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P_3ucPgLlOA?si=Qe-rrP479WPgjz5l
[안개꽃]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사실 꽃을 잘 모른다. 다른 식물도 잘 모르지만, 꽃을 직접 본 적도 많지 않고 꽃 선물도 기껏해야 카네이션이나 장미 몇 송이 정도 해 봤으니, 정말 꽃을 잘 모른다 봐야 할 것이다.
요즘은 화원도 많고, 다들 풍족하여 무슨 기념일이면 간혹 큰 꽃다발을 사기도 하지만, 예전엔 돈도 없고 꽃집도 별로 없어, 꽃집에 가서 종류별로 꽃을 선택하여 꽃다발을 만들어 본 적이 거의 없어 안개꽃도 잘 몰랐다.
그런데 꽃다발을 만들 때 거의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안개꽃이다. 안개꽃이 흔하고 저렴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안개꽃이 다른 꽃과 함께 꽃다발에 합쳐지면 그 주된 꽃이 더 아름답게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안개꽃은 꽃다발 속에서 은은하고 화사한 자태로 다른 꽃과 조화를 이루며 받쳐주지만, 결코 주된 꽃을 앞서지 않고 공을 탐하지도 않기에 안개꽃 500송이와 장미꽃 다섯 송이를 합쳐 꽃다발을 만들어도 장미꽃 한 다발이라 부른다.
안개꽃은 주된 꽃보다 100배는 더 많은 역할을 하지만 그 이름을 탐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우리 남자들이 사회에서 장미꽃이라 뽐내고 다니는 것은 집 안에 안개꽃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어머니 같기도 하고 집사람 같기도 한.
-나동수 수필집 “시와 당신의 이야기” 중-
첫댓글 좋은글
영상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