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의 독일 월드컵축구 아시아 최종예선이 벌어진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정말 보기 힘든 장면이 펼쳐졌다. 축구국가대표팀 응원단인 붉은 악마가 요하네스 본프레레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야유를 퍼부은 것이다. 붉은 악마는 일반 축구팬들이 고개를 돌릴 때도 열광적으로 대표팀을 응원해 왔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부진한 성적으로 언론과 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을 때도 붉은 악마는 응원을 그치지 않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이룩한 4강 신화의 배경에 붉은 악마의 공로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 그 붉은 악마가 감독에게 야유를 보냈다. 그것도 경기 시작하기 전부터.
누군가 "본프레레가 불쌍하다"고 했다. 정말 본프레레 감독의 얼굴은 불쌍할 정도로 일그러져 있었다. 역대 한국 대표팀 감독 중에서 이렇게 욕을 먹으면서 경질 압력을 받았던 감독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상대적으로 히딩크 감독은 정말 복이 많은 감독이다. 월드컵이 끝난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국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물론 그도 초반에는 욕을 많이 먹었지만 언제 그랬느냐는 듯 지금은 '한국 축구의 영웅'으로까지 추앙받고 있다.
그래서-. 본프레레 감독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히딩크의 예를 들며 본프레레에게 더욱 힘을 몰아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히딩크도 한때 '오대영'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결국 4강을 이끌지 않았느냐면서. 대한축구협회의 입장도 여기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제 한국 축구를 이야기할 때 히딩크는 약방의 감초가 됐다. 거의 모든 기준이 '히딩크처럼 해야 한다'느니, '히딩크처럼 못한다'느니 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한국 축구가 발전하려면 '히딩크를 잊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맞는 말이긴 하다. 언제까지 히딩크의 그늘 아래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과거로 되돌아 갈 수는 없다. 히딩크를 잊을 수는 있지만 그가 남긴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히딩크는 한국인의 축구 실력을 '세계적'으로 만들어 놓았다. 적어도 '축구를 보는 눈'만큼은 세계 정상 수준이 됐다. 축구에 문외한이었던 사람들도 이제는 멀티 플레이어가 어떻고, 포메이션이 어떻고, 체력이 왜 중요하고, 구체적인 장기 플랜이 있어야 한다는 둥 '축구 박사'들이 됐다.
일 잘한 선임자가 있으면 후임자는 항상 힘든 법이다. 잘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욕을 먹게 마련이다. 코엘류 감독이 그랬고, 본프레레 감독이 그렇다.
그렇다면-. 본프레레는 억울한가. 그렇다. 히딩크만큼 전폭적인 지원도 받지 못했고, 선수들을 훈련시킬 시간도 부족했다. 히딩크는 월드컵 예선이 없었기 때문에 시간 여유가 있었지만 본프레레는 예선을 치러야 했다. '히딩크만큼 해 주지 못했으면서 왜 히딩크 같은 결과를 요구하는가'. 항변할 만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면죄부가 주어지진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그에게 비전이 없다는 것이다. 확실한 목표와 장기 플랜이 짜여 있고, 그 계획에 따라 진행된다면 당장 지금의 성적이 나쁘더라도 나중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본프레레는 "믿어 달라" "문제 없다" "월드컵 16강 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왜? 무슨 이유로? 어떤 계획이 있기에? 거기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다.
'서포터스'는 '응원단'과 개념이 다르다. 단순한 응원단이라면 성적에 따라 일희일비하지만 서포터스는 그 대상을 '사랑'하기에 공동 운명체 같은 성격이다. 한국 축구의 가장 확실한 서포터스인 붉은 악마가 야유를 보낸 이유는 본프레레가 미워서가 아니라 한국 축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손장환 스포츠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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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를 누구보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그들입니다.
그들도 참다참다 결국 폭발했겠죠.
코엘류때 붉은악마가 지금 이랬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들도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분명 본프레레호 그리고 축협을 향한 외침이였다고 말이죠.
이전에 이란에게 심하게 졌을때도, 네덜란드에게 참패 당했을때도 붉은 악마는 자리를 지켰습니다.. 항상 응원했습니다. 모든 국민이 한국팀을 욕했을때도 붉은 악마는 외롭게 대표팀을 응원했습니다. 과거 선배 붉은 악마와 지금을 비교하자면 가관입니다. 치장하기 바쁘고 감정에 휘말려 같이 욕하기 바쁩니다.
아마2002년이 끝나고 부터 일것 입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너도나도 그냥 분위기 휩쓸려 붉은 악마 본연의 의무는 놔두고 응원하겠다고 들어오는 것입니다.죄송하지만 그런분들은 정말 써포터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대표팀에 쉼터가 되어 주었던, 끊임없는 사랑을 주었던 그 작은 붉은 악마가 그립습니다
첫댓글 그럼 님의 말대로 붉은악마가 축협장악하고 회장직부터 다 하면될듯. 자기팀감독에게 조차 야유를 보내는 사람들이 머가 잘났다고 발언을 합니까?그럼 붉은악마조차 경기하나하나마다 일희일비하고 극단적인 모습만을 보이는 단체로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너무 흥분 하지 마시구여. 한국축구를 지극히 사랑하는 단체인 붉은악마가 오죽하면 그랬을까..거기에 대해 촛점을 맞춘글입니다. 저또한 그점은 충분히 공감합니다. 물론, 감독에 대해 우~하며 비난한 행위 자체는 부적절한건 맞아여.
제가 말이 거칠었네요. 마음속에 있는 말을 욕빼곤 다 쓰다보니 제 모든 발언들이 거칠게 나오는군요. 미안합니다.
다른 감독이 와서 10개월간 맡아서 월드컵에 도박을 거는 것 보다 봉 감독이 1년 10개월간 맡아서 월드컵에 도박을 거는 게 확률적으로도 더 높다고 보는데...
저도 경기 장에 갔었지만 코엘류한테 야유 보내는 서포터 분명 있었습니다.-_-
이전에 이란에게 심하게 졌을때도, 네덜란드에게 참패 당했을때도 붉은 악마는 자리를 지켰습니다.. 항상 응원했습니다. 모든 국민이 한국팀을 욕했을때도 붉은 악마는 외롭게 대표팀을 응원했습니다. 과거 선배 붉은 악마와 지금을 비교하자면 가관입니다. 치장하기 바쁘고 감정에 휘말려 같이 욕하기 바쁩니다.
아마2002년이 끝나고 부터 일것 입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너도나도 그냥 분위기 휩쓸려 붉은 악마 본연의 의무는 놔두고 응원하겠다고 들어오는 것입니다.죄송하지만 그런분들은 정말 써포터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대표팀에 쉼터가 되어 주었던, 끊임없는 사랑을 주었던 그 작은 붉은 악마가 그립습니다
한마디로 말을 잘못해서 짤라야 한다고 들리는데요? 장기플랜을 얘기안해서? ㅋㅋㅋ 황당하구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