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사람은 없다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협회로부터 면허신고를 해야 한다기에
오늘 한의사 홈페이지와 건강보험공단에 가서
필요한 증빙서류를 만들어 제출하는 것으로
마쳤습니다.
82년도에 취득한 면허이고
지금은 다시 사용할 가능성이 없는 면허지만
면허를 살려두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하는 동기 한의사들의 권유를 따른 것입니다.
2004년도에 한의원을 접고
십여년을 지나면서 보수교육도 받지 않고
회비 납부도 등한히 하였다가
작년에선가 밀린 회비도 내고
보수교육도 참여하여서
면허신고에 따른 여건을 구비하고
오늘에사 마칠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여러가지로 면허 소지자들에 대한
규제도 많고 의무도 많이 생겨났기에
처음에는 없던 면허신고 제도가 생기고
협회에서 행하는 보수교육 점수도 따야 하며
따라서 응당 회비를 납부하지 않게 되면
여러가지 불이익이 따르는가 봅니다.
올해 면허 신고를 마치면 다음에는
2019년이 되어서야 다시 신고를 하라는데
대략 3년마다 갱신하는 제도입니다.
제도를 만든 쪽에서는 갖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번 한의사는 영원한 한의사가 아니게 되었으니
이 또한 이견을 가진 사람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하기야 출가 수행자들도 십년마다
분한신고라는게 있어서 자기 사는 지역의
본사급 사찰에서 포살 자자에 참여해야 하고
그동안의 수행 이력을 적어서 제출해야 하는 등
승려로써 여러가지 인증을 하는 제도가 있으니
이런 제도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적용되어야 하는 불요불급한 일인가 싶습니다.
한의사와 스님이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한의사는 면허 신고를 해도 한의사 신분증이 없고
스님은 분한신고와 더불어 승려증을 갱신하니
3년과 10년의 차이와 함께
행해지는 행정적인 절차는
피차일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의료인으로 불리는 사람 가운데
대략 치과의사가 2만 7천명을 상회하고
한의사가 2만여명을 웃돌고
의사들이 10만여명이 넘는 상황에서
체계적인 관리를 필요충분한 것이라서
각 의료인들의 8.90프로는 면허 등록에 필요한
보수교육등을 이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양의사와 한의사 치과의사 외에
간호사가 의료인의 한 축으로 분류됩니다.
그런 까닭에 보수교육등
과정을 거쳐서 질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새로운 치료 방법이나
선진화된 진료 영역을 널리 공부하고
인술을 베푸는데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낭만닥터 김사부 라는 드라마를 어쩌다 보니
의사들의 로망에 가까울만큼 뛰어난 한석규와
여타 출연진들이 열연을 펼치는 모습인데
국민들의 의료제도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를
더욱 높이는 드라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순수한 의료인들 사이에
병원장같은 기회주의자들이나
이익과 권력 지향주의자들이 간간이 스며들어
난장을 만들며 분탕질을 치는 것은
그 사회나 정치판이나 기업하는 자리나
피차일반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드라마입니다.
면허신고를 하는 동안 통화를 한
협회의 직원들은 묻습니다.
앞으로도 다시 개원하실 계획이 없느냐
ㅎㅎ
내가 면허를 취득할 때 번호가 3200번 대인데
그 이후로 17000여명의 후배들이 배출되었다면
이제는 더 이상 꿈을 접어야 할 때가 아니냐
대답하였습니다.
현역으로 진료하고 있는 동기 한의사들도
여러가지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인듯
카톡방에 들어 가 보면 복장 터지는 소리가
하나 둘이 아닙니다.
그러고 보면 스님이라는 역할은
정년도 없고 퇴직도 없으며
나이가 들수록 노장스님으로
사람들이 큰스님이라 우러러 보니
세상에 오직 할 일은 스님으로 사는 것이
제일 좋은 일 같아서 글을 적으며 미소짓습니다.
조계종에서는 출가자가 감소함에 따라
50세까지로 제한했던 출가자의 연령을
더 늘리는 쪽으로 가려한다는 기사가 보입니다.
또 수계산림의 경우 9시 취침 3시 기상을
10시 취침 6시 기상으로 조정할지도 모른다는군요.
수행자들의 단체만이 아니고
어디를 가나 젊은이는 적고
나이 드신 분들이 넘쳐나는 세태에 이르고 보니
어르신들의 노후 행복이 절실하고
아울러 젊은이들의 불확실한 미래상이
우리들 발목을 잡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모든게 전산화 되는 현실 속에
전화기를 통해 들려 오는
차가운 기계화된 안내 음성을 듣고
거듭 번호를 눌러야 하는 일을 보면서
거기 사람은 없다 하는 자괴감이 드는
면허신고의 날 소감이었습니다.
인공지능이 머지 않은 날 정착이 되면
이런 일은 더욱 심화될 것이 자명하니
다만 1년 후도 앞날을 모르는데
2019년의 면허신고를 미리 생각하는 것은
사치에 불과하다 여겨집니다.
그 날이 먼저 올지
아니면 또 다른 그 날이 앞서 올지..
-문수보살 게송-
-공주 상왕산 원효사 심우실에서-
(글:해월스님 2016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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