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치매의거의모든기록 을 읽었다. 치매는 주지하는 바와 같이 기억만 잃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고기자르는 법과 얼마나 씹어야 하는지를 잊고 자르거나 삼키려하다가 실패하고 생선으로 변경했다. 배고픔을 느끼지 않아 알람을 해서 식사를 하기도 한다. 게다가 먹는 식성도 바뀐다. 우리 어머니도 그랬는데 나는 치매와 관련없는 것으로 오해했었다. 19 후각은 다른 감각과 달리 뇌로 들어가는 신경 경로와 기억·감정과의 연결 방식이 독특하다. 다른 감각정보와는 다르게 시상을 거치지 않고 대뇌피질로 간다.
1. 기억과 감정을 강하게 자극; 냄새를 맡으면 특정 장소, 사람, 어린 시절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기도 한다. 이는 후각 정보가 편도체(감정)와 해마(기억)와 가까운 신경회로로 연결되기 때문. 그래서 특정 향수 냄새를 맡고 오래전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2. 뇌로 전달되는 경로가 독특; 시각·청각·촉각 등의 감각 정보는 대체로 시상(thalamus)을 거쳐 대뇌피질로 전달. 반면 후각은 초기 정보 처리에서 시상을 거치지 않고 후각망울 → 후각피질로 직접 연결되는 독특한 경로를 갖는다.
3. 냄새는 언어로 표현하기 어렵다; “빨강”, “높은 소리”, “차갑다”처럼 다른 감각은 비교적 쉽게 말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냄새는 “장미 향”, “커피 향”처럼 무엇과 비슷한지를 통해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4. 생존과도 밀접; 음식이 상했는지, 연기가 나는지, 위험한 화학물질이 있는지 등을 빠르게 감지하는 데 도움. 동시에 음식의 맛을 느끼는 데도 후각이 큰 역할.
그래서 후각은 흔히 “기억과 감정에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된 감각”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왜 냄새를 맡으면 수십 년 전 기억까지 갑자기 떠오르는가?”는 후각의 아주 재미있는 특징인데, 이를 프루스트 현상(Proust phenomenon)이라고 한다. 33
치매는 눈 자체의 시력만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들어온 정보를 뇌가 해석하는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즉, “보이기는 하는데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알츠하이머 협회][1]) 대표적으로:
* 거리 판단 저하 → 계단이나 문턱을 어려워하거나 부딪힘 * 공간 감각 저하 → 방향을 찾거나 물건의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움
* 얼굴·물건 인식 저하 → 가족이나 익숙한 물건을 알아보지 못할 수 있음 * 색깔·명암 구별 어려움 → 어두운 곳에서 특히 문제가 커질 수 있음
* 읽기 어려움 → 글자나 그림을 제대로 해석하기 어려울 수 있음 * 착시·오인 → 바닥의 무늬를 물이나 구멍으로 착각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음
* 경우에 따라 환시(없는 것이 보이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Alzheimer’s Association][2])
특히 후방피질위축(PCA)이라는 알츠하이머병의 비교적 드문 형태에서는 시각을 담당하는 뇌 뒤쪽부터 손상되기 때문에 기억력보다 시각 문제가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알츠하이머 협회][3])
중요한 것은 “시력이 나빠졌다”와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뇌 기능이 떨어졌다”는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 안과 검사에서 눈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도 물건·사람·공간을 계속 잘못 인식한다면 인지기능 평가가 도움이 될 수 있다.
