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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미래의 신, 천주는 알고 있다.
샤르별에서 무한이론의 역사가 전개되기 시작한 건 수만 년에 이르고, 무한이론의 힘으로 우주의 정복자로 활동하면서 지구를 방문하기 시작한 역사는 지구시간 1만 2천 년에 이른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샤르별 사람들은 지구를 찾아올 때 새로운 우주문명을 전파하기도 했고, 땅의 족속들을 다스리기도 했으며,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가교적 사상을 사람들의 마음속에 심어 주었다고 설명했다.
지금도 지구의 해저기지에는 지구를 방문한 샤르별 사람들이 머물면서 주어진 사명을 다하고 있으며, 지구에서 뽑힌 고운 빛을 훈련시키며, 지구의 역사 속에 등장했던 문물을 저장해 둔 해저박물관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샤르별 사람들은 지구 인류보다도 더 정확하게 지구의 과거와 미래를 손바닥처럼 들여다보고 있다고 장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샤르별 사람들은 빛방의 가상공간과 같은 초월적 세계와 연결된 통로를 통해서 물질세계에서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하고 영적성장을 도모할 수 있지만, 학교에서는 훌륭한 스승을 통해서 정신적 세계의 깊이를 축적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본받을 점이 많았다.
샤르별의 교육제도는 비교적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학문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지구의 교육제도와 비교할 수 없었다. 샤르별에서는 3세부터 시작된 의무교육이 23년 간 이뤄지고, 의무교육을 마치면 30년 동안 각자의 자질에 따라 30년 간의 전문교육을 필한다. 의무교육은 올바른 신선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 소양과 천지이치를 깨닫고 우주와 자아와의 관계를 이해하는 힘을 기르며, 전문교육은 각자의 자질과 관련된 특정분야의 도통학문을 위주로 훈련과 지식을 쌓아가게 된다.
학문적 기본이론은 무한이론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30년 간의 전문교육을 필하고 나면 대부분 각자 추구하는 분야의 도통경지에 이르러 하늘과 땅의 이치를 바로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다. 샤르별의 30년은 지구의 100년과 같은 시간이어서, 100년 동안 한 가지 학문에 전념하면 도통의 경지에 이르지 못할 분야가 없을 것이다.
샤르비네는 전문학교에서 천문도통을 공부하는 천문학도였고, 나는 샤르비네가 다니는 전문학교에서 스승 한 분을 만나게 되었다.
샤르별의 전문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수들은 모두 학문적 도통의 경지에 오른 러우 출신들이었고, 러우들은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샤르별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로 활동하고 있었다.
내가 샤르비네의 전문학교에서 만난 스승은 초시처럼 UFO를 타고 지구를 방문한 경력이 여러 차례 있었고 지구에 머물렀던 시간만 100년이 넘는다고 했다. 그 스승의 이름은 브무스였다. 브무스가 전공한 무한이론은 우주진화 프로그램이었고, 우주진화 프로그램을 연구하기 위해서 브무스는 다른 샤르별 사람보다 우주의 다양한 세상들을 여행하고 연구한 성과가 뛰어나다고 소개할 수 있었다.
브무스가 지구를 방문했던 목적도 역시 우주진화의 한 과정을 연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샤르비네는 내가 샤르별을 방문하는 동안 스승의 인연으로 맺어 줄 적임자가 지구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브무스라고 생각했고, 그 뜻을 초시에게 전달하여 뜻을 이루었던 것이다. 브무스는 본래 초시를 지도한 스승이기도 했고 또 지구를 먼저 다녀간 선임자였기 때문에 초시의 부탁을 받은 브무스가 흔쾌히 나와의 스승관계를 허락했던 것이다.
나는 가끔씩 시간을 내어 샤르비네의 전문학교를 방문해서 브무스로부터 우주진화와 지구미래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지도를 받았다. 전문학교의 교육방식은 주로 질문과 대답으로 이뤄졌다. 학생이 스승에게 질문하기도 하고 스승이 학생에게 질문하기도 하면서 학문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방법이 샤르별 전문학교의 전통적 교육방식이었다.
나도 브무스 스승을 만날 때마다 질문과 대답을 많이 나눴다.
"우주는 진화하는 생명체다."
브무스가 처음으로 내게 우주에 대해서 지도해 준 말이었다. 이어서 이런 말도 들려주었다.
“우주에는 억억조조 헤아릴 수 없는 별빛이 반짝이며 서로 안정된 궤도를 잡아 운행한다. 우주의 별빛들이 서로 안정된 궤도 속에서 운행하기 때문에 우주의 평화가 공존한다. 우주에는 처음부터 평화로운 질서가 존재하지 않았다. 처음에 우주는 혼돈하는 세상이었고 불안한 세상이었으며 무질서와 충돌과 파괴가 빈번한 세상이었다. 지금 우주의 평화가 공존하는 현상은 우주진화의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덕분이다."
이런 말끝에 나는 브무스를 향해 질문했다.
"우주가 진화하는 생명체라면 바꾸어 말해서 처음부터 우주는 완성체로 창조되지 못했다는 뜻과 일치하군요?"
브무스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우주는 처음부터 완성체가 아니다. 빛과 에너지가 역류하는 혼돈의 세상이었다."
나는 다시 질문을 이어나갔다.
"우주가 완성체가 아니라면 창조주가 전지전능한 존재란 사실과는 거리가 멀지 않습니까? 전지전능하다면 처음부터 완성체의 우주를 창조해야 맞는 말이 아닐까요?"
“전지전능한 창조주를 누구의 입으로 거론했단 말이냐?"
“지구 인류들은 모두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지구에서 창조주를 하느님이라 부르며, 하느님은 전지전능한 분이라서 미래에 대해 모르는 바가 없고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말들을 합니다."
“그러나 그 말을 하느님이란 존재가 직접 인류들 앞에 나타나 전한 말은 아닐 것이다. 미완성의 존재인 인류들이 마음속으로 기다리는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는 믿음을 나타낸 말일 것이다. 창조주는 전지전능하지 않으며 진화의 지혜로써 불완전한 세상을 완성시키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스승께서는 진화를 아름다운 이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진화는 희망의 이름이다.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는 희망이다. 우주에서 진화적 특성이 사라진다면 아무리 완성체로 창조된 우주라도 점점 퇴화의 현상이 나타나고 퇴화의 종말은 절망일 것이다. 그러나 진화는 나날이 더 완전한 모습으로 성장을 거듭하여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희망을 갖는다고 생각할 때, 진화의 이름이 갖는 의미는 희열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진화의 다른 말은 아름다움의 변화이며 승화의 상승이며 성장의 미래일 것이다. 그래서 진화의 의미를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이라고 정의해도 어긋남이 없으리라."
"진화의 이름은 아름답지만 그 과정은 고통이 따릅니다. 꼭 고통의 대가를 지불해야 진화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면 아름다운 이름이 갖는 의미를 상쇄시키지 않을까요?"
“고통도 고통 나름일 것이다. 확신적 목표를 가진 고통은 고통의 순간을 희열로 승화시킬 수 있지만, 불투명한 확신과 미래 부정적 고통은 말 그대로 고통일 것이다. 세상은 진화를 통해 아름답게 성숙해 가지만 그 대가는 반드시 고통으로 지불해야 한다. 곧 진화의 수단이 고통이라면 고통을 고통의 이름으로 기억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구 인류들은 인생고해라는 이름으로 날마다 고통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살아갑니다. 생존경쟁을 위해서, 성공을 위해서, 재물을 얻기 위해서,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 잠시도 멈추지 못하는 고통을 곁에 두고 살아갑니다. 이러한 고통도 의미를 두어야 합니까?"
“나는 지구 인류들의 삶에 대해서 정확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지구 인류들이 고통을 지불하여 얻는 대가들은 아무리 위대한 이름의 목표라 해도 한 조각 구름에 지나지 않는 허상들에 지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지구 인류들이 당하는 고통은 아름다운 진화를 목적으로 한 수고가 아니기 때문이란 스승님의 견해시군요?"
