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
요한 묵시록에서 ‘그리스도의 재림과 세상 종말’은 주요 주제입니다.
지하의 열쇠와 사슬을 들고 있는 한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옵니다.
그 천사는 악마이며 사탄인 그 옛날의 뱀을 붙잡아 천년 동안 움직이지 못하도록
그 사슬로 결박합니다.
그리고 저자는 심판의 권한을 가진 이들이 어좌들에 있는 모습과 예수님에 대한
증언과 하느님께 대한 신앙 때문에 순교한 이들을 봅니다.
그들은 다시 살아나 그리스도와 함께 천 년을 다스릴 것입니다.
그리고 저자는 이어서 흰 어좌에 앉은 이들과 높고 낮은 사람 할 것 없는
죽은 이들을 봅니다.
그리고 책들이 펼쳐지고 또 한 권의 생명의 책이 펼쳐지는데 그 안에 적혀 있는 저마다의
행동에 따라 죽은 이들이 심판을 받는데 이 생명의 책에 적혀 있지 않은 사람들은
불 못에 던져지게 될 것입니다.
죽은 이들에 대한 심판이 마감되며 저자는 새 하늘과 새 땅의 현시를 봅니다.
이미 있는 하늘과 땅, 바다는 사라지고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새 예루살렘이 신랑을 위하여 단장한 신부처럼 차리고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 새 세상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세상 무화과 나무 비유를 들어 종말의 ‘때’에 대해서 설명하십니다.
“무화과나무와 다른 모든 나무를 보아라. 잎이 돋자마자, 너희는 그것을 보고 여름이
이미 가까이 온 줄을 저절로 알게 된다.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루카 21,29-31)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하느님 나라 도래에 대해서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계절의 변화처럼 하느님 나라는 틀림없이 온다는 사실을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33절)라는 말씀으로
재천명하시는 것입니다.
사람은 ‘새 하늘과 새 땅’은 인간의 한계로는 어쩔 수 없이 시공안에서 이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세상, 하늘과 땅, 바다까지도 사라지고 새 세계, 새 천상 예루살렘이
하느님으로 내려온다는 묵시록 저자의 표현은 더더군다나 도식적으로 우리에게
다가 오는 것입니다.
하기야 인간이 과학이 발달하고 우주를 연구한다해도 아직까지 그 끝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한 줄의 글이나 한 마디의 말로도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영원한 우주’는 더더군다나 우리를 아주 작은 존재로 만듭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상대로 창조하신 인간에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과학이 제시하려는 ‘어떤 근거’를 넘어 상상으로도 그 광할한 우주, 행성으로
이루어진 그래서 지구를 그 하나라는 사실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시공간,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광활한 우주의
시공간에서 찾지 말고 우리의 삶에서 시작한 새 하늘과 새 땅을 찾으라고 하십니다.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하느님의 나라가 언제 오느냐는 질문을 받으십니다.
그 때 주님께서는 대답하십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또 ‘보라, 여기 있다.’,
또는 ‘저기에 있다.’하고 사람들이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루카 17,20-21)
희랍어 원문 ‘너희 가운데’라는 뜻인 ‘엔토스 휘몬 ἐντὸς ὑμῶν’을
200주년 신약성서에는 “사실 하느님 나라는 이미 여러분 가운데 있습니다.”
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공동번역은 “하느님 나라는 바로 너희 가운데 있다.”라고 번역하고 있지요.
‘이미.’, 또는 ‘바로’라는 부사를 첨부해서 그 뜻을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너희 가운데’를 ‘너희 마음에’로 고쳐서 설명하는 경우도 있는데 여기에는
반박하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하느님 나라가 인간의 주관으로 내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인 해석은 ‘너희가 마음 먹기에 달렸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은근히 그렇게 가르치는 사람들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하느님 나라는 인간
마음이 아니라 분명히 따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묵시록의 주 주제 중에 하나인 ‘하느님 나라’의 도래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쉽지는 않습니다.
구약의 이사야는 하느님 나라에 대해서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그의 왕국 위에 놓은 그 왕권은 강대하고 그 평화는 끝이 없으리이다. 그는 이제부터
영원까지 공정과 정의로 그 왕국을 굳게 세우고 지켜 가리이다.”(이사 9,6)
빌라도 앞에서 재판을 받으시던 주님께서는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요한 19,36)라고 말씀하십니다.
진리를 따르며 그 진리를 실천하는 사람만이 그 나라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우리의 한계에서 이론적인 ‘하느님 나라’에 대해서 완전하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하느님 나라’는 인간이 지어낸 것이 아니라 바로 묵시록의
저자도 표현하듯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입니다.
정인준신부님
첫댓글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입니다.
심판이 끝나고 오는 새하늘과 새 땅.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는 그땅에서 순수한 믿음을
지키며 하느님을 따르겠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하느님을 기다리며 깨어있는 나날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