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회 제 295 차 산행기
☆일시: 2010.12.10.10:15 ~ 13:30 ( 점심13:30 - 15:30 )
☆참가: 혜종허세영,국은박석현,태화손관선, 연암김무웅,춘성이유성,매암김민남
남계류근모,흰내백의인,중산최차랑,송헌양춘길,백사김갑석, 매일생한.
☆간길: 도시철도금련산역-청소년수련장입구-금련산․황령산8부능선길-편백숲
-바람고개-대연동정원집(식당)
바람에 날려가는 가로수 잎들을 보며 마음이 허전해 지고, 뒤가 돌아보아지는 세밑이다. 친구들이 서로들 마음이 통하였는지 반갑고 웃음 띤 얼굴들 12명이 모였다.
요 근래 들어 가장 많은 숫자다. 역 구내 만남의 광장이 그득하여 마음이 풍성하다.
오늘 앞장설 대장은 춘성이다. 큰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었다. 춘성이는 초보 운전 때 급경사를 내려오는 중 브레이크가 안 들어 앞차를 들이 받은 기억을 말했는데 다들 대형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기적이라고들 했다. 한 고개 올라와서 멀리 동백섬과 해운대 바닷가 빌딩이 보이는 쉼터에서 1차 목축임을 했다. 국은이 모과주 병을 들고 한잔씩 따르면, 연암이 멸치 볶음 안주를 입에 넣어주고, 매암이 입가심으로 밀감을 쥐어주니, 쉼터에서 간식 먹는 재미 또한 산행의 한 맛이 되었다.
봄에 화사한 꽃으로 온 세상을 아름답게 장식 했던 벚나무들이 잎을 다 떨구운 채 앙상한 가지에 겨울눈을 달고 있다. 새봄이 오면 다시 피울 꽃과 잎들을 단단히 감싸, 추위와 위험에서 보호 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 어떤 추위에도 잘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자신을 만드는 일인 것 같다. 체력이 약해져서 지난번 무릎을 다쳤던 남계가 지난주부터 혼자서 금정산 케이블 카 아래 등산로 오르기 훈련을 하여 다리를 강화 시켰다니 반갑고 장한 일이며, 강한 의지를 보여준 남계에게 박수를 보낸다. 우리 모두도 각고의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 같다.
작년 이 근처에 포장집이 있어 새참으로 생탁도 한잔마시고 갔었는데, 지금은 모두 철수시켜 깨끗이 정화되었다. 산을 보호하고 환경정화 면에서는 잘 된 일이지만, 산행하는 사람들은 목로주점이 없어졌으니, 낭만과 뜨껀한 오뎅국물이 생각나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남계가 주는 금메달을 벗겨 쵸코렛을 입속에서 녹이며 금련산 오솔길로 진입했다.
금련산 허리숲길은 멀리 남쪽으로 바다와 항만이 보이는 오솔길로 가뭄이 오래 된 탓 인지 흙이 메말라 먼지가 일기도 한다. 금련산은 소나무가 많고 산림정비와 병충해로 베어 쌓아 놓은 무더기도 많이 보이지만, 우거지고 싱싱하게 자라서 머리위로 불어오는 솔바람소리가 한층 청정하게 느껴진다. 지난번에 왔을 때 금련, 황령 두 산의 경계를 이루는 계곡에 배수로 공사가 한창이더니 그 사이 말끔히 마무리 지어 잘 만들어 놓은 계곡 물길위의 뗏목다리를 지나 황령산 봉수대 아래로 나있는 8부 능선길을 걸었다. 오솔길로 들어와서는 쉴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계속 걸어야 하니, 다들 조금 쉬었으면 하는 눈치였으나 백사가 돌탑 있는 곳까지 가야 한다고 한다.
어느 처사가 근처의 흩어진 돌들을 정리하여 좋은 쉼터를 만들어 놓았다. 마이산에 있는 돌탑에 버금 할 만 한 큰 탑을 비롯하여, 가운데에 있는 넓적하고 큰 돌을 음식 놓을 상으로 하여 빙 둘러 앉을 자리를 만들어 놓은 곳이 군데군데 있다.
탑이 잘 보이는 가운데의 제일 큰 식탁자리에 판을 벌였다. 연암의 매실주와 비스켙 안주에, 매암이 가져온 매실주를 보태니 판이 그득하다. 자연석 술상을 받은 도인들이 여기 앉았으니 가히 신선놀음이라, 국은은 이 좋은 것이 가슴에 들어가니 속이 조용하다고 한다. 산삼주와 중산의 바나나 까지 먹었으니 몇 년의 불로장생은 확신 할 수 있겠다.
한 쉬임 하고 간식까지 먹었으니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분비된다는 편백 숲으로 들어 왔다. 우리나라의 편백 숲은 조림사업으로 조성된 곳이 많을 것이다. 조림이 잘 되었고 깊게 욱어져 햇빛을 가리고 어둡다. 제법 긴 이 숲을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삼림욕의 효과가 있을 것 이라고 믿는 것은 기분만으로 느끼는 감정 뿐만은 아닐터! 헤종의 말대로 부산대학( 부산에 있는 산을 열심히 다니는 것) 을 오래 다녀야 할 것 같다.