"그렇다. 지구 인류들은 아름다운 진화를 목적으로 한 빛 담금질의 고통을 외면하고 허세와 허욕을 채우기 위한 고통에만 집념하기 때문에 그 결과는 의미 없는 허상을 잡기 마련이다. 창조주가 운영하는 우주진화의 프로그램은 지구 인류들이 갈망하는 목표를 위한 무의미한 이름의 고통을 지불하는 법이 없다. 우주진화는 때론 값진 희생과 고통의 대가를 지불하지만 그 결과는 항상 과거보다 미래가 성숙해지는 방향이다."
“그렇다면 스승님께서 보실 때 우주는 항상 희망적인 방향으로 진화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유감스럽게도 우주는 항상 희망적인 방향대로만 진화화지 않고 때로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퇴화하기도 한다.”
“부정적인 퇴화의 사례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본래 본연의 세상인 천상계에서 살고 있던 영혼들이 세상을 찾아올 때는 영성을 진화시킬 목적으로 육신의 몸으로 태어난다. 육신의 대명사는 불완전함이요 불완전함의 결과는 부정과 비리이다. 영혼들이 불완전한 육신을 입고 세상에 태어난 목적은 자아단련과 담금질을 통해 더욱 승화된 영성으로 진화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 태어난 영혼들이 모두 승화된 영성으로 진화하지 못하고 오히려 부정적 퇴화를 반복하며 자중지란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곧 세상을 찾아온 영혼들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을 상실하고 희망적인 진화가 아닌 부정적 퇴화의 방향대로 삶을 전개하고 있다는 사실이 유감인 것인다."
"그렇다면 지구의 역사는 진화되어 왔다고 보십니까, 퇴화되어 가고 있다고 보십니까?"
"지구의 역사는 진화와 퇴화란 두 가지 주제를 가지고 변화하는 속성을 가진다. 지구의 역사는 우주에서 찾아보기 힘들만큼 변화무쌍함을 자랑하며, 그 변화무쌍함의 특성은 진화와 퇴화의 연속이다."
“지구의 역사는 희망적으로 변화되어 가다가 다시 부정적인 방향으로 퇴화되어 가는 변화를 겪고 있다는 말씀이군요?"
“그래서 지구는 우주에서 찾아보기 힘든 혼돈의 공간 속에 생존의 법칙이 이어지고 있다."
“스승께서는 지구의 미래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가지십니까? 희망적 이십니까? 아니면 부정적이십니까?"
“지구의 미래는 하늘도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의 역사이다. 지구를 찾아온 영혼들은 우주에서 가장 진화된 영혼과 가장 변질된 영혼들이 찾아와 희망과 절망이 양극화되어 각축을 벌이는 공간이다. 우주에는 처음부터 창조적 세력과 파괴의 세력이 양분화 되어 있고 두 세력은 충돌과 충돌을 반복하며 우주의 역사를 변화시켜 왔다. 지구는 현재 그러한 우주 양대세력의 각축장이 되어 어느 편이 우세하리란 전망을 제시하기란 곤란한 상황이다. 다행히 지구에는 장차 우주에서 가장 혁신세력으로 활동하는 천주가 나타나 미래의 주인으로 지구변화를 주도할 것이다."
"장차 지구미래의 주인으로 나타날 천주는 어떤 무기로써 지구의 변화를 주도하게 됩니까?"
“천주의 무기는 빛 담금질과 의통이니 빛 담금질로써 퇴화된 영혼들을 부활시키며 의통으로써 퇴화된 생명을 본래의 모습으로 복원시킬 것이다.”
"지구에 나타난 영혼들은 본래 순수함을 상실한 퇴화된 영혼들이란 뜻인가요? 그래서 본연의 모습대로 부활이 필요하고 복원이 필요로 한가요?"
"본연의 세상인 천상계에 머물 때는 큰 영성을 지닌 영혼들이었으나 지구에 태어나서 살아가는 모습은 변질되고 퇴화된 모습이 현재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영혼들의 모습이다. 그래서 본래는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상낙원으로 소문났던 지구가 현재는 삭막하고 어두운 기운이 감도는 혼돈의 공간으로 변하고 말았다. 이 삭막하고 어두운 혼돈의 공간을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상낙원으로 바꿔줄 주인이 천주의 이름이다."
“천주는 지구미래의 희망이란 말씀이군요?"
“천주는 이미 하늘이 예시한 천부적 소명의 이름이다. 지구 동방의 땅끝 모퉁이 해 돋는 나라에서 그가 일어나 삼왕일체신을 모시고 승리자의 이름으로 등극하여 지구의 변질세력을 물리쳐 잃어버린 극락정토를 회복할 큰 빛의 이름이 천주이다. 천주의 이름은 이미 지구의 비결서에 스스로 기록하여 장차 그가 오리란 예시를 남겨 두었으니, 오리라 한 그가 나타나면 지구는 이미 종말이 눈앞에 다가오리라."
"스승께서는 장차 지구의 미래주인인 천주가 나타날 지구 동방의 땅끝 모퉁이 해 돋는 나라이름을 알고 계시나요?"
“그 나라에는 이미 하늘 민족이 찾아와 살았고, 아직도 그 민족의 혈관 속에 천손의 혈통이 흐르고 있으며, 아직도 우주를 논하고 우주정신세계의 맥을 이어오는 민족들이 살고 있는 땅이름이다. 그래서 장차우주정신세계의 맥을 승계한 그 나라의 민족들이 세상을 제패하고 모든 싸움의 승기를 잡게 될 것이다.”
이런 대화를 나누던 도중에 브무스는 전자책을 펼치더니 과거에 기록해 둔 자료를 보여 주었다. 샤르별 사람들이 지구를 왕래하면서 촬영해 둔 과거의 생영상 자료들이었다.
그 자료 속에는 1만 년 전의 지구모습을 비롯해서 7천 년, 5천 년, 1천년 전 등 과거 시대의 모습들이 살아 있는 생영상의 화면으로 저장되어 있었다.
브무스가 전자책의 기록내용을 4차원 영상장치인 포스머스와 연결하자 눈 앞의 허공에 살아 있는 사진의 모습들이 파노라마 현상처럼 나타나기 시작했다. 포스머스 영상장치를 통해 나타나는 화면은 모니터나 스크린 속의 화면이 아니라 눈 앞의 허공에 신기루처럼 나타나는 가상화면이었다. 가상화면의 크기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실물과 똑같은 모습으로 무한확대가 가능했다.
지구의 과거화면이 허공에 나타날 때 과거에 살았던 자연과 생명체들이 눈 앞에서 환생한 모습으로 움직였다.
가상화면의 내용은 실제의 물건처럼 손으로 만지며 질감을 느낄 수도 있고 냄새를 맡을 수도 있었다. 가상화면에 음식이 나타나면 음식의 맛을 보거나 냄새를 맡을 수 있고 꽃이 나타나면 꽃을 만지거나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숲이 나타나면 숲속으로 직접 몸을 움직여서 나무를 만질 수도 있고, 숲의 공기를 호흡할 수도 있었으며, 지나가는 짐승을 만져볼 수도 있었다.
전자책에 기록된 생영상 화면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기록이었다. 그 살아 있는 기록을 통해 지구의 과거를 현실처럼 체험하고 느껴볼 수 있었다.
전자책의 기록 속에 지구의 과거들이 나타나고 과거의 국가들과 과거의 민족들과 과거의 사회와 문명과 과거의 인류들이 나타날 때 낯익은 장면보다는 낯설고 상상불가의 모습들이 대부분이었다.
과거 인류들이 사용하는 말은 알아들을 수 없었고 과거 인류들이 누리는 문명은 생소하기만 했지만, 가슴 뭉클하게 다가오는 감정은 지울 수 없었다.