[1]: https://www.alzheimers.org.uk/about-dementia/stages-and-symptoms/how-dementia-changes-perception?utm_source=chatgpt.com "How can dementia change a person's perception? | Alzheimer's Society"
[2]: https://www.alz.org/getmedia/15db9fd4-81c7-449d-a4a8-1db2b9f8707b/alzheimers-dementia-10-warning-signs-worksheet.pdf?utm_source=chatgpt.com "10 Warning Signs of Alzheimer's Worksheet"
[3]: https://www.alzheimers.org.uk/about-dementia/types-dementia/posterior-cortical-atrophy?utm_source=chatgpt.com "Posterior cortical atrophy | Alzheimer's Society" 45
치매는 사람에 대한 감정과 대인관계에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단순히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만이 아니라, 감정을 만들고 조절하는 뇌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 가족에게 갑자기 무관심하거나 무덤덤해질 수 있다. * 반대로 평소보다 의심하거나 화를 잘 내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 가까운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낯선 사람처럼 느끼는 경우도 있다. * 감정 표현이 줄어들어 사랑이나 애정이 사라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 특정 사람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집착하는 등 대인관계의 패턴이 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감정 자체가 반드시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치매가 진행되어도 애정, 편안함, 불안, 친밀감 같은 감정은 상당 기간 남아 있을 수 있다. 다만 그 감정을 기억하고 표현하거나 적절하게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가족 입장에서는
“나를 싫어하게 된 것 같다”고 느낄 수 있지만, 실제로는 뇌의 변화 때문에 감정을 표현하거나 상황을 이해하는 방식이 달라진 경우가 많다. 특히 특정 가족을 갑자기 못 알아보면서도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편안해하는 현상도 있을 수 있다. 이는 사람에 대한 의식적인 기억과 정서적 기억이 서로 다르게 보존될 수 있기 때문다. 어머니는 감정표현이 많아지고 좋은 방향으로 변했지만 처제시모는 시부에 대해 엄청난 욕을 하는 방향으로 바꾸기도 했다. 평소 감정을 억눌렀는데 그게 불가능하게 된듯하다. 54
치매가 있는 분이라면 손마사지는 꽤 좋은 비약물적 방법이 될 수 있다. 연구들을 보면 마사지와 접촉은 치매 환자의 초조·불안한 행동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고, 2025년 메타분석에서는 특히 손·머리·발 마사지가 초조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마다 차이가 있어 치료 효과가 확실하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PubMed][1]) 특히 손마사지는 좋은 점이 있다.
* 손을 잡아주는 따뜻한 접촉 자체가 안정감을 줄 수 있음 *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친밀감과 안심을 전달할 수 있음
* 불안하거나 초조할 때 주의를 부드럽게 전환하는 데 도움 * 가족이 직접 해줄 수 있음
손에 로션을 조금 바르고 5~10분 정도 아주 부드럽게 손바닥과 손가락을 천천히 마사지해 주자. 강하게 누르기보다는 손을 감싸고 천천히 문지르는 정도가 좋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말보다 접촉일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괜찮아, 내가 옆에 있어”라고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면서 손을 잡아주는 것이 좋다. 다만 상대가 손을 빼거나 싫어하는 표정을 보이면 즉시 중단하자. 치매 환자에게는 접촉 자체가 불편하거나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1]: https://pubmed.ncbi.nlm.nih.gov/39902611/?utm_source=chatgpt.com "Effect of Massage and Touch on Agitation in Dementia: A Meta-Analysis - PubMed" 56
치매 환자가 새 간병인을 두려워하는 것은 매우 흔한 반응이다. 단순히 그 사람을 싫어해서라기보다, 치매로 인해 낯선 사람과 상황을 안전하게 판단하고 받아들이는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일 수 있다. 주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낯선 사람을 알아보지 못함: 이전에 만났던 간병인이라도 기억하지 못해 매번 처음 보는 사람처럼 느낄 수 있다. * 익숙한 환경이 깨졌다는 불안: 간병인이 바뀌면 일상적인 순서와 사람이 달라져 불안감이 커진다.
*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다고 느낌: 목욕, 옷 갈아입기, 식사, 배변 도움처럼 사적인 도움을 낯선 사람이 제공하면 위협적으로 느낄 수 있다. * 의심과 피해망상: 치매에서는 "내 물건을 가져가려 한다", "나를 해치려 한다"와 같은 잘못된 믿음이 생길 수 있다.