2시간가량 걸은 탓인지 쉬는 자리가 반갑다. 대연동 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마지막 휴식을 취했다. 조계종 佛學 연구소장 `원철`스님은 `인생이란 이동과 머묾의 반복`이라고 했다. 살다보면 머무르고 싶다고 늘 머무를 수도 없고, 이동하고 싶다고 마음대로 이동 할 수도 없는 것이 인생이다. 지나친 머묾은 정체를 의미하고 지나친 이동은 불안정을 내포한다. 이동하자는 대장의 말에 혜종이 자고가면 안 되냐고 한다. 산행 또한 이동과 쉼의 반복이고 멋진 조화가 이루어 져야 즐거움이 따른다. 부지런히 부산대학을 열심히 다녀 동경대학(동네경로당대학)이나 방콕대학(방에 콕 박혀 지내는 대학) 은 가지 않고 한날 한시에 영산대학( 영원히 산에 누워있는 대학)에 가자는 것이 혜종의 지론이다.
멋진 식당을 찾아 줄서는 돼지국밥집과 포항물회집을 지나 정원집으로 왔다. 오리고기가 맛있는 집이라고 한다. 연암과 춘성 두 사람이 일주일 전에 기획하고 경비를 부담하여 혜종, 국은, 태화의`古稀 `축하연을 마련하였다. 평소 세 분의 베품과 후덕함에 감사하고 더욱 건강에 증진하여 함께 부산대학을 열심히 다니자고, 오리 생고기구이, 오리훈제, 돼지고기두루치기 안주에, 생탁을 넉넉하게 줄 세워놓고 잔을 권했다. 나이 먹는 일이 즐거운 일이야 될까마는, 이 나이 되도록 건강하고, 함께 자리하여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것은 분명 축하 할 일이다. 연암이 평소 12월이 가기 전에 좋은 자리 한번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더니, 오늘 그 뜻을 전하는 자리가 베풀어지니, 아름답고 즐거우며 뜻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고희 축하 합니다. 칠순 축하합니다. 2차 축하연은 맥주상을 차려 놓고 박수치고, 노래 불러 축하의 의미를 더욱 숙성시켰다. 헤종은 지난달 손자, 손녀 쌍둥이를 얻어 경사가 겹쳤다. 자리의 주인공 세 사람은 `이렇게 좋은 자리를 만들어 준 산삼회 동기분들에게 감사하고 더욱 건강에 매진하여 부산대학에 오래, 오래 다닐 것을 다짐했다. 태화는 합방주기를 며칠이란말로 체력의 건재함을 과시하여 우리를 아연하게 했다. 책자 `금정문화`발간 수석편집위원등 문예활동에 바쁜 국은 시인도 동기들의 배려에 감사하고 모두 건강하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자는 덕담을 했다.
잘 지은 가정집을 개조하여 만든 1층 홀 전체를 2시간이나 전세 내어 떠들고 박수치고, 노래하며 우리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주선한 춘성과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한 연암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보내며, 아쉬운 자리를 끝냈다.
첫댓글 오랜만에 2자리 수의 회원 참여에 깜짝 간이 회갑연 ~ 뜻 깊은 시간이었어요. 주선한 연암, 춘성 두 친구의 깊은 뜻이 너무 고맙소이다. 우리 언제나 건강하게 즐겁게 삽시다. 인생 최후의 승리자는 늙어서도 "건강하게, 즐겁게, 착하게" 사는 사람이 아니겠소이까? 세 분의 고희 축하드립니다. 우리 모두 크게 "이대로!"
감사하오. 우리 모두 최후의 승리자가 됩시다.
먼저..세분의 古稀를 祝賀하나이다....
어릴적 제일 많이 바라 본 산이 황령산 ...
우린 '행강산"이라고 했는데....
6*25때 피난온 사람들이 일군 '개성촌"이란 마을이 유일한 마을이고..
산아래는 거제리포로수용소...그 후 포로가 많아져 거제도로 옮겼지만..
그쪽은 당시 너무 황량해 어른 아이들 모두 가 볼 생각도 않고..
잘 보았습니다..
축하 인사를 고마워 할 것입니다. 이제 고희정도는 기본과정이고 진정한 축하인사는 白壽에 보내드립시다.
저렇게 젊은데 벌써 고희라니 믿기지 않습니다. 마지막 잎새까지 다 버린 앙상한 나무가 쓸쓸하게 보이는데 우리
동기님들은 즐겁고 행복하게 보입니다. 세분 고희를 축하드립니다. 늙어서도 "건강하게, 즐겁게, 착하게 살아란 말
공감이 갑니다. 허세영 동기님 한꺼번에 손자 손녀를 보았다니 정말 정말 축하드립니다.
고희와 손자 손녀 탄생축하 유모어를 하나 하겠습니다.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스라엘에 여행간 부부가 있었다. 그 부부 중 마누라가 갑자기 사고를 당하여 사망하였다. 이스라엘에서 화장해서
가지고 가면 150불 들고, 한국에 가지고 가서 화장하면 600분 정도 든다네요. 사람들은 현지에서 화장해 가자고
권유했는데 절대로 그러지 않겠다고 남편은 결국 한국으로 시체를 가지고 갔다나요?
하도 이상하여 그 이유를 물은 적 이 나라에서 예수가 죽어 3일만에 부활했는데 우리 마누라도 부활할까? 걱정이 되어서--- 웃음의 분량이 행복의 분량입니다. 재미없지만 많이 웃으세요.
건강한 고희들에게 유모어와 웃음까지 보내주시니 白壽때 크게 한번 웃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