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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으로만 가능한 자리 (고난주간 토요일)
찬송 : 주 달려 죽은 십자가
일시 : 2024년 3월 30일(토)
성경 : 마27:57-66절
☞ https://youtu.be/8yA31qP7hfc?si=QKsvsZURsXge9IYT
고난주간 토요일, 주님이 무덤에 머물러 계신 날이다. 이제 주님은 육체의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분의 설교도 능력도 맛볼 수 없다. 그렇게 죽으신 예수님의 시체가 처리되어야 하는데 이때 누구도 나서지 못하는 자리에 나서는 한 사람이 있다. 57절-58절
‘저물었을 때에 아리마대의 부자 요셉이라 하는 사람이 왔으니 그도 예수의 제자라.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체를 달라 하니 이에 빌라도가 내주라 명령하거늘’
예수님이 죽으시고 저물어 새로운 날이 시작된 때에 아미라대 사람 요셉이 등장하여 빌라도에게 감히 십자가에 죽은 죄인의 시체를 장사지내게 해 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빌라도는 허락했다고 한다.
우리 속담에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상을 가지만, 정작 정승이 죽으면 문상을 가지 않는다 했다. 초점은 아직 정승이 살아있어 그에게 잘 보여야 하기에 개가 죽었다는 빌미로 문상을 간다. 그러나 정작 정승이 죽으면 그 힘이 사라졌기에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는 말이다.
예수님이 초라하게 그것도 로마의 십자가 처형 즉 큰 죄인으로 죽임을 당했으니 누가 찾을 수 있으랴~ 제자들마저 도망간 상황이다. 그런데 이때 숨겨진 제자라 불린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등장해서 주님의 시체를 장사지낸다.
그는 아마도 자신을 위해 준비했던 예루살렘 근처에 있는 소중한 무덤을 제공하여 예수님의 시체를 장사지냈을 것이다. 59-60절
‘요셉이 시체를 가져다가 깨끗한 세마포로 싸서 바위 속에 판 자기 새 무덤에 넣어 두고 큰 돌을 굴려 무덤 문에 놓고 가니’
모두가 두려워 떨고 있고, 죄인이 되어버린 예수님을 감히 어찌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을 때 숨겨진 제자 요셉은 일어나 예수님의 시신을 장사지냈다.
그리고는 누구도 훔쳐가지 못하도록 큰 돌을 굴려 무덤 문을 닫았다.
이때 또 다른 사람들이 빌라도를 찾았다. 62-64절
‘그 이튿날은 준비일 다음 날이라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이 함께 빌라도에게 모여 이르되 주여 저 속이던 자가 살아 있을 때에 말하되 내가 사흘 후에 다시 살아나리라 한 것을 우리가 기억하노니 그러므로 명령하여 그 무덤을 사흘까지 굳게 지키게 하소서. 그의 제자들이 와서 시체를 도둑질하여 가고 백성에게 말하되 그가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났다 하면 후의 속임이 전보다 더 클까 하나이다 하니’
빌라도에게 찾아온 이들은 바로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이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아 죽게 한 장본인들이다. 이들은 빌라도에게 사흘까지 무덤을 굳게 지켜서 예수님의 시체를 빼돌려 다시 살아났다고 속이지 못하게 해 달라고 요청한다. 이들은 놀랍게도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했다. 사흘 후에 다시 살아난다고 말이다. 제자들은 기억하지 못하고 원수는 기억하는 이 안타까운 사실이 오늘 묵상이 된다. 주님 ~
이런 요청에 빌라도는 허락한다. 65-66절
‘빌라도가 이르되 너희에게 경비병이 있으니 가서 힘대로 굳게 지키라 하거늘 그들이 경비병과 함께 가서 돌을 인봉하고 무덤을 굳게 지키니라’
<너희에게 경비병이 있으니>
로마는 당시 유대에 자치권을 허락했기에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이 사설 경비병을 고용하고 있어 그들을 동원하여 지키라고 했다. 그러니 무덤을 지킨 이들은 로마의 군대가 아닌 사설 경비들로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에게 고용된 사람이니 그들의 입장에서 철저하게 무덤을 지켰을 것이다.
예수님의 시신은 무덤 안에 있고, 무덤 문은 큰 돌로 막혔으며 경비병들이 무덤을 굳게 지키고 있는 날이 바로 오늘 있었던 중요 사건이다.
한 마디로 끝났다고 말해야 한다. 더 이상의 희망은 사치가 된 상황이다. 이때 이 광경을 보며 무덤을 향하여 앉았던 이들이 있었다고 한다. 61절
‘거기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가 무덤을 향하여 앉았더라’
끝났는데 그들의 주님을 향한 사랑은 끝나지 않아 거기 머물러 있다. 문제는 대제사장들은 다시 살아나리라 말한 것을 기억하는데 이들은 기억하지 못하고 그 자리만 지키고 있다.
완전한 절망과 흑암이 드리워진 날, 숨겨진 제자 요셉이 일어나 예수님을 장례하고, 예수님을 향한 사랑으로 견디고 있는 여인들만 남겨진 상황이다. 무덤의 문은 큰 돌로 막혔고 경비병들이 굳게 지키고 있기에 절대 어떤 일들이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돌렸을까?
다시 사신다는 예수님의 말을 잊은 제자들은 과연 조금이라도 기대했을까?
이토록 사랑하는 여인들은 희망을 꿈꿨을까?
누구도 꿈꿀 수 없는 상황, 인류의 모든 죄와 허물과 죽음을 짊어지시고 친히 사망의 자리에 들어가신 예수님 ~ 그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절망의 자리
오직 하나님으로만 가능한 상황 ~
예수님의 말씀이 선포되었지만,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상황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상황
오늘 아침 주님은 친히 자원하셔서 그 자리에 가셨음을 묵상한다. 우리는 어찌하든지 희망의 자리를 찾아 가지만, 주님은 전혀 희망이 없는 자리, 절망과 수치와 죽음의 자리를 찾아 우리를 구원하셨음을 깊이 묵상한다. 주님 ~
주님, 이 종이 진실로 세상이 말하는 희망의 빛을 따르지 않고 오직 주님을 따라 순종되게 하소서.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그 자리에 설 수 있는 믿음을 주소서. 어떤 상황에도 주님께 순종되어 오직 하나님으로만 가능한 그 자리에 있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