* 상황을 이해하지 못함: "왜 이 사람이 우리 집에 와 있지?"라는 상황 자체를 이해하지 못해 공포를 느낄 수 있다. * 말을 잘못 알아들을 수 있음: 간병인의 설명이나 행동을 실제 의도와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 청각·시각 저하: 잘 듣거나 보지 못하면 낯선 사람의 접근이 더욱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처음부터 간병인이 환자를 적극적으로 돌보려고 하기보다는 천천히 친숙해지는 과정을 만드는 것이 좋다.
1. 가족이 곁에 있는 상태에서 간병인을 만나게 한다. 2. 처음에는 간병인이 말을 많이 하기보다 환자의 곁에서 편안하게 있어 준다.
3. 환자가 좋아하는 음식, 음악, TV 프로그램, 산책 등을 함께하면서 자연스럽게 관계를 만든다. 4. "제가 오늘부터 간병할 거예요"처럼 부담을 주기보다는 "같이 있어드리려고 왔어요"처럼 편안하게 말한다.
5. 환자가 거부할 때 억지로 설득하거나 "저 사람은 좋은 사람이야"라고 논쟁하지 않는다. 먼저 "무서우셨군요. 괜찮아요"라고 감정을 받아준다. 6. 가능하면 간병인 교체를 최소화하고 일정한 생활 패턴을 유지한다.
특히 새 간병인이 오면 갑자기 공격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경우라면, 환자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목욕, 신체 접촉, 물건을 치우는 행동, 낯선 말투 등)를 관찰하면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86
“선플라워 랜야드(Sunflower Lanyard 해바라기 목걸이/끈)은 보통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장애나 질환 등이 있어 도움이 필요할 수 있음을 알리는 국제적인 상징이다. 공항·대중교통·공공장소 등에서 착용하며, 착용자가 반드시 특정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추가적인 배려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는 신호로 사용된다. 구글해봤지만 한국에서 선플라워 랜야드를 어디서 받을 수 있는는 알 수없었다. 127 요양원 전체의 출입구(예: 현관·외부 출입문)의 잠금장치를 커튼으로 하면 좋겠다는 저자의 의견에 대해서는 리스크가 문제된다. 커튼은 단순히 “잠금장치의 대체품”이라기보다는 출입문에 대한 시각적 자극을 줄이는 보조수단 정도가 좋다.
실제로 치매 요양환경에서는 문을 잠그는 것 외에 문을 덜 눈에 띄게 하거나 커튼·시각적 장벽을 이용해 출입 시도를 줄이는 방법이 연구되어 왔다. 일부 연구에서는 천이나 시각적 장벽이 출입 행동을 상당히 감소시킨 결과도 있다. ([PubMed][1]) 다만 “잠금장치를 없애고 커튼만 설치”하는 것은 권하기 어렵다. 다음 방식이 가장 합리적이다; 잠금장치 + 커튼/시각적 차단 + 직원 알림의 조합. 예를 들어:
평상시: 출입문이 잘 눈에 띄지 않도록 반투명·불투명 커튼을 설치 입주자가 접근: 커튼 때문에 문이라는 인식이나 외부에 대한 시각적 유인이 감소
문을 열려고 하면: 비상벨·문 열림 센서 등으로 직원에게 알림 필요한 경우: 직원이 즉시 대응 화재·비상상황: 법규에 맞는 방식으로 즉시 대피 가능
최근 요양시설의 배회 관리 연구에서도 잠금, 기술적 모니터링, 문 위장(camouflage)을 상황에 따라 조합하면서 안전과 자율성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을 제안한다. 특히 직원이 거주자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ScienceDirect][2]) 커튼의 장점은 꽤 분명하다. 잠금장치만 있는 경우에는 입주자가 “문 → 손잡이 → 잠겨 있음 → 왜 못 나가지?”라는 식으로 반복적으로 문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커튼으로 문 자체를 덜 두드러지게 하면 처음부터 출입문에 관심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치매 환자의 출구 찾기 행동에서 문을 시각적으로 위장하거나 가리는 방법이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가 있다. ([PubMed Central (PMC)][3])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반론도 있다. 인지기능이 비교적 보존된 사람은 커튼을 걷어보고 문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문을 시험하는 행동이 늘어날 수도 있고, 화재 시 출구를 찾기 어렵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커튼을 설치한다면 화재·피난 동선과 함께 설계해야 한다. ([ScienceDirect][2]) 그래서 “개선안”으로 제시한다면 “잠금장치 제거”가 아니라 “잠금장치 의존도를 낮추는 출입관리 방식”이다.
