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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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10 13:08
헌 책 / 전 영 숙
서강
조회 수 193 댓글 1
헌 책
전 영 숙
반값에 중고 책
한 권을 구입했다
누군가의 정신이 몇 번
입었다 벗어놓은 책
적당히 보풀이 일고
주름이 지고
풀린 실처럼 그어진 밑줄이
군데군데 보였다
낯선 시선이 매만진
한 풀 죽어 편안한 책
내 정신의 팔 다리가
부드럽게 들어가
헐렁한 풍요를 입었다
언니에게 물려받은
헌 옷이 새 옷보다 좋았던 때의
따스한 연대 의식이
느낌의 공유가
따라 다녔다
모르는 사람이
아는 사람보다 더
다정하게 읽히는 밤
우리도 신이 내어 놓은 중고 책 같아
나온 무릎 늘어진 엉덩이
낡고 해진 나를
커다란 손이
또 한 장 넘기는 소리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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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책 / 전 영 숙
꽃나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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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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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서강 23-01-10 23:32
'헌 책' 제목을 중고 책으로 하는 것이 낫겠다 남이 쓰던 책을 통해 현재의 나와 먼저 간 그가 만나는 세계 불교에서 말하는 연기와 인연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쓴 시다' 반값에'는 뻬도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