지구의 과거 속에 현대문명보다 뛰어난 문명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고, 지구 인류들이 우주문명과 교류하는 장면이라든가, 지금보다 월등하게 발달한 사회제도 속에서 풍요와 여유를 누리며 살아가는 시대가 지구의 과거 시간 속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저 기록 속의 내용들이 진짜 지구의 과거 시간 속에 존재하고 있었습니까?"
지구의 과거기록을 살펴보면서 나는 브무스를 향해 이렇게 질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화면의 내용들은 지구의 과거를 담은 사실적 내용들이다."
브무스는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나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지구의 과거 속에 마치 신선들이 살고 있던 풍광처럼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을 줄 상상을 못했습니다."
"그러한 네 마음을 이해한다. 유감스럽게도 지구 인류들은 과거를 망각하는 버릇이 심하다. 단절과 변화도 심하다. 그래서 아무리 아름다운 풍속도 천 년을 이어가지 못한다. 지구 인류들은 단절과 망각의 버릇 때문에 천 년의 역사조차 제대로 간직하지 못한다. 그래서 지구에서는 아름다운 역사의 진화가 불가능했다. 지구에서도 아름다운 역사와 풍속이 멈추지 않고 계승되어 왔다면 샤르별 못지않은 상등문명세계로 발돋음 했을 것이다. 장차 지구에 미래의 주인이 나타나면 과거의 아름다운 풍속은 되살리고 타락한 풍속은 폐기처분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구 인류들의 아름다운 영성을 회복하고 생명의 본질을 복원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구의 과거 속에 신선들이 살고 있었다니, 전해들은 말이 있기는 하지만 기록 속의 내용을 보면서 이제 실감이 나는 것 같습니다. 봉황을 타고 용을 타고 학과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과거 세상의 신선들을 바라보니 마치 제가 지금 천상계의 다른 세상을 방문하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불과 수천 년 전 지구에 존재하고 있던 세상의 모습이다. 저 아름다운 세상을 복원하기 위해 장차 지구의 미래 주인인 천주가 찾아온다."
"천주가 복원한 과거의 세상이 다시 퇴보되지 않고 영원하기를 소망합니다."
“지구의 역사는 실패한 역사이다. 앞으로 천주가 복원할 역사는 다시 실패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천주의 주도로 빛 담금질을 받은 영통군자들이 장차 복원된 세상을 이어받아 어긋남이 없는 질서를 세우고 물샐틈없는 도수를 맞추어 완전한 세상을 이룰 것이다."
"화면 속에 나타난 신선들과 신선주 한 잔 나누고 싶습니다. 그 술맛이 어떻고 기분이 어떨지 느껴보고 싶습니다."
“그러면 나를 따라 오너라."
브무스는 내 손을 잡고 포스머스 가상화면 속으로 이동했다. 신선들이 바둑을 두고 풍류를 즐기면서 신선주를 나누어 마시는 곁으로 다가갔다. 가상화면 속의 신선들은 살아 있는 모습으로 움직이며 가까이 접근한 우리를 경계하지 않았다.
브무스와 나는 신선들이 바둑을 두는 모습을 곁에서 구경하기도 하고 풍류를 즐기는 곁으로 다가가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의상을 걸친 선녀가 따라 주는 신선주 한 잔씩을 얻어 마셨다.
목구멍을 넘어 몸 속으로 퍼지는 신선주의 술기운이 싸했다. 잠시 후기분도 좋아지고 입에서는 저절로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때 선녀들이 함께 어울리며 춤을 춰 주었다.
가상화면의 과거공간 속에서 겪은 내용이지만 실제처럼 기분이 황홀하고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과거 지구 인류들이 풍류를 즐기며 신선으로 살았던 기분을 이제 알겠느냐?"
가상화면 속에서 지구의 과거를 경험하고 나서 브무스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만 가볍게 끄덕였다.
그날 저녁 나는 꿈속에서 천주를 만났다.
침대에 누우면서 수면 프로그램 속에 천주와 만나는 내용을 세팅해 두었기 때문에 꿈속에서도 똑같이 천주를 만나는 꿈을 꿀 수 있었다.
꿈속에서 만난 천주는 천궁의 보좌에 앉아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지구 인류들이 입고 있는 평범한 옷차림의 모습으로 나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천주는 특별히 하늘의 존재라고 증명할 수 있는 기운을 겉으로 풍기지 않았다.
천궁의 거룩한 보좌에 앉아 있던 성스러운 모습을 숨기고 평범한 사람의 모습을 한 천주가 생소하게 느껴졌다.
속에 숨긴 성스러운 모습은 보지 않고 겉으로 드러난 사람의 허물만 바라보고 사람들이 미래의 주인인 천주를 어떻게 대할지 걱정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마음을 알아차린 천주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세상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기 위해 찾아오지 않으며 대접을 받기 위해 미래의 주인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나는 잃어버린 나라와 백성을 찾기 위해 천부적 사명을 안고 세상을 찾아왔을 뿐이다. 그러므로 나는 세상 사람들이 천주를 대접하지 않는다고 서운해 하지 않을 것이며 비방과 조롱거리가 되더라도 나의 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천주의 표정은 담담하면서도 뭔가 모르게 어두운 기색이 숨겨져 있었다.
그래서 내가 천주를 향해 질문했다.
“천주께서 미래의 주인으로 세상을 찾아오더라도 천주로서 대접을 받기는커녕 세상 사람들의 멸시와 조롱거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말씀인가요?"
“천주가 세상에 나타나면 멸주의 때가 멀지 않았다. 멸주들은 공중권세를 쥐고 인간의 삶을 좌지우지하지만 천주가 나타나면 거짓 신분이 탄로 나서 지구에서 쫓겨날 운명을 맞게 된다. 그러므로 멸주들의 씨앗들이 격하게 천주의 앞길을 방해하고 훼방을 놓을 것이다. 그러한 시련은 이미 각오하고 있으며 마음 상하거나 슬퍼할 일도 아니다."
“그러면 천주의 표정을 어둡게 하는 일들이 무엇입니까?"
“가까이 섬기는 자들의 훼방이다."
“멸주의 씨앗들이 천주를 대항하고 조롱과 비방을 일삼는 것은 참고 견딜 수 있지만 가까이 섬기는 자들의 훼방은 참기 힘든 고통이란 말씀이군요?"
"그렇다. 그날에 멸주들과 싸움으로 힘들고 지칠 때 가까이 섬기는 자들이 곁에서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힘들게 무거운 짐을 지고 언덕을 올라가는 바지가랭이를 붙잡고 방해를 하거나 앞길을 가로 막으며 훼방을 놓는 행동은 하늘마음을 가진 무한사랑의 힘으로도 참기 어려운 심정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천주께서는 아무리 잃어버린 나라와 잃어버린 백성들을 구하려는 뜻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힘든 길을 선택하신 일은 잘하시는 일인지 못하시는 일인지 제 판단을 어렵게 만드는군요."
“천부적 사명의 길이란 좋다고 걷고 싫다고 외면할 수 있는 길이 아니다.”
"천주께서 살고 있는 천궁을 방문했을 때 빛나고 높은 보좌에 앉아 서천군천신들을 호령하는 천주의 권세를 바라보며 부러워했는데, 지구미래의 주인으로 등극하는 천주의 고달픈 신세를 바라보니 애석한 느낌도 감출 수 없습니다."
내가 이런 말을 하자 천주는 껄껄껄 웃으며 이렇게 호통을 쳤다. "뭐라? 천주의 신세가 애석하게 느껴진다고? 저런! 저런! 백마선 말버릇하고는....”
천주가 호통을 치자 나는 좀 당황스러웠다.
"천주님, 제가 말실수를 한 건가요? 저는 천주께서 앞으로 겪으실 고난들이 눈앞에 보여서 위로하려고 드린 말씀인데 천주님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용서해 주십시오."