*기존; 강한 물리적 잠금* 입주자가 잠긴 문을 직접 인식* 반복적인 출입 시도* 갇혀 있다는 느낌이나 불안 가능
*개선; 출입문 시각적 노출 최소화(커튼 등)* 문 열림 센서/알림* 직원의 관찰 및 즉각적인 대응*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적 잠금* 비상시 피난이 가능하도록 설계
이렇게 하면 “안전을 포기하고 잠금장치를 없애자”가 아니라, “물리적 제한을 최소화하면서 안전을 확보하자”라는 논리가 된다. 이것이 치매 돌봄에서 말하는 최소 제한(least restrictive) 접근과도 더 잘 맞는다. ([PubMed Central (PMC)][3])
[1]: https://pubmed.ncbi.nlm.nih.gov/2599427/?utm_source=chatgpt.com "Visual barriers to prevent ambulatory Alzheimer's patients from exiting through an emergency door - PubMed"
[2]: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20748926000192?utm_source=chatgpt.com "Strategies to support safe wandering in care homes for older adults – what works, for whom, and in which circumstances?: A realist synthesis - ScienceDirect"
[3]: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9599921/?utm_source=chatgpt.com "Developing a Non-Pharmacological Intervention Programme for Wandering in People with Dementia: Recommendations for Healthcare Providers in Nursing Homes - PMC"
169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13450407
프롤로그 ㅣ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 ‘치매’ 이야기 - 005
1장 ㅣ 왜곡되는 ‘감각’ - 013
식사 방법 / 음식 / 음식의 선택 / 요양원 식사 / 달걀 삶기 / 후각 / 후각 환각 / 청각 / 시각 / 꿈 / 촉감
2장 ㅣ 새로 도전하게 될 ‘관계’ - 059
간병 / 간병이 관계에 미치는 영향 / 딸로서 간병하기 / 혼자 생활하기 / 관계에 대한 욕구 / 간병인으로서의 치매 환자
3장 ㅣ 여전히 소중한 ‘의사소통’ - 097
사람들의 비판 / 언어의 중요성 /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말 / 장애인 취급당하는 경우 / 치매에 대한 서술 / 언어 없는 의사소통 / 소셜 미디어 / 기술
4장 ㅣ 치매 친화적인 ‘환경’ - 139
계절 / 걷기 / 치매 친화적인 환경 만들기 / 이웃 / 어찌할지 모를 때 / 자기 집에 거주하기 / 추억의 방 / 집과 요양원 / 치매 마을
5장 ㅣ ‘지금 이 순간’에 몰두하는 ‘감정’ - 175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능력 / 슬픔 / 두려움 / 불안 / 분노 / 죄책감 / 행복
6장 ㅣ 긍정적이어야 할 ‘태도’ - 213
상태가 나쁜 날 / 진단 / 대처하기 / 전문가의 태도 / 가족의 태도 / 자아감 / 긍정적인 태도 / 동료 환자들의 지원
에필로그 ㅣ “도대체 왜 멈춰야 하는가” - 251
감사의 글 - 2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