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조태용 국정원장은 13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기일에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메모 작성 시점에 공관이 아닌 청사사무실에 있었다. CCTV로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조 원장은 이날 “(홍장원의) 헌재 증언 이후 사실파악을 해봤는데, 사실 관계가 두 가지가 특히 달랐다”라며 “홍장원이 오후 11시6분에 국정원장 공관 앞 어두운 공터에서 메모 쓰게 돼서 주머니에서 메모지 꺼내 급히 썼다고 했는데, 확인해보니 11시6분이면 청사 본인 사무실에 있었다. CCTV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또 “홍장원은 본인이 작성한 메모와 보좌관 작성한 메모 두 가지가 있다고 했는데, 보좌관에게 직접 물어보니 메모가 총 4가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조 원장은 “보좌관을 찾아 확인해보니 12월 3 일 밤에 홍장원이 사각 포스트잇에 쓴 메모를 줘서 정서(正書)를 한 건 맞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오후에 다시 홍장원이 같은 보좌관에게 ‘네가 기억나는 대로 해서 다시 한 번 써서 달라’고 했다고 한다. 보좌관은 가지고 있는 게 없어서 기억을 더듬어서 메모를 썼다고 하니, 세 번째 메모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조 원장은 “보좌관 설명은 자기가 파란 펜으로 사람 이름만 쭉 썼고, 동그라미를 친다든지 방첩사 등의 메모는 가필하지 않았다고 한다”이라며 “12월 4일 늦은 오후에 보좌관 기억 더듬어 새로 써진 게 이 메모인데 누군가가 가필해 놓은 게 지금 메모”라고 했다.
홍장원은 지난 4일 헌재 공개 변론에 출석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체포 대상 정치인) 명단을 불러줬는데, 당시 국정원장 관사 앞 공터에서 주머니에 있던 수첩에 받아 적었다”며 “사무실에 와서 보니 내가 봐도 알아보기 어려워 보좌관을 불러 정서를 시켰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했다
조 원장은 “홍장원이 야당 의원에게 일곱 차례 인사 청탁을 했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여름쯤, 국회 정보위에서 지난 정부 때 국정원장이던 야당 박지원이 홍장원을 지목하면서 ‘홍장원이 내가 국정원 있을 때 유력한 사람 통해서 일곱 차례 나한테 인사청탁을 하지 않았느냐’라는 말을 했다”라며 “그 얘기를 들으면서 저는 깜짝 놀랐다”고 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이 “지난 정부 국정원 출신 야당 의원은 박선원·박지원 정도 생각되는데 맞느냐”고 묻자, 조 원장은 “네”라고 했다.