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정(旅情)〈15〉사이버 세상
우리 세대에 사이버(Cyber)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니 어디서 시작하여
어디까지 이야기 해야만 조금이라도 이해가 될까하는 생각이 앞섭니다
무엇보다도 이야기를 하고자하는 자신이 7080세대로 사이버에 대해
문외한(門外漢)이라 더더욱 그러합니다. 퇴직 전 90년대 중반쯤으로
기억됩니다. 업무상 ‘천리안’,‘나오누리’등 초기 사이버 세계를
접하고 전달교육을 하는 과정에서 했던 이야기가 지금도 기억에 생생
합니다. ‘저가 본 사이버세계는 또 다른 우주입니다. 천지를 창조한
신(神)이 우주를 만들고 그 속에 지구를 만들어 우리들이 살고 있지만
인간은 또 다른 우주인 사이버 세계를 만들어 그 속에서 우리는 살아야
합니다.’라고 이야기 한 자신이 정작 사이버 세계를 외면하고 살아왔고
뒤늦게나마 사이버의 기능을 익혀 남은여생을 조금은 편리하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으로 그 필요성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사이버란 말은 미국계 케나다 공상과학소설 작가인 월리엄 깁슨
(William Ford Ggibson)이 80년대 초에 발표한 그의 소설
「뉴로맨서(Neuromancer)」라는 소설 속에서 주인공 신체를 로봇
부품처럼 갈아 끼우고 인간의 두뇌에 전기선을 연결하여 또 다른
세상인 사이버 (Cyberspace : 사이버공간)란 공간을 만들어 그
속에서 인간의 현실 세계와 달리 또 다른 활동공간을 만들어 생활
한다는 공상과학소설에 나온 말로 지난날 30대에 현실세계에서
앞만 보고 달려가야 했던 우리들에게는 사이버 공간이란 이야기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로 들렸으며 귀에 담으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작가 또한 상상할 수 없는 너무나 허무맹랑한 비약적 공상으로 인해
문단의 변방에서 배회하고 있었는데 불과 10여년이 지날 때 쯤
허무맹랑한 소설 속 세상이 현실세계로 다가왔습니다.
선구자들은 공상과학 소설속의 세계를 현실화하는데 모든 힘을 다
쏟았으며 지금은 개인이 휴대한 전화기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Net Work)망 즉 소설 속에서 말한 사이버 공간에서 서로 소통하고
문화생활은 물론 경제활동까지 어려움 없이 영위하고 있습니다.
사이버 세상이 우리들에게 유독 문제가 되는 것은 인생3막중
기성세대에 맹종(盲從)하며 지내온 1막과 가족을 건사해야할 책임감
하나로 숨 막히는 인생문턱을 넘나들며 인생2막을 지내오는 과정에서
지금의 주인세대들이 즐기는 사이버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물론
알려하지도 않고 앞만 바라보고 살아왔기에 남은 인생3막은 사이버
세상의 문맹인(文盲人)으로 주인 된 세대들로부터 소외되어야만 하는가?
라는 것입니다. “이대로 살다 갈래”라고 한다면 답은 없습니다.
얼마 전 친목단체 총무를 맡고 있는 나에게 중요한 고민거리가
생겼습니다. 매번 목이 터져라 회원들 간 의견을 조정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일들이 노인들의 고집으로 각자 제팔 흔들기 식으로 매사에
결정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나름대로 고안한 것이 사이버 공간을
이용한 소통이었습니다. 모든 의견은 밴드, 카카오톡 공간의 투표를
통하여 결정하곤 하였는데 다수결의 원칙에 익숙한 세대들이라 개인별
의견을 묻고 조정하는 수고를 들 수가 있어 한결 수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문제는 고집스럽게도 과거 일명 아날로그 폴더 폰을 사용하고
있는 회원이 한사람 있어 회원 간 소통공간에서 제외되어 급기야
회원들의 집중적 성화에 못 이겨 4G 스마트 폰으로 바꾸고 요즈음은
주거지 주민센타에서 실시하는 휴대폰 교육에 참여하여 열심히 교육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사이버 공간에 무엇이 존재하기에 또 다른 우주 운운하느냐하면
요즈음 젊은이들은 자동차와 충돌하여 목숨을 잃는다고 해도 길가면서
들여다보는 세계가 사이버 세계이고 정치권에서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일명 '트루킹'사건 수사과정에서 흘러나온 이야기 중 한마디가 이미
끝난 선거지만 대통령 선거에서도 사이버 공간(온라인)에서 승리할 수
있어야 현실세계(오프라인)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만 보아도 이미 사이버 세계는 현실세계를 앞서간다고 해야겠습니다.