“네 말처럼 앞으로 이 천주의 신세가 고달프고 온갖 역경을 겪을 일은 내 스스로 생각해도 서글픈 일들이다. 그렇다고 하늘의 존재가 하늘의 일을 펼치기 위해 세상에서 당할 일들을 두고 신세가 애석하다느니 어떻다느니 하는 말버릇은 많이 자중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백마선은 말하는 수양이 많이 필요하다."
"천주님, 죄송합니다. 제 경솔한 말투를 용서해 주십시오."
“허허허, 아니다. 원래 당돌하고 무모한 성격이 백마선 아니더냐? 그냥 웃자고 해보는 말이었으니 짐짓 내가 호통쳤다고 해서 너무 기죽은 표정은 짓지는 말아라. 천상계에서는 백마선을 수양이 덜 된 신선으로 알려져 있으니 천주를 수행하는 수행사자들이라 할지라도 백마선의 말투를 책잡지는 않을 것이다.”
“세상에서도 저는 항상 철없는 행동을 자주 해서 주변의 어른들로부터 책망을 듣는 일이 있습니다. 사실은 철없는 행동을 하고 싶어 그렇지 않고 제가 세상사는 물정에 너무 서툰 까닭에 본의 아니게 철없이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한 백마선의 본성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백마선은 나이가 들어서도 세상 일이 서툴러서 항상 철없다는 소리를 많이 듣게 될 것이다. 세상 일이 서툴고 철이 없다보니 수양이 덜 된 모습으로 남의 눈에 비춰지고 그 점이 백마선의 단점이기도 하지만 장점도 되는 바니 너무 마음에 두고 살 일은 아닐 것이다. 세상에는 수양이 많이 된 모습으로 행동하면서 오히려 남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사는 부류도 있고, 수양은 덜 되어도 남을 잘 배려하고 어질고 착하게 사는 부류도 있으니 겉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진 못하리라."
“천주님의 곁에는 항상 수양이 잘 된 인물들이 보좌를 하게 되겠군요?"
“마음을 수양하는 자들이 내 곁에서 보좌하는 건 맞지만 그 중에 가면을 쓰고 행동하는 이들이 있어 천주의 마음을 아프게 할 것이다. 겉으로는 온갖 격식을 다 갖추고 행동하면서 속으로는 멸주의 계략을 짜는 자들이니, 그들의 간교한 이간질로 천주의 마지막 사업이 어려움을 겪게 되리라."
“겉으로는 천주를 받들고 속으로는 멸주의 지시에 따르는 부류들이 마지막 천주님의 사업에 동참한다는 말씀이군요?"
“그렇다. 겉으로 충성하고 속으로는 천주를 망하게 만드는 멸주의 씨앗들이 항상 곁에서 맴돌며 공생할 것이다."
"천주께서는 언제까지 그 멸주의 씨앗들을 용서하시나요?"
“멸주의 씨앗들은 하늘이 벌하지 않아도 스스로 망할 것이다. 때가 되면 멸주의 씨앗들은 스스로 정체를 드러내고 대항하다가 자기들이 파 놓은 함정에 스스로 갇혀서 자멸할 것이다."
“제가 세상을 살면서 부당하다고 느낀 점은 항상 정의의 편이 승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어요. 하늘이 있고 하늘이 내려다본다면 왜 착한 자가 넘어지고 악한 자가 일어 설 수 있는지 의문이었어요."
“지금은 어둠의 씨앗인 멸주가 공중권세를 잡고 있는 시대라서 하늘도 땅의 질서를 온전히 장악하지 못한다. 그래서 당장은 악한 자가 득세하고 착한 자가 열세에 빠지는 현상도 종종 목격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확실한 진리는 선한 자의 끝은 있지만 악한 자의 끝은 없다는 점이다. 멸주들은 어둠의 존재라서 처음에는 득세하다가 결국은 자기꾀에 자기가 넘어지고 자멸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므로 진정한 승리자는 정의이니 바르게 살다가 손해를 보더라도 슬퍼할 일은 아닐 것이다.”
이런 말을 마치고 천주는 나를 데리고 사람들이 많이 운집해 있는 장소로 안내했다.
그 사람들을 가리켜 천주는 말했다.
"저들이 마음을 수양하며 빛 담금질하는 무리들이다."
천주가 가리키는 사람들을 바라보니 흰옷을 입은 자와 검은 옷을 입은 자와 얼룩진 옷을 입은 자들이 섞여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내가 질문했다.
“빛 담금질하는 사람들의 옷이 모두 다릅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천주는 씁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희고 빛나는 옷을 입은 자는 마음을 온전히 닦는 자요, 검고 얼룩진 옷을 입은 자는 마음을 온전히 닦는 자가 아니다."
천주의 말을 듣고 자세히 살펴보니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의 눈빛은 유난히 매섭고 사나워보였다. 일부러 선한 표정을 짓고 가증스런 미소를 띠고 있지만 음흉한 눈빛 속에 먹이를 노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놀라운 건 먹이를 노리는 눈빛의 목표가 천주를 겨냥하기도 했다. 또 흰옷 입은 대상을 향한 성난 눈빛도 보였다. 그 음흉하고 성난 눈빛이가증스런 미소에 가려서 잘 드러나지 않았다.
그들을 가리키며 천주가 또 이렇게 말했다.
“저들이 모두 1만 2천 영통군자의 자리를 바라보고 천주를 따르는 자들이다. 양떼의 무리 속에 양의 가죽을 쓴 이리가 섞여 있는 격이다.
주인이 잠시만 경계를 소홀히 해도 선한 양은 악한 이리의 공격을 받고 먹잇감으로 희생된다."
이 말을 하면서 천주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천주의 한숨소리를 듣고 잠시 침묵을 지키던 내가 질문했다.
"희고 빛나는 옷을 입을 자들은 천주님의 참 제자들인데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은 천주님의 제자들을 먹잇감으로 노리는 약탈자들이군요?"천주는 대답 대신 씁쓸한 미소만 지었다.
천주는 나를 데리고 다시 세상 속의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두루두루 안내했다. 그리고 이런저런 생업이나 직분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을 만나게 했다.
만나 본 사람들 중에는 정치가, 종교인, 과학자, 재벌가, 사회 지도자 등등 다양했다. 그 중에는 특별한 재능이나 실력을 갖춘 인물들도 많이 섞여 있었다.
그들을 다 만나보게 한 후 천주는 내게 말했다.
“마지막 하늘 사업을 위해서 숨겨 둔 나의 제자들이다. 나의 제자들이 장차 신천지 나의 세상을 건설하는 주역으로 활동할 것이다."
천주의 말을 들으니 겉으로 드러난 천주의 제자들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드러난 제자들보다도 숨겨진 제자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천주를 향해 내 생각을 이렇게 전했다.
“겉으로 드러난 천주님의 제자가 전부가 아니라서 참 다행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제자의 숫자만으로는 장차 천주님의 신천지 사업을 펼쳐가는 일이 너무 벅찰 것이란 생각을 했는데 세계 곳곳에 숨겨둔 천주님의 일군들이 그렇게 다양할 줄 몰랐습니다. 천주님의 숨겨둔 일군들을 만나보니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천주는 웃으며 대답했다.
“인간의 일도 확실한 준비를 갖추고 실천하거늘 하물며 하늘의 일을 아무 준비도 없이 이루려 하겠느냐? 천주의 제자들은 겉으로 드러난 숫자보다 드러나지 않는 숫자가 많다. 그래서 사람들의 눈으로는 천주가 펼치는 일을 보고 비웃기도 하고 조롱하기도 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힘을 알면 어리석은 생각을 품지 않으리라.”
천주의 감춰 둔 제자들을 만나보면서 그들은 한결같이 겸손하고 자기를 낮추면서도 숨겨진 재능과 능력이 뛰어난 자들이었다. 반면에 천주의 곁에서 날마다 빛 담금질을 하며 마음수련을 하고 있는 제자들은 오히려 교만하고 아집이 강한 자들이었다.
