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5
나를 지켜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차지하려 해도
그 허전한 아픔을 또다시 느끼지 않기 위해
마음의 창을 꼭꼭 닫아야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이 절실한 결론을
<이번에는> <이번에는> 하며 어겨보아도
결국
인간에게는 더이상 바랄 수 없음을 깨닫는 날
나는 비록 공허한 웃음이라지만
웃음을 웃을 수 있었다.
아무도 대신 죽어주지 않는 나의 삶
좀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홀로서기 6
나의 전부를 벗고 알몸뚱이로 모두를 대하고 싶다.
그것조차 가면이라고 말할지라도
변병하지 않으며 살고 싶다.
말로써 행동하지 않고 행동으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나는 혼자가 되리라
그 끝없는 고독과의 투쟁을 혼자의 힘으로 견디어야 한다.
부리에, 발톱에 피가 맺혀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숱한 불면의 밤을 새우며 홀로서기를 익혀야 한다.
홀로서기 7
죽음이 인생의 종말이 아니기에
나의 얼굴에 대해
내가 책임질 수 있을 때까지
홀로임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홀로서고 있을
그 누군가를 위해 촛불을 들자.
허전한 가슴을 메울 수는 없지만
<이것이다>하며 살아가고 싶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랑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