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총 1만 원이십니다. 결제는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어느 마트 계산대 직원은 두 가지 물품을 내민 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신용카드 또는 현금을 받으면서 결제가 끝이 납니다.
마트 직원이 건넨 말은 어법상 틀리거나 어색한 표현들입니다.
“1만 원이십니다.”는 “1만 원입니다.”로 고쳐야 합니다.
사람이 아닌 ‘1만 원’이라는 물건값을 높인 표현이기 때문이지요.
“결제는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역시 “어떻게 결제하시겠어요?”라고 말하는 편이 더 명료합니다.
문제는 그 직원이나 고객이 전혀 어색해하지 않는 다는 것이지요.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 중에는 어법에 맞지 않거나 부자연스러운 표현들이 많습니다.
“감사해요”를 “감사드려요”라고 말하거나
‘소개해 주다’를 ‘소개시켜 주다’로 말하는 것 등이 대표적 예입니다.
이런 표현들은 영어식 표현과 관련이 있습니다.
‘감사드리다’는 ‘감사의 뜻을 표한다’는 의미의 영어 ‘give thanks’에서 왔습니다.
‘소개시켜 주다’ 또한 동사 ‘introduce(소개하다)’의 영어식 피동(被動) 표현에서 비롯했습니다.
이처럼 어색한 영어식 표현 대신 우리말 원형을 살려 말해야 뜻을 더 명쾌하게 전달할 수 있는데..
어색한 우리말 표현은 서비스업 종사자들 사이에서 특히 많아졌습니다.
고객들에게 가능한 한 높임말을 쓰면서 거부감을 덜 주는 완곡한 표현을 찾다보니
때로 잘못된 어법으로 말하게 되는 것이겠지요.
서비스업계에서도 이런 점을 알고 수년 전부터 ‘사물존칭 표현 사용하지 않기’ 등
캠페인을 벌여왔다고는 하는데 아직은 별로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커피 나오셨습니다’와 같은 부자연스러운 표현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부자연스러운 표현들은 자주 쓰이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잘못된 표현이라는 것은 알지만
워낙 많이 쓰다 보니 쓰지 않으면 도리어 어색하다는 알바생도 있습니다.
“손님들도 이런 표현이 더 공손하다고 여기는 것 같아서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고객을 대할 때 가능한 한 존대의 표현을 쓰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어색한 우리말 표현을 쓰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말들 합니다.
국립국어원장을 지내신 분은
“손님을 존중하는 자세와 마음은 표정과 행동으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
“우리말 어법에 어긋한 표현을 삼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시월 마지막 휴일을 맞아 바깥나들이 가게 되면
분위기 좋은 찻집이나 커피숍에서 휴식을 취하겠지요.
어색한 높임말 사용을 얼마나 자주 접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더라도 꾸짖듯이 짚어주지 마시고, 바른 표현을 넌즈시 알려주세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