교만한 제자들은 천주의 말에 순종하기보다는 속으로 반기를 들고 천주를 업신여기기까지 하며 천주의 하는 일에 뒤에서 시비를 걸고 조롱하는 이들도 많았다. 천주는 교만한 제자들의 악행을 알면서도 모른체 하고 뒤돌아서 한숨을 짓고 괴로움을 달래는 모습이 잦았다. 그러한 천주의 고단한 삶을 곁에서 지켜볼 때 하늘이 야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천주가 펼치는 미래의 신천지 사업은 겉으로 드러난 제자들의 힘으로 이루지 않고 숨겨 둔 제자들의 힘으로 판밖에서 이뤄질 것이란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다.
천주를 미래의 주인이라고 따르면서 천주를 업신여기고 천주를 조롱하며 천주의 앞길을 가로막는 무리들의 미래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었다.
천주는 또 꿈속에서 천주의 미래 세상을 보여주었다. 천주의 미래 세상은 신천지 지상낙원이었다. 신천지 지상낙원은 대천존이 세상에 내려와 약속한 불로불사의 땅 선경세상이었다.
천주가 미래에 펼치는 신천지에 다가서니 그곳에서 사는 백성들은 모두 빛나는 흰옷을 입고 있었다. 얼룩지거나 검은 옷을 입은 백성들은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겉으로 양가죽을 쓰고 속에는 이리의 마음을 숨겨두고 사는 교만한 제자들이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으니 너무 마음이 편했다.
천주는 흰옷 입은 무리들을 가리켜 말했다.
"흰옷 입은 무리들은 빛 담금질을 마친 고운 영혼들이다. 저들은 곧 성정이 부드럽고 겸손한 자들이니 영원한 하늘 백성이 되어 신천지 지상낙원에서 태평성대를 누릴 것이다.”
그 말끝에 내가 대답했다.
“양가죽을 쓴 검은 옷의 무리들이 섞여 있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천주는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대답했다.
“어둠의 무리들은 밝은 곳에 억지로 세워두어도 거꾸러져 자멸한다. 밝은 무리는 밝은 세상을 찾아가지만 어둠의 무리들은 스스로 어둠과 절망의 땅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천주가 아직 인성을 벗지 못할 때 어둠의 무리들은 교언영색하며 천주를 속이고 천주의 제자들을 먹잇감으로 삼았지만 천주의 숨은 빛이 드러날 때 아무도 천주의 불꽃같은 눈빛을 속이지 못하리라."
천주가 꿈속에서 보여주는 천주의 미래세상 이곳저곳을 방문하면서 나는 천주에게 여러 질문도 하고 대화도 나누었다.
"천주의 미래세상 신천지는 어디에서도 눈물과 탄식소리를 들어볼 수 없고 다툼과 시비가 생기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평화와 태평성대가 펼쳐지는 세상이 기다릴 줄 알았다면 세상 사람들은 헛된 집착과 욕망으로 인생을 탕진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천주의 나라 천궁을 방문했을 때 펼쳐졌던 세상의 모습이 그대로 이곳 땅에 임한 것 같아 마음이 새롭기만 합니다."
"신천지 지상낙원은 대천존이 땅에 내려와 땅의 백성들에게 약속한 땅이다. 대천존의 약속은 한 마디도 헛되거나 땅에 떨어지지 않지만 사람들은 그 약속을 잊고 인생을 탕진한다. 대천존의 약속을 믿는 자들이 빛 담금질로 흰옷을 입은 후 신천지 지상낙원의 백성으로 살아가니 믿음이 그 영혼을 아름답게 하리라. 천주는 대천존의 부름으로 천부적 사명을 안고 세상에 왔으며 대천존의 후인으로서 유업을 완성할 뿐이다.”
"신천지 지상낙원에 흰옷 입은 무리들이 구름떼처럼 모여 사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꿈결처럼 이어지는 복사꽃 물결은 온 세상을 뒤덮고 무릉도원 선경세상의 모습은 천상계가 내려온 것처럼 아름답습니다. 하늘과 땅이 바라는 태평성대가 이런 세상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천주께서는 이 아름다운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친히 거룩한 보좌를 버리고 인간 세상에 오셔서 그 험난한 가시밭길을 걸으셔야 했군요?"
“백마선의 눈에도 이만한 세상이면 볼만한 세상이냐?"
“쳐다보니 무릉도원 복사꽃 물결은 꿈이련가 하는데 눈물과 탄식과 근심 걱정을 모르고 살아가는 신선들의 모습이 볼만 하고 살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주의 세상 신천지가 영원하고 영원하기를 고대합니다."
"후천세상의 백성들은 선천세상에서 흘렸던 눈물을 다시 흘리지 않고, 선천세상에서 품었던 근심과 걱정을 품지 않을 것이며, 선천세상에서 펼치던 어긋난 삶을 멈출 것이다."
“선천세상에서 고통을 당하던 인간들이 한 명도 낙오되지 않고 신천지 지상낙원의 백성으로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신천지는 빛 담금질로 흰옷을 입은 무리들이 찾아오는 세상이다. 흰옷은 신천지에서 펼쳐지는 천년의 잔치에 참석하는 예복이다. 흰옷의 예복을 갖춰 입지 않은 영혼은 누구도 천년 잔치에 참석하지 못한다. 천주가 세상에 찾아온 목적은 천년 잔치에 참석할 흰옷 입은 영혼들을 초대할 목적이었다. 천주는 세상을 찾아와서 쉬지 않고 인류들을 향해 초대장을 발송했다. 천주의 초대장은 하늘의 말씀이요 빛이요 진리였다. 초대장을 받고도 귀를 막고 사는 영들이 곧 멸주의 씨앗이니, 멸주의 씨앗들은 강 건너 아름다운 천년 잔치에 참석하지 못하고 어두운 곳으로 끌려가며 슬피 울리라.”
"흰옷 입은 무리들의 몸은 천 년 동안의 잔치를 즐길만큼 젊고 건강해서 불로장생을 누릴 수 있습니까?"
"흰옷 입은 무리들의 몸은 선약을 먹고 의통을 이룬 몸이니 다시 그 몸은 늙거나 병들지 않으며 불로불사 빛의 화신으로 살아가리라. 물질의 육신은 부패하고 낡아지지만 빛의 몸은 부패하거나 낡아지는 일이 없느니라. 천주가 세상을 찾아온 목적은 물질의 몸을 입은 인류에게 빛의 몸을 입히고 정금처럼 단련된 고운 영혼을 선물하기 위함이니라.”
“흰옷 입은 무리들은 모두들 복사꽃 물결에 숨어서 춤추고 노래하며 신선놀음을 즐기는 데만 열중하니 이 아름다운 세상의 건설은 누가 맡아서 하는지 궁금합니다."
“세상의 왕과 부자들이 많은 물자와 인력들을 보내주니 흰옷 입은 무리들이 수고하지 않아도 신천의 건설은 저절로 이뤄지니라. 본래 세상을 찾아온 영혼들은 인생고해의 바다에서 고통의 노예로 살기 위함이 아니라 즐기고 태평성대를 누리기 위함이었으니, 후천세상에서는 그러한 어리석음이 끝나리라. 신천지의 흰옷 입은 무리들은 다시 땀흘리고 노력한 대가로 삶을 연명하지 않고 즐거움과 쾌락 속에서 살아가리라."
"흰옷 입은 무리들은 춤추고 노래하며 신선놀음의 쾌락을 즐기는데 왕과 부자들이 보낸 일군들은 땀 흘려 신천지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똑같은 천주의 백성들인데 편파적인 대우가 아닌지요?”
"신천지 일군들은 그 공로로 장차 멸망의 바다에 침몰하지 않고 안전한 방주에 올라 구원을 기다릴 것이다."
“신천지 건설의 일군들은 빛 담금질로 흰옷을 입지는 못했지만 신천지 건설을 위해 땀 흘려 봉사한 대가로 구원의 반열에 가담한다는 말씀이군요?"
