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면회 간 윤상현 의원 등에 언급, “국민 자존심이 대통령, 모래알 안돼”
與 “절차에 흠결 없어야” 헌재 압박, 野 “뻔한 거짓말로 국민 모욕” 비판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눈을 감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헌법재판소에 나가 보니까 이제서야 좀 알겠다. 이런 식으로 곡해가 돼 있구나”라고 국민의힘 의원들을 통해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전날 헌재 탄핵심판에 나와 야권의 ‘내란 프레임’ ‘탄핵 공작’을 주장한 데 이어 ‘곡해’란 표현을 쓰며 ‘탄핵 심판 불복 여론전’을 이어 간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내란 일당들은 뻔한 거짓말과 구차한 변명으로 헌재와 국민들을 더 이상 모욕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 尹대통령 “좌파는 카르텔 형성, 우리도 모래알 안 돼”
국민의힘 윤상현 김민전 의원은 이날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윤 대통령 접견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헌재 탄핵심판에 직접 출석해 변론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이 ‘헌재 나간 게 잘한 결정 같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이 ‘곡해’라고 표현한 데 대해 “예를 들어서 홍장원(전 국가정보원 1차장), 곽종근(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의 여러 진술이 오락가락하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헌법재판소에서 홍 전 차장은 ‘싹 다 잡아들이라’, 곽 전 사령관은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다는 주장을 이어 갔고, 윤 대통령은 “탄핵 공작이 시작됐다”며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두 의원에게 “민주당이나 좌파는 강력하게 카르텔을 형성하고 집요하게 싸우는데 우리도 모래알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당당한 모습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는 의원들의 전언에 “국민의 자존심이 대통령 아니냐. 그런 자세를 견지하려고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본인을 중심으로 뭉쳐 달라는 요구로 풀이된다. 다만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조기 대선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며 “윤 대통령은 그런 건 다 하늘이 결정하는 거라는 기본적인 자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 일각에서도 탄핵 불복 여론전에 가세했다.
나경원 의원은 “국민들을 분노케 했었던 부분의 실체가 증인의 불확실하고 부실한 선택적 기억과 증언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탄핵 문제도 원점에서 하나하나 따져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탄핵심판 결정에 승복하려면 절차에 흠결이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헌재 압박을 이어 갔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뒤가 맞지 않는 이런 증언들도 나오고 재판관이 직접 신문할 때도 ‘왜 그렇게 자꾸 말이 바뀌느냐’ 이런 신빙성 문제가 대두되는 거 같다”면서도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적절히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 野 “법의 심판 앞에 겸허해져라”
야당은 윤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 “법의 심판 앞에서 겸허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성회는 “부정선거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 공작’, ‘좌파 카르텔’ 운운하는 내란 수괴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야당은 김현태 육군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이 일부 발언을 번복한 배경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민주당 부승찬은 “김 단장이 급작스럽게 심경의 변화를 느꼈는지, 회유를 당한 게 아닌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