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회-20160623 환성산 (807m)
장마가 시작이 되었다. 비가 적은 대구에도 어제 하루종일 장마비가 내렸다. 산행일자를 장마를 피해 잡느라고 두서너 번 옮겨 잡았다. 산에 간다고 하면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가야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번 산행은 달랐다. 우선 환성에서 바라보는 팔공의 스카이라인을 보기위해서 비가 오는 날을 피해야 했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의 하늘은 푸르고 맑고 그리고 어제 내린 빗물이 깨끗이 씻겨 내린 공기의 상쾌함까지 기분 좋은 날이다.
도림사 주차장에 차를 대고 정자와 운동기구가 있는 체육공원에서 능선을 타고 출발한다. 녹음이 욱어진 산속의 싱그러움이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도시에서 찌든 때를 다시 닦아주는 것같다. 키가 큰 낙엽송 산벗나무 그리고 참나무류가 하늘을 덮고 있다.
오늘 산행은 12명이 참석하였다. 그중 두사람은 환성산 꼭대기 까지 오르는 것 대신에 전망이 아름다운 도림사를 돌아보다가 산행을 하고 돌아올 때 만나기로 하였다.
날다람쥐가 따로 없다 앞서가는 세사람은 신바람 나게 가파른 능선길을 주저없이 앞서 나간다. 뒤따른 사람들이 숨고를 사이도 없이 중간의 흔들의자가 있는 쉼터까지 한걸음에 올라 챈다. 한눈에 시원하게 들어오는 팔공의 주 능선에 감탄를 연발한다. 갓바위에서 시작된 거의 1000m 능선이 연화봉을 지나 동봉, 비로봉 그리고 서봉을 거쳐 한티재까지 그 다음 가산의 끝자락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전장 22km의 긴 능선의 흐름이 깊고 높고 웅장함이 가슴을 울린다. 왼쪽으로 대구시내 그뒤 앞산자락이 눈에 들어오고 서쪽 낙동이 흐르는 곳은 아스람히 트여 있다.
주변의 나무들에는 가끔 표찰이 붙어 있다. 산벗나무, 신갈나무, 비목나무 등, 잎이 이상한 모양으로 생긴 생강나무(얼핏 보기에는 백합나무 모양을 닮았다.) 등이 주변에 빽빽하게 자라고 있다. 한번 능선을 넘고 또 다시 고개를 넘어 이제야 환성이 보이나 하고 살펴보니 이제 0.8km가 남았다는 표찰이 보인다. 다들 이정도면 너무 산행이 빨리 끝나니 한차례 더갔다오자고 큰소리들을 친다. 그래도 산길은 알수가 없는 법 처음 올라가는 길이라 감이 오지않았다. 걱정했던 것처럼 위쪽으로 올라가자 로프가 메달려 있고 그것을 잡고 올라가기란 쉽지가 않았다. 한두 곳이 아니라 몇차례 로프에 의지해서 위로 위로 올라가니 땀에 온몸이 흠뻑 젓었다. 이곳에 바위에 확트인 곳에 한참을 쉬기로 했다.
항상 산에 갈 때 마다 쉬지않고 이바구를 해주던 유수키선생이 오지않아 산행길이 조용하다고 한마디씩 한다. 그렇게 이야길 하면서 올라가면 어려운 산길도 쉽게 올라 갈수있는 법인데, 오늘 산행은 단골손님인 유선생과 산행반장인 윤선생이 빠져 좀 느슨한 기분이 들었다.
앙증스런 작은 꽃을 달고 있는 병아리란, 분홍색 꽃대를 달고있는 노루오줌풀 노란 작은 별모양의 꽃이 핀 기린초 800고지 부근에 군데 군데 수줍은 시골 색시 같은 예쁘게 핀 빨간 털중나리꽃, 오늘의 산행에서 본 꽃들이다.