"그렇다. 본래는 고운 영혼들이었느나 주의 농간에 속아서 삶을 탕진한 자들이니 마지막 기회를 주어 그들을 구원의 방주에 태워 준 것이다."
"지구의 종말을 고하는 선천시대의 끝은 언제인가요? 아직도 세상에서는 시집가고 장가가며 내일 종말이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재물과 명예와 권력을 위해서 이전투구를 일삼습니다. 저들의 귀에는 하늘의 소리가 들리지 않나 보지요?"
"땅끝까지 빛의 말씀과 하늘의 진리가 전해지면 비로소 천주의 소임은 끝난다. 그러면 멸망의 그날에 하늘의 소식을 듣고도 아니 들었다고 핑계대지 못하리라. 곧 땅끝까지 나의 발길이 닿고 하늘의 소리가 전해진 후 선천세상의 종말을 고하리라."
“양가죽을 쓴 이리들이지만 천주님의 제자로 선천세상의 생을 마감한 검은 옷의 무리들은 그 운명이 어찌 됩니까?"
“인간세상에서도 모르고 저지르는 무지몽매한 잘못은 용서받을 길이 있다. 그러나 알고서 일부러 저지르는 범죄는 아무도 용서하려 하지 않는다. 하늘의 일도 마찬가지다. 알면서도 일부러 저지른 죄는 신명들이 하소연해도 용서할 방법이 없다. 양가죽을 쓴 이리의 종자들이라도 천주는 용서의 기회를 줄 것이다. 그러나 기회를 저버리면 무한사랑의 힘으로도 다른 도리가 없다. 검은 옷을 벗지 못한 영혼들은 누구도 암흑세계의 종으로 살아가게 되리라."
천주는 다시 꿈속에서 나를 데리고 신천지가 건설 중인 여러 땅들을 둘러보았다. 여기저기서 신천지를 건설하는 열기들이 뜨겁고 아름다운 집과 꽃길과 복사꽃 숲을 조성하는 일군의 손길이 바쁘기만 했다.
별천지와 다름없는 세상에 신천지가 건설되는 장면들이 지구의 미래에 대한 무한희망을 느끼게 했다.
신천지를 건설하는 현장에서 천주는 이렇게 말했다.
“탕자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진 부모의 마음처럼 천주는 타락한 영혼들이 모두 빛 담금질을 마치고 흰옷의 예복을 입고 신천지를 찾아오기를 기다린다. 그러면 이 천주는 과거의 허물을 묻지 않고 부활의 탈바꿈을 이룬 영혼들을 환영하리라.”
천주의 말을 듣고 내가 질문했다.
"천주에게 돌팔매질을 했던 아무리 타락한 영혼들이라도 개과천선을 하고 빛의 말씀으로 지난 허물을 벗어버린다면 모두 백성으로 맞이하여 천년 잔치를 즐기게 한다는 말씀이군요?"
천주는 독백처럼 대답했다.
"나는 완전한 영혼들을 찾으러 세상에 오지 않았고 상처입고 불완전한 영혼들을 완전케 하려 세상에 왔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허물이 많은 영혼들이라도 빛의 말씀으로 거듭나면 탕자가 돌아온 기쁨으로 귀하게 맞이할 것이다.”
이어서 천주를 향한 나의 질문은 계속 이어졌다.
"천주께서는 마치 집나간 자식이 방탕한 삶을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부모 마음처럼, 타락한 영혼들이 빛의 말씀으로 거듭나 본연의 모습으로 부활하기를 기다린다는 말씀이군요?"
“그렇다. 천주는 천주의 백성들이 한 명이라도 멸주의 농간에 넘어가 어둠의 종으로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 다만 선천종말의 시대에는 멸주들이 스스로의 멸망을 예감하며 한 명의 영혼이라도 더 어둠의 종으로 삼기 위해 혈안이 될 것이다. 성난 늑대들이 힘없는 먹잇감을 찾듯, 선한 양들을 농간하며 맛있는 먹잇감으로 유혹할 것이다. 그때 멸주의 농간에 넘어가지 않는 영혼들이 복 있을 것이다.”
“천주께서는 언제 이렇게 아름다운 땅을 마련하여 고운 영혼들을 맞이할 신천지 건설을 준비하셨습니까? 천주님께서 보여 주시는 처처에 이렇게 하늘과 땅의 기운으로 오묘한 조화를 이룬 숨겨진 장소들이 준비되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나는 빈 몸으로 왔지만 모든 준비는 하늘이 이루어 준 것이다. 하늘은 이미 대천존의 몸으로 세상을 다녀갔고, 후인인 천주를 위해 예비한 땅과 백성들과 일군들을 숨겨서 남겨 놓고 가셨다. 그래서 천주는 하늘이 부탁한 일을 마무리만 할 뿐이다."
“신천지가 건설되는 아름다운 땅은 이미 왕들이 머물던 땅이요, 부자들이 소유하던 땅이요, 권력자들이 차지하던 땅이었습니다. 그들이 어찌 천주를 위해 순순히 소유권을 넘겨주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세상의 무엇도 그 소유권이 하늘에 있지 아니하는 대상은 없다. 땅이든 재산이든 권력이든 사람이든 그 주인은 오로지 하늘이다. 사람들은 그러한 명예나 권력이나 재물을 임시 관리만 맡을 뿐 주인이 나타나면 내주는 것이 이치이다. 천주는 이치대로 하늘의 소유권을 행사할 뿐이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심지어 천주를 따르는 제자들까지도, 천주의 초라한 빈 몸뚱이만 보고 업신여기거나 조릉한다.”
"저는 천주께서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의 주인이며 얼마나 아름다운 신하들과 백성들을 소유한 거룩한 왕이신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것을 소유하신 하늘의 존재께서 인간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하고 조롱을 당해야 하는 이치가 의문스럽기만 합니다."
“세상을 찾아온 영혼들이 본래는 모두 아름다운 신분이요 높은 자리를 차지했던 신명들이다. 그러나 땅에서 인간의 허물을 쓰고 살아가는 입장에서 천상계의 어떤 화려한 전생이라도 이생에서는 소용가치를 내세울 수 없다. 천주도 인두껍을 쓰고 세상에 왔으면 인간 중에 한 명일 뿐이다. 백마선도 본래 천상계의 고귀한 신분을 버리고 인간세상을 찾아와 온갖 고초를 겪지 않았느냐?"
"그래서 천주님을 뵈올 때 이심전심의 감정이 큽니다. 아무튼 천주께서 초라한 인두껍을 쓰고 세상을 찾아와 하늘이 남겨 놓은 유훈을 차질 없이 이루어가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천주께서 이루시는 일들이 제일 같아서 신천지가 펼쳐지는 현장에서 가슴이 뛰기만 합니다."
"백마선은 천주가 펼치는 미래의 세상을 꿈속에서 바라보지만 장차 현실세계에서 모두 일어날 일들이다. 꿈속의 모습을 현실세계에서 바라보면 그 기쁨이 천 배가 되리라.”
"천주님의 미래 세상을 현실세계에서 하루빨리 만나기를 소망합"니다."
"네 소망은 이미 이루었다."
꿈속의 장면은 다시 바뀌었다.
다시 바뀐 꿈속의 장면에서 천주의 모습은 초라했다.
흰옷 입은 무리들이 살고 있는 신천지의 주인으로 나타났던 당당한 모습과는 달리 아주 궁핍한 처지의 모습으로 바뀐 천주가 어느 집단의 주인 되어 온갖 시련과 고통을 다 겪고 있었다.
궁핍한 천주의 입에서는 술과 담배가 떠나지 않았고, 한숨과 비탄의 소리가 멈추지 않고 있었다.
"하늘은 없는 거야! 하늘이 있다면 이렇게 무심할리 없지.”
이런 한탄을 하면서 천주는 가슴을 치고 땅을 치고 있었다.
그러한 천주를 향해 내가 질문했다.
