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구상에 머물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요즈음에 다시 황당한 중국 무협영화 감상에 빠졌다. 20여년전에 제작된 '소오강호'는 리메이크한 작품까지 서너 종류가 된다.
'유튜브'에서 찾아서 골라 볼 수 있어서 그런대로 열심히 보고 있다. 열심히 보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탐익하고 있다. 화질, 등장배우들, 특히 여 출연진들의 미모를 봐서 골라 보기 일쑤인데, 오래된 '소오강호' 쳐 놓고 2001년판이 젤
나은 것 같아 2 번째 보고 있다. 대개의 무협소설이 그렇듯이 시초엔 주인공이 어리벙벙하다가 기인을 만나다거나, 고수들을 만나 무술을 전수받고 고수가 되는 과정에다가 적당히 남녀간의 사랑도 섞어 무협소설을 완성해간다.
'강호' '중원' ㅡ 광활한 중국대륙을 제패하려는 무술인도 많이 생성도태되고는 하지만, '징키스칸'과 얽힌 얘기로는 '사조영웅"이 대표작일 게다. 김용의 무협소설은 거의 영화화 된 것 같다.
"소오강호"도 김용의 원작이지만 곁가지를 곁들어 재미있게 하느라고 각본이 틀리게 결말을 맺기도 한다. 화산파의 악불군이 맥없이 죽게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일월신교의 교주 '임아행'과 혈전을 벌여 죽게하여
결말을 맺는 작품도 있다. 그런가하면 천하무적인 '동방불패'가 사랑때문에 찰나의 실수로 화산파 영호충의 칼을 맞고 죽는 결말도 가지 각색으로 꾸며 놓는다.
'의천도룡기'는 '이연걸'이 주연했던 영화가 제일 잘 만든 것 같다. 2 편이 나올 것 같이 끝난 1 편 뒤 20여년이 지났어도 2 편은 나오지를 않았다. 2019 판이라고 현재 차이나 체널에서 방영되고 있는 66편짜리 '신의천도룡기'의
줄거리는 어떻게 짜여져 있을까 자못 궁금해지기도 한다. 66편을 보련면 띄엄띄엄 봐야 한다. 내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영화감상법도 틀려졌다. 긴 영화를 한 번에 보지 못하고 며칠 걸려서 보기도 하고
'패스트'키를 눌러 포워드시켜 감상한다. 소오강호의 화산파, 숭산파, 형산파, 아미파, 항산파 등 소위 정파라는 사람들이 각 파를 통합하여 그 들이 마교라고 부르는 일월신교를 멸망하기 위해 이합집산을 시도하는 얘기는
정치권 구도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무협의 세계도 결국은 인간들이 엮어 나가는 세상사 ㅡ 시원하고 유능한 고수가 나타나서 쾌도란마식으로 정리하면 대리 통쾌감을 느낄 수 있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