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354. 피부과 병원
이곳에서는 어디가 아프면 제일 난감하다.
특히 일반적인 내과 진료보다 이부인후과나 피부과 등은 항상 의사의 스케쥴을 미리 알아야 오래 기다리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의사가 날짜별로 시간대 별로 근무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죠셉이 웬일인지 사타구니가 몹시 가렵다고 한다. 하필 그런 곳이.
발긋발긋 거뭇거뭇 피부에 알러지도 생기고 몹시 가려우며 하루가 다르게 심해지는 느낌이라고 하소연한다.
평소엔 잊고 있다가도 이렇게 다급해지먄 우리는 또 아들처럼 우리를 돕는 돈보스코 교수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마침 그가 피부과 개인병원을 알고 있다고 한다.
미리 병원에 통화를 해 본 다음 자기 집으로 오라고 한다. 친히 모시고 가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서둘러 도착하니 그가 우리를 데리고 직접 차를 몰아 병원을 찾아갔다.
이 곳 사람들은 참 어이가 없다. 분명 전화로 물어봤을 땐 11시에 open이라고 했다는데 찾아가니 오후 1시에 의사가 온다고 한다.
개인병원인데도 그 안에 다른 스케쥴이 있나보다.
오랜 시간을 기다릴 수도 없고 다시 돈보스코의 집으로 갔다.
예쁜 부인 글라시아가 순식간에 점심상을 차렸는데 입이 딱 벌어진다.
도깨비도 아닌데 금세 뚝딱 푸짐하고 화려한 점심상이다. 먹기도 아깝도록 비쥬얼도 그만이다.
오후 1시에 다시 갔을 때는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
돈보스코 박사의 유창한 영어에 여의사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웃으며 친구처럼 대화를 하는 것이다.
돈보스코는 죠셉이 과거에 위암수술을 했다는 것과 평소의 혈소판 수치가 현저히 낮다는 설명을 잊지 않는다.
특히 피부약은 강해서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그런 설명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의 세심한 배려에 가슴이 찡하도록 고맙다.
의사의 진찰실은 진짜 작은 공간이다. 의사의 책상 하나와 환자의 의자 하나, 그리고 구석진 곳에 보호자가 앉는 의자 하나가 고작이다.
진짜 초라한 방이다. 우리 집 내 서재의 반도 안 되는 공간이다.
언젠가 변호사 사무실을 갔을 때도, 개인 치과에 갔을 때도 그 작은 공간에 놀란 적이 있었는데 여긴 대부분 그렇다.
아무렴 어떠랴? 병원에서 직접 산 비누와 연고에다 처방해 준 약을 약국에서 사고 우리는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 단 한 번을 먹고 발랐을 뿐인데 죠셉은 놀랍도록 효과가 있다고 좋아한다.
그래도 의사의 처벙대로 끝까지 따라야 할 것이다. 이번에 반은 돈보스코가 낫게 해 준 것 같다. 참으로 고맙다.
첫댓글 어려운 중에도
고마운 이웃 덕분에
고비를 잘 넘기는 것 같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