그 세계 속에는 어마어마한 정보가 들어있어 젊은 세대들은 평생 경험을
축적한 우리들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때때로 사이버 공간의 자료를
검색합니다. 왜 어른 말을 듣지 않느냐고 반문한다면 돌아오는 소리는
‘꼰대’라는 핀잔뿐입니다.
검정색 무명 저고리 바지가 색이 바래어 희끔한 누더기에 다이야 고무신을
신고 지게를 매고 밥값을 해야만 했던 그 시절이 사이버 세상에서 낙오자가
되지않을려고 애쓰는 지금보다 헐씬 좋았습니다.
우리들도 이미 생활 속 유용한 소통수단을 사이버 공간을 통하여 활용
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밴드 등 사람과 사람을 연결
하는 수많은 네트워크도 있지만 사람과 물건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도
수없이 많습니다 최근 젊은 세대들을 상대로 분양하는 아파트는 일명
스마트 홈 시스템이라 하여 일터에서도 휴대폰을 통하여 사이버 공간
에서 간단한 청소, 요리, 집안 냉 ․ 온방 등 집안일을 할 수 있으며
심지어 날로 치솟는 인건비로 인해 비닐하우스로 농사를 짓는 지인과
조그만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후배는 비닐하우스와 생산 공정을 자동화
시설로 교체하고 술자리에 앉아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비닐하우스 내
재배되는 채소 ․ 과일에 물을 주고 창을 열어 온도를 조절하는 등 농사를
짓는가 하면 공장 내 자동화 시스템을 관찰하고 제어하는 일을 술을
마시면서 하는 것을 바라보며 남은여생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일이
사이버 공간에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미 사이버 공간에 익숙하지 못한 우리들은 집안에 앉아 카카오 택시를
부르는 젊은이와 달리 택시 승강장까지 나가야하고 영화관에 영화
한편을 보고 싶어도 사이버 공간을 통한 예매가 익숙하지 않아 표를
구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당해야 하고 똑같은 물건을 비싼 돈을 지불하며
백화점, 마트까지 나가서 구매해야하며 집안에서 간단하게 사이버
공간을 통하여 처리 할 수 있는 일을 두발로 뛰어다니며 처리해야 하는
불이익과 불편을 감수해야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불편을 우리 자식들은
어쩔 수 없이“아버지, 어머니 저가 알아서 하겠습니다.”라고 하지만
다음세대인 손자들은 “할아버지, 할머니는 그것도 못하냐?”라고 핀잔
아닌 핀잔을 하겠죠. 지난날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아이들에게
“돈이 나오냐? 쌀이 나오냐?”며 나무라던 우리들이 이제 그들에게
사이버 공간의 여생을 맡겨야 할 웃지 못 할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이버 공간은 전자계산기(EDPS)가 컴퓨터로 진화하고
컴퓨터와 컴퓨터가 연결되어 사이버 공간이 생겨났는데 사이버공간으로
연결되는 휴대폰 또한 의사소통의 속도 등 기기의 능력에 따라 1세대
(1G), 2세대(2G), 3세대(3G), 4세대(4G)로 발전되어왔고 최근에는
5세대(5G)로 향하는 속도로 변해가고 있어 우리들에게는 마치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날개가 찢어지는 고통을
감내하고라도 변해가는 사이버 세상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다소 힘들고 어렵더라도 배우고 익혀 현실세계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이 당
당하게 살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
사이버 세상 또한 인간이 만든 세상이라 모두가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향기로운 곳만큼 구린내 나는 곳도 많습니다. 사이버 공간은 익명으로
서로 얼굴을 마주 대하지 않고 소통할 수 있어 더더욱 그러합니다.
그리고 다양하고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도 또한 사이버
공간입니다 현실세계에서 어떠한 방법으로 이렇게 소통할 수 있겠습니까.
지난달에 동창회 카페에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란 글을 올렸는데
글을 열람한 사람이 400명이 넘었습니다. 카페 가입한 동창회원 30명도
모두 열람하지 못한 글을 외부 네티즌이 열람하였습니다. 이것이 사이버
공간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쉽게 사이버 공간에서 대인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또 다른 나를 표현할 수 있으며 따분한 일상을 탈출하여 즐길 수
있는 방편도 있습니다.
오직 도깨비 방망이와도 같은 휴대폰 1개로 모든 지인들과 소통하고
저렴하게 집에 앉아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고 금융거래를 하며
공연, 경기, 영화는 물론 열차표, 비행기 표도 휴대폰 하나로 예매하고
검표과정을 거치며 사랑하는 가족 친지와 친구들에게 휴대폰으로
커피를 대접하고 식사를 대접하는 그러한 사이버 세상에서 살아야지
이대로 살다 가서야 되겠습니까? 지금의 나는 볼품없는 늙은이에
불과하지만 미래 사이버 공간에서의 나는 멋진 로맨티스트로 남고 싶어
이글을 남깁니다. 이것이 사이버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