"천주께서는 지금 무슨 곤란한 일들을 겪고 계십니까?"
천주는 독백하듯 말했다.
"백마선. 나는 죽고 싶다. 차라리 죽어 눈을 감으면 이 모든 고통을 다 잊을 것 같구나."
"어인 일로 그렇게 천주의 마음을 상하고 계십니까?"
“저 간악한 무리들을 보아라! 나를 천주라 따르는 제자들의 저 살기번득이는 눈빛을 보아라. 나를 받들고 돕는 척하면서 뒤에서는 천주의 뒤통수를 치고 발을 걸어 넘어지게 하며 짐수레를 끌고 갈 때 밀어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잡아당기고 앞을 가로막으니 제자가 아니라 원수로구나. 하늘이 있다면 천주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으련만 하늘은 아무런 응답도 내게 들려주지 않는다. 이건 말만 천주이지 전생에 내가 무슨 업이 많아서 이런 고통의 짐을 지고 힘든 삶을 연명해야 하는지 모르겠구나. 그래서 나는 빨리 몸을 버리고 죽음을 맞이하려고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는 없으니 술과 담배의 힘이라도 빌려야 이 험한 세상을 빨리 마치지 않겠느냐?"
“천주님의 나약한 모습을 뵈오니 제 마음이 너무 아프고 당황스럽습니다."
"백마선에겐 천주의 좋은 모습만 보여주어야 하는데 부끄럽구나."
"제게 부끄러워하실 일은 아닙니다. 오죽 했으면 하늘의 존재가 가슴을 치고 한탄하며 목숨을 끊을 생각까지 하시겠습니까? 그만큼 천주께서 새 세상을 일으키는 과정은 산고의 고통이 따른다는 이치를 제게 보여주시는 거겠지요."
"백마선이 이 천주의 고통스런 마음을 헤아려 주어 고맙구나."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천주의 처지를 바라봅니다."
"나는 나 스스로 조차도 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의문스러울 때가 있구나. 과연 나는 누구냐?"
"천주께서는 33천을 다스리는 천궁의 천자가 아니십니까? 그 아름다운 나라와 아름다운 궁궐과 아름다운 하늘백성들을 거느리신 천자가 아니십니까? 그리고 장차 지구의 미래주인이 되어 신천지 지상낙원을 건설할 흰옷 입은 무리들의 왕이 아니십니까? 그런데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의심스럽다면 장차 하늘이 부탁한 천부적 사명은 어찌하시렵니까?"
"정녕 백마선은 천주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느냐?”
“제가 천주의 나라와 천주의 거룩함을 바라본 바 그대로 전해드릴뿐입니다.”
"그러면 백마선은 천주에게 천주를 증명할 수 있느냐?"
“제가 천주를 증명합니다."
"나의 제자와 나의 백성들 앞에서 천주를 증명할 수 있느냐?"
"제가 천주를 바라본 그대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결국 백마선의 증언은 나의 거울이로구나! 나는 나를 모르는데 백마선은 천주를 아는구나. 이쯤 되면 세상이치가 참 묘하지?"
"천주께서 굳건하게 서 계셔야 멸주들의 난동을 잠재울 수 있습니다. 천주께서 그 자리에서 흔들릴 때 춤추는 건 멸주들 뿐일 것입니다. 멸주들은 호시탐탐 천주의 나약한 모습을 기다립니다. 그러한 틈을 멸주들에게 보여 주지 마십시오."
"백마선은 멸주의 정체를 아느냐?"
"어둠의 세력이며 짐승의 혈통인 멸주의 정체를 제가 압니다. 멸주의 정체를 제게 알려 준 건 바로 천주십니다."
"나는 지금까지 멸주의 이름도 모르고 살았다."
"천주께서 이미 멸주와 싸울 무기를 준비해 두셨고 그 무기를 제게 알려주셨으며 그 무기로써 장차 멸주의 세력을 잠재우실 거라고 제게 증언해 주셨습니다. 그 증언을 제가 천주께 다시 증언해 드리겠습니다.”
“멸주의 세력을 잠재울 무기가 무엇이냐?"
“의통입니다. 대천존께서 인간세상에 내려와 그 후인을 위해 남겨두신 유일한 유훈이 곧 의통입니다. 천주께서는 장차 의통의 무기를 이용해 인간들의 몸을 선체(仙體로 바꿀 것이며 죽음에 처한 권력가와 왕들의 몸을 고쳐서 천주의 이름을 빛내실 겁니다. 그때 멸주들의 기세가 꺾이고 천주께서 천주의 나라를 펼치실 때 세상이 호응할 것입니다."
“그러면 나는 아직도 나를 제대로 모르고 사는구나, 백마선의 증언이 아니었다면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이름만 천주로 살다가 간악한 제자들에게 업신여기며 천부적 사명을 받들어야 했겠구나."
"천주께서는 스스로 인두껍을 쓰고 세상에 내려와 스스로의 모습이 누군 줄도 모르고 답답한 인생고해를 걷고 계십니다. 그러나 천주의 영은 크고 높은 대신명이라서 스스로의 증언을 위해 세상에 오기 전 준비하신 비결들이 있으니, 숨겨 둔 비결들이 장차 천주 스스로에 대해 증언하며 천주의 길을 예비할 것입니다."
"인두껍을 쓰고 있을 때는 세상이 캄캄하여 주변에서 서성이는 원수의 무리도 잘 보이지 않지만 천주가 세상에 오기전 준비한 비결들로 인하여 천주 스스로를 증명하고 그 힘으로 천부적 소임을 다 마무리할 수 있다는 뜻이구나?"
"그렇습니다. 천주께서는 지금 천주의 곁에서 천주를 모시는 제자들만 전부가 아닙니다. 이미 세상에는 천주가 예비하여 숨겨 둔 일군들이 각자의 소임을 다하며 움직이고 있으며, 세상에 숨겨 둔 세상의 제자들이 장차 천주의 대업을 도우며 천주의 사업을 펼칠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천주의 주변에서 서성이는 제자들의 모습만으로 현실을 판단하지 마시고 세상에 숨겨 둔 일군들을 움직여서 장차 큰 대업을 펼치도록 하십시오."
“백마선의 말을 들으니 절망감이 희망으로 바뀌는구나.”
"지금 천주의 곁에는 교만한 제자들이 경거망동하며 자기들 속셈을 채우기 위한 야심을 불태우고 있지만 장차 겸손하고 지혜로운 제자들이 찾아와 천주를 받들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날을 기다리며 현실을 탓하지 마십시오. 하늘을 살리고 땅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고 영을 살리는 권한을 천주의 손에 들리게 하셨으니 이제 그러한 무기를 바르게 선용하실 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멸주들의 농간을 용납하지 마십시오. 멸주들의 농간으로 인하여 천주의 위신이 땅에 떨어집니다."
“멸주들의 농간이 무엇이냐?"
“멸주들은 자기들의 욕심을 채울 명분으로 천주께 다가와 온갖 감언이설로 천주의 마음을 혼동케 할 것입니다. 멸주들의 농간은 마치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살리고 모든 생명들을 살릴 것처럼 천주의 마음을 흔들며 자기들의 욕심을 채우려고 쓰레기들을 끌고 와서 선량한 제자들을 괴롭힐 것입니다. 장차 천주께서는 멸주들이 권하는 쓰레기를 멀리 하십시오. 멸주들이 권하는 쓰레기가 천주의 위신을 떨어뜨리고 선량한 제자들의 삶을 곤란하게 만드는 악의 씨앗들입니다."
"그러면 장차 천주는 모든 선택의 기준을 무엇으로 삼아야 하느냐?""하늘이 주는 법대로 집행하십시오. 법대로 집행하면 어렵더라도 흥하나 법을 피하고 곁길로 가면 쉬운 것 같지만 낭패를 보게 될 것입니다.
