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집에 오다보니 역 앞에서 선거운동원이 김상곤 후보의 정책자료집을 나눠주더라고요. 냉큼 하나 달래서 가지고 와서 스캔을 했습니다. 총 14페이지에 달하는 정책집의 모든 정책을 평가하기엔 시간도 걸리고 제 소양도 부족하고 해서, 몇몇 관심분야에 대한 평가를 해봤습니다.

사람들이 교육개혁을 이야기할 때 간과하기 쉬운 게 교원의 처우,인권 개선에 대한 문제인데, 사실 엄청 중요한 문제입니다.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특히 보육시설 확충은 여성 비율이 만만치 않은 직종인 교직에 꼭 필요합니다.

아시다시피, 정치권을 휩쓸고 있는 핵심 민생 정책의제인 '무상급식' 이라는 테마는
바로 경기도의 김상곤 교육감으로부터 시작된 의제입니다. 무상급식의 원조라고 할 수 있죠.
웃긴 게, 현재 다른 시도 선관위에서는 TV토론의제로 무상급식 문제를 포함시키고 있는데,
유독 김상곤 교육감이 속한 경기선관위에서만 TV토론에 무상급식 의제를 포함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뭔가 구린 냄새가 납니다.

저소득층 학생,학부모들이 피부로 느끼는 문제를 잘 파고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준비물값이나 수학여행비에 부담을 느껴서야 '의무교육' 이라는 단어가 무색해지기만 하겠죠.
만만찮은 준비물이나 각종 학교 행사비를 어머니에게 달라고 할 때마다
어린 마음에도 괜시리 미안해졌던 게 생각납니다. 여러분은 그런 적 없으세요?

역시 생활에 밀착한 현실적인 복지 공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책집의 곳곳에 교원,학생,학부모를 아우른 세심한 고민의 흔적이 보입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은 무상급식과 함께 김상곤 후보의 정책 중 가장 중요한 테마로 여겨집니다.
UN인권조례에 기초해 만들었을 뿐인 학생인권조례를 가지고 '급진적이다'고 비판하는 코미디만 없으면 좋을 텐데.

저는 '사교육비 경감' 이라는 구호가 맘에 들지 않습니다.
작금의 현실에서 사교육비 경감이란 건 누가 말해도 뻥으로 들리거든요.
선거용 구호로 어쩔 수 없겠지만 맘에 안 드는 건 맘에 안 드는 거고요.
수업방식과 입시제도를 바꿔봤자 오히려 사교육 시장만 뜨겁게 만들 뿐입니다.

영어TV는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영어교육을 하고 있다는 핀란드의 방식을 도입한 것으로,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IPTV,인터넷 등으로 확대한다는 건 진일보한 형태로 꽤 기대가 됩니다.

제가 이 정책자료집을 보면서 '이거다!' 라고 무릎을 칠 정도로 인상깊었던 부분입니다.
보조교사 등으로 학부모가 직접 학생지도에 참여한다는 것은,
이제까지의 '내 새끼만 이기고 잘 되는' 경쟁주의적 교육열에서 벗어나
'함께 우리 아이들을 똑똑하게 키우는' 교육열로 화학적 변화를 일으킬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교육개혁은 고등교육(대학서열화)부터 크게 개혁해야 한다고 보지만,
만약 초중등교육 현장에서 먼저 개선할 것이 있다면 첫번째로 이런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눈에 띄는 게 학교 운영에 학부모가 참여한다는 건데요,
학교 운영에 학부모가 참여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교원과 학부모 사이의 거리를 좁혀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부정을 저질러도 일만 잘 하면 된다는 심리로 현 대통령이 뽑혔지만,
아이들을 가르칠 선생님들에게까지 그런 잣대를 들이밀어서는 안되겠죠.
원아웃제는 좋게 들립니다. 다만 조례 개정 정도의 조치로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보수진영에서 말하는 교원평가제는 선생님들 사이에 실력이 되는 자만 살아남는 경쟁 논리를 도입해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교원의 질을 높인다는 논리입니다만, 사실 경쟁에는 종착점이 없고 답도 없습니다.
하지만 김상곤 진영에선 교원평가제를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의 순위를 가리기 위한 교원평가제가 아니라,
선생님 개개인을 보완하고 완성시키기 위한 교원평가제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방선거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수많은 선거 전단을 받아봤지만,
이렇게 구체적인 정책공약을 실어 예산까지 계산해 자신 있게 시민들 앞에 내놓는 건 김상곤 교육감이 처음이었습니다.
역시 뭔가 다른 구석이 있습니다. 저번 교육감선거 땐 제가 경기도로 이사온 지 얼마 안 돼서 스킵했지만,
올해는 김상곤의 재선을 지지하며 한 표 던지고 싶습니다.
첫댓글 님은 도대체 뭐하는 분이길래 예전부터 종일 토론게시판에 글쓰고 긴 댓글쓰고 하는건지... 나만 모르나 -_-;
요즘 연재가 끝나서 뺀질뺀질 놀고 있는 작가의 탈을 쓴 잉여백수입니다. 요 며칠 새 토론장에 너무 시간을 들이붓긴 했네요..
그런데 엄청난 포스와 배경지식을 갖추신 잉여백수...라서 잉여는 빼야하실듯 ㅋ
사실 저도 궁금했음 ㅋㅋ
뭘 이런걸 물어보나요 토론방 활성화 되고 좋구만..
이사람때문에 경기도에는 희망이 있어요~
과연 경기도민이 다시뽑아줄지...
제가 경기도민이기에 뽑아줄겁니다.
뭐야 이거 글이 갑자기 나타낫어.. 타임머신 돋네
야자나 없애줘.. 엎드려 자고싶지 않아... 누워서 자고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