환승산은 안심에서 혁신도시를 거쳐 올라온 초래봉 거기에서 능선으로 이어져 환성산이 있고 이곳 능선을 타고 팔공으로 이어져 고리환자를 써서 환성산이라 부른다. 동쪽 산넘어는 경산 와촌쪽으로 그 아래에 환성사라는 천년고찰이 있고 북쪽으로는 갓바위로 이어지며 서쪽 아래는 10여년전에 세워진 도림사(해인사 법전스님이 창건)가 자리잡고 있다. 오늘 도림사에서 이곳에 올라오는 길이 거리는 2km~2.5km 정도로 다른 산행길 보다는 짧지만 경사가 심했다. 내려가는 길은 중간에 1.4km도림사라는 표지판을 따라 다른 길로 내려가기로 했다. 가는 도중에 부처가 돌에 세겨져있다. 이곳에서 계곡으로 내려가니 산양삼 재배를 한다고 길을 통제하여 우리가 아침에 갔던 곳으로 환성산 오르는 길을 내놓은 모양이다. 오후 산행길은 언제나 똑 같이 다리에 힘은 빠지고 곧 나올것같으면서도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것같은 길이 이어져았다. 그러나 오후 4시가 되어 도림사 뒤에 있는 정자에서 다 같이 만나 오늘 산행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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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모습이다. 700m고지에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팔공능선의 skyline이다. 갓바위 연화봉 동봉 비로봉 서봉 그리고 한티그 너머에 가산산성이 있을 것이다. 날씨는 청명한데 눈을 들어 하늘 먼 곳을 바라보면 연무인지? 미세먼지인지? 시가야 부였게 가린다. 인간들이 자연을 너무 심하게 훼손하여 이제는 스스로도 살수없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아닌지? 누가 그러는데 자본주의란 돈! 돈! 하다가 결국 모두 돌아버리게 된다고? 생각해볼 만한 말인것 같다.
오후 3시가 넘은 시간 도림사에 내려와 팔공을 담았다. 오전 보다는 약간 공기가 맑아진 것같아 동봉 비로봉 서봉이 보이고 그앞에 있는 작은 산들의 능선이 잘 만들어진 보기 좋은 그림같이 보인다.
생강나무 잎, 백합나무 잎과 비슷하게 매우 exotic 한 모양이다.
개옻나무 우리나라 산에 있는 옻나무는 대부분이 개옻나무이다. 옻나무보다는 옻의 분비량이 작아 옻닭 요리에도 대부분 이나무를 사용한다. 대구 도동에서 평광으로 가는 길가 다리골 식당 옻닭 맛이 좋아 자주 들리는 곳이다.
신갈나무, 참나무류 6개 주요수종 중에 가장 높은 곳에 많이 사는 나무다. 참나무중 나무잎이 가장 큰 것이 떡갈이고 그다음이 신갈이다. 떡갈은 떡을 싸먹는 나무라고 해서, 신갈은 짚신 바닥에 잎을 까는 나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상수리는 임금님수라상에 올라가는 나무라고 하여 붙여진 것이고 굴참은 상수나무잎과 모양이 비슷하다. 졸참나무는 가장 잎이 작은 졸병참나무라고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갈참은 졸참을 닮았으나 잎의 크기는 더 큰편이다. 참나무류는 짝지어 생각하면 외우기가 쉽다. <신갈, 떡갈>, <상수리, 굴참>, <졸참, 갈참>,
환성산 700m에 있는 소나무, 오랜 세월 풍상을 겪으며 생존해온 삶의 깊이를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참나무류에 밀려 점점 그 면적이 줄어 들고 있고 소나무 재선충의 피해로 우리나라 국목인 소나무의 앞날도 그리 녹녹해 보이지만은 않은 것같다.
산딸나무, 도림사옆 계곡 양쪽에 습기가 많은 곳에 산딸기 나무가 자라고 있다. 마침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곳이어서 빨간게 잘익은 딸기열매가 보는 사람의 입속에서 침이 돌게 한다. 조조가 싸움터에 나가 목말라 힘들어 하는 군사를 산만 넘어가면 매실(?)밭이 있다는 말로 입에 군침이 돌게 했다고 하는데........입에 넣어보지 않고 눈으로 보기만해도, 아니 보지도 않고 생각만해도 군침이 도는 것은 역시 인간은 동물중에서 가장 진화된 동물인가?