멸주들은 언제나 쉽게 가는 난법을 천주께 권하여 낭패를 자초하게 만듭니다. 천주께서 이제까지 낭패를 보신 일들은 법이 아닌 난법을 따랐기 때문입니다. 법이 아닌 일로 하늘의 일을 펼치다가 오히려 낭패하는 일이 많아질 것입니다. 어렵더라도 법대로 실천하면 하늘이 도와줄 것이요 쉽다고 법을 저버리면 낭패를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천주의 위신을 떨어뜨리는 난법들은 누구를 통해 접근하느냐?" “천주의 참 제자와 거짓 제자는 무엇으로 판단할 수 있느냐?"
“천주의 근속들을 통해 멸주의 난법들이 파고들 것입니다. 천주의 근속들은 어질고 착한 척 충성을 다하는 것 같지만 그 마음엔 자기를 채우려는 욕심이 가득하니 멸주들은 그러한 욕심을 이용해서 천주께 농간을 부릴 것입니다. 멸주들은 반드시 천주의 근속들을 통해 접근하고 천주의 눈과 판단을 흐리게 할 것입니다. 곧 천주를 넘어뜨리려는 적은 가까이 있고 멸주의 앞잡이도 천주와 가까운 자들입니다."
“물질이 흐르는 이치를 보면 참 제자와 거짓 제자를 구분하실 겁니다. 물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고 하였으니 물질을 바르게 쓰면 바른 마음을 알 수 있고 물질을 거짓 되게 쓰면 거짓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곧 계산이 바른 자는 바른 마음의 소유자요 계산이 흐린 자는 흐린 마음의 소유자니 이로서 참 제자와 거짓 제자를 구분하는 척도가 될 것입니다. 계산이 바르지 않는 자는 아무리 똑똑해도 곁에 둘 제자가 아니니 이 점을 천주께서 명심하면 멸주들의 농간을 피해가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나는 지금까지 겪지 않아도 될 고난을 제자들을 잘못 등용하여 당하게 된 자업자득이구나?"
"천주께서는 간사한 자들을 곁에 두고 간사한 자들의 농간으로 인하여 당하지 않을 고난을 당하고 계십니다."
"백마선의 눈에는 간사한 자들이 눈에 보이느냐?"
“보이지만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천주가 간사한 자들로 인하여 고난을 당하는 데도 말해 줄 수 없단말이냐?"
“참 제자이든 거짓 제자이든 모든 천주님의 제자입니다. 천주님의 제자를 제가 참과 거짓으로 구분하는 건 천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사료됩니다. 그 점을 천주께서 헤아려 주십시오."
"백마선의 말에 일리가 있다. 그러면 간사한 제자를 멀리하는 법을 알려다오.”
"말 잘하고 똑똑한 제자를 등용하지 마시고 계산이 정확한 제자를 가까이 하십시오. 이것저것 벌이기만 하고 수습을 못하는 제자를 멀리하고 한 가지를 하더라도 끝을 정확하게 맺는 제자를 등용하십시오. 일만 벌이는 제자는 천주를 돕지 않고 밑 빠진 시루에 물 붓기 같은 백해무익한 제자들이니 이들의 등용을 멀리 하십시오."
"백마선의 말에 지혜가 담겼구나. 백마선의 지혜는 누구에게 배운 것이냐?"
“천주께서 천주의 일을 위해 제게 일러주신 비결을 천주께 다시 증언할 뿐입니다. 제가 배운 지혜는 천주의 것이니 천주에게 다시 돌려 드릴 뿐입니다.”
꿈속에서 천주는 다시 나를 데리고 처음 보는 장소로 안내했다. 천주가 삼왕신을 모시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성전이었다.
"무엇이 느껴지느냐?"
성전에서 천주가 내게 물었다.
"대천존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대천존을 네가 아느냐?"
“꿈속에서 원시천계 근원의 세상을 찾아갔을 때 그곳의 주인인 대천존을 뵙게 되었습니다.”
"대천존을 누구라고 알고 있느냐?"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근원의 존재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곳 성전에서 그러한 기운이 느껴지느냐?"
"원시천계에서 느꼈던 원시창조의 파장이 이 성전에서 느껴집니다. 원시창조의 파장은 원시천계에 머물고 계시는 대천존의 성체에서 발산하는 파장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천주는 대천존의 누구라고 알고 있느냐?"
“대천존의 천자라고 믿고 있습니다."
“천자라?"
“네, 천주님은 대천존의 천자십니다."
“아직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이다."
“대천존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무슨 목소리가 들리느냐?"
“천주는 내가 나의 유훈을 위해 세상에 세운 후인이요 그 이름을 천자라 하니, 천자의 이름은 땅에서 하나뿐이라. 이런 말이 들립니다.”
“다른 말도 들리는지 말해 보아라.”
"천자여, 두려워 말고 담대하며 하늘 앞에서 당당하라. 땅의 권세를 네게 주리라. 이런 말이 들립니다.”
"또 다른 말이 들리지 않느냐?"
"들리기는 하는데 다른 목소리입니다.”
“다른 목소리라니?"
“도솔천의 왕이신 마이트레야의 목소리인 것 같습니다. 도솔천은 제가 전생에 살았던 천상계이며, 마이트레야는 도솔천의 자황(慈皇)이라그 목소리를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륵의 목소리란 말이냐?"
"네. 천주님."
“미륵의 목소리를 내게 말해 보아라.”
"후인이여, 미안하다. 이런 목소리가 들립니다."
“다른 말은 없느냐?”
"큰 일만 맡기고 남겨 주고 간 선물은 없으니 나를 많이 원망했겠구나. 이런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래?"
"네, 천주님. 그리고 또 목소리가 들립니다."
"얼른 말해 보렴!"
"나의 재세시에 아무 약속도 후인에게 할 수 없었다. 그 약속으로 인하여 후인의 처지가 위태로울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심전심으로 후인에게도 나의 맘이 전달됐을 것이다. 남겨 둔 유업은 모두 후인의 몫이니 때가 되면 모든 주인이 후인에게 돌아올 것이다. 이런 목소리가 드립니다."
"그리고 다른 말씀이 없느냐?"
"잠깐요. 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뭐라시느냐?"
"나는 미륵이다. 죽지 않고 살아 있는 미륵이다. 장차는 미륵의 기운으로 세상을 덮을 것이요, 천주는 미륵의 기운으로 천하를 다시 세울 것이다. 이런 말씀이 계십니다."
“그만하면 충분하다. 이제 내 맘의 응어리는 모두 풀렸다."
"천주께서 그동안 말 못할 응어리가 마음에 남아 계셨군요?"
“맺힌 응어리가 있었지. 지금 전달받은 미륵의 목소리로 그 응어리는 모두 풀렸다.”
천주와 이런 대화를 나누고 성전을 돌아서 나오려는데 뒤에서 또 어떤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나는 제사를 원하지 않고 일심을 원한다. 나는 앞으로 제사를 찾아오지 않고 일심이 열린 곳으로 찾아가서 축복하리라.〉
이런 내용의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의 내용을 천주에게 전달했다.
천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발길을 멈추고 뒤돌아서더니 제단을 향해 합장하며 목례를 했다.
그리고 혼잣말처럼 이렇게 중얼거렸다.
“삼왕신의 성지를 이제 헤아렸으니 이 후인, 성심을 다하여 천지사를 집행하겠나이다."
이때 밝은 빛이 성전에 가득해지고 공중에서 금가루와 보석의 가루들이 쏟아져 눈처럼 내렸다. 그 속으로 날개 달린 천사들이 날아다니며 나팔을 불기 시작했다.
나팔소리에 놀라서 나는 잠을 깼고 한참동안 내 정신은 꿈속에 머물러 있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시지11 – 신과의 대화2
첫댓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니디기오스 니디기오스님!!
닉네임 뜻이 궁금합니다.
@그릿 저의 신선 선명입니다^^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
가슴이 먹먹합ㄴ다, 남애기가 아니것 같습니다~~
네 지구 인류 저희들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