고들 했습니다.
2007년 입법·정책개발 우수의원, 2008년 메니페스토 실천공로우수의원으로 선정되었지요.
2007년에는 뉴욕의 UN 본부에서 대한민국 국회를 대표하여 아동 성폭력과 성매매에 대한 연설을 했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국회에서 많이 활동했던 영역이 성폭력·성매매 분야였습니다.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이야기했던 의원으로서, 유엔 여성지위위원회 의원회의에 참여했습니다. 아직도 영어가 참 어려운데요, 그래도 열심히 준비해가서 연설하고 다른 나라에서 온 의원들과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경제적 교육적 수준이 낮은 나라에서도 아동 성폭력과 성매매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강력하게 사회적으로 조치하고 있던 모습을 보면서, 아직 이런 부분은 한국사회가 참 많이 뒤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가난한 나라의 여성들을 성매매의 도구로 삼는다던가 하는 모습들이 참 부끄러웠습니다.
우리나라의 성폭력과 성매매의 문제는 아직도 참 심각하지요. 얼마전 부평역 폭행사건도 있었지만, 여성에 대한 폭력도 놀랄만큼 높은 나라이구요.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함께 발표한 ‘2017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보면 강력범죄 피해자 중 90% 가까이가 여성입니다. 성 인권이 낮다고 평가되는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비해서도 놀랄만큼 높은 수치입니다. 단지 법만으로 조치할 문제 뿐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 극복해 나가야할 최우선의 과제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