왕보리똥나무. 도림사 정자에 앉자 마지막 산행을 끝내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 엄지손가락보다 큰 굵은 보리똥나무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가끔 이나무이름을 보리수나무로 불기도 하고 또 피나무를 보리수나무라고 부른데 이는 잘못이고, 부다가 덕도했다는 보리수나무는 인도와 같은 열대나 난대지방에 사는 나무로 우리나라에는 없는 나무이다. 단지 사찰에 가면 피나무의 잎 모양이 보리수나무와 닮았다고 해서 그렇게 부르고 그 열매는 염주는 만드는데 쓰여 불가에서는 피나무를 보리수나무로 부르고 있다.
산수국, 화려한 꽃이 많이 피는 재배종 수국과 달리 작은 꽃들이 몇개씩 피어나는 모습이 청초하기도 하고 수줍어 하는 것같기도하다.
노루오줌, 700고지 윗쪽에 숲속에 눈에 띄게 화사한 모습의 꽃이다. 그래도 이름이 노루오줌이라니! 노루가 오줌을 이 꽃위에? 아니고 이풀의 뿌리(?)에서 노루오줌냄새가 난다고 설명해주는 "데이지"여사 이야기.
털중나리, 산지에 나는 다년초 키가 1m, 전체 털이 있고 비늘줄기는 긴 난형, 잎은 피침형, 길이 2.5~3cm, 줄기는 곧게 섬, 꽃은 황적색, 줄기 끝에 1~5송이가 달리고, 안쪽에 자주색 반점이 있음. 6~8월에 개화하고 9~10월에 삭과가 익는다. 관상용, 어린싹은 식용.
기린초, 키가 20cm도 되지 않은 작은 초본이다. 별모양의 작은 꽃이 한 덩이로 피어서 초록잎을 바탕으로 노란 꽃송이가 예쁜 모습이다. 어디가 기린을 닮았을까? 키는 작지만 쭉 올라온 꽃대가 기린의 긴 목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일까? "데이지" 선생의 의견을 들어봐야 할 것같다.
올라갈때와 다른 길로 내려오는 길가에 세워진 열상? 부처인지 여래인지? 불도에 문회한인 사람은 잘 알수가 없다. 연화대 위에 서있는 우아한 모습이 아름답다. 사진의 랜스를 수평으로 마추어 찍어야 하는데 키의 한계가 있어서 얼굴 모습이 아주 작아 보이게 나왔다.
도림사 영가를 모시는 곳이다. 사천왕의 모습이 생새하게 조각되어 있다. 만고풍상의 세상의 모든 짐을 내려놓고 안식을 하는 곳이다. 이곳에 지난 4월 영민하신 일두 조호철 박사가 모셔져 있다. 다시 영가 앞에 고인의 영민을 기원드렸다.
마지막에 서서 산행을 하고 있는 김주영국장 님, 소나무가 서있는 길이 푹신한 낙엽으로 깔려 있어 걷기에 좋은 코스였다. 그러나 조금만 올라가면 줄줄이 이어진 로프way! 힘든 등산길이였다.
앞서간 3사람! 어찌나 빨리 올라가는지, 산다람쥐 같다고 했다. 항상 건강한 모습이보기에 좋았다.
도림사에 내려와 마지막 휴식시간, 그리고 오늘 산행을 무사히 마친 것에 감사드렸다..
첫댓글 한달에 한번. 좋은 분들과 산행이 그야말로 꿀맛입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芝山선생님, 기린초는 식물의 생긴 모양이 중국 전설속에 나오는 상상의 동물 麒麟을 닮았다 하여 기린초라 합니다.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는 기린초 잎만 먹고 살기 때문에 붉은점모시나비는 기린초에만 알을 낳지요.
기린초가 없다면 붉은점모시나비도 멸종 될 것입니다.
식물과 곤충의 상생관계가 정말 재미있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