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7주일 교중 미사에 參詣(참예/. '참례(參禮'가 아닌 줄 안다) 하고 왔다. 부채를 들고 갔지만 성전 안에선 부치지 않았다.
오랜만에 앞 줄에 앉았다. 간이 크다? 뭐 정도야 아니지만, 대담한(?) 일을 한 셈이다. 그러다 보니 성가대까지 두서너 걸음 거리라, 나는 앉는 자세부터 다른 주일보다 달랐다. 배상복 이냐시오 전 오순절 평화의 마을 주임신부님의 實兄 배상도 다니엘 형제(전 북구청장/ 여동생은 수녀)기억에 떠올랐다.
"성전에 들어가 성가대가 부르는 성가를 듣는 것만으로도 은총을 느끼게 됩디다."
부산에서 여기 올라온 뒤 삼가동 본당을 거쳐 동백성요셉 본당에 적을 두고 있다. 거의 7년 만에 처음, 성가대를 바로 앞에서 본다? 이건 하나의 '사건'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성가를 열심히 따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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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내게 손가락질할 이야기를 늘어놓음을 불행하게 생각한다. 그래도 모르겠다. 우리 끼린데 뭐, 어떠랴!
지난 6월 25일 월요일 나는 성균관대학교 수원 캠퍼스에서 <실버넷뉴스> 기자단(400여 명)에서 뽑힌(?) 30명으로 급조한 합창단을 지휘했다. 노래는 '매기의 추억' ,' 실버넷뉴스가(전국 최고의 인터넷 신문 社歌), ' 아 나의 조국' ,' 희망의 나라로' , '아리랑' 등 다섯 곡이다.
물론 기존 단원들도 상당수였다. 작년까지 지도, 지휘한 단장은 강금영 기자다.(한양대 음대 성악과 출신). 한데 갑자기 몸이 아프다는 것이다. 그래 내가 代打로 나섰으니, 조예도 별로 없는 내가 무슨 성과를 거두랴. 그래도 한 달여, 일주일에 한 번 여기서 잠실역까지 20킬로그램의 교재와 반주 악기-키보드조차 없어 멜로디언을 갖고 갔다, 첫음은 정확하게 잡아야 하니까), 지휘봉, 필요한 발성연습용 중학교 음악교과서 등을 짊어지고 올라가는 등 강행군을 했다. 거기 롯데 캐슬 아파트 지하에서 연습은 매회 두 시간씩--!
좀 늦은 고백인데, 말이 합창이지 齊唱이었다. 반주도 MR로 대체.(행사장에 피아노가 없어서). 너른 공간이었지만 주위에 연구실이 많아 볼륨을 최대한으로 줄이라는 얘기라, 그걸 지키다 보니 박자가 안 맞았다. 그래도 애국가까지 무대에서 부르는 등 법석을 떨고 행사를 마쳤다. 그러고 나서 일주일 몸져누웠었다. 이젠 그마저 추억으로 남는다. 참 나는 객석을 채운 3백몀의 기자 및 내빈들을 위해서라도 지휘봉을 들었었다. 여담인데, 인도산이다. 가톨릭 신자가 극히 적은 인도. 그런데 그 나라 신자들의 성가가 '예수님 따르기로(445번)'다. 개신교 신자들 찬송가에도 포함되어 있다. 못갖춘마디 4/4박자--. 부르면 눈물이 난다. 개신교 신자들도 마찬가지라더라. 국산 초고는 2만원인데 이건 3만원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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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우리 본당 성가대 이야기.
성가대원은 얼른 보아 서른 명은 안 되는 것 같았다. 스무 명은 넘고--.자세히 센다는 것은 주님께 不敬한 짓이다. 단원의 숫자만으로도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단장(님)은 카리스마가 넘쳤다. 두 손으로 지휘하는데, 신자들을 향할 때도 4/4박자는 '강 약 중강 약'을 느낄 수 있었다. 단원들은 그 지휘에 맞춰 아름답고 성스러운 화음을 뿜어내었다.
내가 領洗한 지 14년 만에 처음으로 맞는 산뜻한 경이로움이었다. 나는 혼자서 나지막이 신음 소리를 토해 내었다.
"아, (오늘 나는 행복하다!)"
부산에 살 때 초량 시각 장애 복지관에 3년, 매월 마지막 主日에 거기 다녔다. '웃음치료+ 노래 지도'가 내게 부여된 사명(?)이었다. 한데 기가 막히는 전례부장 소피아 자매.
"거기 메조 포르테가 있지 않아요? 조금 세게 소릴 내라는 뜻인데, 왜 그게 잘 안 됩니까?"
그는 점 사분음표와 16분음표며 쉼표를 꿰뚫고 있었다. 앞을 전혀 못 보면서 말이다. 그 시절이 그립다. 언젠가는 다시 한 번 들른다. 신부님도 시력이 나빠지더니 이제 실명 상태시란다.
오늘 유난히 시선을 끄는 게 대원들의 구형 즉 입모양이었다. 탄성을 자아내게 할 만큼 바르다는 걸 발견하고 놀랐다는 뜻이다. 아에이오우--.특히 한 자매가 눈에 띄어 카메라에 그 모습을 담았다.
