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의 영화보기.
나는 항상 영화를 선택할 때마다 반복되는 두가지 작은 갈등에 휩싸이곤 한다.
두 시간의 짧은 시간이나마 골치 아픈 현실을 잊고 영화 속 상상의 세계, '비현실' 판타지의 달콤함에
빠져들 것인가,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닌만큼, 내가 아닌 또 다른 현실을 경험하기 위해 진지한 영화보기를 시도할 것인가...
한마디로 말하자면 잘만들어진 상품으로서의 순수한 재미로서의 영화를 선택하느냐
아니면 세상을 해석하고 세상을 변혁하는 수단으로서의 영화이냐 두가지 선택이다.
우연히 보게 된 판의미로 - 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 는 전자에 가까웠다.
그러나 나의 기대를 완전히 져버리고(??) 판의미로는 내가 생각했던 내용과는 애초에 거리가 멀었다.
2. 현실과 이상.
델 토로 감독의 영화는 대부분 공통적인 코드가 있는것 같다. 헬보이와 블레이드2를 통해서 보여줬던
파시즘과 나치즘에 대한 공격적인 성향은 이 영화를 통해 더욱 더 두드러지는 것 같다.
이 영화는 계속 해서 주인공인 오필리아의 눈을 통해 보여지는 판타지의 세계와 참혹한 스페인 내전의
전쟁터를 두 가지 세계를 번갈아서 내 보여준다.
스페인 군부를 대변하는 오필리아의 양아버지로 나오는 대위가 꿈꾸는 국가주의자들의 의한 폭력과 독재에 의한 평화도 단지 꿈에 불구하고
공화파의 민병대도 전멸당할 자신들의 현실을 외면한 채 오직 자기가 바라보고 싶은 환상만을 바라본다.
어른인 그들또한 지극히 자신이 보고싶이 않은 것은 철저히 외면하고 자신만이 꿈꾸는 환상만을 쫓는 것이 아닌지...
이 영화는 지극히 현실적이지만 또 그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자신만의 환상만을 쫓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보여진다. 다만 오필리아만이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넘나들 뿐이다.
전쟁터에서 참혹함을 경험한 오필리아의 환상이 그다지 밝지만은 않은것은 그가 경험한 현실이 너무나 참혹하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나또한 오필리아와 같이 현실을 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내가 만든 나만의 판타지의 세계에서 허황된 꿈을 꾸고 있는것이 아닌가 란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녀가 지상에 남긴 흔적들은 어디를 봐야하는지 아는 자들에게만 보인다라는 말이 나온다.
음.. 과연 나는 어디를 봐야하는지 알고 제대로 향하고 있는 걸까....?
하지만 그래도 꿈은 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꿈꾸지 않으면 희망도 없기에.
"우리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우리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갖자"
체의 말이 생각나게 하는 영화다...
첫댓글 첫 리뷰네요.. 생각하는 바나 제대로 정했는지 모르겠습니다. ^^;
영화 시간표 팝업에 "임산부 및 노약자는 잔인한 장면이 있으니 주의 하시기 바랍니다" 라는 경고 문구보고 엄청 희안한 영화인가 보다 했었습니다. ^^
좋은 리뷰네요~ ^^
ㅋ... 제가 쓴 이 리뷰가 네이버 영화 네티즌 리뷰에서 운영자 추천 리뷰로 뽑혔네요^^;;;
^^ 정말 글 잘쓰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