지난 실버넷뉴스 합창단에서 버릇처럼 강조했었는데, 우리 단원들은 반의반도 못 따라하더라, 단원 중에는 서울시 합창단 지휘를 했고, 자녀들을 세계에 드러내놓고 자랑할 만한 피아니스트며 바이올리니스트 등으로 기른 단원이 있었지만--.초등학교 교장 출신이자 유명한 아동문학가인 이정님 단원도 소개해야겠다. 참 서울시 합창단 지휘한 이는 손길선이란 이름을 가졌다. .
하지만, 음악을 잘 아는 단원은 극소수였다. 악보를 볼 줄 아는 단원은 다섯 손가락으로 세어 이쪽 저쪽이다.
오늘 우리 동백 성요셉 본당 성가단원은 확실히 다르다는 사실 앞에 새삼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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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옥의 티는 있기 마련이다. 그 예 하나만 드는 건, 우리 모두, 신자는 우리 신자 모두가 해결해야 될 과제이기 때문이다. 방송에 출연하는 앵커며 페널 들이 틀리는 말이 더러 있다. 날아다니는 잠자리는 물론 '잠자리'로 발음한다. 그러나 '침대와 이불'을 같이 이야기할 때는 '잠짜리'로 소리 내야 한다. '결기'가 있다고? 천만에 말씀이다. 인기척? 소리는 인끼척! '결기'로 적되 '결끼'로 읽는다. '살진' 송아지는 성경에 엄청나게 많이 등장한다. '살진'은 형용사다. 해서 '살찐'이 아니라 '살진' 송아지가 정답이다. '살찌다'는 동사는 따로 있다. 나는 요즘 너무 살찌는 것 같아 고민이야(예문)
오늘 성가 중에 '참된'이란 단어가 나오는 곡이 있다. 이건 '참된' 혹은 '참뒌/ 참됀'으로 발성하면 안 된다. '참뙌' 혹은 '참뛘'이 맞다. 스승의 은혜에도 나온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참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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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6일 현충일 추념식 취재를 다녀왔다. 동작동--.육군사관학교 군악대장과 약속을 했다. 틈을 내서 내가 그들 반주에 맞춰 가곡을 부르기로. 병사들에게 내가 몇 마디 이야기를 건네는 것도 합의(?) 사항이다. '비목'! 그 제목으로 지금 단편소설을 쓰고 있어서 정말 부르고 싶다. 하지만 지금 바빠 실천에 옮기질 못하고 있다. 놀라 자빠질 뻔한 이야기 또 하나. 1절 앞부분을 적어 보자.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속 깊은 계곡 양지녘에/ 비람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 친구 두고 온 하늘가/
조수미와 박인수, 엄정행 등 소프라노 테너 등의 동영상을 시청했는데, 양지녀게/ 하늘가로 발성하는 게 아닌가? 부랴부랴 한글학회와 국립국어원에 전화를 내었다. 아니나다르랴, 당연히 연음 법칙에 의해 '양지녀케'/ 한 단어로 굳어진 거라 '하늘까'일 수밖에 없단다.
육군사관학교 군악대 행은 뒤로 미룬다.
대신 국립현충원 채명신 장군 묘소 옆에서 '비목' ,'현충일 노래', '애국가' ' ,전우가 남긴 한마디' , 전우야 잘 자라', '행군의 아침' '진짜 사나이' 등을 부르기로 했다. 안수현 현충원장에게 편지도 냈다. 혼자겠지만 어쩌면 집안의 형님인 이대우 성악가가 합류할지 모른다. 아니 형님이 主, 내가 副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신문엔 TV 도 있으니 뉴스에도 내 보낼 수 있다.
'가고파'도 연습을 할 만큼 했지만, 딱 하나 걸리는 게 있다. 이은상 선생이 한때 전두환을 치켜세우는 글을 썼다는 얘기가 있어서다. 몸부림을 칠 대로 쳐 보기도 했는데, 하는 수 없이 포기한다, '가고파'! 이 가곡은 시조에다 김성태 선생이 곡을 붙인 거다. 1 2 3 4 절을 부르면 군데군데서 눈물이 나는데--. 시조라는 게 참 요상(?)하다. 우리 고유의 민요 중에 무속인들이 부르던 게 '노랫가락'이다. 충신은 만조정이요 효자열녀는 가가재라/ 화형제 낙처자하니 붕우유신--. 속악 중의 속악이다. 그런가 하면 정악 중의 시조창은 같은 운율이되 3 4 3 4 운율이라.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평시조). 그러다가 사설시조 질음시조로 발전하긴 하지만.
하여튼 중언부언하는데, 발음(발성)이 틀리면 안 되겠다. 가고파의 경우엔 이런 게 있다.
지금도 그 물새를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날으리'가 맞춤법에 틀렸다. 詩語라고? 국립국어원에 물어 보니 '옷걸이'를 '옷거리'로 주장하는 것과 같단다. 나는 결심했다. 만약 '가고파'를 내 목청에 싣는다면, '지금도 그 물새들 날겠지'로 하겠다고.
부연한다. '비목'을 엄정행이 잘못 불렀다. 2절을 살펴 보자.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퍼
모음조화를 몰라서 빚어낸 결과다. '애달파'가 맞고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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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두 시 반이다. 거의 두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 성가대로부터 받은 감동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른바 은총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